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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4527
    작성자 : Dementist
    추천 : 44
    조회수 : 2620
    IP : 118.223.***.58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7/08/01 09:59:06
    http://todayhumor.com/?panic_94527 모바일
    [2CH레전드] 중년여자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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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머릿 속이 하얘졌다.
    【많이 컸네 ?】
    저 사람은 내 과거를 알고 있다 ??
    저 사람은 누구 ?
    저 사람이『중년 여자』?
    저 사람, 역시......
    『중년 여자』였다 !!
    그 여자는 작업을 멈추고 고무장갑을 벗으며 나에게 다가온다.
    그 표정은 웃고 있었다.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 거지 ??
    분명히, 지금 나는 공포에 질린 얼굴을 하고 있겠지...
    여자는 내 눈 앞에까지 걸어와서는
    『몰라보게 컸네... 몇 살이야 ? 고등학생인가 ?』
    라고 묻기 시작했다.
    나는『그 여자』의 발언에 대한 의미를 알 수 없었다.
    뭐야 ?
    날 모자란 취급 하는 건가 ?
    공포에 질린 날 바보 취급하는 건가 ?
    뭐지 ?
    내 반응을 즐기는 건가 ?
    내가 계속 묵묵히 듣고만 있자
    『친구도 많이 컸네.... 쥰군... 안타깝게도 다쳐서는.... 너도 조심해야 돼 !』
    라고 말했다.
    이젠 의미를 완전히 모르겠다.
    몇 년 전, 우리들에게 무슨 짓을 했는 지 벌써 잊어버린건가 ?
    우리들한테『공포의 트라우마』를 심어준 장본인이 말하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여자』는 계속해서 웃으며
    『또 한 명 더 있었지.... 그 애는 건강하니 ? 까만 애 있었잖아』
    !!
    진의 얘기다 !
    뭐야 이 녀석은 !
    마치 오랜만에 만난 예전 친구 같이...
    정상이 아니야.......
    일부러 저러는 건가 ?
    무언가 목적이 있어서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가 ?
    나는『중년 여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 하고, 여자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였다.
    【이 여자, 뭘 생각하고 있는 지 알고 있는 건가 ?】
    『그 때는 미안했어... 용서해줄래 ?』
    라고 중년 여자는 나에게 다가오며 말을 했다.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몰랐고, 조금씩 뒷걸음질 쳤다.
    『원래 같았으면... 좀 더 빨리 사과 했어야 하는 건데......』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이 여자, 진심으로 사죄하는 건가.......?
    아니면 무언가 꾸미고 있는 건가 ?
    『중년 여자』는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가까워졌다.
    『3명한테 제대로 사과할 생각이었어...... 정말이야.....』
    라고 말하면서 계속 다가온다 !
    이젠 숨이 느껴질만한 거리까지 가까워졌다.
    하지만『그 때』와는 달리, 내 키가 20센치 정도 컸으니 체격적으로도 내가 이기고 있다.
    그래서 나는『중년 여자』가 내 손가락이라도 건드리면 두들겨 패야지 !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중년 여자』는 나를 올려다 보는 식으로 내 눈을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 눈에서는『원망』, 『배신』, 『분노』가 느껴지지 않는다.
    똑바로 내 눈만 보고 있다.
    『그 때는 내가 어떻게 되서 나쁜 짓을 했지....』
    라고『중년 여자』는 계속해서 사죄를 했다.
    나는 그 곳의『긴장감』에 참지 못하고 그 곳을 뛰쳐 나왔다.
    달리는 도중에도『만약에    쫒아 오면.......』이라는 생각에 뒤를 돌아봤지만『중년 여자』의 모습은 없었고,
    내 모습은 어떻게 보면 맥이 빠져 있었다.

    뛰던 걸 멈추고 서서 생각했다.
    아까 그 말은 정말 진심으로 사과하고 있는 건가 ?
    나는 중년 여자를 믿을 수가 없었다.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뭐,『그 사건』이 있었으니까 당연한 것이지만.
    나는 조금 빠른 걸음으로 조금 전 병원 입구 쪽으로 돌아가 봤다.
