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나는 도축업자이다.</div> <div>당신들의 식탁에 올라오는 소고기 돼지고기 뭐.. 그런 고기들을 살아 있을때 때려잡고, 부위 별로 나누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div> <div>예전 말로 백정. 안좋은 말로 망나니라는 소리를 많이 듣긴 한다.</div> <div>뭐라고 불리든 신경은 안쓴다.</div> <div>백정이든 망나니든, 그게 내 직업이니까...</div> <div> </div> <div>소나 돼지 같은 가축의 경우는 그나마 도축하기 쉬운 편이었다.</div> <div>살아있는 상태로 오기때문에 고압의 전기로 기절 시킨후 처리하면 간단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아서 쉽게 좋은 등급으로 분류 받을 수 있다.</div> <div>뭐 요즘은 어느 고기든 쉽게 작업하긴 하지만, 예전엔 이 고기만큼은 정말 작업하기 힘들었다.</div> <div> </div> <div>이 고기는 구하기 어려운건 둘째 치더라도, 내게 물건을 대주는 업자 놈들이 마구잡이로 넘겨줬기 때문이다.</div> <div>언제 죽인걸 가지고 온건지 이미 살은 딱딱하게 굳어있고, 어떻게 잡았는지 도축을 하면 시커먼 핏물이 뚝뚝 떨어진다</div> <div>잘 모를까봐 설명을 곁들이면, 육고기도 생선회와 똑같다. 기절시키든 죽이든 아직 신경이 살아 있을때, 내장 잘 제거하고, 부위에 맞게 살들 잘 도려내면 핏물도 흐리지 않고 쫀득한 육질도 살아있다.</div> <div>그런데 이놈들이 가지고 온 물건들은 정말 최 하급, 아니 쓰래기였다. 대부분 죽은지 오래된 놈들이라, 이미 사후 경직이 일어나 칼도 잘 안들어가고, 내장은 이미 녹아버려 구더기가 있는 고약한 썩은내가 나는 놈들까지 넘겨주기도 했다.</div> <div>하지만 이런 상해가는 고기라도  찾는 사람들이 많고, 또 비싸게 팔수 있으니, 난 그나마 먹을 수 있는 부위만을 추려내며 계속 거래를 할 수 밖에 없었다.</div> <div> </div> <div>그래도 다행히 요즘은 이 고기의 질이 매우 좋아졌다. 언제부턴가 거래처 사람들이 살아있는 고기를 가져다 준다.</div> <div>내가 직접 살아 있는 고기를 기절시키고 도축하기에 고기 등급이 많이 올라갔다.</div> <div>하지만 여전히 아쉽다.</div> <div>상처 안내고 데려오면 더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을텐데, 꼭 패면서 피 흐른채로 데려왔어야 하나...</div> <div>조용히 데려왔으면 특A+는 받을 수 있을텐데..</div> <div>뭐 이만큼이라도 좋아진게 어딘가.사람 고기로 B+ 등급을 받다니...</div> <div> </div> <div> </div> <div> * 위 글은 100% 픽션이며, 현직 도축업 관계자분들과 아무 연관이 없습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