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전화로는 너무 긴 이야기라 따로 만나자고 하더라. 그 형이.</p> <p>그래서 우리 동네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어. </p> <p>우리동네에서 만난 후에 근처 술집에 들어갈려고 했는데 역시 아침이라 그런지 (내가 아침에 퇴근하니까) 술집이 문을 안열더라고</p> <p>그래서 그냥 근처 감자탕 집 가서 </p> <p>소주 한병에 감자탕 소 짜리 하나 시키고 먹기 시작했어.</p> <p>한 몇분 쯤 아무말 없이 서로 먹다가</p> <p>그 형이 결국엔 입을 열더라.</p> <p>이 밑에는 그 형이 말해준 이야기를 그냥 내가 이해하기 쉽게 써논거야.</p> <p><br> .</p> <p>.</p> <p>.</p> <p> </p> <p>내가 병원에서 일하기 1년전쯤인가 한 남자 할아버지가 우리 병원에 입원을 했데</p> <p>왜 입원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래도 그 형이 근무가 아닐때에 그 할아버지가 입원했겠지.)</p> <p>하여간 병원에 오래 입원해 있었나봐.</p> <p>보통 보험금을 노린 환자들은 일부로 병원에 오래 입원해 있을려고 하지만 </p> <p>그런 목적이 아닌 사람들은 되도록이면 빨리 병원에서 나갈려고 하거든 </p> <p>불편하니까. </p> <p>근데 그 할아버지는 보험금을 타려는 그런 목적도 아니였고</p> <p>그냥 매번 병원비를 밀리지 않고 꼬박꼬박 냈었데.</p> <p>원래 장기 입원환자들을 검색(?)해서 우리가 퇴원 하라고 그렇게 유도하거든.</p> <p>그리고 장기 입원환자들은 가끔가다 이때까지 진료했던 입원비나 진료비를 안내고 한밤중에 몰래 도망가는 일도 생각 보다 많아서</p> <p>중간계산이란걸 해.</p> <p>역시 그 할아버지도 장기입원환자니까 중간계산을 했지.</p> <p>근데 중간계산을 할때마다 꼬박꼬박 밀리지 않고 잘 내니까</p> <p>우리 병원이야 굳이 할아버지를 퇴원할 필요는 없잖아. 돈을 잘 주는데. 딱히 말썽도 안부리고.</p> <p>거기다가 할아버지가 입원한 그 병동은 특실이야. 1인실이라고 엄청 좋은 시설에 혼자쓰는 병실이지만 </p> <p>조낸 비싸다는 장점이 있지.</p> <p>그래서 웬만한 돈 많은 사람이 아니면 특실을 잘 안쓰는데</p> <p>그 할아버지가 그 특실을 쓰니까 병원측이야 얼씨구나 좋고 하지.</p> <p>근데 어느날 부터 이 할아버지한테 이상한 소문이 돌았데. </p> <p>이 할아버지를 보러 아무도 면회를 안온다는거야.</p> <p>보통 가족분들은 면회오잖아.</p> <p>근데 아무도 안오는거야. </p> <p>그래서 그 형이 한번 그 할아버지에 대해서 조회를 해봤데 (병원 컴퓨터에 다 기록이 되어있으니까)</p> <p>근데 그 할아버지 보호자 란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더레.</p> <p>아내도, 아들도, 딸도 할아버지 보호자는 아무도 없었나봐.</p> <p>그 형이 정말 이 할아버지에게 면회를 온 사람이 아무도 없나 궁금해서 그 날 이후로 (조회를 한 이후) 병원에 면회 온 사람들을 하나하나 </p> <p>체크하기 시작했데. </p> <p>뭐, 그 많은 면회하러 온 사람들을 하나하나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p> <p>그래도 그 형이 체크했을때마다 할아버지한테 면회오는 사람은 전혀 없었데.</p> <p>또 그 할아버지는 그 특실에서 절대로 나오지 않았데.</p> <p>심지어 밥 먹으로도 나오지 않았데.</p> <p>식사는 항상 병동 간호사 분들께 부탁해서 (그것도 전화로) 그 특실 문 앞에다가 내려달라고 말했데.</p> <p>물론 다른 환자들에게는 그렇게 안해주지만 그 할아버지는 우리 병원의 VIP (이렇게 하니까 웃기네) 잖아. 