    그 곳에는 다시 고무장갑을 끼고 대량의 쓰레기를 분별하는『중년 여자』가 있었다.
    저 녀석, 진짜로 뉘우친건가 ?
    필사적으로 작업하는 모습을 보니 예전의『중년 여자』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일단 그 날은 그렇게 집에 돌아갔다.
    나는 내 방 침대에 누워서 다시 생각했다.
    인간이 그 정도로 변할 수 있는 건가......?
    옛날에는 귀신 같은 모습으로 해피와 터치를 죽이고,
    나를, 진을, 쥰을    쫒아와서 방화까지 저지르려던 녀석이.......
    미안하다면서 마음 속으로 사죄할 수 있는 건가........
    아냐, 어쩌면【그 사건】을 계기로 내가 변해버린건가.......?
    남을 의심하고 타인을 못 믿는『차가운 사람』이 되어버린건가......?
    『중년 여자』의 사죄를 믿으면【그 사건】에 대한 정신적인 속박에서 해방되는 건가......?
    다시 한 번『중년 여자』를 만나서 직접 얘기해 볼 일이다.......
    나는『중년 여자』를 다시 한 번 만나는 일, 그리고 이번에는 도망가지 않기 ! 로 결심하고 잠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나는 아르바이트를 쉬고 병원으로 향했다.
    일단은 쥰의 병실에 가서 어제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그리고 오늘은『중년 여자』를 만나서 직접 이야기 해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쥰은 처음에『중년 여자』는 변하지 않았어 ! 라고 내 의견에 반대했지만,
    『이대로 평생 그 중년 여자한테 떨면서, 트라우마 안고 살아갈 거야 ?』라고 말하자,
    『........ 중년 여자를 만나서 이야기 한다면 나도 갈래......』
    라고 말했다.
    그 후 잠시동안 침묵히 흘렀다.
    시간은 흐르고, 면회시간 종료를 알리는 벨이 울림과 동시에
    『덜덜덜덜......』
    복도에서부터 쓰레기 운반수레 소리가 들려왔다.
    『........왔군.......』
    쥰이 중얼거렸다.
    나는 마른 침을 삼키고 문에 시선을 돌렸다.
    『덜덜덜.』
    수레 소리가 방 앞에서 멈췄다.
    방문이 열렸다.
    작업복 차림의『중년 여자』가 방안에 들어왔다.
    나와 쥰은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중년 여자』는 안쪽의 침대부터 순서대로 쓰레기를 걷기 시작했다.
    『수고하세요』
    환자들의 인사에 웃는 얼굴로 대답하는 중년 여자...........
    옛날의 그『중년 여자』와 동일인물이라고는 생각도 안 든다.
    그리고 드디어 중년 여자가 쓰레기를 걷으러 쥰의 침대로 다가왔다.
    『중년 여자』는 우리에게 눈을 마주치지 않고 가볍게 목을 숙이고는 쓰레기를 걷기 시작했다.
    나는 뭐라고 말을 걸어야 할 지 몰라 중년 여자의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었는데 쥰이
    『아줌마 ! 어쩔 생각이야 ?!』
    라고 화를 내며 말을 꺼냈다.
    중년 여자는 갑자기 작업을 멈추고는 허리를 숙인 그대로 정지해 있었다.
    쥰은 계속해서
    『당신 나 기억하지 ? 나한테는 사과도 없어 ?』
    나는 두근두근했다.
    쥰이 갑자기 화를 낼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중년 여자는 허리를 숙인 채로 『.......미안해.......』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쥰은 그런 대답에 놀랐는 지, 어안이 벙벙해져서 날 쳐다봤다.
    나는 『...... 아줌마, 진짜 반성하고 있는 거지 ?』 라고 물었다.
    그러자 중년 여자는 내 쪽을 향해
    『정말 미안합니다. 내가 그런 짓을 해서 쥰군... 이런 사고를 당해서.... 내가 그런 짓을 해서..... 정말 미안 !』
    나와 쥰은 조금 전보더 더욱 어안이 벙벙해졌다.
