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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9000
    작성자 : song
    추천 : 12
    조회수 : 2598
    IP : 211.221.***.89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8/08/02 18:31:31
    http://todayhumor.com/?panic_99000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645th] 괴물
    옵션
    • 펌글
    <div>내가 그와 처음 만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div> <div><br></div> <div>그는 실뜨기와 종이접기를 잘하고, 음악을 좋아했다.</div> <div><br></div> <div>노래도 잘해 음악시간에는 언제나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는, 그런 소년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만 그는 목부터 아래쪽에 마비 증세가 있어, 몸을 자유로이 움직일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그렇게나 음악을 좋아함에도, 다룰 수 있는 악기는 휘파람 뿐이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때문일까, 그가 부는 휘파람은 언제나 슬픈 음색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악기를 다루고 싶어도 몸 때문에 그럴 수 없는 애수 때문이었을까.</div> <div><br></div> <div>내가 그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다소 미화된 이런 추억들이다.</div> <div><br></div> <div>그 이후의 이야기는 사실 남에게 털어놓을만한 것이 아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나 혼자 묻어두기에는 너무 힘들어 털어놓아 보려 한다.</div> <div><br></div> <div>그는 불쌍한 사람이었다.</div> <div><br></div> <div>신체적인 장애 때문에 반 친구들에게 비웃음당하기 일쑤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뜻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몸 때문에, 같은 남자들 사이 끼어들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싸움을 해봐야 자신이 질 수 밖에 없으니, 설령 자신이 옳더라도 충돌을 최대한 피하고 사과하며 넘어가야 한다는 게 그가 얻은 깨달음이었다.</div> <div><br></div> <div>그 때문이었을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점차 그는 소심해져 갔다.</div> <div><br></div> <div>초등학교 5학년 무렵, 4학년 때부터 담임을 맡아온 선생님이 그를 괴롭히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담임은 그 무렵 딸이 이혼한 것 때문에 신경이 바짝 곤두서 있었고, 그를 사소한 일로도 구타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때때로 목을 조를 때도 있었다.</div> <div><br></div> <div>담임이 휘두른 주먹에 넘어져, 그의 머리에서 피가 난 일마저 있었으니.</div> <div><br></div> <div>교사가 그런 식으로 대하니, 당연히 아이들의 따돌림과 폭력은 더 심해질 뿐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가 폭력에 무참히 휘둘리는 날이면, 나는 밤에 어머니에게 울며 매달렸다.</div> <div><br></div> <div>일년간 그런 일상이 이어지는 사이, 그는 미쳐버렸다.</div> <div><br></div> <div>그에게 향한 악의를, 그는 스스로 서서히 쌓아가고 있었으리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초등학교 6학년 때, 그는 복수를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우선 그를 괴롭히던 반 친구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div> <div><br></div> <div>[게임 빌려주면 하루에 천엔씩 줄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우연히 그걸 듣고, 그가 돈으로 환심을 사려는 것이라 생각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렇게라도 따돌림이 멎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내 이야기를 들은 어머니의 반응은 달랐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머니는 무서운 얼굴을 하고, [그 이야기는 결코 다른 누구한테 하면 안돼.] 라고 말하셨다.</div> <div><br></div> <div>아마 어머니는 그 때 이미, 내가 정말 좋아했던 그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리셨던 거겠지.</div> <div><br></div> <div>악의에 가득 차, 인간을 불신하고 미워하는 괴물이 되었다는 걸.</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사실, 그는 괴물이었다.</div> <div><br></div> <div>그를 괴롭히던 아이들은 초등학생인데도 학우를 공갈, 협박한 처지가 되어 곤란한 지경에 처했다.