특실도 쓰고 진료비도 꼬박꼬박 내고.</p> <p>그러니까 우리는 그 할아버지가 해달라는 것은 왠만하면 다 해주라는 간부님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p> <p>간호사분들도 그 할아버지에게 항상 밥 달라고 전화가 올때마다 특실 문앞에 식사를 갖다 놓았데.</p> <p>그러면 잠시 뒤에 문이 살짝 열리더니 뼈만 앙상한 손이 튀어나오고 그 식사를 안으로 가져간다는거야.</p> <p>그리고 문을 닫아버리고</p> <p>잠시 뒤에는 다시 문이 열리더니 다 먹은 식사를 문 밖으로 빼고.</p> <p>그런다음 간호사들한테 전화를 한데 (병동 간호사실이겠지) 밥 다 먹었으니까 가져가라고.</p> <p>정말 기괴하지 않아?</p> <p>전화기로 들려오는 목소리를 그냥 좀 어둠 침침하면서도 카랑카랑했데.</p> <p>날카로운 목소리라고 해야되나.</p> <p>어쨌든, 더 이상한 것은</p> <p>그 특실에서 절대 안나온다는거야. 밥이야 간호사들이 가져다 주면 되는거지만 사람이 바람 한번쯤 쐬러 밖으로 나올 수도 있잖아.</p> <p>근데 절대 안나온다는거야. </p> <p>화장실도 그 방 안에 있으니까 용변도 다 해결이 되고. </p> <p>병동 간호사들이 한번 정말로 특실에서 한번도 안나오나 내기를 했었데.</p> <p>근데 정말로 단 한번도 안나왔데. </p> <p>물론 간호사들이 바쁠때도 있으니까 그 특실을 계속 주시를 못할때도 많지만 적어도, 병동 간호사들이 주시하고 있었을때는 </p> <p>나오는 장면을 전혀 보지 못했데.</p> <p>대신 가끔씩 수액주사 같은걸 놔주러 간호사들이 그 할아버지가 있는 특실에 들어갈때가 있었는데</p> <p>들어갈때마다 창문에 커튼을 다 쳐놔서 완전 깜깜했데.</p> <p>그래서 팔에다가 주사를 놀때 할아버지 얼굴을 보려 해도 </p> <p>너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데. </p> <p>정말 기괴한거지. </p> <p>진료비 같은거는 어떻게 내냐.</p> <p>그건 신기하게도 진료비 내라고 우리가 그 병실에 전화를 할때면 </p> <p>그 다음날 바로 우리병원 전용계좌에 돈이 들어와 있는거야.</p> <p>영수증 같은거 필요하시냐고 물어보면 필요 없다고 하고.</p> <p>뭐. 그 할아버지에 대한 궁금증은 날로 커져가지만 딱히 그 궁금증을 밝히려 할 필요도 없었고, 어자피 말썽도 안부리고</p> <p>진료비도 착실히 내고 하니까, 그 할아버지 한테 불편한 점도 없고.</p> <p>그냥 궁금증만 갖고 모두들 생활하고 있었지.</p> <p>그러던 어느 날.</p> <p>우연히 그 형이 그 할아버지가 있는 특실에 들어가는 일이 생겼데.</p> <p>사실 특실에 들어가는 이유는 그 형이 만들어 낸거레.</p> <p>그 할아버지가 너무 궁금하니까 어떻게 생겼나 좀 볼려고 커튼을 교체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그 특실에 계신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하고</p> <p>그 병실에 올라갔데.</p> <p>할아버지는 커텐 교체하는걸 허락했는데 대신 빛이 안들어오는 밤에 오레.</p> <p>그리고 그 날 밤 커튼을 들고 그 특실 안으로 들어갔데.</p> <p>밤인데다가 그 특실은 이상하게 더 어두웠데 분위기가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p> <p>어쨌든 그 할아버지가 침대위에 앉아 있는데</p> <p>이불을 꽁꽁 싸매고 있더레</p> <p>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고 커튼좀 갈겠습니다. 라고 말 한 후 커튼을 걷어냈데</p> <p>근데 커텐을 걷어냈는데 하필이면 저 멀리서 그 네온사인 같은거 있짢아.</p> <p>모텔 간판이나 뭐.. 술집 간판, 음식점 간판의 네온 사인 같은거 그게 유리창에 살짝 비쳤데.