    우리가 지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나 ?
    그래서 내가
    『아니, 옛날에 강아지한테 심한 짓 하고, 우리 집에 와서... 그런 거 전부 합쳐서 !』
    라고 하자 중년 여자는,
    『정말 미안해요 ! 내가, 내가 그런 짓만 안 했어도....... 이런 사고는........ 미안 ! 정말 미안해 !』
    라며 울 것 같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그런 태도와 말을 듣고 있던 병실 안의 다른 환자들의 시선은 일제히 이 곳에 주목하고 있었다.
    조용해진 병실에는
    『미안해 ! 미안합니다 ! 정말 미안합니다 !』
    라고 중년 여자의 목소리만 울려퍼졌다.
    쥰은 조금 쑥쓰러워하며
    『뭐 됐어 ! 그리고 내가 사고난 거 당신이랑은 관계 없어 !』
    라고 말을 했다.
    중년 여자는 굽실굽실 머리를 숙이며 쥰의 침대의 쓰레기들을 걷고는 마지막으로,
    『미안합니다.......』
    라며 허둥지둥 병실을 나섰다.
    그 광경을 주변의 환자들이 보고 있어서 잠시동안 병실 안은 이상한 분위기가 흘렀다.
    쥰은『뭐야 ! 저 아줌마 ! 나는 그냥 사고난 것 뿐이라고. 대체 뭘 착각하고 있는 거야 !』 라고 말했다.
    나는『중년 여자』의 행동, 언동을 듣고 생각이 들었다.
    역시『중년 여자』는 좀 이상하다.
    아니, 사죄는 진심으로 하고 있는 것인가,
    저 녀석은 『저주를 거는 의식』을 사과하고 있었다.
    『저주』를 정말로 믿고 있는 것 같았다.
    쥰『그 때는 정말로 무서운 존재였으니까 지금까지도 트라우마 때문에 떨고 있었는데... 
    아까 말하는 거보니까 그냥 사이비 신자 같은 아줌마라는 거잖아 ?』
    라고 어딘가 씌어져 있던 악령을 떨쳐냈다고 해야하나, 상쾌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나『그러니까, 그 때와는 다르게 우리들 몸도 많이 컸고 말이야 !』
    라며 쥰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일단 오늘은 일단락 지어졌으니까 난 돌아갈게 !』
    『응 ! 또 한가하면 놀러와 !』
    라며 대화를 하고 나는 병실을 나와서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가는 도중, 갑자기 나는 진이 생각났다.
    그 녀석에게도 이 일을 전해줘야겠다는 생각에,
    그 녀석도 오늘 있었던 일을 들으면 분명 『그 날의 트라우마』를 덜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진과 같은 축구부였던 녀석에게 전화를 걸어 진의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그리고 진의 핸드폰에 전화를 걸었다.
    『오 ! 오랜만이야 !』
    나는 잠시 진에게 안부를 묻고난 후,
    쥰이 사고로 입원해 있는 일,
    그 병원에『중년 여자』가 청소부로 일하고 있는 일,
    중년 여자가 옛날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마음을 고쳤다는 이야기를 했다.
    진은『중년 여자』가 사죄를 한 것에 대해서 많이 놀란 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은
    『쥰이 퇴원하면 쾌유 축하 기념으로 셋이 모이자.』
    라고 말했다.
    물론 나는 찬성했고, 쥰의 퇴원 날짜가 나오면 연락을 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나는 병원에 가서 쥰에게
    『진이 너 퇴원하면 쾌유 축하 기념으로 만나재 !』
    라고 전했다. 쥰은 무척 기뻐하고 있었다.
    그로 부터 1주일 정도 병원에 병문안을 가지 않았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지만, 새학기가 시작됐기 때문에 바빠서 갈 시간이 생기지 않은 것도 있었다.
    거기에다가 『중년 여자』가 올바른 사람(?)으로 변했기 때문에, 걱정도 예전만큼은 하지 않게 되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쥰이 전화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쥰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내용은,
    『다음 주에 퇴원해!』
    라는 이야기였다.
