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이런 저런 소문이 많았습니다</div> <div>기숙사에서도 유난히 오랫동안 비어있던 방이었어요</div> <div>사실은 배정은 되는데 비워지게 되는 방이 맞을 것 같네요</div> <div>예닐곱해 전에 그 방에 있던 누군가 자살을 했다고 했었죠</div> <div>그 후부터 그 방에서 귀신을 보았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div> <div>매년 기숙사는 개강하면서 채워졌지만</div> <div>소문의 그 방은 사람들이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어요</div> <div> </div> <div>저희가 입학하던 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div> <div>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있고 뒤풀이 자리였던가 어떤 선배가 기숙사에 있는 친구들이 누구냐 물었습니다</div> <div>물음이 있자마자 몇몇 선배가 함께 자리를 했었던 것 같으네요</div> <div>503호실이던가 507호실이던가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div> <div>혹시 그 방에 배정된 친구가 있냐 물었는데 저희 과에는 없었어요</div> <div>그리고 그 소문에 대해 말해줬습니다</div> <div> </div> <div>귀신이 나오는 방이다, 3인실인데 2주 이상 채워진 적이 없다, 누구든 가위에 눌린다</div> <div>누구는 성경을 가져다 놓고, 누구는 불경을 붙여 놓았다는데 소용없었다더라</div> <div>그리고...</div> <div>어쩌면...5층 창문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눈을 마주치게 된다</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 한달인가 지났나요</div> <div>입학하자마자 아주 친하게 지내게 된 친구가 뒤늦게 기숙사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했어요</div> <div>귀신이 나오는 방은 아주 이례적으로 한달째 채워져 있었고요</div> <div>다들 소문은 소문일 뿐이지 하고</div> <div>무슨 대학교 씩이나 되서 그 딴 괴담이 있냐고 ㅋㅋㅋ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div> <div> </div> <div>중간고사 거의 끝나고 축제 시작할 무렵인가 어느날 친구가 밤에 제가 자취하던 곳으로 찾아왔었어요</div> <div>통금시간이 지난 후라 어디서 술먹다가 못들어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 친구도 소문을 알고 있었다고 해요</div> <div>자기가 배정받은 방이 그 방인지는 입실해서 알게 된 거였어요</div> <div>룸메 형이 한 명 있었는데 걱정하지마라고 아주 친한 무당이 있는데 부적을 받아왔다고 하면서...안심시키더래요</div> <div>그러고 둘러보니 문위, 양쪽 벽, 창문 위에 부적이 붙어 있더랍니다</div> <div>웃으면서 자긴 이런거 없어도 그런 소문 안믿으니까 걱정 안한다고 했답니다</div> <div>근데 그 말을 들은 룸메 형이 아닐거라고...</div> <div>이 방은 사람이 있을 곳이 못된다고...</div> <div>형이 처음 배정받고 문 열고 들어와서 가방을 내려 놓는데 너무 오싹한 기분이 들어서 부적 받아오는 이틀 간은 여기서 잠을 안잤다고...</div> <div>너는 지금 괜찮을 때 들어와서 잘 모를 거라고 했대요</div> <div>뭐 아무튼 별일 없이 잘 지냈답니다</div> <div>가위는 커녕 중간에 깬 적도 없었대요</div> <div> </div> <div> </div> <div>(이어서)</div> <div> </div> <div><br>제 방을 찾은 그날 -그러니까 아마 한두시간 전- 룸메 형이 갑자기</div> <div>야 우리 나갈래? ...... 그러드래요</div> <div>술 한잔 하시고 싶으면 제가 몰래 가서 사올께요 하니까</div> <div>다른 룸메가 지금 사감 저희 과 조교 형이에요 말하고 가도 되고요 했더니...</div> <div>아니...