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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9016
    작성자 : song
    추천 : 27
    조회수 : 2902
    IP : 211.221.***.8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8/08/05 16:34:28
    http://todayhumor.com/?panic_99016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630th] 간호사의 꿈
    옵션
    • 펌글
    <div>내가 간호전문대에 다닐 무렵 이야기입니다.</div> <div><br></div> <div>간호학과 학생들은 종종 아르바이트 삼아, 간호조수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div> <div><br></div> <div>당시 나는 집안 사정 때문에 집에 손을 벌릴 상황이 못됐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학비는 장학금으로 충당이 되지만 생활비는 벌어써야 했죠.</div> <div><br></div> <div>그랬기에 야근 아르바이트 모집이 있으면 언제나 맨 먼저 신청하곤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은 대학과 연계해 실습을 받는 병원이기도 했기에, 야근이라고는 해도 실습의 연장선 같은 느낌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거기서 심야 근무를 맡은 간호사분과 함께 느긋하게 일하면 되는 거였죠.</div> <div><br></div> <div>마침 그 무렵 학교에서는 외과 쪽 실습을 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 내가 맡았던 환자 A씨가 수술을 하게 되어 수술실 앞까지 배웅하러 갔습니다.</div> <div><br></div> <div>A는 70대 할머니로 조금 치매가 와서, 나를 보면 손녀 이름으로 부르는가 하면 손을 잡고 놓아주질 않거나, 몸을 닦을 때 갑자기 머리를 쓰다듬으며 씩 웃곤 하셨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실습하는 입장에서는 곤란하다 싶은 적도 종종 있었지만, 나 스스로도 A씨가 가족같이 느껴졌고 자주 이야기도 나누던 터였습니다.</div> <div><br></div> <div>A씨는 치매라고는 해도 수술 받는 걸 알고 있는지, 침대에 누워 이동하는 동안 쭉 내 손을 잡고 불안한 듯한 시선을 보내왔었습니다.</div> <div><br></div> <div>[괜찮아요. 힘내세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격려하며, 수술실 앞까지 나는 손을 잡고 함께 갔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수술실에 도착해 인계가 끝났음에도 A씨는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아무리 설득해도 거절하고 손을 잡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결국 집도를 맡은 외과부장님이 나와 곤란한 얼굴로 물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럼 이 사람도 수술실에 들어오게 해주면 괜찮겠습니까?]</div> <div><br></div> <div>그러자 A씨는 싱글벙글 웃으며 손을 놓아주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재빨리 수술복으로 갈아입은 후, A씨 옆에 서서 손을 잡고 수술에 참관하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간호사를 지망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피를 보는 게 무척 힘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4시간 예정이었던 수술은, 11시간이 넘는 대수술이 되어버렸고, 그 시간은 내게 고문에 가까웠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가장 괴로웠던 건 A씨의 손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전신마취된 노인의 손아귀 힘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내 손을 꽉 잡고 있었던 것입니다.</div> <div><br></div> <div>땀이 나도 닦지도 못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손에 피가 통하지 않아 저려와 점점 고통은 심해졌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어떻게든 A씨 수술도 무사히 끝났고, 나는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손도 다른 분들의 도움을 받아 풀려났구요.</div> <div><br></div> <div>수술이 예상보다 훨씬 오랜 시간 진행되었기에, 실습 시간은 훨씬 전에 끝난 후였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좀 쉬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지만, 그대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했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수술실에 함께 들어갔던 간호사분들과 의사분들이 과자나 도시락을 가져다 줘, 나는 어떻게든 야근을 버티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러다 순찰시간이 와서, 나는 외과 병동을 돌아봤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마지막으로 걱정이 되서 한번 더 A씨 방에 가봤습니다.</div> <div><br></div> <div>A는 의식을 찾은 상태였습니다.</div> <div><br></div> <div>나와 이야기 하고 싶다기에, 나는 간호실에 들러 함께 야근하던 간호사분께 양해를 구하고, A씨에게 갔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A씨는 무척 온화한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이야기 내용도 평소에는 치매 기운이 있어 무슨 소리인지 태반은 알아 들을 수 없었는데, 그 때만은 명확했어요.</div> <div><br></div> <div>사실은 손녀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는 것, 내 명찰을 보고 이름을 알았다는 것, 수술 도중 손을 잡아줘서 든든했다는 것...</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A씨에게 말했습니다.</div> <div><br></div> <div>[수술 직후라 지금은 몸이 피곤하실거에요. 오늘은 일찍 주무시고 다음에 같이 휠체어 타고 산책 가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A씨는 정말로 기쁜 듯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div> <div><br></div> <div>불을 끄고 병실을 나오기 직전, A씨는 [고마워요.] 