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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8961
    작성자 : song
    추천 : 26
    조회수 : 2466
    IP : 211.221.***.89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8/07/26 13:29:13
    http://todayhumor.com/?panic_98961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676th] 금속 마찰음
    옵션
    • 펌글
    <div>몇년전 이야기입니다.</div> <div><br></div> <div>우리 남편은 트럭 운전수라, 한달에 반 정도는 집을 비웁니다.</div> <div><br></div> <div>그 무렵 큰딸이 태어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나는 육아와 아르바이트, 가사와 집보기에 치여 매일 잠도 다 자지 못할 정도였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조금 노이로제 비슷한 상태가 되어, 여러모로 초조해하고 있었죠.</div> <div><br></div> <div>그 무렵 살던 집은 1LDK의 낡은 아파트로, 층간소음도 심해 그것 또한 수면 부족의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div> <div><br></div> <div>방음이 되지 않다보니 딸이 울면 이웃 사람들이 불평할 때도 잦아, 밤에 아이가 울면 그대로 밖으로 나가 한참을 어르다 들어오곤 했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날, 그날 따라 딸이 심하게 보챘습니다.</div> <div><br></div> <div>새벽 1시 무렵이었지만 나는 아파트를 나와 어두운 골목에서 딸을 안고 어르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30분 정도 지나자, 딸은 울음을 그치고 잠들어 나는 방으로 돌아왔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기를 침실 안쪽 침대에 누이고, 나는 지쳐 거실 의자에 앉았습니다.</div> <div><br></div> <div>피로와 외로움이 몰려와, 나는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불도 켜지 않고, 우유를 따른 잔을 손에 든채, 그저 멀리서 트럭이 지나가는 소리를 들으면서.</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가로등 불빛만 비치는 어두운 방안에서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어디선가 끼익끼익하고 금속을 마찰시키는 것 같은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습니다.</div> <div><br></div> <div>처음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큰길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에 섞인 잡음 같은 걸로만 여겼죠.</div> <div><br></div> <div>하지만 소리는 계속 들려왔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혹시 쥐나 벌레가 있는건가 싶어,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쪽을 보았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소리는 아무래도 금방 내가 들어온 현관문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div> <div><br></div> <div>뭘까 싶었지만, 일어날 기력도 없어 그냥 문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끼익끼익하는 소리가 잠시 이어지더니, 현관 자물쇠가 서서히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빈집털이범이구나!</div> <div><br></div> <div>아까 내가 집으로 들어오는 걸 본 것인지도 모릅니다.</div> <div><br></div> <div>아기랑 나, 둘만 있다는 걸 알고 있는걸지도 모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심장이 미친듯 뛰기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손에 든 잔에서 우유가 넘쳐흐를만큼 손이 벌벌 떨렸습니다.</div> <div><br></div> <div>목소리조차 나오지 않고, 나는 그저 천천히 돌아가는 자물쇠를 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안돼.</div> <div><br></div> <div>뭐라도 해야해.</div> <div><br></div> <div>초조한 마음과는 달리, 지친 몸은 움직이질 않고 나는 멍하니 돌아가는 자물쇠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던 도중, 철컥하고 소리가 나고, 자물쇠가 완전히 수평으로 돌아섰습니다.</div> <div><br></div> <div>당황해 시선을 돌려 체인 쪽을 보자, 다행히 체인이 걸려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겨우 숨을 내쉬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지금 일어나 불을 켜면 놀라 도망갈지도 몰라.</div> <div><br></div> <div>그렇게 생각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몸은 굳어 일어서지도 못하고, 그저 벌벌 떨며 문만 바라볼 뿐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러자 손잡이가 서서히 돌아가고, 문이 천천히 열렸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바깥 등불이 어두운 방에 가늘게 비쳐 들어왔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과호흡 때문에 흐트러진 숨을 입을 눌러 참으며, 덜덜 떨리는 몸을 움켜안고 제발 체인이 걸려있는 걸 알아차리기만을 빌었습니다.</div> <div><br></div> <div>문이 천천히 열리다 체인 때문에 멈췄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부탁이니까 돌아가 주세요.</div> <div><br></div> <div>여기 들어와도 돈이 될 건 아무것도 없어요.</div> <div><br></div> <div>나는 마음 속으로, 얼굴 모를 침입자에게 애원하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자 그 소원을 듣기라도 한 듯, 팽팽한 체인을 확인하고 문이 서서히 닫혔습니다.</div> <div><br></div> <div>지금이야.</div> <div><br></div> <div>달려가서 빨리 문을 잠그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굳어버린 하반신을 들어올리려, 테이블에 팔꿈치를 올렸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또 문이 슥 열렸습니다.</div> <div><br></div> <div>아, 포기하지 않았구나.</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가벼운 절망을 느끼며, 여전히 굳어있는 채로 그저 문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열린 문틈새로 둔하게 빛나는, 큰 펜치 같은게 들어옵니다.</div> <div><br></div> <div>안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러다가는 살해당해버려.</div> <div><br></div> <div>그래, 아이를 지켜야지...</div> <div><br></div> <div>설령 나는 죽는다하더라도, 우리 딸만은 어떻게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속에 쌓인 두려움과, 평소 억눌려 있던 감정을 해방하듯 큰 소리로 소리쳤습니다.</div> <div><br></div> <div>나 자신은 어찌되든 상관 없지만, 딸만은 지켜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아마 제대로 된 말도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와 동시에, 우유가 든 잔을 문을 향해 힘껏 내던졌습니다.</div> <div><br></div> <div>잔은 우연히 펜치에 부딪혀 깨졌고, 우유가 사방에 흩날렸습니다.</div> <div><br></div> <div>펜치는 밖에 있는 사람 손에서 떨어진 듯, 현관에 반쯤 고개를 들이민 채 천천히 떨어졌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문 너머에서 누군가 당황해 달려가는 소리와 함께, 인기척은 서서히 사라졌습니다.</div> <div><br></div> <div>그 후, 나는 현관 안으로 들어와 있던 펜치를 밖에 내던지고, 문 손잡이를 잡은 채 벌벌 떨었습니다.</div> <div><br></div> <div>옆집 대학생이 내 고함에 놀라 상태를 보러 온 듯 했지만, 노크도 않고 돌아가는 모습이 문틈새로 보였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설령 그가 노크를 해도 내겐 대답할 여유가 없었겠지만요.</div> <div><br></div> <div>나는 깨진 잔에 다리가 베였는데도, 그저 손잡이만 잡고 벌벌 떨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1시간은 그러고 있었을까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평정은 되찾을 수 없었지만, 떨림은 좀 잦아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혹시 범인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했습니다.</div> <div><br></div> <div>빈집털이범이 들이칠뻔 했다고 신고하자, 몇분 지나지 않아 싸이렌이 울리고 경찰차가 나타났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경찰관을 보자 눈물이 멈추지 않아, 오열했습니다.</div> <div><br></div> <div>큰소리를 내서 울면 아이가 불안해 할까봐, 소리도 내지 못한채 그저 울었습니다.</div> <div><br></div> <div>펜치와 공구 몇개가 문밖에 그대로 남아있었고, 경찰 쪽에서는 증거자료로 수거해 갔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후 그 자료가 도움이 되어 범인을 체포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div> <div><br></div> <div>범인은 빈집털이 상습범으로, 전과 중에는 강간과 살인까지 있었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영혼과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이게 내가 살면서 겪은 가장 무서운 일이었습니다.</div><br><br>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982?category=348476"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982?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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