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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다공포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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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 : 18-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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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8388
    작성자 : 공포다공포
    추천 : 20
    조회수 : 1409
    IP : 121.125.***.62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8/05/03 22:46:53
    http://todayhumor.com/?panic_98388 모바일
    (스압주의)소원을 이루어주는 가게 -조각상-
    옵션
    • 창작글
     수이는 요즘 통 잠을 못이룬다. 요즘들어 집안에서 풍기는 이상한 냄새도 문제지만, 집을 나간 지 한달이 넘었건만 돌아오지 않는 남편에 대한 생각이 잠들수 없게 만드는 더 큰 문제였다. 이게 다 남편을 가만두지 않는 주위 계집년들 때문이다.
     ‘결혼한 것도 뻔히 알면서 유부남에게 대드는 정신나간 년들이 왜 이렇게 많은거야...’ 
     수이는 침대에 걸터앉아 입술을 물어뜯으며 생각했다. 사실 남편이 이렇게 들어오지 않은 건 자주 있는 일이었다. 조금만 낌새가 이상해도 수이는 남편에게 여자가 있는게 아니냐고 추궁했기 때문에 안싸우는 날은 이상한 날이 된지 오래다. 수이는 신혼 초를 생각했다. 남부럽지않게 행복했던 시절을... 
     남편은 직원을 10명 남짓 둔 작은 회사의 사장이다. 다만 출장이 잦은 일이었기에 며칠 씩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았지만 출장에 다녀오면 수이를 위한 선물을 꼭 사들고 오고 누구보다 수이에게 헌신하던 사람이었다. 둘 사이에 아쉬웠던 것은 아이가 없다는 것인데, 병원 검진결과 수이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많이 울었고, 남편의 미움을 받을까 두려웠지만 남편은 수이를 감싸안아주고 위로해주었다. 그런 남편이었기에 수이도 누구보다 남편을 의지하고 믿고 부족함없이 내조하리라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믿고 의지했던 남편이었는데...어느 날, 사단이 난 것이다.

     “수이야, 니 남편 출장갔다 안했나?”
     “응~그 이가 워낙 바쁘잖아”
     “그래?그럼 잘못본건가?니 남편 닮은 사람이 지금 내 앞에 있는데 여자랑 있거든?”
     “어...?”
     “아냐~내가 잘못봤나봐”
     “거기...어딘데?” 
     “여기 우리 집 근처 술집인데...”
     수이는 곧장 전화를 끊고 친구가 말한 그 술집에 갔다. 거기서 남편을 보았다. 멀리서 어렴풋하지만 남편임이 확실했다. 당장 가서 어떻게 된 일인지 따지고 싶었지만 수이는 침착했다. 먼 발치에 앉아서 둘을 지켜봤다. 친구의 말에 놀라 무작정 달려오긴 했지만 그저 출장이 일찍 끝났고 함께 한 여사원과 일 얘기를 하는 것이라 믿고싶었다. 내 남편이 추잡한 일 따위 하지않을 것이라 굳게 믿고있기 때문이었다. 이내 남편과 여자는 술집을 나섰고, 수이는 뒤를 밟았다. 남편과 여자가 한참 걷다가 들어간 건물에서 남편에 대한 수이의 신뢰는 무너졌다. 그곳은 모텔이었다.

     “여...여보...” 
     남편은 수이는 집에서 내조나 할 줄 알았지 이렇게 자신의 뒤를 밟을 줄 상상도 못했던 모양이다. 수이는 초점잃은 눈으로 전라의 남편과 여자를 보았다.
     “내...내가 다 설명할게...” 
     남편의 붙잡는 손을 슬며시 밀어내고 수이는 여자에게 다가갔다. 수이는 본 적있었다. 이 여자...몇달 전 남편이 새로 뽑았다던 여직원이었다. 이름이 지윤이랬던가...언젠가 집에 사원 전원을 초대한 적이 있었다. 남편의 회사 직원들은 전부 남자였는데 처음보는 젊은 아가씨에게 수이가 살갑게 말을 걸었었다. 갓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이라고 수줍게 웃으며 인사했었다. 그 순수한 미소에 세상 아무것도 모르는 쑥맥인 줄 알았는데 자기 회사 유부남 사장과 불륜이라니...대범한 짓거리와는 대조되게 지윤은 수이가 다가서자 이불을 몸에 말고 덜덜 떨고있었다. 수이는 이불을 걷어냈다. 
     그래...그렇구나...갓 솜털을 벗어낸 듯한 주름하나없는 탄력있는 피부결이 풋사과같은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수이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나이 사십을 바라보는 아줌마가 되었지만... 
     수이는 조용히 지윤의 손을 잡고 말했다. 
     “이 사람하고 이제 만나지말아요...그리고 회사도 그만둬주고요...내가 부탁할게요...” 
     당장에라도 머리채가 뽑힐 줄 알았던지 지윤은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너무도 차분한 대처에 남편도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이제 젊은 여자와 싸워서 이길 자신이 없던걸까...?아니면 고고한 사모님의 체통을 지키고 싶었던걸까...?아니 솔직하게는 지윤의 젊음이 부러웠고 더 솔직하게는 지윤과 싸울 때 남편이 지윤의 편을 든다면 무너져버릴 것 같았다.
     “나이도 먹을대로 먹은 사람이 교양없이 왜이래?!이 나이 되도록 애도 못가진게!!” 
     남편이 이렇게 외치는 날에는 정말 수이는 죽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렇게 된다면 죽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여러가지 복잡미묘한 생각들이 얽힌 그 날이 지나고 지윤은 약속대로 고분고분하게 회사를 그만두었고 남편은 무릎꿇고 싹싹 빌었다. 예전보다 수이에게 더 잘해주었고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수이 마음속의 깊은 상처는 치유되지않았다. 그 날 이후 수이는 의부증을 앓는 사람처럼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을 의심했다. 본인이 잘못한 게 있어 그렇다고 이해하던 남편이었지만 결국에는 지쳐버린 것이다.
     “제발 그만해!이럴거면 그 때 이혼하자하지 그랬어!나도 충분히 노력했어!더 이상 나보고 어떡하란말이야!” 싸우고 삼, 사일정도 집을 나가는 건 흔한 일이었지만 이 말을 남긴 그 날부로 남편은 아예 사라져버렸다. 회사에도 출근하지않았고 어느 누구도 남편의 행방을 알지못했다. 

