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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8960
    작성자 : song
    추천 : 14
    조회수 : 1812
    IP : 211.221.***.8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8/07/26 13:28:01
    http://todayhumor.com/?panic_98960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682nd] 기숙사 문지기
    옵션
    • 펌글
    <div>과거, 해외에서 유학할 무렵 이야기다.</div> <div><br></div> <div>나라 이름을 밝히면 신원이 드러날까 두려워 비밀로 해둘 생각이지만, 유럽의 자그마한 나라인 것만 밝혀두지.</div> <div><br></div> <div>1년간의 유학생활 중, 나는 대학 근처 기숙사에서 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대학 자체가 완전 깡촌에 있는 낡아빠진 학교였다.</div> <div><br></div> <div>이유는 모르겠지만 유럽은 거리 풍경을 보존하기 위해 건축 관련 법률이 엄격한 듯 했다.</div> <div><br></div> <div>대학 건물 역시 역사적 가치가 있다면서 멋대로 리모델링이나 개축이 불가능했던 거겠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탓에 벽지도 너덜너덜하고, 바닥은 나무가 삐걱대는데다 냉난방도 안됐다.</div> <div><br></div> <div>일본이라면 지진 한방에 무너질 건물이지.</div> <div><br></div> <div>대학교가 그 정도니, 기숙사는 오죽하겠나.</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학교 건물이랑 막상막하일 정도로 낡아빠진 건물이었다.</div> <div><br></div> <div>물도 잘 안 나오고 나무 틈새로 바람은 숭숭 들어오지, 쥐까지 여기저기 기어다니는 끔찍한 곳이었다.</div> <div><br></div> <div>당연히 냉난방도 안 되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나마 공유 룸에는 난로가 있었기에 겨울에는 거기 다같이 모여앉아 겨우 견뎠다.</div> <div><br></div> <div>기숙사 주변은 벽돌담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들어가려면 정문을 거쳐야만 했다.</div> <div><br></div> <div>그 문 옆에는 작은 조립식 오두막이 있고, 거기 문지기 할아버지가 늘 머무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 문지기는 내가 기숙사에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 온 사람이었다.</div> <div><br></div> <div>마치 옛날 이야기에 나올법한 심술궂기 짝이 없는 할아범이었다.</div> <div><br></div> <div>기숙사에는 통금 시간이 있어서, 그 시간까지는 무조건 기숙사에 돌아가야만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늦으면 입구에 서 있는 문지기에게 잡히게 된다.</div> <div><br></div> <div>문지기는 통금을 어긴 학생의 이름을 적어뒀다 나중에 사감에게 보고하는 것이다.</div> <div><br></div> <div>그러면 그 학생은 불려가서 설교를 잔뜩 듣고, 반성문까지 써야만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전에 일하던 문지기는 무척 오래 일한데다 학생들을 잘 이해하는 상냥한 할아버지였다.</div> <div><br></div> <div>나도 한 번 통금 시간에서 10분 정도 늦게 돌아온 적이 있었는데, [빨리 들어가렴. 나는 아무 것도 못봤단다.] 라며 윙크를 찡긋하고 보내줬던 적이 있다.</div> <div><br></div> <div>정말 댄디하고 잘생긴 할아버지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맥주를 잔뜩 마셔서 그런가 배불뚝이였지만 말야.</div> <div><br></div> <div>하지만 새로 온 문지기는 달랐다.</div> <div><br></div> <div>이것저것 잔소리가 많을 뿐더러, 무엇보다도 음험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고작 5분 늦은 거 가지고 한참 동안 설교를 늘어놓고, 사감한테 보고까지 올린다.</div> <div><br></div> <div>설교가 아무리 길어도 잘못을 했으니 할말 없이 듣고 있을 수 밖에 없지만, 그게 또 밑도끝도 없이 이어진다.</div> <div><br></div> <div>아무 연관도 없는 소리를 늘어놓고 앉았으니 듣고 있는 입장에서는 진이 빠질 수 밖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문지기는 오두막 창문으로 얼굴만 빼꼼 내밀고 설교를 해대니, 밖에 비가 내리던 눈이 오던 신경도 안 쓴다.</div> <div><br></div> <div>오히려 그런 날일수록 설교를 더 길게 늘어놓아, 그 때문에 감기가 걸린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div> <div><br></div> <div>내가 쓰던 방은 2인실로, 다른 유학생과 같이 쓰는 방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녀석이 바로 P였다.</div> <div><br></div> <div>P는 요구르트로 유명한 나라에서 온 녀석이었는데, 머리가 비상해서 학비랑 기숙사 비용을 다 국비로 지원받는 녀석이었다.</div> <div><br></div> <div>그 뿐 아니라 성격도 워낙에 좋아서, 기숙사 안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은 녀석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처음 유학을 와 아무것도 모르고 말도 못 꺼내던 나를 도와준 것도 P였다.</div> <div><br></div> <div>난생 처음 겪는 환경 속에서 내가 우울증에 걸리지 않았던 건 모두 P 덕분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한다.