</div> <div><br></div> <div>괴롭힘당하던 그의 입지도, 그 사건을 계기로 불쌍한 피해자로 바뀌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에게 가해지던 따돌림은 곧 멎었다.</div> <div><br></div> <div>그는 말했다.</div> <div><br></div> <div>[저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게임 하나 빌리는데 천엔씩이나 줄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애시당초 하루에 천엔씩 내고 빌린다면, 한달 동안이나 빌릴리도 없잖아요. 그런데도 저 아이들은 저를 때렸어요. "4만엔 안 가져오면 더 심한 꼴을 당할거야!" 라고 협박하면서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의 거짓말은 무척 사실적이었다.</div> <div><br></div> <div>공부를 잘했기에 영리하다는 인식이 학교에 퍼져 있기도 했고.</div> <div><br></div> <div>게다가 그의 복부와 옆구리에는 피멍이 들어있었으니, 더할나위 없는 증거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건 담임 선생을 비롯해, 직전까지도 그를 괴롭히던 아이들이 만들어준 거였으니까.</div> <div><br></div> <div>당연히 그가 만들어낸 악마의 논리는, 어른도 아이도 믿을 수 밖에 없었다.</div> <div><br></div> <div>진실을 알고 있던 나와 어머니만 빼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div> <div><br></div> <div>그를 괴롭힌 자들은 해선 안될 짓을 한 것이었다.</div> <div><br></div> <div>내가 그를 사랑했던 건, 땅을 기는 개미조차 밟으면 가엽다며, 땅을 보며 걷던 순수함과 상냥함 때문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 순수함과 상냥함은, 한 반은 커녕 한 학년을 통틀어 그만이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는 그 후로 땅을 보며 걷지 않게 되었다.</div> <div><br></div> <div>그는 몇마리고 개미를 밟아 죽였으리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진실을 알려야 하는게 아닌가, 어머니에게 상담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결코 말해서는 안된다고 어머니는 말했다.</div> <div><br></div> <div>지금은 나도 이해할 수 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한번 부서진 사람의 마음은, 결코 원래대로 돌아올 수 없다.</div> <div><br></div> <div>그토록 상냥했던 그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으니, 그에게 복수할 권리 또한 있는 것이다.</div> <div><br></div> <div>물론 어머니의 생각은 아마 나와 달랐겠지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후 그를 괴롭히던 아이들은, 그 잘못 때문에 에스컬레이터식으로 진학하던 우리 학교에서 연이어 퇴학당했다.</div> <div><br></div> <div>그건 그의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div> <div><br></div> <div>애시당초 쫓겨날만한 짓을 했던 아이들이니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게다가 그가 한 거짓말은, 그 아이들이 그의 심신에 준 상처의 만분의 일도 안 됐을테니.</div> <div><br></div> <div>다만 고등학교 1학년 무렵, 괴롭힘을 가했던 아이들 중 마지막 한 명이 담배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퇴학 당했을 때.</div> <div><br></div> <div>퇴학 처분 선고 때문에 부모와 함께 그 아이가 학교에 오는 모습을, 멀리서 관찰하고 있을 때 그의 표정은 잊을 수가 없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를 드러내고, 눈을 활활 빛내며 비웃고 있던 그 미소는 그야말로 악마 그 자체였다.</div> <div><br></div> <div>여기까지 읽었다면, 분명 당신은 나를 스토커라고 생각할 것이다.</div> <div><br></div> <div>그래, 나는 스토커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고백하려던 이가 처참히 살해당하고, 그 안을 다른 괴물이 차지했다.</div> <div><br></div> <div>그런데도 나는 혹시나 그가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을까, 첫사랑을 그제껏 질질 끌고 있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표정을 본 순간, 나는 그게 무리라는 걸 깨달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일주일 동안 학교도 쉬고 매일 울어제꼈다.</div> <div><br></div> <div>어머니는 초등학교 무렵처럼, 나를 위로해주셨다.</div> <div><br></div> <div>그 후, 그는 마치 역할을 마쳤다는 듯 공부도 때려치고, 대학에도 가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그와 재회한 건, 대학을 졸업해 가정을 만든 후였다.</div> <div><br></div> <div>전 담임 선생님네 집에서 열린, 초등학교 동창회 때였다.</div> <div><br></div> <div>내가 거기 나간 이유는 하나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의 복수가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했으니까.