     수이는 가만히 무언가 바라보았다. 수이가 보고있는 것은 기묘한 조각상이었다. 얼핏 늑대같기도...혹은 그냥 알 수없는 괴물같기도 한 조각상...저 조각상을 가져온 가게는 ‘That would grant store’라는 통나무로 된 구식 가게였다. 소원을 이루어주는 가게...집 근처 골목에서 한번도 본 적없는 주위 풍경과 이질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건물 모습에 묘하게 끌려 들어갔었다. 가게에는 온통 검은 정장에 하얀 은발, 하얀 피부, 붉은 눈동자를 지닌 사람이 주인인 듯 수이를 반겨주었다.
     ‘코스프레라도 하고있는건가...?’
     수이는 그냥 그렇게 생각했다. 건물이 특이하니 주인도 분위기에 맞춰 꾸미고 있는 것이리라...
     “저희 가게 물건들은 손님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특별한 물건들이 있답니다. 혹시 이루고싶은 소원이 있으신가요?”
     주인이 생긋 웃으며 말했다. 소원이라...소원을 이루어준다면야 억만금이라도 못주겠나...단지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위안이라도 얻어볼까하고 생각했다.
     “제 근심을 덜어줄 제 마음을 편하게 해줄 물건이 있을까요?”
     “아~근심거리가 많으시구나?그럼 근심거리를 없.애.주는 물건이면 될까요?”
     “그냥 제 마음만 편하게 해주면 되는데...뭐 아예 없애준다면 더 좋겠죠...?”
     “아~알겠습니다~그런 거라면 이 물건이 좋겠네요” 
     주인이 웃으며 건네준 물건은 참으로 흉측한 조각상이었다. 수이는 인상을 쓰며 말했다.
     “근심인형처럼 귀여울 줄 알았는데...여긴 무슨 오컬트 가게인가보죠?” 
     “겉모양으로 판단하지 마세요~효과는 확실합니다!다만 이 조각상 절대 부서지면 안됩니다. 절대 부서지지않게 조심하세요” 
     주인이 신신당부를 하는동안 수이는 잠시 고민했다. 기분전환 삼아 사기엔 모양이 너무 별로였지만 조각상이 풍기는 기묘한 기운에 수이는 그 물건을 사기로 결심했다. 
     “좋아요...얼마죠?” 
     수이가 지갑을 꺼내자 주인은 지갑을 도로 밀어넣고 고개를 저었다.
     “당장은 값을 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효과를 보면 그 때 제가 친히 받으러가지요” 
     타오르는 듯한 붉은 눈을 빛내며 주인은 미소지었다.

     잠에서 깨어난 듯 일어나보니 어느 순간 구석에 조각상이 자리잡고 있었다. 꿈을 꾼건지 정말 본인이 가져온건지 확실치않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정말 실제하니 그냥 가져온 것이라 맘대로 생각해버렸다. 저 조각상을 가져온 후 남편과 관계되어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웠던 여성들이 연달아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우연이라치기엔 놀라운 일이었다. 근심거리를 없애준다는 건 이런 뜻이었나...덕분에 남편은 용의자로 오해를 사 경찰서를 자주 불려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고를 반복하게 되었다. 남편의 소문이 점차 이상하게 퍼지기 시작했고 소문이 나쁘자 남편의 회사사정도 점차 어렵게 되었다. 그 후 안그래도 수이의 의부증 때문에 자주 다투던 부부는 남편의 신경쇠약으로 더욱 크게 자주 싸움이 되었다. 그리고 그 날...
     “제발 그만해!이럴거면 그 때 이혼하자하지 그랬어!나도 충분히 노력했어!더 이상 나보고 어떡하란말이야!” 
     남편이 이 말을 내뱉은 날...그 날 수이는 남편에게 정말 화가났다. 내 잘못이 아냐!!!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그리고 잠시 기억을 잃은 것 같다. 그리고 남편은 돌아오지않고, 지금 이 모양이다.  
     
