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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8632
    작성자 : 마음행복
    추천 : 6
    조회수 : 1776
    IP : 119.67.***.169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5/03/26 23:50:36
    http://todayhumor.com/?panic_78632 모바일
    [단편]맘에 안들다
    갑자기 그 생각이 들은 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외로워서도 아니고 .

     그 갑자기 들은 생각에 따뜻해진 잠자리를 걷어차고 대충 옷을 주워 입고 아파트 주차장에까지 내려온 것을 보면 내가 정상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너무나 평범한 일일수도 있겠다.

     그 생각은 
    미래의 내 연인이 자동차바닥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일이다. 
     
    나의 연인이 찾아도 보이지 않은 것은 차를 사고 한번도 유심히 보지 않은 소음기가 달리고 바퀴가 달린 자동차 밑바닥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난 지금 엘리베이터에 타서 지하층의 버튼을 눌렀다. 

     사실 내 주위에 있으면서 유심히 보지 않은 것들은 많다. 

    모니터안쪽도 그렇고 건넌방의 가구의 밑바닥도 그렇다 

    하지만 나의 인연이 모니터 속과 장롱밑 바닥에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 

    하지만 자동차 밑바닥은 이상하게 나를 못살게 굴 정도로 의심이 갔다.   모든 것이 편안한 일요일 오후에 수다쟁이 이모가 와서 나의 평화로운 오후를 여지없이 이모가 사온 과일과 함께 벗겨낼 것 같은 일요일 오전의 불길한 예감처럼 (어김없이 맞아 들었다)

    지금 내 차에 가서 고개를 숙여 

    '이젠 나와!' 하고 소리치면 나의 남은 평생을 함께 할 연인이 
    '어떻게 알았어?' 하면서 나올 것 같은 느낌! 

    그 느낌에 난 새벽에 자던 잠을 뒤로하고 주차장으로 가고 있다. 

     ' 날씨가 추운데 커피를 사줄까? 그리고 내방에서 몸을 녹이라고 해야겠다. 

    아침에 부모님이 보시면 저의 인연이에요 어제 자동차 바닥에서 찾았어요 

    그러면 아버지께선 이러실지도 모르겠다. 

    '잘했다 아들아 용케 찾아냈구나.  사실 난 네 엄마는 친구네집 다락에서 찾았단다. ' 
    라고 말하실지도 모르겠다.

     결국은 지하주차장 내차 앞에 섰다.  
    처음 만남인데 지하주차장이라니. 
    담배를 꺼내물었다. 
    그리곤 주저앉아 말했다. 

    '이봐요 이제 그만 나와요' 하고 말했다. 

     지하라 그런지 쩌렁쩌렁 울렸다. 감기 들어 귀에서 울리는 기침소리같았다.  
    미친 짓일지도 모르겠다 새벽에 자동차 바닥에 대고 이제 그만 나오세요라니.  

    이왕 나온 것 담배나 피고 들어가야 겠다는 생각으로 그냥 앉은 채로 있었다. 


     '. . . . 알고 있었어요?' 

     
     라는 소리와 바닥에서 조그만 얼굴의 긴 머리 여인이 머리를 내밀었다. 
     
    정말 있었군 

     그녀는 일어나 옷을 툭툭 털고 주머니에서 힐을 꺼내 신었다. 놀랍게도 그녀가 입은 옷은 정장이었고 더욱 놀라운 것은 정장 주머니에서 힐이 나온 것이었다.

     툭툭 털자 그녀는 언제 자동차 바닥에서 나왔냐는 듯 깨끗했다 . 
    그리고 지적으로 보였다. 

     ' 담배 있어요?'   하고 그녀는 물었다. 

     '여기요' 하고 한 개피를 주었다 그리고 불도 붙여주었다. 담배에 불을 붙이는 그녀의 손가락은 무척이나 길어 보였다.

     ' 비포장도로에선 속도를 내지 말아주세요 손톱이 부러졌잖아요'  하고 그녀는 말했다. 

     '죄송합니다' 하고 난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거기에 계신 거죠? 믿을 수가 없군요 ' 

     '그리 어렵지는 않은 일이죠 보실래요?' 하고 담배를 비벼 끄고는 그녀는 다시 자동차 바닥으로 들어갔다. 

     난 그때 휘발유를 차에 끼얹고 불을 붙였다. 
     내 차는 활활 타기 시작했다. 
    난 다시 엘리베이터에 타고 집이 있는 층수를 눌렀다. 

     마침 어떻게 휘발유가 있었느냐고 묻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난 그녀가 싫었다. 아무리 나의 인연이라고 해도 말이다. 
    할부도 끝나지 않은 차를 태우는 것보다 더 싫었다. 
    난 다시 침대에 누울 수가 있었고 내 손에서는 휘발유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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