</p> <p>근데 그것을 본 할아버지가 (사실 봤는지도 그 형은 모르겠데) </p> <p>"아아아아아아아악!!!!!!!"</p> <p>하면서 비명을 질렀다는거야.</p> <p>졸래 깜짝 놀란 그 형이 깜짝 놀라면서 할아버지 왜 그러시냐고 다가가니까</p> <p>"아아아아악!!"</p> <p>진짜 완전 크게 ,죽을 사람처럼 소리지르면서 네온사인이 안보이게 고개를 반대편으로 휙 돌리면서 소리치더레</p> <p>"빨리!!!!!! 빨리!!!!!!"</p> <p>가뜩이나 카랑카랑 한 목소리에 날카로운 목소리니까 소름이 끼쳤다는거야 형이.</p> <p>솔직히 그 네온사인도 그렇게 밝은것도 아니였데. </p> <p>병원이랑 네온사인이랑 좀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빛이 안으로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는데 그 네온사인만 보고 저렇게 기겁(?)을 했다는거야.</p> <p>어쨌든 할아버지가 쉬지 않고 계속 비명을 질러데니까</p> <p>그 형은 괜히 쫄아가지고 빨리 커텐을 달았데.</p> <p>커텐을 다 달고 다시 완전한 어둠이 되자 그제서야 그 할아버지가 비명소리를 멈췄데.</p> <p>그랬더니 나가라는 거야. 그 형한테.</p> <p>괜히 그 형은 죄송합니다. 라고 인사를 하고 나왔데. </p> <p>그 후 아무일도 없다가 </p> <p>(그 형도 괜히 저 할아버지가 궁금하다고 엮이느니 그냥 무시하기로 맘 먹었데. 미틴사람인줄 알았데)</p> <p>어느 날 갑자기 그 할아버지가 계신 특실에서 전화가 왔데.</p> <p>"네 원무과 입니다."</p> <p>원무과 전화기엔 걸려온 전화번호가 다 뜨니까 누군지는 다 알지. </p> <p>그 할아버지가 갑자기 뜬금없이 말했데.</p> <p>"오늘이야."</p> <p>"네?"</p> <p>"오늘이야."</p> <p>그 형은 갑자기 전화와가지곤 (그 형이 근무할때는 그 할아버지가 먼저 원무과로 전화거는 일이 전혀 없었다고 하더라고) 오늘이야 하니까</p> <p>당황했데.</p> <p>"할아버지 뭐가 오늘이에요?"</p> <p>형이 물어봤데.</p> <p>그러니까 그 할아버지가 </p> <p>"으흐흐흐흐흐"</p> <p>하면서 기분나쁘게 웃더라는거야. </p> <p>그 웃음소리를 들으니까 등골이 오싹해졌데. </p> <p>다시한번 물어봤데.</p> <p>"할아버지 뭐가 오늘이에요? 오늘 무슨 일 있으세요?"</p> <p>그러니까 그 할아버지가 전화를 딱 끊더라는거야.</p> <p>어이가 없었지.</p> <p>그래서 그 형이 특실로 전화를 했데.</p> <p>근데 안받는거야.</p> <p>그래서 그냥 진짜 미틴놈이구나 하고 그냥 생 무시를 했데.</p> <p>그리고 이틀 뒨가. </p> <p>그 형이 근무 서는데 (이때까지 말 안했네 그 형도 야간당직업무임, 밤에만 일함)</p> <p>그 할아버지가 있는 간호사 병동에서 전화가 왔데.</p> <p>할아버지가 자살을 했데.</p> <p>그 형이 어이가 없거 어안이 벙벙해서 일단 그 할아버지가 있는 특실로 올라가서 확인해 보니까</p> <p>할아버지가 자기가 덮던 목포로 목을 메단거야. </p> <p>그 형도 조낸 깜짝놀랐데. 완전 기절하는줄 알았데. </p> <p>사람의 시체를 생전 처음본거라 그것도 목메단 자살한 시체를.</p> <p>혀가 조낸 길게 나왔고 눈은 완전이 튀어나올것처럼 나와있고 목이 줄에 매달려 있는데 목뼈가 부셔졌는지 뭐 길게 빠졌는지 모르겠는데.</p> <p>기형적으로 목이 조낸 길어가지고 진짜 완전 고어급 좀비 영화에서 나올만한 영상(?) 이었데.</p> <p>완전 얼이 빠져가지고 멍해 있는데 옆에 있는 간호사가 막 그 형 재촉해가지고 대충 정신을 차리고 112에 신고를 했데.</p> <p>그 날 이후 </p> <p>뭐 빠르게 정리 됬지. 장례시장으로 일단 할아버지 옮겨 드리고 그 이후에 일어난 일은 그 형이 맡는 소관이 아니라서 어떻게 됬는지는 잘 모르겠데.