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진한 보라색 하늘, 주황색 가로등 불빛,<br>도로위 노란 헤드라이트들<br>무력감, 피곤, 체념, 한숨, 유실된 의욕,<br>지친하루, 창백한 퇴근길</div> <div> </div> <div>마흔살이던 이때 나는 현관문 앞에 서 있었다.<br>어둡고 커다란 현관문은 순식간에 나를 아주 작고<br>보잘 것 없게 만들었고 팔을 올려 비밀번호를<br>누르는 일이 내겐 무척이나 힘겹게 느껴졌지만 <br>비밀번호를 누르자 작아졌던 내 몸이 원상태로<br>돌아간듯 들어올려진 팔의 무게감이 사라졌다.</div> <div> </div> <div>문을 열자 시커먼 어둠이 나를 반겼고 <br>이내 나는 익숙한 어둠으로 <br>걸어들어가 형광등 스위치를 켰다.<br>형광등을 켜자 보이는 것은 어제 혹은 엊그저께<br>벗어놓은 옷가지들이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으며<br>싱크대 위에 쌓인 설거지더미가 이곳엔<br>사람이 살고 있다며 나에게 말을 건냈지만 무시했다.</div> <div> </div> <div>지친 내 몸뚱아리는 화장실로 향하던<br>발길을 돌려 씻기를 거부했고 습관적으로<br>리모컨을 잡아 전원을 켜고 침대에 앉아 <br>티비를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div> <div><br>퇴근 후 나에게 남은 시간은 두시간<br>두시간 후면 지옥같은 내일을 버텨내기 위해<br>체력을 보충해야한다.</div> <div>내가 오롯이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br>시간은 하루에 두시간 남짓한 시간이지만<br>그 시간에 하고싶은 일은 없다.</div> <div><br>십대의 치기어린 정서와 열정은 나이를 <br>먹어감에  닳고 닳아 없어져 그 어떤 무언가를<br>하기 위해 움직이는 행위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었고<br>나의 어릴적부터 현실이라는 녀석의 덩치와 무게는<br>늘 나에 비해 크고 무거웠지만 시간이 흐르면<br>흐를수록 더 무겁고 커져 이제는 버텨내야 하는 것<br>만으로도 숨쉬기가 어려워졌다.</div> <div> </div> <div>결국 나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굴러가는<br>컨베이너 벨트 위에 나의 자리를<br>버텨내야 하는 위태위태한 일이였고<br>버텨내지 못한다면 저기 밑바닥으로 떨어져<br>'나' 라는 존재는 없어질 것만 같았다.<br>쉬고싶지만 쉴수 없다.</div> <div> </div> <div>내가 '나'로서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아까워<br>하릴없이 수면시간을 미뤄봤지만<br>이제 자야 할 시간이 찾아온 것 같다.</div> <div> </div> <div>자야지</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두달전쯤에 자려고 누워서 핸드폰으로 10년뒤에 내 모습을 생각하면서 </div> <div>쓴 글인데 요즘은 이것들이 가장 큰 공포로 다가옵니다<br>퇴근 후 일찍 자야지.. 자야지 하면서 12시쯤 잠자리에 누워봤자<br>자는 시간이 못내 아쉬워 누워서 하릴없이 이런저런 생각하다 핸드폰으로 <br>인터넷하다 3~4시쯤 잠들고 다음날에도 일찍 자야지..자야지 하면서 세벽녘에 잠들고<br>퇴근 후의 시간이 내가 나로써 살아있다고 느끼는 시간인데<br>이 시간이 너무 짧은게 아쉬워 항상 일찍 자려고해도<br>늦게 잠들다보니 항상 피곤에 쩔어있고</div> <div>일하지 못하면 돈을 벌지 못한다면 이런 내 존재가 사라질 것 같고<br>거진 일년을 넘게 이렇게 살다보니 10년뒤에도 20년뒤에도<br>이럴꺼 같아서 전 무섭네요..</div> <div>그렇다고 이건 고민도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일이 저에겐 공포로 다가와서</div> <div>공게에 살포시 글한번 올려봅니다</div> <div>(핸드폰으로 적은걸 pc로 옮겨오니 줄간격 가독성이 무척 떨어지네요ㅠ.ㅠ)</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제 자야겠네요 잘자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