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20대 초반 .ㅠ 입사 1년차. 사무직겸 잔시부름하는 여직원</div> <div><br>황산으로 처리해야하는 생산물을 만드는 회사의 서울본사에 근무한적이 있습니다.</div> <div><br>공장도 아니고, 실험실도 아니였고,</div> <div><br>바이어가 왕래하고 일반적인 사무업무와 해외 사업부를 관리하는 그냥 사무실이였는</div> <div><br>급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div> <div><br>퇴근하는길에 종로에 들러서 황산 한병을 사서 아침에 출근하라고 합니다</div> <div><br>사무실은 삼성동이였고, 집은 회기동. 황산은 종로3? 5? 가에서 사는데</div> <div><br>지하철을 타고 황산 한병을 사서 봉투에 들고,, 지하철로 퇴근한다음</div> <div><br>다음날 아침 봉투째 황산한병을 들고 삼성역에서 내려서 출근했습니다.</div> <div><br>일하는 도중,, 고무 앞치마와 고무장갑을 끼고서 사무실 한쪽에서 비이커와 무슨 과학도구들 같은걸로</div> <div><br>작업하던분이. 많이 보던 너트 한개가 들어있는 맥주컵만한 노란 물같은게 반이상 들어있던 비이커를 주면서</div> <div><br>여자 화장실에가서 비우고, 씻어오라고 합니다.</div> <div><br>일하다 말고 화장실로 가서 비우는데 너트가 조그만해서 화장실 세면대에 부으면 하수랑 그냥 빠져나갈까봐</div> <div><br>너트를 받기위해 오른손에 있던 비이커내용물을 왼손바닥 위로 부었습니다.</div> <div><br>순간 하얀 연기같은게 손에서 올라오고 순식간에 손바닥과 손등이 이상하게 빨갛게 변해가면서</div> <div><br>수십개의 바늘로 찌르는듯한 고통이 몰려옵니다..(ㅠㅠ 지금도 아픈듯..)</div> <div><br>황산에 대한 상식이라면 당장 흐르는 물에 닦아야 했지만, 그날 사무실에 이야기 들었던건 다른 화공약품인</div> <div><br>수산화 나트륨이였습니다..그건 물에 닿으면 이상하게 반응한다는 이야기만 들어서</div> <div><br>화장실인데도 물에 씻지도 못하고 비명을 질렀더니. 근처 다른 사무실에서 직원이 나와서 사무실사람들을 불러주고</div> <div><br>아까 그 고무장갑 사람이 바로 왔는데. 절 보더니..아이고 물에 씻지그랬냐면서.. (지금 생각하면 남은 용액을 확~ ㅜㅜ)</div> <div><br>제 손을 물에 씻어주고, 다른직원 시켜서 황산과 반대되는 용액(황산이 아니면 녹지 않는 성질을 가진 회사에서 만들던 제품)을 가져다 손에 처치한다음</div> <div><br>사무실에 돌아와 붕대로 감아주는데 그제서야 눈물이 나는데. 정말 한참을 부들부들 떨면서 서럽게 울었습니다.그제야 긴장이 풀린거죠..</div> <div><br>그리고 병원에 가라고하고 퇴근시킵니다..갈때는 택시티고가고 병원 다녀와서 택시비랑 병원 영수증 첨부하라고..</div> <div><br>경희의료원에 가서 붕대를 보여주며 치료받으러 왔다고 하니까. 뭐에 탔냐? 황산이다 그러니 의사가 크게 놀랍니다 ㅠㅠ</div> <div> </div> <div><br>한겨울이여서 입고있던게 골덴바지(ㅎㅎ.. 아주매..), 오리털 패딩이였는데 나중에 보니까. 황산 방울 방울 닿은곳이 </div> <div><br>녹아버려서 옷은 버렸지만,, 다행히 신기한 용액때문에 조치가 잘되어서 그후로 6개월동안 화상치료한다음에 흉터도 없이 깔끔하게 됩니다</div> <div><br>다만 다른데는 눈에 잘 보여 다 조치했는데, 팔뚝안쪽에 한방울 허벅지 안쪽에 한방울 흘린건 못봐서 응급조치를 못해서</div> <div><br>살이 뭉그러졌지만, 두께 1mm에 길이 1cm도 안되서 그렇게 흉하지 않아서 지금도 그냥 살고있습니다.