</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날, P가 새로 온 문지기의 소행을 참다 못해 직접 담판을 지으러 갔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까 전에도 말했듯, 문지기의 설교는 악천후일수록 오히려 더 길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마침 어느 학생이 눈오는 날 그 설교에 걸려서, 오랜시간 영하의 날씨 속에 서 있어야만 했던 것이다.</div> <div><br></div> <div>당연히 컨디션은 완전히 무너져버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원체 몸이 약한 녀석이라 이전에도 종종 잔병치레를 하던 그는, 결국 폐렴까지 병세가 악화되어 유학을 그만두고 모국으로 귀국하게 되었던 것이다.</div> <div><br></div> <div>애시당초 그가 지각한 것 역시 병원에 다녀오느라 그랬던 것이다.</div> <div><br></div> <div>P는 잔뜩 화가 나 열변을 토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귀국해야만 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된 건 저 문지기 때문이야! 제대로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div> <div><br></div> <div>P는 제대로 된 사과와 위자료를 받아내고, 통금 관련해서도 협의를 하겠다며 달려나갔다.</div> <div><br></div> <div>그것 말고도 여러 이야기를 한 것 같았지만 당시 내 어학 실력으로는 저 정도 알아듣는게 고작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담판 때문에, P는 유학을 그만둬야만 했다.</div> <div><br></div> <div>갑작스레 모국에서 P에게 지급되던 국비장학금을 끊어버린 것이었다.</div> <div><br></div> <div>당연한 일이지만 원인은 그 문지기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직접 항의하러 온 P를 못마땅하게 여겨, 불량 학생이라며 대학 측에 보고를 했던 것이다.</div> <div><br></div> <div>기숙사에서 언제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거짓 보고를 사감에게 계속 올린 끝에, 그게 P의 모국에까지 전해진 것이었다.</div> <div><br></div> <div>국비유학생은 어떤 의미에서는 한 나라를 대표해, 그 나라의 세금으로 공부하는 입장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조금이라도 나쁜 행실을 보이면, 바로 나라 전체의 이미지에 해가 된다며 장학금이 끊겨버리는 것이다.</div> <div><br></div> <div>나는 그날 처음으로 언제나 온화하던 P가 미쳐 날뛰는 걸 보았다.</div> <div><br></div> <div>평생 우등생으로 정의롭게 살아온던 그가, 말도 안되는 음해 때문에 악인으로 낙인찍혔으니 그 자존심에 얼마나 큰 상처가 갔을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의 분노는 정말 엄청났다.</div> <div><br></div> <div>미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div> <div><br></div> <div>아니, 혹시 이미 그때 P는 미쳐있었던 건지도 모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장학금 중단 통보를 받자, P는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div> <div><br></div> <div>다만 이번에는 직접 담판을 짓는게 아니라, "복수" 를 하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워낙에 덕망이 있던 P의 제안이었고, 다들 문지기에 대해 울분이 쌓여 있었기에 기숙사에 사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P를 돕기로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물론 나도.</div> <div><br></div> <div>그렇다고는 해도 내가 들은 거라곤 [내일 저녁, 기숙사 지하실로 좀 와줘.] 라는 말 뿐이었지만.</div> <div><br></div> <div>다음날, 나는 P의 말을 따라 기숙사 지하실로 향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지하실은 작은 홀이었는데, 그날따라 왠지 불은 다 끄고 벽 구석에 있는 촛대에 양초가 불타고 있을 뿐이었다.</div> <div><br></div> <div>홀 안에는 이미 상당수의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div> <div><br></div> <div>다들 검은 로브 같은 걸 둘러쓰고, 검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지하니까 당연히 밖에서 빛도 들어오지 않는다.</div> <div><br></div> <div>어슴푸레한 방에 가득한 검은 인간들은 보기만 해도 위압감이 느껴져 나는 조금 기죽었다.</div> <div><br></div> <div>검은 로브를 쓴 사람 중 한명이 내게 다가와, 같은 로브와 마스크를 건네줬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자세히 보니 P였다.</div> <div><br></div> <div>[그걸 쓰고 기다리고 있으면 돼. 주변에 있는 녀석들이 뭐라고 외치면 그걸 따라서 외쳐줘.]</div> <div><br></div> <div>하지만 나는 너무 무서워서 방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홀에 모인 건 기숙사생 중 절반 정도였다.</div> <div><br></div> <div>모두가 사라지면 문지기가 이상하게 여길테니, 나머지 녀석들은 평소처럼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듯 했다.</div> <div><br></div> <div>나도 그쪽 역할을 맡았으면 좋았을텐데 싶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한동안 기다리고 있자, 위에서 누군가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렸다.</div> <div><br></div> <div>몹시 천천히, 가능한 한 소리를 내지를 않으려는 듯.</div> <div><br></div> <div>마치 무언가를 경계하고 있는 것 같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문득 주변을 보니, P랑 다른 한 명이 계단 바로 옆벽에 붙어 낌새를 살피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발소리가 가까워지자 그대로 손을 뻗어 내려온 사람을 잡았다.