철학도 수학과 마찬가지로 근원을 찾아가는 학문이기 때문에<br /> 그 발전이라는 것이 더디게 진행 될 수도 있고 때에 따라 아주 멈춰버릴 수도 있는것이라 생각합니다.<br /><br />비유를 들자면 얼마 전 물리학계에서 힉스입자를 발견하면서 물질을 구성하는 표준모형을 완성 했죠.<br />때문에 물리학의 '진보'가 이루어 졌고 우주에 본질, 그 시초에 대해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되었죠.<br />하지만 여기에서 더 나아가 힉스입자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br />표준모형을 구성하는 16개의 입자들 또한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가<br /> 이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앞으로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br />어쩌면 영영 밝히지 못할 수도 있는 일이죠.<br /><br />철학을 봅시다.<br />지금의 철학 또한 많은 인간문제의 근원에 대해서 여러가지로 밝혀낸 연구들이 많이 있죠.<br />하지만 어느 순간 그 흐름이 끊겼다고 생각 된다면 더이상의 발전의 가능성은 없는가?<br />대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br /><br />힉스입자가 강입자충돌기라는 '기술'을 사용하여 그 존재가 입증 되었듯이<br /> 철학 또한 끊임없이 사회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사회상'을 통하여 새로운 진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br />허나 강입자충돌기가 없었을 때에는 힉스입자가 존재하지 않았던가요?<br />분명 존재할 것이라는 수학적 계산이 있었음에도 이를 밝혀낼 '수단'이 없었을 뿐이지 그것은 분명 존재했더란 말이죠.<br /><br />자 이제 질문자께서 하신 말씀에 대해 따져보자면<br /> 과학은 무수히 발전하는데 왜 철학은 이처럼 발전이 없는가? 하는 것입니다.<br />의도에 따라 용어를 정확히 바꿔보자면<br />'기술은 무수히 발전하는데 왜 이론은 발전하지 못하는가'로 말할 수 있겠죠<br /><br /><br /> 이론은 본질, 근원을 향해 떠나는 탐험이고<br /> 기술은 이론을 토대로 생산되고 퍼져나가는 것입니다.<br />둘을 명확히 구분할 줄 아시겠습니까?<br />기술은 인간의 창조정신이 사라지지 않는 한 무수히 새로운 것들을 만들고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br />하지만 근원을 새롭게 설정할 수 있나요?<br />중력을 거스르는 '기술'을 만들 수는 있을지는 몰라도<br /> 중력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단 말이죠.<br /><br />다시 비유를 들겠습니다. 비슷한 말을 계속 반복하는데 아무튼<br /> 시냇물이 있습니다.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있는데<br /> 어느날 문득 생각해보니 이 시냇물이 어디서부터 흘러나오는 것인지 알고 싶어요<br /> 물을 거슬러 올라 가겠죠? 상류를 향해서 가는데 난대없이 담벼락으로 막혀있네?<br />담벼락 밑의 좁은 틈새로 물이 계속해서 나오기는 나오는데<br /> 어찌나 담벼락이 높고 넓은 방면으로 걸쳐 있는지 도저히 더이상은 알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br /><br />자 여기서 우리는 어떻게 생각할까요?<br />담벼락에서 물이 생성되는 것이구나 생각하나요?<br />대부분 이렇게 단정짓고 -더 알 수가 없으니까- "물은 담벼락에서 나온다" 논문도 쓰고 책도 내서 교육을 하겠죠.<br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도 생각 할 것입니다.<br /> "담벼락에서 물이 나오는 것일 수도 있어. 하지만 어쩌면 담벼락을 넘어가 본다면<br /> 물이 나오는 '다른 근원'이 있을지도 몰라" 하고요..<br /><br />자 이제 기술이 발전했어요. 예전에는 담벼락을 절대 넘을 수가 없었는데<br /> 드릴을 가져다가 담벼락을 뚫었습니다.<br />담벼락 너머의 세상을 보니 어때요?  담벼락에서 물이 나온다고 생각했는데<br /> 저 위에서 부터 물이 내려온단 말이에요. 그럼 담벼락에서 물이 나오는게 아니네?<br />올라가 봅니다. 끝까지 올라가 보니까 바위에서 샘이 솟고 있어요.<br /><br />이제 봅시다. 담벼락을 뚫기 전까지는 무엇이 물이 나오는 근원이었나요?<br />담벼락이었죠? 뚫어보니 어떤가요 바위가 근원이 되죠?<br />바위에서 물이 나오는 원리는 제쳐두고 딱 이것만 놓고 봅시다<br /><br />'담벼락에서 물이 나온다' 하는 것은 하나의 이론이죠? 물이 나오는 원인을 설명하고 있으니까요<br /> 물이 흘러나오니까 우리는 빨래도 하고 물레방아도 돌리고 먹기도 하고 아무튼<br /> 물을 사용하고 변화시키고 그것으로 또 다른 일들을 하기도 하죠<br /> 이런 일들을 하는 것, 이것이 바로 '기술'입니다.