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다음." <div><br></div> <div>"일부러 죽인게 아니야, 아니라고! 그러니까 제발 살려줘! X발 살려달라고! 이거 풀어라고 새끼들아!"</div> <div><br></div> <div>"일부러 죽였건 모르고 죽였건, 어쨋든 니가 죽인거야. 그냥 조용히 들어가도록 해라. 뒤에 서있는 애들 요동치게 만들지 말고.</div> <div><br></div> <div>그리고, 살려달라니? 넌 이미 죽었어. 단념하고 들어가, 금방 끝나."</div> <div><br></div> <div>"안돼... 제발 살려줘... 안돼...! 안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줄의 제일 앞에 서있던 사람이, 아니 영혼이 거칠게 반항하며 들어갔다. 그것을 보며 줄을 서있는 영혼들의 떨림이 더 심해졌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모든 영혼이 떨고 있진 않다. 몇몇 영혼은 미동만을 보일뿐 얌전히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나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자, 다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여기는 지옥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며칠 전, 아니 몇 시간전인가? 하여튼 얼마 전에 난 죽었다. 주변에 슬퍼해주는 사람 없이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기도를 해주러온 신부 한명과 간호원,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누군가 한명이 더 있었던가...? 하여튼 그렇게 두 세명의 기도와 함께 난 조용히 죽었다.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나서 눈떠보니 내 몸은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작은 조각배 위에 있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물위에 떠있는 배는 돛도 없고 노도 없었지만 스스로 움직이며 앞으로 나아 갔다.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마도 그곳이 요단강, 또는 스틱스강이라고 불리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곳이었겠지. 그곳에서 생각했다. 아, 여긴 저승이구나.</span></div> <div><br></div> <div> 그 강을 건너면서 내 몸과 기억이 점점 희미해 졌다. 주름이 자글자글 져있는 얼굴과 말라깽이 같은 몸은 색과 윤곽이 점점 희미해지더니</div> <div><br></div> <div>종래엔 이렇게 푸르스름한 색을 가진 마네킹처럼 변했고 기억은 과거의 것일 수록 점점 기억하기 힘들어졌다. 지금은 이렇게 하늘하늘거리는</div> <div><br></div> <div>영혼에 죽기 직전의 희미해진 기억과 오직 내이름만을 기억하게 되었다. </div> <div><br></div> <div> 강을 다 건너자 누군가 다가왔다. 요괴 모양 가면에 두르마기를 입은 채 둥둥 떠다니며 다가오는 모습은 영락없는 저승사자였다.</div> <div><br></div> <div>저승사자는 나의 곁에 오자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를 중성적인 목소리로 말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따라오시오."</div> <div><br></div> <div>"누구십니까? 여긴 어딘가요? 저승입니까?"</div> <div><br></div> <div>"따라오시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난 그 저승사자에게 궁금한 것을 몇가지 물었지만 그저 따라오라는 말뿐이었다. 하는 수 없이 조각배에서 일어나 그 자를 따라 갔다.</div> <div><br></div> <div>따라가서 도착한 곳은 커다란 성이었다. 좌우로 끝없이 펼쳐진, 끝이 있을까 생각될 정도로 큰 성에는 사람이 들어갈 정도의 작은 문이</div> <div><br></div> <div>수없이 많이 있었고 그 문을 통해 영혼들이 줄지어 들어가고 있었다. 저승사자는 앞에 보이는 줄에 나를 세운 뒤</div> <div><br></div> <div><br></div> <div>"앞에 있는 자가 들어가고 문이 닫힌 후 다시 문이 열리면 들어가시오."</div> <div><br></div> <div><br></div> <div> 하곤 다시 떠났다. 아마도 다른 영혼을 데리러 가는 거겠지.</div> <div><br></div> <div> 그곳에서 기다리면서 느낀 것들중 하나는  여기 저승은 시간개념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어떤 때는 한시간이 지난것 같기도 하면서도</div> <div><br></div> <div>줄을 보면 변함이 없었고,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또 어떤 때는 몇초도 안지난거 같은데 눈에 드러날 정도로 문에 다가갔었다. 또 하나는 앞의 영혼들이 문으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들어가면서 줄이 줄어들었지만 뒤에선 저승사자들이 끝없이 영혼들을 데려왔기 때문에 전체적인 줄의 길이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그렇게 시간이 흘러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바로 앞에 있던 영혼이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렸다. 문을 통해 들어가니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안에 있는건 작은 방이었고 그 안엔 법원에서 볼듯한 재판석과 재판석 앞에 있는 의자, 그리고 재판석 위에 있는 후드를 깊게 뒤집어 써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노란 안광만 보일뿐 그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재판관이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종이를 통해 무언가를 보고있었다. 그를 보자 알수없는 위압감을 느낀 나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도 모르게 앞에 놓여진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의자에 앉았다. 의자에 앉자 굻고 낮은 목소리로 재판관이 말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음, 앉아라는 말도 없었는데 앉다니......"</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X발 X됐다.)그... 다시 일어 섭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한번 앉으면 너의 행선지가 결정날때 까진 일어 설수 없게 되어있는 의자다. 그냥 앉아 있거라. 바로 시작하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그 말에 나는 일어 서보려고 했지만 줄에 묶인것 처럼 다리와 허리가 의자에 딱 붙어 움직일수가 없었다. 