</p> <p>근데 과장님이 그 형한테 말해줬는데 </p> <p>자살했던 시기가 바로</p> <p>그 형한테 </p> <p>"오늘이야" 라고 말했던 날이었데. </p> <p>자살한 정확한 시간은 모르지만 적어도 그 형한테 전화를 하고 난 후 자살을 했단 소리잖아.</p> <p>그래서 그 형은 엄청 무섭고 오싹했데.</p> <p>근데 그 일이 지난 후 4달뒨가. </p> <p>원무과 데스크에 있는 CCTV 모니터를 우연히 봤는데 </p> <p>내가 봤던 그 영상 처럼 내가 봤던 그 자리에 어떤 남자가 계속 몸을 앞뒤로 흔들고 있는 영상을 봤다는거야.</p> <p>갑자기 그 할아버지가 생각나더레.</p> <p>물론 그 영상속의 남자가 할아버지라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p> <p>괜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거야. </p> <p>얼마나 무섭겠어. </p> <p>처음엔 아닐꺼라고 무시했는데 매일 같은 시간에 (나랑 똑같은 시간이야 새벽 1시 45분부터 4시 45분)</p> <p>그 남자가 똑같은 짓을 하니까 혼자 새벽에 근무 서기도 무섭고</p> <p>결국은 과장님꼐 말했데 CCTV 보시라고 </p> <p>그래서 녹화된 부분을 틀어줬는데 과장님 앞에서..</p> <p>그 부분이 나처럼 아예 삭제가 됬데 삭제가 아니라 아예 켜지지가 않더레. 검은색 화면만으로 뜨고</p> <p>그 형은 진짜 너무 무서워서 </p> <p>다음날 사표를 내고 그냥 병원에 안나왔데.</p> <p>근데 내가 타이밍 좋게 그때 병원에 들어온거야.</p> <p>그래서 과장님이 아무리 무서워도 할건 해야지 않겠냐 (좀 웃긴데) 라면서 설득해가지고</p> <p>그 형이 나한테 업무같은거 다 알려주고 </p> <p>바로 2주뒤에 그만둬버리더라. </p> <p>----------</p> <p><br>여기까지가 그 형 이야기였어. </p> <p>나는 궁금해서 소주 한잔 마시면서 형한테 물어봤지.</p> <p>"형. 그럼 그 할아버지에 대한거 뭐, 아무거나 몰라요?"</p> <p>"몰라. 어떤새끼인지도 모르겠고, 더이상 관심 두기도 싫다. 가끔가다 그 목메단 시체 악몽 꾸는데 존나 무섭다. 아직도.."</p> <p>그리고 그 형하고 30분쯤 더 이야기 하다가 헤어졌어.</p> <p> </p> <p>집으로 가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까</p> <p>내가 본 영상이 그 할아버지 라고 나 역시 장담할순 없지만</p> <p>그 할아버지의 자살한 모습. </p> <p>그 형의 표현대로라면 혀가 길게 나와있고 눈이 튀어나올것처럼 나와있는 그 모습이 </p> <p>내가 본 영상.</p> <p>그 갑자기 얼굴이 확대되면서 본 그 얼굴하고 비슷하다는 느낌이 드는거야.</p> <p>갑자기 소름이 확 돋더라고</p> <p>그리고 나도 그 형한테 얘기를 듣고 난 후</p> <p>무서워서 2주뒤에 그만 뒀어. </p> <p>뭐..</p> <p>모르겠어. 그 영상속의 남자가 귀신이었는지 뭐였는지.</p> <p>그리고 그 할아버지가 누구였는지.</p> <p>그냥 미틴할아버지 였을지도 모르지.</p> <p>어쩌면 모든 이 일의 모든 시작은 그 할아버지 였을지도 모르지만 또한 아닐 수도 있잖아.</p> <p>모든게 미스테리더라고. 풀리는게 하나도 없고</p> <p>그 할아버지에 대한 정보가 아무것도 없고</p> <p>그 영상속의 남자에 대한 정보도 아무것도 없고.</p> <p>모르겠어.</p> <p>어쨌든, 진짜 소름돋는 경험을 했었어 나는.</p> <p>그리고 가끔씩 그 얼굴이 밤에 혼자 걸어갈때마다 생각나는데 아직도 소름이 돋더라고...</p> <div class="autosourcing-stub"><br></div> <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