    나는『다행이네!』라며 축하의 말과 함께 『중년 여자』의 행동에 대해 물었지만,
    쥰은『그냥 평소처럼 쓰레기 걷고 있어. 그거 말고는 별 다른 일 없어.』라고 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고, 쥰이 퇴원했다.
    나는 학교 수업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쥰의 집을 향했다.
    벨을 누르니 쥰이 목발을 짚으며 나왔다.
    『오!들어와!』
    발에는 깁스를 했지만 아주 건강한 모습이었다.
    쥰의 방에서 잠시동안 잡담을 나눴다.
    해가 저물 때 쯤에 나는 집으로 돌아왔고, 저녁을 먹은 후 진에게 전화를 했다.
    『쥰 퇴원했어 !』
    『진짜!그래, 그럼 쾌유 축하를 해야지 ! 바로 보고는 싶은데 축구부 활동이 바쁘니까 이번 달 말에 보자 !』
    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이번 달 말의 토요일.
    나, 진, 쥰.......
    초등학교 이래, 오랜만에 세 명이서 만났다.
    낮에 역 앞의 맥도날드에서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진은 겨울인데도 피부가 조금 검게 타서 남자 갸루 같았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해가 저물 때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각자 고등학교의 이야기.
    사랑 이야기.
    옛날 추억 이야기....
    물론『중년 여자』 이야기도 나왔다.
    그 때 모두가 무엇보다도 무서움을 느낀『중년 여자』도, 지금에와서는 그저 쓰레기를 회수하는 아줌마.
    나와 쥰이 진에게 병원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이야기해주니 진은,
    『옛날과는 다르게, 지금은 그 녀석이 닥쳐와도 패주면 그만이니까 !』
    라며 웃어넘겼다.
    이제 우리들에게 있어서『중년 여자』는 과거의 인물, 먼 옛날 이야기이고, 트라우마도 아니게 되었다.
    저녁이 되고, 우리들은 노래방으로 향했다.
    오랜만의 『세 명』이서의 재회이기도 해서 우리들은 재회를 기념해 『술』을 주문했다.
    뭐 술이라고 해도 츄하이지만........
    당시의 우리들은 충분히 취할 수 있었다.
    결국엔 각자 4~5잔 정도를 마셔서 모두가 만취해 있었다.
    기분 좋게 노래를 부르고, 기분이 꽤 올라 있었다.
    그리고 2시간이 지나고, 노래도 질려오기 시작했을 때, 진이 제안을 했다.
    『좋아~, 지금부터 비밀기지에 가 보자 ! 그 때는 못 했으니까 해피랑 터치에게 공양을 해주러 가자 !』라고.
    순간 분위기가 싸해졌다.
    『...』
    쥰과 나는 말을 잃었다.
    설마, 『그 장소』에 가자는 말이 나올 줄이야........
    예상도 못한 일이니까.
    진은 그런 우리들을 약올리듯이
    『니들 아직도 애냐 ? 진짜 겁먹고 있어 ? 하하 !』
    라며 조금 술주정(?)을 부렸다.
    그 말에 술에 취한 쥰이,
    『뭐? 누가 겁을 내 ! 지금 싸우자는 거냐, 진 ?』
    이라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나는 술에 취했지만 분위기를 알아채고
    『야야, 그만둬 ! 쥰 아직 목발 짚고 있잖아 !』
    라고 말하자, 진이
    『아, 그렇지.. 목발 짚고 있으면 도망도 못 가지 ? 하하하♪』
    라며 꽤나 심하게 술주정을 하고 있었다.
    쥰은 더욱 더 화가 치밀어서,
    『시끄러워 ! 가고 싶으면 가자고 ! 너야말로 도중에 겁이나 먹지 마라 ?』
    라며 마치 어린애들의 싸움처럼 되어서
    결국 『해피와 터치의 명복을 빌러』라는 명목으로 가게 되었다.
    당시 진, 쥰은 두 사람 모두 꽤 술에 취해 있어서 말리고 싶어도 못 말렸을 거라고 생각한다.