</div> <div><br></div> <div>그랬기에 그 때까지 동창회가 열릴 때마다 매번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div> <div><br></div> <div>술을 마셔 가볍게 취한 탓에, 담임 선생님네 집 뜰에서 술을 깨려 나와 있던 내 눈에, 그의 모습이 들어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검도용 죽도를 집어넣는 긴 자루를 메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는 굉장히 기분이 좋은 듯,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곡은 찬송가 제 2편, 191번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활동했던 성가대에서 자주 불렀던 노래였다.</div> <div><br></div> <div>그는 뜰에 들어와, 내 눈앞에서 자루의 끈을 풀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나를 보며 싱긋 웃고는, [다행이야.] 라고 내게 말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칼이 자루 틈으로 보였다.</div> <div><br></div> <div>무슨 소리인지, 나는 물었다.</div> <div><br></div> <div>[너희 어머니가 우리 어머니에게 모두 이야기했었어. 네가 굉장히 날 걱정했었다고. 복숭아반 무렵부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복숭아반이라는 건, 초등학교 4학년 때 이야기였다.</div> <div><br></div> <div>[그치만 미안해.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걸. 저 녀석들이 다 어른이 되는 걸 말이야. 그걸 보고 기뻐하는 저 선생놈 앞에서, 모두 죽여버리는거야. 저 녀석들 관절 하나하나를 잘라서. 너한테만은 그걸 보여주고 싶지 않아. 돌아가줘.]</div> <div><br></div> <div>그는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행이야. 너를 어떻게 밖으로 꺼내올지 고민했거든. 싫어싫어싫어싫어 보여주고 싶지 않아.]</div> <div><br></div> <div>무릎이 떨려,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div> <div><br></div> <div>그에게 일부나마 제정신이 남아있다는 걸, 나는 그 때 눈치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는 자신의 죄가 얼마나 깊은지 잘 알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내게 지금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걸 부끄러워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런데도 멈출 수 없고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의 찌푸린 얼굴은, 틀림없이 고뇌를 껴안은 사람의 것이었다.</div> <div><br></div> <div>자루를 내려놓고 끈을 풀자, 단도의 날이 보였다.</div> <div><br></div> <div>그는 나말고 그 시절 반 아이들과 담임 선생님까지 모두 죽일 생각인 듯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째서 그렇게까지...]</div> <div><br></div> <div>나는 물었다.</div> <div><br></div> <div>담임 선생이라면 이해하겠지만 왜 아이들까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저 아이들은 갑자기 내 편인척 했으니까. 용서할 수 없어. 그전까지는 깔보며 비웃었던 주제에.]</div> <div><br></div> <div>그의 생각은 이해할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가 하려는 짓은 너무나도 처참해 내버려둘 수 없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움츠러든 몸을 일으켜, 양팔을 벌리고 그의 앞을 막았다.</div> <div><br></div> <div>그는 쓸쓸한 듯한 표정을 짓더니, 몸을 굽혀 나를 밀어제꼈다.</div> <div><br></div> <div>그의 장애를 생각하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힘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보통 성인 남성이 어느 정도 힘을 낼 수 있는지 나는 모른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때 그가 냈던 힘은 아마 그 이상이 아니었나 싶다.</div> <div><br></div> <div>[내가 전부 받아줄테니 그만 둬.]</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무심코 그렇게 말했다.</div> <div><br></div> <div>[어째서? 너를 죽일 이유 따위 없어. 사랑하고 있는걸.]</div> <div><br></div> <div>미친 사람의 입에서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그에게 있어 나는, 초등학교 시절 용기조차 못 내던 때 유일했던 친구였고 단 한명 뿐인 이상형이었으리라.</div> <div><br></div> <div>[나, 결혼했어. 하지만 A군을 위해서라면 아이를 낳아줄게. 당신의 소중한 아이를, 당신 몫까지 행복하게 만들어 보일테니까.]</div> <div><br></div> <div>사랑하고 있다는 말이 사실이라면...</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그 말에 모든 걸 걸었다.