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이 없으므로 음슴체로 갑니다. <div><br></div> <div>필자가 있던 부대는 후방 해안경계대대, 그것도 본부중대였음. 필자는 인사과 계원이라 매일매일이 아스테이지와의 싸움......ㅂㄷㅂㄷ</div> <div><br></div> <div>2014년 2월, 혹한기도 끝나고 유격까지 큼직한 훈련도 없는 평화로운 나날이었는데</div> <div><br></div> <div>갑자기 조류독감이 터짐....................모든 훈련은 다 취소하고 조류독감 방역, 방역초소 운영이 최우선순위로 떠오름.</div> <div>(터질 거였으면 혹한기 전에 터져주지.........ㅠ옆대대는 혹한기 취소인데ㅠㅠ라는 철없는 불평도 했었음)</div> <div><br></div> <div>대대 병력이 현역하고 상근 합쳐서 100명이 겨우 넘는 전형적인 후방 보병대대였는데(해안중대 제외)</div> <div><br></div> <div>지통실 상황근무, 각 처부 최소대기인원, 5대기, 경계근무 인원만 막사에 남고 나머지는 전부 방역초소 근무 투입........</div> <div><br></div> <div>당시 필자가 인사과 최선임이라 인사과 대기인원으로 남았는데</div> <div><br></div> <div>문제는 막사대기인원으로 당직근무를 돌림.........그것도 상병급 이상으로 돌리다보니 삼일에 한번 당직근무가 돌아옴.......ㅠ</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당직근무 끝나고 샤워하고 3시간 남짓의 근무취침을 하려고 샤워하고 매트리스랑 침낭을 펼치던 찰나에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갑자기 대기인원 생활관에(조류독감 방역 인원들이랑 막사대기 인원들을 구분해서 생활관 배치함.....) 정보과장님이 들이닥침.</div> <div><br></div> <div>그러더니 남는 인원이 필자밖에 없냐고 심각하게 물어보심. </div> <div><br></div> <div>평소에 허허실실 사람좋은 미소를 띠던 양반이 갑자기 심각하니까 '무슨 일이지?'했지만</div> <div><br></div> <div>일단 지금 막사내에 인원들은 전부 근무투입이라 남는 인원은 근무취침자인 필자뿐이라고 대답함.</div> <div><br></div> <div>그랬더니 진짜 미안하다고 그러면서 전투복으로 환복하고 현관앞에 1호차에 탑승하라고 지시하심.</div> <div><br></div> <div>'1호차? 대대장님 전용 차량? 더듬이 길게 돋아난 그 회색 SUV? 그걸 내가 왜?'라는 의문이 들었지만</div> <div><br></div> <div>군대는 높은 사람이 강아지를 보고 고양이라면 그 강아지를 닮은 고양이가 고롱고롱 소리를 내고 꾹꾹이를 하게 만들어야하는 조직.............</div> <div><br></div> <div>결국 근무취침도 포기하고 환복하고 1호차 앞에서 대기함.</div> <div><br></div> <div>조금 있으니까 대대장님이랑 정보과장님이 나오시는데 사람좋기로 유명한 우리 대대장형 얼굴이 엄청 심각함.</div> <div><br></div> <div>정보과장님은 '정훈'이라고 마킹된 커다란 DSLR을 넘겨주면서 '그거 니 군생활 월급 전부 모아도 못 사. 조심히 다뤄.'</div> <div><br></div> <div>라는 슬픈 농담을 하면서 분위기를 띄우셨음.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차에타서 대강 이야기를 들어봤는데</span></div> <div><br></div> <div>해안가 갯벌에서 바지락 작업하는 어민들이 뻘밭 한가운데에서 검은색 잠수복을 걸친 시신을 발견하고 신고하셨다함. 연대 기무대에서도 출동했다함.</div> <div><br></div> <div>해안 도착해서 기무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가(연대 기무대장이 중사인데 대대장님이랑 상호존대함. 중령이면 보통 중사들한테 하대하는데ㄷㄷㄷ)</div> <div><br></div> <div>갯벌체험장에서 장화달린 바지를 빌려서 입고 경운기타고 한~참 들어가서 내림.</div> <div><br></div> <div>경찰들은 먼저와서 현장조사하는데 아무리 살펴봐도 시신이 등산복에 등산모자를 입었음..........</div> <div>(새벽조업이라 제대로 못보신 듯......그래도 신고정신 투철함)</div> <div><br></div> <div>그래도 간첩신고를 받았으니 그냥 복귀할 수는 없고, 보고하려면 사진이라도 찍어야해서 연대 기무대 계원이랑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div> <div><br></div> <div>평생 그런 모습은 처음봄.........</div> <div><br></div> <div>시신 눈이며 귀, 입, 코에 조그마한 게(방게라고 하나?)랑 쏙(가재 비슷한 갑각류)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뜯어먹고있고</div> <div><br></div> <div>이미 눈은 갈매기가 먹었는지 없음...............경찰분들은 간신히 참으면서 조사하는데</div> <div><br></div> <div>사진찍으면서도 속에서 넘어오려고 난리남..........결국은 갯벌에 연대계원이랑 한~참 토하고 난리남.</div> <div><br></div> <div>사진찍고 경찰들이 수습한다고 군인들은 복귀해도 상관없다길래 복귀하는데 </div> <div><br></div> <div>대여섯번 토해서 얼굴은 완전 초췌하고 기운없는 게 안쓰러웠던 대대장님이 근처 백반집에서 밥먹고 복귀하자고 하심........아아 대대장님...ㅠㅠ</div> <div><br></div> <div>식당 들어가서 물마시면서 속을 가라앉히면서 기다리는데 이모님이 밑반찬 세팅하심.</div> <div><br></div> <div>세팅된 반찬이 아까 갯벌에서 봤던 작은 게 튀김임.............보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가서 한참 토함...........</div> <div>(여러번 토하면 위액만 나온다고 책에서 봤었는데 직접 한 것은 처음.....ㅠ)</div> <div><br></div> <div>결국은 먹는둥 마는둥하고 부대로 복귀함...........</div> <div><br></div> <div>나중에 이야기를 들었는데 동창회가 있어서 거나하게 취하신 아저씨가 방파제에 차 세워놓고 앉아서 바람쐬다가 화를 당하셨다고...........</div> <div><br></div> <div>부인분한테 마지막으로 전화를 하셨는데 '임자, 여기 물들어오네! 물들어와!'였다고.........술자리에서 전화하신 줄 알고 넘어가셨다함.........</div> <div>---------------------------------------------------------------------------------------------------</div> <div>술이 원수입니다. 연말인데 음주는 적당히하고 건강을 챙깁시다. 오유징어 여러분!!</div> <div><br></div> <div>PS)조류독감 끝나고 주말도없이 비상근무했던 대대 전병력은 사단장님, 연대장님, 대대장님께서 포상휴가를 주셔서 휴가는 원없이 나갔답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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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5/12/19 22:34:06 221.138.***.45 1일1라면
321932[2] 2015/12/19 22:59:38 175.194.***.39 보리보리쌀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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