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된다.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옆에 탄 강사는 선글라스는 쓰고 폼을 잡는데 온 정신을 쓰고 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시동 켜고, 주차브레이크 올리고, 기어 2단. 출발."</div> <div><br></div> <div><br></div> <div>선글라스를 추켜세우며 조곤조곤 중얼거린다.</div> <div><br></div> <div>마른 침을 삼키고, 그가 지시하는 대로 차를 움직인다.</div> <div>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간. 도로는 내가 원하는 만큼 한적하지 않다.</div> <div>오히려 듬성 듬성 서있는 교통경찰이 더 부담으로 다가온다.</div> <div><br></div> <div><br></div> <div>"클러치 깊게 밟고, 3단."</div> <div><br></div> <div><br></div> <div>짤막한 지시에 바짝 굳어, 우물쭈물거리며 기어를 바꾼다.</div> <div><br></div> <div><br></div> <div>"아 씨, 지금 5단 넣었잖아. 아 뭐하는 거야. 못 가르치겠네."</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소리에 급히 클러치를 밟고 기어를 3단으로 바꾼다.</div> <div><br></div> <div><br></div> <div>"아니, 지금 몇 번을 말했는 데, 이거 기어 하나 제대로 못 바꿔. 답답해 죽겠네."</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빈정거림에도 할 말은 없다. </div> <div>비록 오늘이 운전면허학원에서의 첫 도로주행이고</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도로에 올라서기 전, 나에게 기어 변속 연습을 하라고 시킨 후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밖에서 다른 강사와 20분 동안 담배를 태우며 떠들었던 사람이지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 사람이 하는 말이 곧 정답이니까 </span></div> <div><br></div> <div><br></div> <div>"가속. 50 이상으로 가속. 가속 하라고 이 양반아. 아 진짜 모자란 건가."</div> <div><br></div> <div><br></div> <div>물론 이 사람이 나보다 나이도 많다. 실력도 당연히 좋을 거고.</div> <div><br></div> <div><br></div> <div>"저기 앞에 도착지까지 천천히 붙여요."</div> <div><br></div> <div><br></div> <div>천천히 감속하여 차를 멈춘다. 시동을 끄라는 지시 후에 그는 어떤 말도 없이 </div> <div>조수석에서 나가, 길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문다. </div> <div><br></div> <div>빼꼼 열린 창문 사이로 욕지거리가 들려온다. </div> <div>나는 핸들에 손을 올리고 흐르는 땀을 느끼며 앞 창문만 바라보았다. </div> <div><br></div> <div>이윽고 운전석 문을 탕탕 두드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div> <div>강사가 짜증 가득한 얼굴로 팔을 휘저었다. 내리라는 표시였다.</div> <div><br></div> <div>보조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하려하는데, 차 시동이 걸렸다.</div> <div>놀라서 급히 안전벨트를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행동 하나 하나가 다 굼뜨네."</div> <div><br></div> <div><br></div> <div>아무런 말을 할 수 없다. 그에게는 내가 멍청한 굼벵이로 보일테니까.</div> <div>내 표정을 살핀 건지 그가 조용히 말을 건넨다.</div> <div><br></div> <div><br></div> <div>"내 원래 운전을 좀 스파르타식으로다가 갈키니까, 표정 그렇게 하지말고.</div> <div>그리고 이렇게 빡시게 갈켜놔야 시험때 떠올라서 잘한다고. </div> <div>나도 운전 배울 때 빡시게 욕먹어가면서 배워서, 이렇게 강사도 하고 그러는 거니까."</div> <div><br></div> <div><br></div> <div>"아.. 예. 알겠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자 그는 날 힐끔 보더니 라디오를 틀고 차를 운전해나갔다.</div> <div>트로트를 흥얼거리며 창가에 팔 하나를 걸치고 한 손으로 멋드러지게 핸들을 움직인다.</div> <div>그러고보니 강사가 안전벨트를 안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저기 안전벨트 안하셔는데요..."</div> <div><br></div> <div><br></div> <div>"어? 뭐??"</div> <div><br></div> <div><br></div> <div>"안전벨트 깜빡하신 것 같아요..."</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는 대답하지 않고 한 손으로 안전벨트를 땡긴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툭! 툭!</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안전벨트가 걸린 모양인 지 딸려오지 않았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짜증 가득한 중얼거림과 함께 양손으로 벨트를 잡고 당길 때,</span></div> <div><br></div> <div>앞 차의 브레이크 등이 급히 켜졌다.</div> <div>하지만 안전벨트에 잠깐 눈이 가있던 강사를 보지 못했던 것 같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가 탄 차의 계기판은 70 눈금을 건들고 있었다. </span></div> <div>빨랐다.</div> <div><br></div> <div><br></div> <div>"아 씨발!!!!"</div> <div><br></div> <div><br></div> <div>강사는 욕지거리와 함께 핸들을 돌렸다. 차는 우측 강변으로 뛰어들었다. </div> <div>인식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소리와 함께 차는 구르고 굴러서 뒤집힌 채로 멈춰섰다.</div> <div><br></div> <div>멈춘 후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div> <div>바싹 금이 가서 반쯤 떨어져 나간 앞 유리창과 목이 꺾일 정도로 찌그러진 자동차.</div> <div>사고가 났구나.   </div> <div>눈에 뭐가 자꾸 들어와서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뜰 수도 없었다. 온 몸이 뜨거워지더니 가슴부터 배가 쑤시듯 아프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안전벨트가 날 살린 건가. 강사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고개를 돌려보니 문은 뜯겨나갔고,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어떻게 된 거지. 어덪게ㅔ 돈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덜컥!</div> <div><br></div> <div><br></div> <div>내 ㅈ라ㅏ리 무ㅜㄴ이 열려ㅕㅕㅆ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눈이 ㅇㅇ안ㄴ 보ㅕㅕ</span></div> <div>강사...?</div> <div><br></div> <div><br></div> <div>날 끌ㄹㄹㄹㅇ ㅓ낸다 질질ㄹㄹㅣ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루ㅜㅜ 운젇ㄷ서게ㅜ 눕혀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오..ㅐㅈ그ㄹ요...</div> <div><br></div> <div><br></div> <div>점점 감기는 눈으로 그가 보조석에 기어들어간 것이 보였다.</div> <div>그리고 비실비실 웃는 것이 보였다.</div> <div><br></div> <div>ㅆㅈㅈ밪갯..</div> <div><br></div> <div><br></div> <div>새끼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