재판관은 몇번 헛기침을 한다음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재판을 시작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으흠, 이준석, ****에서 태어나 ****했으며 ****때 ****였다... ****가 된 다음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저... 재판관님? 그 재판관님께서 말하시는데 제 이름만 명확하게 들릴뿐 다른 것들은 전부 잘 들리지가 않..."</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것은 니가 기억을 못해서 그런 것이다. 강을 건너는 동안 니가 과거를 돌아보질 않고 앞으로 니가 어떻게 될지만 생각하였겠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즉, 너는 살아 있는 동안 죽어서까지 생각할 정도의 큰 일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그보다... 내가 말을 하고 있는데 중간에 끊다니... 아직 이곳의 질서를 몰라서 그런 것일테니 한번은 용서 하겠다만, 두번째는 용서 할 수 없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조용히 있는게 너에게 도움이 될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그 말과 함께 가려진 얼굴에서 붉은색 안광이 피어 올랐다. 그 모습에 "아... ㅇ,예... 알겠습니다... " 라고 작게 대답했다. 재판관이 다시 노란</div> <div><br></div> <div>안광을 보이며 종이에 적힌 내용을 읽기 시작하자 난 조용히 속으로 생각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살아 있는 동안 죽어서까지 생각할 정도의 큰 일은 하지 않았다란 말은 다르게 생각하면 나는 인생을 무난히 평범하게 살았다는 것이 아닐까?</span></div> <div><br></div> <div>그러면 천국은 못가더라도 지옥은 안가겠지!'</div> <div><br></div> <div>이런 생각을 하게 되자 무서움도 덜하게 되었고 천국도 지옥도 아니라면 어디로 가게 될까는</div> <div><br></div> <div>생각을 하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으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이러한 나의 생각을 눈치 챘는지 재판관이 종이에서 눈을 때고 붉으스름한 눈빛으로 나를 슬쩍 쳐다 보았다. 그 모습에 조금 무서워진 나는</div> <div><br></div> <div>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은채 재판관이 얼버무리듯 말하는 것을 계속 듣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하게 되었고 결국 ****에 ****에서 조용히 죽었다...는 것이 너의 인생이다. 기억나는 것이 없어서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너는</div> <div><br></div> <div>모르겠지만 말이다. 자 그럼 이제 판결을 내리겠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그말에 난 조금 긴장했다. 과연 어디로 갈것인가. 다시 현실로 돌아가서 인생을 살까? 아니면 혹시 몰라 천국으로? 심장은 없지만 </div> <div><br></div> <div>있었다면 두근거렸을 기분으로 나는 그의 말을 기다렸다. 그리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너는 살면서 선행도 많이 했었지만 그만큼의 악행도 저질렀다. 그 상과 벌를 가늠해 보았을때 벌이 더 큼을 알수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러므로 나 11203020220176 법무관은 영혼 이준석에게 지옥에서 자신의 죄를 정화할 것을 명한다."</div> <div><br></div> <div>"에...?"</div> <div><br></div> <div><br></div> <div>'덜컹'</div> <div><br></div> <div><br></div> <div>"...으아아아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난 지옥으로 떨어졌다. </div> <div><br></div> <div> 지옥으로 떨어지는 동안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어째서 라는 생각부터 시작해서 정화한다는 것은 무엇이지, 설마 몸을 불태우는 건가 등등.</div> <div><br></div> <div>잠시후 난 여전히 의자에 앉아 있는 채 바닥에 도착했다. 꽤 오랫동안 떨어졌음에도 아무런 충격이 없었다. 하지만<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지옥에 떨어졌다는 생각에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온통 어두울뿐, 아 여기가 지옥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체념하고 있을때 앞에서 빛이 쏟아졌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 빛이 나오는 장소에서 말이 들려왔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도착했으면 의자에서 일어나 앞으로 오시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 그 말에 말이 들려온 곳으로 간 나는 주변의 모습을 보고 조금 놀라 움찔했다. 흔히들 지옥이라고 하면 바닥과 벽엔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div> <div><br></div> <div>곳곳에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죄를 진 영혼들이 고통스러워 하며 벌을 받는 곳으로 생각 했는데 그런 것들은 전혀 없고 벽과 바닥이 하얀 좌우 갈림길에 아까 보았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저승사자가 서있었다. 다른 점이라면 양손에 철구가 달린 족쇄를 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놀란 내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자 저승사자가 말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br></div> <div><br></div> <div>"법무관 님께서 벌을 받으라 하셨소, 아니면 죄를 정화 하라고 하셨소?"</div> <div><br></div> <div>"저... 죄를 정화 하라고 하셨습니다. 혹시 벌을 받는것과 죄를 정화하는것이 어떤 것인지 알수 있겠습니까?"</div> <div><br></div> <div>"벌을 받는 것은 살면서 악행을 많이 저지른 영혼들이 그 죄를 뉘우치기 위해 치르게 되는 것이오. 이승에서 흔히들 생각하는 지옥이 바로</div> <div><br></div> <div>벌을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받는 것이오.