</div> <div><br></div> <div>문지기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문지기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파악이 안 된 듯, 제대로 저항도 못하고 홀 한가운데까지 끌려왔다.</div> <div><br></div> <div>나는 그제야 홀 한가운데 도끼가 놓여져 있는 게 보였다.</div> <div><br></div> <div>평소에는 난로에 넣을 땔감 팰 때 쓰는 놈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걸 보자 문지기는 얼굴이 새파래졌다.</div> <div><br></div> <div>나도 마찬가지였다.</div> <div><br></div> <div>이 녀석들 문지기를 죽이려는거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한 거 아냐?</div> <div><br></div> <div>방으로 돌아가 경찰에 신고해야하나 싶었지만, 주변에 검은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가득하니 그럴 수도 없었다.</div> <div><br></div> <div>나 역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내심 겁에 질려 울 것 같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는 사이 P가 마스크를 벗고 문지기 앞에 서서 말했다.</div> <div><br></div> <div>[도둑이 아니라서 다행이겠군.]</div> <div><br></div> <div>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패거리 중 한명이 [지하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데요. 도둑이 든 게 아닐까요?] 라고 말해 문지기를 꾀어냈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계단을 내려올 때 그가 잔뜩 경계하고 있던 건 그 때문이었겠지.</div> <div><br></div> <div>P는 문지기를 향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겁에 질려 있던 내 귀에는 잘 들리지가 않았다.</div> <div><br></div> <div>간신히 [네놈의 악랄한 정신에 벌을!] 이라던가, [청년의 앞날을 끊은 죄값을 치뤄라!] 라는 둥 거창한 소리를 해대고 있었던 건 기억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지막에 외친 [참수로 단죄하리라!] 라는 말만큼은 왠지 제대로 들려왔다.</div> <div><br></div> <div>P는 문지기의 눈을 가는 천으로 가리고, 어깨를 눌러 땅에 무릎꿇렸다.</div> <div><br></div> <div>문지기는 비지땀을 줄줄 흘리며 벌벌 떨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머릿속이 새하얬다.</div> <div><br></div> <div>그 순간, P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냈다.</div> <div><br></div> <div>도끼가 아니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는 손수건을 삼각으로 접어, 양끝을 잡고 문지기의 목에 살그머니 갖다댔다.</div> <div><br></div> <div>문지기는 무릎꿇은 채 뛰어올랐다.</div> <div><br></div> <div>그제야 나는 알아차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P는 문지기를 죽일 작정이 아니었다는 걸.</div> <div><br></div> <div>눈을 가린 문지기는 완전히 손수건을 도끼라고 믿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게 목에 다가오면 진짜로 목이 잘려나간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자세히 보니 P 옆에서 다른 녀석이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문지기에게 평생 창피를 줄만한 모습을 남겨 주려는 게 P의 복수였던 것이다.</div> <div><br></div> <div>그제야 모든 걸 이해한 나는 겨우 긴장을 풀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정신을 차리고 보니 P는 잔뜩 웃음을 머금고 손수건을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고, 옆에 있는 녀석들도 소리를 죽이며 웃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뭐, 어느 나라던 대학생이 생각하는 건 고작 이 정도 장난일테니.</div> <div><br></div> <div>[그에게 천벌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P가 그렇게 외치자, 모두가 [천벌을!] 이라며 따라 외쳤다.</div> <div><br></div> <div>나도 말이지.</div> <div><br></div> <div>P는 그대로 손수건을 내려 문지기의 목에 대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문지기는 [으노화!] 하고 이상한 소리를 지르며 옆으로 넘어졌다.</div> <div><br></div> <div>패닉에 빠진 것인지 그대로 물고기처럼 몸이 이리저리 튀어오른다.</div> <div><br></div> <div>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리는 다같이 웃어제꼈다.</div> <div><br></div> <div>한바탕 웃은 후, P는 문지기의 눈을 가린 천을 벗겨주려 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문지기는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 벌벌 떨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뿐 아니라, 몸을 잔뜩 말았다 다시 쫙 펴는 등, 이상한 움직임을 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걱정이 된 것인지, P가 문지기의 어깨를 잡은 순간.</div> <div><br></div> <div>[으제에에에에르르르르르우우우우!!!!] 