그게 아니고 이방을 나가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드랍니다</div> <div>제 친구는 웃으면서 아~ 형 진짜...부적 붙여놓고 안무섭다더니 귀신봤어요? ㅋㅋㅋㅋㅋ 이러고</div> <div>다른 룸메 친구는 갑자기 무섭게 왜 그래요 곧 통금 걸려요 귀신도 못다녀~ ㅋ 이러고</div> <div>그말 듣고 장난스럽게 놀렸대요</div> <div>그런데 형이 너무 진지한 얼굴로 나가서 말해줄테니까 일단 밖으로 나가자고 했답니다</div> <div>간단하게 외박 준비해서...</div> <div>그렇게 나와서 학교 근처 커피숍에 자리를 잡고 형이 이야기를 시작했대요</div> <div> </div> <div>사실은 일주일 전부터 형이</div> <div>그냥 뭐라고 딱 표현하기는 힘든데 뭔가 방이 이상하다는 느낌이 계속 들더래요</div> <div>사실 그 전에도 간혹 뭔가 기분나쁜 날은 있었는데 별 생각은 안했대요</div> <div>어느 장소든 그런 시간은 있을 수 있으니까...</div> <div>아무든 강하게 느낌을 받은 일주일 전 제 친구한테 2층 침대 아래위 자리를 바꾸자고 했었대요</div> <div>친구가 위쪽에서 잤거든요</div> <div>저희랑 같은 학년의 다른 룸메는 다른 침대를 사용했고...</div> <div><br>그 룸메 형은 왠지 부적이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았대요</div> <div>그럴리가 없다고 처음에 생각했는데 아무리 봐도 자기 붙인 자리가 아닌 것 같더랍니다<br>그래서 제 친구보고 자리를 바꾸자고 하고 자기가 침대 위층으로 가서</div> <div><br>부적에 연필로 왼쪽 테두리를 따라 선을 그었대요</div> <div><br>그러면서도 웃기더랍니다</div> <div>이 방에 있음 이런 미친 짓을 하게 되서 애들이 나가게 되는건가</div> <div>그런데 우린 거의 3달 가까이 지내는 동안 아무 일도 없었는데...</div> <div><br>그리고 3일 째 되는 날...</div> <div>형은 부적이 자기가 그었던 선에서 오른 쪽으로 아주 조금 떨어져 있는 걸 보게 되었대요</div> <div>설마...그래 뭐 종이니까 쪼그라들수도 있고...</div> <div>불안하고 무서우면서도 다시 선을 그었답니다 며칠 뒤에 또 이렇다면 그 때는...</div> <div><br>그리고 바로 제 방으로 친구가 찾아왔던 날 형이 세번째 선을 그은 날이었답니다</div> <div>다시 오른쪽으로 부적이 아주 조금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div> <div>룸메들을 데리고 그 방에서 나왔던 거랍니다</div> <div> </div> <div>이 이야기를 하는 친구 얼굴이 참...자기는 그 방이 아니라 기숙사에 못갈 것 같다고...</div> <div>한편으로 자기는 확인을 못했는데 내일 가서 볼거라고 하드라고요</div> <div>다음 날 친구가 갔더니 부적은 형이 다 떼었고 연필로 그은 선 3개가 자기가 한달반 동안 잤던 침대 위에 남아 있었답니다</div> <div> </div> <div>그리고 제 친구와 룸메들이 퇴사하거나 다른 층의 방으로 옮기고 그 해는 그 방이 비워졌었어요</div> <div>다음 해에는 방 배정이 되지 않았습니다</div> <div>물품을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하면서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저는 그런 일이 있을수도 있다고는 생각합니다</div> <div>아니 어쩌면 그냥 독특한 성격의 형이 소문을 이용해서 벌인 역대급 낚시 이야기일수도...</div> <div> </div> <div>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width="640" height="424" alt="1111.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6/14666589312a395bc6c0b94de9a9e3d5aaad47df0c__mn644799__w640__h424__f37325__Ym201606.jpg"></div> <div style="text-align:center;"><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 없음></div><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