    뭐, 『해피와 터치의 공양』은 언젠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좋은 기회일 지도..... 라고 생각했다. 세 명이서라면 무서움도 줄어들 거고............
    노래방을 나와서 편의점에 들러 해피와 터치가 좋아했던
    『우마이봉』과『콜라』
    를 사서 택시를 타고 일단 우리집에 가서 손전등을 가지고
    『초등학생의 뒷산』
    으로 향했다.
    이상한 눈초리로 보는 택시 운전수를 뒤로 하고 세 명은 산 입구에 내렸다.
    나는 세 명이서 잘 놀았던 뒷산이라는 반가움과 함께 『그 날』의 일을 생각해냈다.
    이런 밤 중에....... 또 뒷산에 가게 될 줄이야.........
    그런 내 마음도 모른 채 쥰은 의기양양하게
    『자, 들어가자 !』
    라며 목발을 짚으면서 척척 들어간다.
    그 뒤를 싱글벙글대며 진이 손전등을 비추며 따라갔다.
    나는
    『쥰, 발에 뭐 안 걸리게 조심해 !』
    라고 말하며 진의 뒤를 따랐다.
    산에 들어가니 옛날과 꽤 달라져 있는 풍경에 놀랐다.
    아니, 풍경이 변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컸으니까 풍경이 다르게 보이는 건가.......?
    등산 도중, 진이 쥰을 놀리듯이
    『중년 여자가 나타나면 어떻게 해 ? 나 니 두고 도망갈건데~』
    라는 등, 계속 농담만 하고 있었다. (나도 도망가겠지만)
    우리는 처음 생각보다는 빠른 30분 정도에 『그 장소』에 도달했다.
    『그 장소』
    『처음으로 중년 여자』와 만났던 장소......
    우리들은 입을 다물고 조용히 손전등을 비추며 『그 나무』에 다가갔다.
    『그 날』 중년 여자가 저주의 의식을 치루던 나무........
    바로 가까이에 다가가서 손전등을 비췄다.
    지금은 아무것도 박혀 있지 않은, 그냥 보통 나무였다.
    그러나 오래된 『못자국』은 남아있었다. 곳곳에 구멍이 뚫려있었다.
    아마도 경찰이 전부 못을 뺀 거겠지...
    잠시동안 3명은 못자국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진이『이 쯤에서 해피가 죽었었지........』라며, 땅바닥을 비추었다.
    역시 시간이 지나서 해피의 시체는 없었지만, 죽은 장소는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나는 그 장소에 『우마이봉』과『콜라』를 뿌렸다.
    그리고 셋이서 손을 모아 기도를 하고, 다음으로 『터치』가 죽은 곳으로......
    『비밀기지』가 있던 장소로 향했다.
    비밀기지에 향하던 도중, 쥰이
    『여러가지 있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까 반갑네...』
    라고 중얼거렸다. 그러자 진이,
    『응... 그 날 밤, 비밀기지에 묵지만 않았어도........ 안 좋은 기억 같은 것도 없었고 말이야.』
    라고 했다.
    그렇지....
    이 산에서『중년 여자』만 안 만났어도 여기는 우리에게 있어서 성지였겠지.
    『여기 쯤이었지......?』
    진이 걸음을 멈췄다.
    『비밀기지가 있던 곳』
    이젠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날 너덜너덜하게 부서졌던 판자 한 장도 남아있지 않았다.
    쥰은 아무 말 없이 『우마이봉 콜라』를 두고 기도를 했다. 나와 진도 기도를 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진이 말했다.
    『해피랑 터치가 없었으면... 지금 여기에 우리들은 없었을 거야.』
    쥰 『아............』
    나『그렇지.. 결국엔 중년 여자도 마음을 고쳤고... 뭔가, 드디어 악몽에서 벗어난 기분이야.....』
    다시 또 침묵이 흘렀다.
    갑자기 진이 주변과 눈 앞의 작은 연못을 비추며,
    『여기, 그 때는 우리들만의 아지트였는데, 지금은 오는 애들이 많나보네...』
    라고 말을 했다.
