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바탕글"></p> <div style="text-align:left;"><br></div>일주일 전 금요일. 그 날은 더웠습니다. <p></p> <p class="바탕글">산 속이 무슨 한증막 같았으니까요. 봉우리 하나를 오르니 만난 막걸리장사가 "더우시죠? 오늘은 바람 한 점 없네요." 합니다.</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평소에 바람 많이 불어 종일 버틸 수 있는 자리를 잡으셨겠죠. 그 분이 연신 부채질하며 제 뒤통수에 몇마디 더 하신 듯 합니다.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이상할 정도로 많은 분이 제게 말 걸어온 날입니다. 지난 2,3주 동안 산 속에서 험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여파인지 두세명 모인 여자등산객들,</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평소엔 전혀 저랑 상관 없는 그런 분들이 말 걸어왔습니다. 길을 묻기도 하고 어느 봉우리 가세요? 종주 하세요?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저도 평소의 짧고 간결한 대답보다 말수가 늡니다. 네. 어느 봉우리 들러 어디까지 가려구요.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종주는 힘들고 중간에 내려가려고요. 그러게요. 많이 더우시죠? 세 분 같이 사진 찍어드릴까요? 아뇨. 괜찮습니다.</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경계의 대화..... 공격성 유무를 확신하지만 확인하는 듯한.</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혼자 오신 어르신 두 분을 뵈었는데 제 앞을 걸으시며 경계가 역력합니다. 내 기분 좋아야 남 기분도 편하다 보다는 그 반대를 택하며 사는</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제 기분 탓도 크겠지만 제 앞으로 걷는 그 분들의 불편함을 느끼며 걷는 것보다 </p> <p class="바탕글">차라리 내가 앞서 가는게 더 편하다싶어 나도 힘들지만 그 분들을 앞질러 버립니다.</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두 번의 산 속 살인사건은 이렇게 불안의 전염병을 퍼뜨려놓았습니다.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산행 20킬로가 목표인데 오늘도 포기입니다. 16킬로를 찍어놓고 남은 체력과 저녁에 몰려올 피로를 가늠해봅니다.</p> <p class="바탕글">산이 싫어질 정도로 피곤할 때까지 산에 있기는 싫습니다. 내려갑니다.</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집에와서 씻고 티비 앞에서 여느 때처럼 GPS 앱으로 오늘 산행 궤적을 훑어봅니다.</p> <p class="바탕글">여기서 이렇게 갔었지. 여기서 그 사진 찍었구나. 물 마시고 잠시 앉아서 쉬었었고....그런데 평소에 보지못한 낯선 선들이 보입니다.</p> <p class="바탕글">그냥 지나쳤으면 아무일 아니었을 그 선들. 그게 왜 눈에 띄었을까요. 톱니모양의 선들을 확대해봅니다.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img width="800" height="1200"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alt="Screenshot_2016-06-16-18-58-46.pn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6/14661001150ef92635e3ec446d9f6be785883e2249__mn386929__w1440__h2560__f173365__Ym201606.png" filesize="173365"></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이쯤이면 오늘 산행이 끝날 즈음인데.....14~15킬로정도. 그 즈음이면 내 기억에 그냥 흙길이었을텐데......</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이렇게 어지러운 흔적은 뭐지? 쉼터라는 곳도 기억나는데 거긴 봉우리였고 잠깐 서서 물 마신 기억은 있는데 GPS가 저리 어지럽나?</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뭐하느라 저리 돌아다녔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그것보다도 그 전 길이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산에 다녀와서 기억이 전혀 나지 않을 정도라면 그 정도로 특징이 없는 길이란 뜻인데</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저렇게 돌아다닐 수가 있는건가. 보통 오르막을 험하게 오르더라도 저렇게까지 헤맨 궤적으로...... 그렇게 험한 오르막이면 기억에 남게 마련인데.</p> <p class="바탕글">바위가 있는 길이었나? 위성사진을 봅니다. 나무만 빽빽한 곳입니다.</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너무 힘들었나. 그래서 비척비척 걸었나?? 16킬로면 힘들긴 해도 그정도까진 아닐텐데.</p> <p class="바탕글">나만 이런게 아니겠지. 저 길은 그런가보다. 다른 사람들의 트립을 보자.</p> <p class="바탕글">검색해봅니다. 트립 궤적이 적지않습니다. 3개, 4개 검색해봅니다. 모두 저 부분이 일직선입니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낯섬의 두려움.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보지못했던 삐뚤빼뚤한 내가 걸어온 길.</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기억나지 않음의 두려움. 내가 걸었던 길인데, 다른 곳은 그래도 대충 어렴풋이 기억나는 듯 하는데 이 구간만은 온전히 통째로 들어낸 듯한.</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이제는 정말 흙길이었는지, 바위길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무엇보다도 살펴본 다른 사람들의 트립들은 다 일직선인데 왜 내 발걸음은 저러한지.</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저길 내일 다시 가보아야겠습니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