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월드컵 때 겪은 일입니다.<br><br>당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관중들이 우리나라 경기를 보며 응원을 했었습니다.<br>저희도 그 날 응원하러 경기장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br><br>신나게 응원하니, 바로 집에 가는 게 조금 아쉬웠습니다.<br>그래서 맥주 한 잔을 하고 노래방에 가려고 했습니다.<br>술을 마신 후에 노래방을 가려고 했는데, 좀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br>계속 돌아다니면서 찾아보니 골목 후미진 곳에 지하 노래방을 찾았습니다.<br><br> "아주머니 한 시간에 얼마예요?"<br> "……."<br><br> "아주머니?"<br> "……."<br><br>아주머니는 아무런 말이 없이 앞만 보고 멍하니 계셨습니다.<br>아주머니의 이상한 태도에 나가려고 했지만,<br>근처에 다른 노래방을 못 찾았기에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br><br> "아주머니 만원이면 되죠?"<br><br>카운터에 만원을 올려놓았습니다.<br>그제야 아주머니가 한쪽 손을 들고서는 안쪽 방을 가리켰습니다.<br>방에 돌아가자마자 아주 정신없이 노래 부르고 춤추며 놀았습니다.<br><br>그런데 한참 놀고 있는데, 이상한 인기척이 느껴졌습니다.<br>뒤돌아보니 창문으로 사람들이 지나가는 게 보였습니다.<br><br>우리가 너무 신나게 놀아서 지나가면서 보는가 싶었습니다.<br>딱히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재밌게 놀았습니다.<br><br>친구가 화장실에 간다고 나갔습니다.<br>그리고 몇 분 뒤, 친구가 문을 확 열고 나가다니 노래방에서 어서 나가자고 하는 겁니다.<br><br> "너 왜 그래? 한참 재밌었는데."<br> "어서 나가자. 빨리빨리……."<br><br> "뭐?"<br> "나중에 설명할게. 빨리 나가자, 빨리."<br><br>친구는 정말 심각한 표정으로 나가자고 말했습니다.<br>하도 조르기에 저희는 영문도 알 수 없이 나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br><br>그런데 나오면서보니 <span class="q1">카운터에 아주머니가 없습니다.</span><br>그리고 아까 올려놨던 만원이 그대로 있습니다.<br><br>만원을 챙겨서 그대로 밖으로 나왔습니다.<br>그제야 친구는 말하기 시작합니다.<br><br> "왜 그래? 술 잘 마시고."<br>"아까 화장실 다녀오는데, 복도에 사람들이 다니는 거야. 그래서 저 사람들도 화장실 가려고 하나보다- 하고 따라갔지."<br><br>"그런데?"<br>"그런데 복도에서 화장실은 왼쪽으로 가야 되는데, 오른쪽으로 사람들이 가는 거야. <span class="q1">그래서 오른쪽을 보니까 아무 것도 없었어. 그냥 벽이었어! 그 많은 사람들이 벽에서 사라진거야!"</span><br><br>생각해보니 주위에 불 켜진 방은 저희가 있었던 방 밖에 없었습니다.<br>정말 이상한 일이지만 왜 이제야 알았을까요?<br><br>저희 모두 오싹해져서 헤어지면서까지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습니다.<br>뜬소문에는 화재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노래방이라고 합니다.<br>하지만 다음에 찾아보려고 해도 그 노래방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br><br> [투고] 안AP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