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며칠 전 이곳 게시판에서 진중권의 글을 읽었습니다.
진중권의 글을 읽으면, 그런 느낌입니다.
논리는 있는데 그 안에 진중권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가 쓴 많은 글을 하나로 꿸 수 있는 꼬챙이가 없습니다.
그 글에서 진중권이라는 이름을 지우면,
그 글을 진중권이 썼는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썼는지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그 꼬챙이란 건 실은, 아주 이기적인 것이라
논리에 어긋남을 알면서도 자꾸 주장하고 싶어지는, 어떨땐 자기애를 동반한 기준 같은 것입니다.
감히 말하건대, 그것은 자기 철학입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그 꼬챙이를 가졌는지 가지지 않았는지 분간조차 못하거나
있다고 할지라도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진중권에게도 꼬챙이가 있는데 제가 알아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군요.)
있음을 안다고 할지라도 동의하지 않고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꼬챙이까진 아니더라도 자신의 관념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 꼬챙이를 얼마만큼 이 시대에 의미가 있는 꼬챙이로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나가느냐,
그리하여 인간 세계를 분석하고 반성하는 데 좋은 실마리가 되느냐
다른 사람들의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하느냐, (이건 아마 철학의 기능이라 볼 수 있을 듯한데, 제가 쓰기엔 역량이 부족하군요.)
그러니까, 자기 철학이 다른 이들에게도 철학이 되게끔 하는 데에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그 과정은 똑똑한 머리, 공부, 논리, 지식, 책, 논쟁, 옳고 그름의 분별, 행복이 다가 아닙니다.
(물론 중요하지만요 ㅎ)
그보다는 그를 아우르는 자기 수행에 가깝다 할 것입니다.
우리는 땅을 파는 농부님들에게서도 철학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그건 그들이 학문을 함으로써 그리 된 게 아님을 모두 알 것입니다.
중하다 여기는 걸 얼마나 삶에 반영하여 온 몸으로 그 향기를 뿜어내고 있느냐, 하는 거지요.
그러기 위해 자기 관념과 세상, 타인과 얼마나 부딪쳤을까요. 그 담금질을 견뎌내는 게 수행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단, 그 철학이 학문하는 방식과 만나 더 견고해졌다면 그 농부님만의 철학으로만 간직되지 않겠지요.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나는 나만의 꼬챙이와 향기가 있는가 하는 반성적 질문에 답해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실은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모래성에 불과합니다.
이건 내가 왜 사느냐 하는 질문과 맞닿아 있을 겁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후, 향기를 뿜어내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고통이 나중에 보았을 때 수행이었구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세 줄 요약
1. 자기 철학을 가져야 한다.
2. 그걸 더 견고하게 하는 데에는 수행이 필요하다.
3. 나도 견고한 철학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 제 목 | 이름 | 날짜 | 조회 | 추천 | |||||
---|---|---|---|---|---|---|---|---|---|---|
17539 | 사유의 유격전-일방통행로 / 발터벤야민을 위한 짧은 생각 | Guybrush | 24/04/25 19:38 | 280 | 0 | |||||
17538 | [책] 소도진경 출간 | 소도지기 | 24/04/19 14:07 | 475 | 0 | |||||
17537 | 도덕경을 읽은 소감 [2] | visualwhit | 24/04/08 06:31 | 700 | 2 | |||||
17536 | [책] 소도진경 출판 예정 | 소도지기 | 24/04/06 12:06 | 686 | 0 | |||||
17535 | 85년도 즈음 '세겨 철학사' 문의 드립니다 [3] | 삼월이집 | 24/03/07 00:23 | 1040 | 1 | |||||
17534 | 하.. | 염세주의 | 24/02/25 19:05 | 927 | 1 | |||||
17533 | 음.. | 염세주의 | 24/02/25 18:38 | 884 | 0 | |||||
17532 | 성선설 EBS 실험 [2] | 염세주의 | 24/02/25 18:07 | 1228 | 1 | |||||
17531 | 거를 타선 없는 “서사의 위기” | Guybrush | 24/02/25 11:53 | 1063 | 0 | |||||
17530 | 계속 밤낮으로 길거리입니다... [1] | 김승주 | 24/02/16 19:09 | 1022 | 0 | |||||
17529 | 내가 보는 인류라는 종의 현 시점의 한계 | SuRiPark | 24/02/16 16:41 | 1174 | 0 | |||||
17527 | 종교와 철학, 그리고 니체 | SuRiPark | 24/02/12 18:24 | 1209 | 1 | |||||
17525 | 성적매력, 섹시미, 성욕, 성감이 없는 여자 사주 | 야마하나 | 24/01/03 02:04 | 2435 | 0 | |||||
17524 | 양초 불멍 [1] | 까망사투리 | 23/12/20 17:42 | 1543 | 2 | |||||
17522 | 선택하지 않는것도 선택일까요? [1] | 염세주의 | 23/10/21 11:11 | 1982 | 1 | |||||
17516 | 행동의 원천은 무엇일까요? [2] | 염세주의 | 23/08/13 11:41 | 2207 | 0 | |||||
17515 | 하나님.. | 살꿍 | 23/08/10 11:40 | 2288 | 0 | |||||
17511 | 싱글 게임에 주인공이라면,, [2] | 철철대마왕 | 23/06/26 19:02 | 2391 | 0 | |||||
17509 | 비 현실의 현실성 [1] | SuRiPark | 23/05/31 19:50 | 2685 | 1 | |||||
17508 | 성경의 가치 | SuRiPark | 23/05/30 23:50 | 2669 | 1 | |||||
17507 | 연일 나만 아니면 된다면서요 | SuRiPark | 23/05/29 19:03 | 2450 | 1 | |||||
17506 | 정신적 압도감? | 7000억 | 23/05/14 01:11 | 2549 | 1 | |||||
17505 | 가치 [1] | 7000억 | 23/05/10 00:06 | 2476 | 0 | |||||
17504 | 정답 | 7000억 | 23/04/30 00:42 | 2495 | 0 | |||||
17502 | 좋은 종교 찾으셨나요? [1] | 7000억 | 23/04/20 23:45 | 2598 | 0 | |||||
17500 | 고기는 진리다 [1] | Bede | 23/04/20 16:20 | 2676 | 2 | |||||
17499 | 차라투스타는 이렇게 말했다 [1] | 7000억 | 23/04/18 23:56 | 2750 | 0 | |||||
17498 | 부처는 양자역학을 알고 있었을까? [5] | 농땡이도비 | 23/04/14 23:07 | 3205 | 3 | |||||
17497 | 오유에 철학 게시판이 있었네 완전 깨인 커뮤니티였네 [8] | 스키너rr | 23/04/14 11:07 | 2647 | 3 | |||||
17495 | 관념 식욕 | aiidyn | 23/04/07 10:46 | 2697 | 0 | |||||
|
||||||||||
[1] [2] [3] [4] [5] [6] [7] [8] [9] [10] [다음10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