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죄를 정화하는 것은 살면서 행한 악행이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너무 커서 벌을 받는 것으로는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죄를 면하기 부족한 영혼이나 또는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선행을 많이 하여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행했던 악행들을 대부분 감면되어 남은 죄가 얼마 남지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않은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영혼들이 치르는 것이오. 죄를 정화하는 것은 자신이 행한 악행을 똑같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돌려 받는것이므로 어떤 방식으로 정화될지는 그대가 살면서 행했던 악행에 달려있소. 정화가 끝나면 다시 이승으로 돌아가 삶을 살게 되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br></div> <div><br></div> <div> 아까 분명 법무관은 내가 선행을 많이 했다고 했었다. 그러면 얼마 남지 않은 죄만 정화받으면 된다는 생각이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들자 다시 희망이 생겼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러면 저는 어디로 가면 됩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죄를 정화하라고 하셨으면 오른쪽으로 가면 되오. 반항을 하진 않을 것 같으니 족쇄를 채우진 않겠소. 그럼 가보시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예."</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대답을 한 나는 어느정도 흥분되는 마음을 가진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갔다. 한참을 걸어가니 길이 다시 오른쪽으로 나있었고 그곳엔</div> <div><br></div> <div>가로막힌 채 문이 있었다. 그 문으로 들어가자 죄를 정화하는 영혼들이 모여 있는 장소가 나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자, 다음."</div> <div><br></div> <div>"빨리 와라!"</div> <div><br></div> <div>"다음 영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좌우로는 재판을 기다리던 곳처럼 수없이 많은 줄들이 서 있었다. 하지만 몇몇 영혼들은 아까 전과는 달리 다리에 족쇄를 차고 있었다. 아마</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난동을 피우자 저승사자들이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제압한 후에</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채웠으리라.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줄들의 제일 앞에는 역시 사람이 들어갈 정도의 문들이 수없이 많이 있는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벽이 있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난 문앞에 있던 줄에 서서 내 차례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에 차례를 알려주는 저승사자들의 말들과 함께 이따금씩 반항하는 영혼들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목소리가 들려왔다. 생전에 큰죄를 지워서 자신이 어떤 일을 겪게 될지 아는 영혼들이겠지. 그런 영혼을 보면서 나는 어떻게 될지에 대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생각해 보았다.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혹시 기억하지 못하는 큰 죄를 저지르진 않았을까라는 불안감도 들었지만 법무관이 말한 것을 떠올리니 그런 불안감도 이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사라졌다. 분명 나는 선행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러면 죄를 정화하는 과정도 큰 고통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득고 시간은 흘러</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마침내 내 차례가 왔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br></div> <div>"자, 다음 영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금방 끝나리라 생각하면서도 막상 내 차례가 되니 불안감이 생겼다. 문 안쪽으로는 칠흑같이 어두울뿐 어떤것도 보이질 않아 불안감은 더</div> <div><br></div> <div>치솟았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빨리 들어가라."</div> <div><br></div> <div><div>"네."</div> <div><br></div></div> <div><br></div> <div><br></div> <div> 재촉하는 저승사자의 말에 난 불안감과 함께 문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문이 닫히자 아무것도 없는 어둠 속에서 법무관의 목소리가 들려왔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정화를 시작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주변이 바다로 변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윽?! 커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영혼 상태였던 나는 사람의 몸으로 바뀌었다. 사람이 물속에서 숨을 쉰다는 것은 불가능. 코와 입을 통해서 들어오는 물과 더불어 숨을 쉴 수 없는</div> <div><br></div> <div>답답함에 고통스러워 하던 나는 이어진 법무관의 목소리에 절망하며 의식을 잃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준석, 대한민국 출신. 청해진해운 세월호의 사고 당시의 선장이자 살기위해 304명을 희생한 살인자. 아직 9명은 육신조차 찾지 못했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 죄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쉽게 정화 될 수 없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대는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 9명 모두의 육신이 되찾아 질때까지 익사하고 되살아남을 반복하리라."</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