</div> <div><br>그날 이후 비이커를 보면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트라우마에 시달렸습니다만</div> <div><br>한참 어리고 정신없는 나이였던때고, IMF 터지고 다녔던 벤쳐기업에서 장기간 못받았던 월급을 카드로 돌려막다가</div> <div><br>급하게 들어갔던 회사라 카드사랑 싸우고, 배고품에 허덕이다보니 그냥 병원비도주고 택시비도 주는데 감사하고 다니던 바보...</div> <div> </div> <div><br>시간이 흐른후에 사무실에 할이버지 나이셨던 고문님과 회장님이 버드와이저를 한캔씩 까시면서..</div> <div><br>"얘, 병신만드는줄 알았다."는 말을 듣고나서야. 제가 얼마나 위험한 일을 당한건지 대충 알았고.</div> <div><br>퇴사후에 생각하면 할수록 더 큰일이 안생긴게 정말 다행이고. 폭망하고 분해되야하는 미친 회사에 다녔다는 생각이 자꾸 들고있습니다.</div> <div><br>그때가 2002년 월드컵 전이였으니까. 15년 가까이 되었는데도 점점더 심각하게 생각되어지네요. </div> <div> </div> <div> </div> <div>이번 황산사고 사진에서 보면 붕대를 다 감고있는데. 정말 힘드실거라고 생각됩니다..</div> <div><br>11살때 맹장수술이 의료사고로 2번 더 수술하고, 두번쨰는 수술실이 없어 주사실에서 마취없이 생살을 찟고..이건 기회되면 다음에..</div> <div><br>어릴적 동네목욕탕에 한증막에는 대나무발을 깔고 아래에 쑥과 나무를 태웠는데. 어릴때라 발이 작서아 대나무발사이에 발이 비집고 들어가 </div> <div><br>불속에 맨발이 담가졌을때도.. 이것들도 ㅠㅠ 황산만큼 아프지 않았습니다.</div> <div><br>물론 저도 공업용 황산이였지만, 다행이 실험하면서 산이 많이 빠져서 그나마 6개월만에 치료가 된거였지만</div> <div><br>생산한지 얼마안된 아무런 처리도 되어있지않은 황산에 온몸이 노출되었다면,, (가스때문에 상했을 폐는 전혀 상상이 안갑니다.ㅠㅠ)</div> <div> </div> <div><br>업무지시를 내리는 사람들이 일하는 사람들을 뭘로 보고 저런 걸까요. 본인들이 들어가는거였으면 저렇게 했을까요.</div> <div><br>보상을 어떻게 해주고, 그동안 생계는 어떻게 돌봐줄건지, 장애가 올수도 있는데 재활이나 여생,나머지 가족들은 어떻게 책임질건지 생각하고 있긴 할까요?</div> <div><br>저런정도는 윗사람들도 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죄로 처리해야하지만, 그 벌이 너무도 약합니다...</div> <div> </div> <div>참고''-------------업무상과실, 중과실 치사상죄는?----------------</div> <div> </div> <div>무상과실이나 중대한 과실로 인해서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사람은 5년 이하의 금고 및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div> <div>----------------------------------------------------------------------------------------------------------------------------</div> <div><br>다치신 분들 치료가 잘되고 정말 잘되길 바랍니다.. </div> <div><br> </div> <div> </div> <div> </div> <div>억울해요.. 억울해요...ㅠㅠ<br>지금 일하는 시간에 월말 마감이라 시간이 바쁘지만. 너무나 분하고 억울해서 두서없지만 글 올려봅니다.</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