<br /><br />근데 알고보니까 담벼락에서 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었죠?<br />드릴로 뚫어보니까 담벼락에서 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바위에서 나오더라 하는 것입니다.<br />자 이제 드릴이 없던 때로 다시 돌아가 봅시다.<br />물은 담벼락에서 나오는 건가요?<br /><br />지겹게도 글을 써 놨지만 대충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 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br />과학 기술의 발전과 과학 이론의 발전은 그 특성이 다릅니다.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요<br /> 물이 나오는 현상을 이용해 여러가지 일을 하는 것은 기술이고<br /> 물이 나오는 '원인'을 탐구하는 것이 학문입니다.<br />따져보면 물이 나오는 것도 현상이지 원인은 아니지만 아무튼 이것을 원인으로 놓고 보자고요.<br />기술자와 학자의 차이점, 아시겠나요?<br /><br />철학은 기술이라 했나요 이론이라 했나요<br /> 인간활동의 근원을 탐구하는 것. 철학은 이론적 학문인거죠.<br />때문에 사람들이 보기에는 발전이 없고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소리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이죠.<br /><br /><br />우리는 과학, 다시말하자면 과학 이론을 토대로 달에 우주선을 쏘아올리고 저 깊은 해저를 탐사하며<br /> 저 먼 우주의 별들을 관찰 합니다.<br />또한 철학을 통하여 우리가 가져야 할 도덕, 법, 사회, 정치, 문화 등을 형성해 나가죠.<br />작성자님 말대로 철학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말 할 수도 있습니다.<br /><br />기술은 이론의 덕을 입고 발전하며 이론 역시 기술 덕에 본질을 향해 더욱 나아갈 수가 있다고 이미 말 했습니다.<br />하지만 과학이 꼭 기술이 발달해야만 이론을 형성할 수 있었나요?<br />강입자충돌기로 실험하기 이전에도 여러가지로 추측해 보건데 힉스입자가 존재 할 것이라 이미 생각 하였죠?<br />그것을 이제 강입자충돌기를 통해 입증, 말하자면 보여지게 된 것이지 그 전에도 이론은 존재 했단 말입니다.<br />정확히 뭐라 표현할 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의 창조성, 이성 '자체'에는 한계가 없기 때문이죠.<br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 위에서 말한 담벼락을 어떻게 깨 부수느냐 하는 것이 문제겠죠.<br /><br />철학 또한 마찬가지로 사회가 빨리 진보할 수록 철학 또한 진보 하겠지만,<br />사회가 지금에 머물러 있다고 해서 철학이 진보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닌 것이 되겠죠.<br /><br />사족을 붙이자면<br /> 우리 사회는 현대에 들어서 급격히 변했다고들 합니다.<br />통신기술의 발달(페이스북,유튜브) 교통기술의 발달 (초음속 여객기) 등으로 세계화가 진행되었다고 하죠.<br />하지만 일반인들이 느끼고 말하는 세계화와 사회학자들이 보는 세계화는 전혀 다릅니다.<br />사회학자들이 보기에는 현대 인류는 세계화의 ㅅ에도 아직 미치지를 못했어요.<br />생각해 봅시다.<br />페이스북, 자신의 가족 친구를 제외한, 모르는 한국인, 외국인의 비율이 얼마나 되나요?<br />국가간의 거래, 수출 수입, 외국자본의 투자가 과연 우리나라 경제에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요?<br />일반인들이 생각하는대로 현대사회가 세계화가 되었다면 적어도 30~40%는 되야겠죠? 절반은 안돼도<br /> 하지만 실상은 10%에 조금 못미친다는 거죠.<br /><br />현대에도 끊임없이 벌어지는 전쟁, 전쟁이 예전에는 없었고 현대에 들어와 새롭게 생겨난 건가요?<br />민주주의, 고대 그리스 사회의 민주주의 정신과, 지금의 민주주의는 완전히 별개인가요?<br />아니라는 거죠.<br />이런말 들어보셨을 겁니다. '사람 사는 것 다 똑같더라' '내가 이번 여름 동남아에 가봤는데 거기도 역시 사람 사는 곳이더라'<br /><br />이 '사람 사는 것' 사회의 진보는 실상 매우 더디게 다가온다는 것입니다.<br />과학사에서 천동설을 지동설로 바꾼 것처럼 한꺼번에 180도 변화하기는 힘들다는 거죠.<br />간단하게 설명할 수도 있는 것을 글쓰는 기술이 아주 없는 관계로<br /> 너무 너무 길어졌는데 아무튼 왜 철학의 발전은 이리도 더딘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저는 요정도로 싸질러 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