     수이는 화가 났다. 근심거리를 없애준다며?근데 근심거리가 더 생겼잖아!이런 망할 조각상! 수이는 벌떡 일어나 조각상을 들어 내팽개쳐버렸다. 조각상은 와장창하며 부서졌다. 그리고 그가 스르륵하고 안개처럼 갑자기 나타났다. 소원을 이루어주는 가게 주인...수이는 이 사람이 지금 어떻게 집안에 들어와있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부서진 조각상을 손으로 툭툭 건들며 아쉬운 표정으로 중얼댔다. 
     “절대 부서지면 안됀다고 했는데...제 말 잊으셨나봐요?”
     “당신 지금...!여기 어떻게?우리 집은 어떻게 알고!!”
     “그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사모님...이 조각상 충분히 값을 하고있었을텐데요?”
     주인이 수이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 붉은 눈에 살기가 어려있는 것 같아 수이는 급히 고개를 돌렸다.
     “값을 하긴 무슨...!남편이 여태 돌아오질 않아!회사에도 없고...근심거리를 없애준다더니 오히려 만들고 있잖아!그걸 집에 들인 이후 오히려 집안 분위기가 더 망쳐졌다고!!” 
     수이의 말에 주인은 빙긋 웃었다. 아니 웃었달까...그의 입이 귀에 걸릴 듯 찢어져라 벌어져있었다. 
     “무슨 말씀을 사모님~남편분은 처음부터 쭈욱 집에 계셨는걸요?” 
     집에 남편이 있다?영문모를 말에 수이는 어리둥절했다. 한달이 넘도록 소식없는 남편이 집에 있다니...? 수이의 표정을 보고 주인은 이내 미소를 거두고 한 쪽을 가리켰다. 주인이 가리키는 곳은 지하실로 들어가는 문이었다. 남편이 서재로 꾸며 이용하는 공간이었다. 남편이 한달넘게 저 안에...?집을 나간게 아냐? 천천히 지하실 문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이상한 냄새가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욱 짙어지는 것을 느꼈다. 대체 왜?남편은 한달넘게 지하실에 있는거며 이 악취는 대체...불안한 마음을 한움큼 담아 수이는 조심스레 그 문을 열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수이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뒹굴었다. 지하실 계단에는 이리저리 살점이 뜯겨나가 있는 시체가 내던져져있었다. 이미 부패한 지 오래되었지만 수이는 남편임을 단박에 알아봤다. 수이와 다툰 그 날 그대로의 차림이었다. 눈물이 흘렀다. 불륜현장을 목격한 뒤로 수도 없이 다퉈온 남편이었지만 단 한순간도 사랑하지않은 적은 없었다. 수이는 지하실로 엉금엉금 기어가 남편의 시신을 끌어안고 오열했다. 이게 어떻게...?왜 이런 곳에서 처참한 몰골로 있는 것인가?가게주인은 어떻게 알고 있던거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수이는 주인의 멱살을 잡았다.
     “너야?!내 남편을 저렇게 만든게 너냐고!!!” 
     수이가 악을 쓰며 소리쳤지만 주인은 표정하나 없이 말했다. 
     “사모님이시잖아요?남편을 저렇게 만든건” 
     주인의 말에 수이는 넋을 잃었다. 그리고 어떤 영상들이 수이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남편과 관계된 모든 여자들...짐승같은 팔이 여자들을 찢고 뜯고 뭉갰다. 그리고 그 날...남편과 마지막으로 다툰 날...남편은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찢고 뜯어졌다. 그리고 그 짐승같은 팔은.....

     수이의 것이었다.

     “아냐!!!!!!내가 아냐!!!!이런 걸 바란게 아냐!!!!” 
     수이는 머리를 감싸쥐며 무너졌다. 지금까지 실종된 여자들...남편...아아...단지 화가 났을 뿐인데...어째서... 
     수이가 바닥을 뒹굴며 통곡을 하는 모양을 보고 주인은 냉소적으로 말했다.
     “이런 걸 바란게 아니긴요~사모님~정신차리세요~이 녀석은 말이죠~이 조각상...사모님이 정말 죽이고싶다는 생각이 없다면 움직이지않아요” 
     주인의 말을 듣자 수이는 움찔하고 멈췄다. 울지도 않고 엎드려져 있는채로 가만히 있었다.
     ‘내가?죽이고싶었을까?남편을?’ 
     절대 그럴 생각 없었다고 왜 부정할 수 없는지 수이는 헛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 꼴을 가만히 보고 있던 주인은 말했다.
     “이제 그만 갑시다~값을 치러야지~조각상은 자기 방식대로 소원을 들어준 것 뿐이야. 분명히 근심거리를 없.애.고 싶다고 사모님께서 그랬잖아?” 
     주인은 타오르는 듯한 붉은 눈을 반짝이며 이어서 말했다.
     “악마랑 손잡고 가면 천국도 지옥도 없다?그냥 사라지는거야~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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