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이곳은 극한의 중력이 지배하는 행성. 가장 낮은 중력은 적도의 3G이고 극지방의 중력은 700G에 이른다. </div> <div>적도 지름은 77,000km. 극지름은 30,000km. </div> <div>이렇게 납작하게 눌린 공모양을 하고 있는 이유는 자전을 18분만에 하기 때문이다.</div> <div>엄청난 자전속도가 굉장한 원심력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적도의 지름이 길다.</div> <div>여기는 이곳을 처음 발견한 '할 클레멘트'의 이름을 따서 클레멘트 행성이라고 불린다.</div> <div> </div> <div>이 행성에 적응하여 진화한 종은 매우 납작한 몸을 가지고 있다.</div> <div>몸은 최대한 가벼워야 하므로 곤충으로 진화했다.</div> <div>그러니까 굳이 말하자면 지네 비슷한 생물이다.</div> <div>톰과 제페토는 바로 그들 중 하나였다.</div> <div>그들은 차가운 평원을 천천히 기어가고 있었다.</div> <div> </div> <div>제페토는 짜증을 내며 톰에게 따졌다.</div> <div> "네 말을 듣고 북쪽으로 향한 건 정말 멍청한 일이었어... 이제는 중력이 너무 강해져서 움직이기도 힘들다고."</div> <div>톰은 제페토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대답했다.</div> <div> "제페토! 이 답답한 친구야. 북쪽에 뭐가 있는지 확인하려면 직접 가보는 방법밖에 없다고."</div> <div>둘은 북극을 조사할 목적으로 탐험을 하고 있는 연구자들이었다.</div> <div>이들은 지구로 따지자면 중세 정도의 문명을 가지고 있었다.</div> <div> "젠장. 더는 못하겠어. 난 다시 적도로 돌아갈 거야!"</div> <div>그때였다. 갑자기 방향을 바꾼 제페토는 발을 헛디디고 넘어지고야 만 것이다.</div> <div>순식간에 벌어진 끔찍한 사고였다.</div> <div>제페토는 총알처럼 땅에 쳐박히고 말았다.</div> <div>톰은 깜짝 놀라서 그에게 다가갔다.</div> <div> "오...! 안돼. 제페토. 일어나 친구. 정신 차리란 말야."</div> <div>제페토는 간신히 숨을 내쉬며 말했다.</div> <div> "하... 이럴 줄 알았어. 난 이제 죽겠구나. 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너만이라도 돌아가."</div> <div>톰은 숨죽여 흐느끼고 있었다. 그 때 안타깝게도 그가 흘린 눈물이 제페토에게 떨어졌다.</div> <div>제페토는 눈물에 치명상을 당하며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는 죽어버렸다.</div> <div> "제페토! 제페토!!"</div> <div>그 순간 제페토의 몸에서 그의 영혼이 빠져나왔다. 톰은 놀라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div> <div> '이게 말로만 듣던 영혼인가?'</div> <div>하지만 안타깝게도 영혼의 질량은 21그람이었는데 이 행성을 벗어나기에는 너무 무거웠다.</div> <div>승천하던 영혼은 이내 다시 지상으로 가라앉았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1954년 할 클레멘트의 소설 '중력의 임무' 세계관을 썼습니다.</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