</div> <div><br></div> <div>그는 양손으로 자기 머리를 쾅쾅 때리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그러더니 뺨에 손톱을 박아넣고,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긁어내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피부가 벗겨져 피가 흐른다.</div> <div><br></div> <div>[이상해. 일어날 수 없어.]</div> <div><br></div> <div>한눈에도 그가 이상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치 아이 같은, 어리숙한 모습이었다.</div> <div><br></div> <div>[이제 쉬어도 괜찮잖아. 내가 일할테니까, 너는 집안일을 해줘. 응?]</div> <div><br></div> <div>나는 생각나는대로 말을 늘어놔, 관심을 끌려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침내 그는 칼을 뽑았다.</div> <div><br></div> <div>끄트머리를 자기 넓적다리에 푹 찌르고는, [이상하네.] 라고 말한다.</div> <div><br></div> <div>어릴 적, 장애를 안고 있어 몸을 마음대로 가누지 못했던 그는 거기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음속에 태어난 증오의 불길.</div> <div><br></div> <div>아마 그걸 계속 태워가며, 다른 사람보다 몇백배는 더 노력한 것이 틀림 없었다.</div> <div><br></div> <div>사람을 죽이기에 충분할 정도로, 그는 칼을 다루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너무나 불쌍했다.</div> <div><br></div> <div>이렇게 될 때까지, 누구 하나 그에게 사과하지 않았던 것이다.</div> <div><br></div> <div>복수를 당하기 직전까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지금도 내뒤, 집 안에서 그들은 스스로 선량한 시민을 가장하고 있는 것이다.</div> <div><br></div> <div>학생을 화풀이 대상으로 삼아 폭력을 행사하고 괴롭혔던 그 교사와 함께 하하호호 떠들면서.</div> <div><br></div> <div>그가 무심코 찌른 칼을 뽑자, 피가 흘러 바지에 스며든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그 상처를 필사적으로 눌렀다.</div> <div><br></div> <div>[이혼하고, 당신이랑 재혼할게.]</div> <div><br></div> <div>내 말을 듣고, 그는 말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도 알겠어. 네가 불쌍해.]</div> <div><br></div> <div>어조가 완전히 변하고, 스스로를 칭하는 말마저 바뀌었다.</div> <div><br></div> <div>둥그런 눈은 가늘고 날카로운 빛을 발하고, 목소리는 낮아져 신음소리처럼 울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것이 바로 그 때 비웃음을 지었던, 그의 또다른 모습이라고 나는 순간적으로 알아차렸다.</div> <div><br></div> <div>그가 망가진 형태는, 세간에서 말하는 이중인격 같은 것이었다.</div> <div><br></div> <div>그렇다고 하면 외부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낸 인격은 흉악함 뿐일 터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래야만 할, 흉악하기 짝이 없을 그 눈에서 눈물이 방울방울 흘러내렸다.</div> <div><br></div> <div>그대로 쓰러져, 그는 통곡했다.</div> <div><br></div> <div>모두가 그 소리를 듣고 놀라 나오기 전에, 나는 그의 짐을 원래대로 정리한 후 그를 데리고 고향 집으로 향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이 이야기를 늘어놓는 건, 나도 괴롭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나는 불륜을 저지르고, 남편을 버린 채 다른 남자와 동거하고 있는 쓰레기 같은 여자로 보이고 있다.</div> <div><br></div> <div>아직 이혼은 성립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내가 나쁘다고만 생각할 것이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진짜 쓰레기는 우리 어머니다.</div> <div><br></div> <div>그녀는 담임의 사위와 불륜을 저질러, 담임이 미치는 원인을 만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녀의 아버지이자 내 할아버지는 어마어마한 갑부였기에, 담임은 그걸 공론화했다간 실직할까봐 아무 말 않고 계속 교직에 남았던 것 같다.</div> <div><br></div> <div>내가 이걸 알게 된 건, 대학에 다닐 무렵, 어머니가 또다시 불륜을 저질러 아버지와 갈라섰을 때였다.</div> <div><br></div> <div>어머니의 죄는 담임을 미치게 했고, 담임의 죄는 반 아이들을 미치게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모든 광기를 그 혼자 떠맡게 된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br><br>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934?category=348476"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934?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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