라고 말하며 아름답게 웃으셨습니다.</div> <div><br></div> <div>그날, 별일없이 야근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와, 피로 때문에 잠에 빠졌을 때 나는 꿈을 꿨습니다.</div> <div><br>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br> </div> <div>A씨가 병원 옥상에서 떨어지려는 와중, 내 손을 잡고 버티는 꿈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처음에는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을 거 같았지만, 자세히 보니 A씨 다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아비규환을 이루며 매달리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A씨는 [죽고 싶지 않아, 죽고 싶지 않아.] 라고 말하며, 필사적으로 다리를 버둥대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점점 팔에 느껴지는 A씨의 무게가 무거워지고, 팔은 뜯어져 나갈 듯 아파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이대로 A를 놓쳤다간 그대로 죽을 것이라는 생각에, 나는 필사의 힘을 다해 어떻게든 A씨를 끌어올렸습니다.</div> <div><br></div> <div>A씨의 다리에는 아무 것도 붙어 있지 않았고, 병원 옥상에서 내려다 본 아래는 깜깜하고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두려워져 병실로 들어가려는데, 병원 밑에서 엄청난 돌풍이 불어왔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귓가에 수많은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div> <div><br></div> <div>[쓸데 없는 짓 하지마...]</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나는 깨어났습니다.</div> <div><br></div> <div>온몸이 식은 땀으로 축축해, 샤워를 하러 갔죠.</div> <div><br></div> <div>문득 오른손에 이상한 위화감이 느껴져 보니, 손목에 사람이 잡아당긴 것 같은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A씨가 걱정되어, 화장도 하는둥 마는둥 병원으로 향했습니다.</div> <div><br></div> <div>A씨가 어떤지 간호사분에게 붇자, 어젯밤 한 번 위독했었지만 다행히 회복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겨우 마음을 놓은 동시에, 어젯밤 꿈에서 들었던 목소리가 떠올라 나는 몸을 떨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침 근무가 끝난 것인지, 간호사 I씨가 [밥 살테니까 같이 먹을래?] 라고 말을 걸어왔습니다.</div> <div><br></div> <div>생각해보니 야근할 때 도시락 얻어 먹은 거 빼곤 아무 것도 안 먹은 터였기에, 나는 호의를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div> <div><br></div> <div>I씨는 개인실이 여럿 있는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이자카야에 나를 데리고 갔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만 기묘한 얼굴을 한채, 말도 그닥 않고 주문하고 한동안 시킨 걸 먹고 술을 마실 뿐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무슨 일이람, 이상하네 하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묵묵히 밥을 먹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식사를 마쳐 배도 차고, 한숨 돌릴 무렵 I씨가 입을 열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혹시... 이상한 꿈 꾸지 않았어?]</div> <div><br></div> <div>나는 잔뜩 겁에 질려, 혹시 I씨도 그 꿈 꾼 적 있냐고 되물었습니다.</div> <div><br></div> <div>I씨는 얼굴이 창백해진채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 환자분의 손을 놓아버렸어...]</div> <div><br></div> <div>I씨는 울면서 그렇게 말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 환자분은 정말로 죽어버려, I씨는 매일 후회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이후로 몇번이고 꿈에 환자분이 나와, I씨에게 매달려 [도와줘... 도와줘...] 라고 애원한다는 것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환자분 다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그림자가 잔뜩 붙어 있어, 마치 환자분을 끌어들이는 것 같은 모양새라고 했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벌벌 떨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만약 그 때 A씨의 손을 놓았더라면...</div> <div><br></div> <div>결국 이 사건 이후, 나는 간호사의 꿈을 포기하고 보건사 자격증 취득에 나섰습니다.</div> <div><br></div> <div>나중에 전해들은 이야기지만, 그 후 I씨는 자살했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전문대를 채 졸업하기도 전에 정신에 이상이 와 퇴직한 후, 정신과에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는 것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입버릇처럼 [내 잘못이 아니야...] 라고 되뇌곤 했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결국에는 병원 옥상에서 몸을 던져 자살했다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행히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덧붙이자면 A씨도 잘 회복해 지금도 매년 연하장을 보내오고 계십니다.</div> <div><br></div> <div>그것만이 내게는 유일한 위안이네요.</div><br><br>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913?category=348476"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913?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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