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내가 초등학생일 때 부모님은 이혼했다.</div> <div><br></div> <div>그 후 어머니는 재혼했고, 지금은 8살짜리 남동생, 6살짜리 여동생, 그리고 3살짜리 쌍둥이 남동생들이 생겼다.</div> <div><br></div> <div>어머니가 그 중 쌍둥이 동생들을 임신하고 있었을 때 이야기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느날, 계단 층계참에 검은 그림자가 앉아 있었다.</div> <div><br></div> <div>중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사내아이가, 벽에 얼굴을 돌린채 무릎을 껴안고 앉아 있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원래 집에서는 사진을 찍으면 수많은 오브가 찍히고, 한밤중에 발소리가 들리기도 했기에 딱히 무섭지는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상태가 한동안 이어지던 어느날.</div> <div><br></div> <div>아버지가 꿈 이야기를 해줬다.</div> <div><br></div> <div>아버지가 2층 침실에서 내려오는데, 중학생만한 사내아이가 계단에 있더라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버지는 [왜 여기 있는거야! 너희 집은 여기가 아니니 당장 나가!] 라고 소리치며 아이를 때렸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리고 현관 앞까지 질질 끌고 갔다나.</div> <div><br></div> <div>사내아이는 울면서 사과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언제나 떠들썩해서 부러웠어. 같이 놀고 싶었어.]</div> <div><br></div> <div>아버지는 미안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해서 이렇게 말했단다.</div> <div><br></div> <div>[그럼 다음에, 우리 아이로 태어나거라. 유복하지는 않지만 매일 즐겁게 지내고 있으니까 말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사내아이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푹 숙이더니 현관에서 나가더란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꿈에서 깼다고, 아버지는 말했다.</div> <div><br></div> <div>그 이야기를 어머니와 나에게 웃으면서 하는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머니는 무서워하는 것 같았지만, 나는 무심결에 [아... 매일 계단에 있던 그 아이인가...] 라고 수긍해버렸다.</div> <div><br></div> <div>부모님은 깜짝 놀란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div> <div><br></div> <div>아버지는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어머니는 더욱 겁에 질려버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육아와 가사에 쫓기는 사이, 어머니도 점차 그 일은 잊어갔고, 곧 일상이 돌아왔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세월이 흘러, 쌍둥이가 간신히 말을 하게 됐을 무렵, 어머니는 문득 그때 그 일이 생각났는지 동생들에게 물었다.</div> <div><br></div> <div>[너희들, 태어나기 전에는 어디 있었어?]</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둘 중 큰애는 [몰라!] 라고 대답한다.</div> <div><br></div> <div>역시나, 하고 쓴웃음 짓고 있는데, 작은애가 대답했다.</div> <div><br></div> <div>[계단!]</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머니와 나는 놀라 순간 얼굴을 마주보았다.</div> <div><br></div> <div>정말 그 아이가 태어난 것인지, 그냥 동생이 아무 말이나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좀 이상한 체험이었다.</div><br><br>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925?category=348476"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925?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