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우리 집은 도호쿠 시골에 있는 낡은 단칸집이다.</div> <div><br></div> <div>우리 집안은 옛날부터 거미를 소중히 여기는 관습이 있어, 우리 집에는 거미들이 잔뜩 정착해 여기저기 거미줄 투성이다다.</div> <div><br></div> <div>죽이는 건 당연히 안되고, 집안 대청소를 할 때도 거미집에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게 청소를 하곤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나 형도 학교에서 청소하다 거미가 나오면 다른 아이들이 죽이려는 걸 말리고, 벌레상자에 넣어 데리고 올 정도로 소중히 대했다.</div> <div><br></div> <div>덕분에 주변에서는 우리 집을 "거미저택"이라고 불렀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여름철에 파리가 끓지도 않고, 바퀴벌레도 나오질 않는 등 나름대로 유익한 면도 있어서, 우리는 거미를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고 살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고등학교 3학년 때, 우리 반에는 허구한 날 수업시간에 조는 놈이 있었다.</div> <div><br></div> <div>왜 그런지 사정을 들어보니, 매일 밤 잠만 자면 악몽을 꾼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꿈의 내용은 기억을 못하지만, 매일 똑같은 내용인데다 엄청 무섭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다보니 악몽을 꾸고 싶지 않아 맨날 밤을 새고, 정작 수업시간에는 졸게 된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나는 고3이 그래서야 쓰겠냐고, 가족들이랑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없는지 의논을 하게 됐다.</div> <div><br></div> <div>그랬더니 우리 형이 유학 갔다 사온 선물을 가져와 [이거 주면 되겠다.] 고 말을 꺼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선물이란 건 드림캐쳐라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악몽을 꾸지 않게 해주는, 부적 비슷한 미국 원주민들의 전통 장식품이다.</div> <div><br></div> <div>[이 거미집 같은 그물코가 악몽을 잡아내 준다고 하더라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거미집에 악몽이 잡히면 아예 진짜 거미를 선물해주는 건 어때?]</div> <div><br></div> <div>마침 우리 집은 거미저택 아닌가.</div> <div><br></div> <div>그래서 나는 다음날 그 녀석 집에 찾아가 벌레상자에 넣은 우리집 거미님 한분과 드림캐쳐를 전해줬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거미님을 전해준 다음날, 그 녀석은 어째서인지 학교를 쉬었다.</div> <div><br></div> <div>[호... 혹시 거미님 때문에 무슨 나쁜 일이라도 일어난걸까...]</div> <div><br></div> <div>나는 불안해서, 형이랑 같이 학교 끝나고 그 녀석네 집에 찾아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무슨 일이라도 났으면 어쩌나 싶어 불안해 죽을 지경이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녀석은 그냥 하루 종일 잠을 자고 있을 뿐이었다.</div> <div><br></div> <div>학교도 자느라 안 나온 거였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걔네 부모님도 평소 불면증에 시달리던 걸 알았기에, 불쌍해서 깨우지 않았던 듯 했다.</div> <div><br></div> <div>[와, 뭐가 뭔지는 모르겠는데 악몽을 안 꿨어! 거미님 쩐다!]</div> <div><br></div> <div>그 녀석은 흥분해서 떠들어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거봐, 자식아! 거미저택이라고 허구한날 놀려대더니. 거미님 진짜 엄청 대단하시다고! 이제 알겠지!]</div> <div><br></div> <div>나랑 형은 한술 더 떴다.</div> <div><br></div> <div>그럼 거미님의 존안을 뵙자고 벌레상자를 열던 도중, 그 녀석의 손이 멈췄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라... 너한테 받았을 때도 이렇게 컸었나, 이 거미...?]</div> <div><br></div> <div>우리가 전해준 거미는 손톱만한 쬐그만한 것이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벌레상자에 들어있는 거미는 그보다 훨씬 커져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최소한 우리가 가져왔을 때보다 2배는 커진 느낌이었다.</div> <div><br></div> <div>[혹시 악몽을 먹어치워준 걸까?]</div> <div><br></div> <div>그 후 그 녀석은 거미님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무척 소중하게 길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중에는 벌레상자가 아니라 열대어용 큰 수조까지 사서 집을 만들어줬었으니.</div> <div><br></div> <div>쾌적한 환경에서 먹이도 충분히 얻어먹었으니, 거미님도 분명 행복했었겠지.</div> <div><br></div> <div>그 거미님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도 그 녀석한테는 [거미 좀 보내줄래?] 하고 정기적으로 전화가 온다.</div> <div><br></div><br><br>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955?category=348476"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955?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