    진이 비추는 장소들을 보니 과자 봉지와 빈 캔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다.
    나는,
    『진짜, 그 때는 쓰레기 같은 거 하나도 없었는데... 요즘 초등학생들 여기 알고 있는 건가 ?』
    라고 말했다.
    쥰이 이어서,
    『우리는 그 때 쓰레기 전부 가지고 돌아갔는데 말이야....』
    라고 했다.
    그 때, 쥰이
    『으악 ! 뭐야 이거 !』
    라고 소리쳤다.
    나와 쥰은 그 목소리에 놀라서 진이 비추는 곳에 시선을 돌렸다.
    나무 한 그루에 잔뜩 쓰레기가 붙어있다.
    잘 보니 수많은 과자 봉지와 빈 캔, 잡지가 못으로 박혀있었다.
    『뭐야 이거?!』
    진이 빛을 비추며 가까이 다가갔다.
    나와 쥰도 뒤를 따라 다가갔다.
    『누가 장난치는 거야 ?』
    나는 물끄러미 박혀있는 쓰레기들을 봤다.
    그 때,
    『아아...............이거...............내..............쓰레기................야.............』
    라고 몸이 경직된 쥰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뭐?!』
    나와 진은 다시 물었다.
    쥰은,
    『아아아아..............내가.............병원에서.............버린................』
    이라고 말하며 뒤로 쓰러졌다.
    진이
    『야!쥰!정신차려!그럴 리가 없잖아!』
    라고 소리를 치며 못에 박힌 과자봉지를 잡아 떼냈다.
    그것을 본 쥰은
    『아...............아아아................』
    라며 기묘한 목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났다.
    그 모습에 나와 진은 놀랐고, 그 순간 진이
    『으악!』
    이라고 소리를 치며 들고있던 과자봉지를 던졌다.
    『응?!』
    이라며 내가 진이 들고 있던 봉지를 보니 봉지 뒤에는
    『쥰죽어』
    라는 글이 매직으로 쓰여져 있었다.
    나는 『설마?』라는 생각에, 나무에 박힌 쓰레기를 들춰 뒤를 보았다.
    『쥰죽어』 
    『쥰죽어』 
    『쥰죽어』 
    『쥰죽어』
    모든 쓰레기에 쓰여져 있었다.
    쥰은 입을 뻐끔거리며 뒤로 물러난 상태 그대로 굳어있었다.
    진이 아무렇지 않게 주변에 있는 쓰레기들을 주워서
    『 ! ! 야!이거!』
    라며 나에게 내밀었다.
    『쥰죽어』
    무려 주변에 떨어져 있던 쓰레기에도 전부 쓰여있던 것이다.
    나는 그 때 처음 깨달았다.
    『중년 여자』는 처음부터 마음을 고칠 생각 따위 하지 않았다는 걸.
    계속 우리들을 원망하고 있던 것이다.
    내가 병원에서 본, 고무장갑을 하고 쓰레기를 분별하고 있던 것도, 쥰의 쓰레기만을 골라내고 있던 것이다 !
    우리들에게 『미안해』라고 말한 것도 전부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나는 갑자기 서늘한 한기를 느꼈고,
    【여기에 있으면 안 된다 !】
    라고 본능적으로 생각이 들어 쥰에게
    『야! 정신차려! 얼른 내려가자!』
    라고 했지만
    『내............쓰레기.........내 쓰레기..............』
    라며 쥰은 이미 미쳐있었다.
    일단 진과 나는 쥰을 부축하고 산을 내려왔다.
    그 때부터 8년,
    그 날 이후, 물론 산에는 가지 않는다.
    『중년 여자』도 만나고 있지 않다.
    아직도 우리들을 원망하고 있을까 ?
    어딘가에서 보고 있을까 ?
    하지만, 우리들은 무사히 살아있다.
    단지,
    아직도, 쥰은 걷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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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8/01 10:29:20  175.223.***.136  ㅊ..치느님  166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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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7/08/01 14:22:28  108.162.***.71  딸기베지밀  58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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