하는 외침과 함께 문지기의 움직임이 멎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입에서는 침과 거품이 줄줄 흘러내렸다.</div> <div><br></div> <div>단번에 지하실은 정적에 잠겼다.</div> <div><br></div> <div>누가 봐도 분명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문지기는 죽어있었다.</div> <div><br></div> <div>아마 지나친 긴장 때문에 심장발작이라도 일어난 거겠지.</div> <div><br></div> <div>곧바로 응급처치를 했더라면 어떻게든 살아났을지도 모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고작해야 스물서넛의 애송이들이다.</div> <div><br></div> <div>우리는 아무것도 못하고 그저 우뚝 서서 그를 바라봤을 뿐이었다.</div> <div><br></div> <div>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이 사건이 대학에 발각되면 다들 퇴학당하겠지, 하고 멍하니 생각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아마 다들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어떻게 해야 그런 사태를 피할 수 있을 것인지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 녀석 묻어버리자.]</div> <div><br></div> <div>정적을 깨고, P가 입을 열었다.</div> <div><br></div> <div>우리는 아무 말도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다들 P의 의견에 찬성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했다.</div> <div><br></div> <div>여기서 일어난 일은 우리 밖에 모른다.</div> <div><br></div> <div>모른 척 입다물고 있으면 문지기가 실종되고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닌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침 지하실은 땅을 파고 벽돌로 벽을 세운 것 뿐이라, 바닥은 흙바닥인 채였다.</div> <div><br></div> <div>벽돌이 무너진 벽 아래 구멍을 파고, 문지기를 뉘였다.</div> <div><br></div> <div>아직 죽고 시간이 그리 지나지 않았기에, 몸은 부드러웠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눈은 천으로 가린 채였다.</div> <div><br></div> <div>흙을 덮고, 그 위에 벽돌을 적당히 쌓아 그럴싸한 모양새로 만들었다.</div> <div><br></div> <div>지상으로 올라가자 방에 있던 녀석들이 몰려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는 문지기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을 궁금해했다.</div> <div><br></div> <div>P는 [문지기랑은 화해했어. 사정이 있어서 그 양반 한동안 기숙사에서 나가 있겠다고 하더라고.] 라며 대충 얼버무렸다.</div> <div><br></div> <div>다들 의심스러워하는 듯한 얼굴이었지만 잔뜩 굳어있는 우리들을 보자 아무 말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며칠 후, 대학에서도 문지기의 실종을 알아차렸고, 조사가 시작됐다.</div> <div><br></div> <div>경찰이 찾아와 기숙사 안을 조사하기도 했고, 학생들한테 탐문도 했지만 결국 문지기를 찾아내지는 못했다.</div> <div><br></div> <div>문지기는 행방불명 처리가 되었다고 들었지만, 그 이후에 어떻게 사건이 처리가 됐는지는 나도 모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마 경찰도 설마 지하실에 그가 묻혀있을거라곤 생각하지 못했겠지.</div> <div><br></div> <div>그로부터 며칠 뒤, P가 귀국했다.</div> <div><br></div> <div>그때까지 나와 P는 이전처럼 사이좋은 룸메이트로 평범한 나날을 보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 역시 평범하게 유학생활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왔다.</div> <div><br></div> <div>심령현상이나 가위눌림 한 번 없이, 아주 평온한 유학생활이었다.</div> <div><br></div> <div>지금으로부터 8년 전의 사건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제 와서는 그 문지기 사건은 내가 꿈을 꾼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div> <div><br></div> <div>그래, 바로 요전날까지는 그랬다.</div> <div><br></div> <div>노후화가 심해진 기숙사를 해체했는데, 지하에서 백골이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전해듣기 전까지는 말이야.</div> <div><br></div> <div></div><br><br>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989?category=348476"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989?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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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7/26 14:09:57  175.213.***.18  랑해  417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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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8/07/26 21:45:56  223.38.***.17  왜이러세요ㅠ  547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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