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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591
    작성자 : MICA
    추천 : 3
    조회수 : 1268
    IP : 118.40.***.35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0/09/23 09:11:20
    http://todayhumor.com/?panic_7591 모바일
    죽은병사의 모습......[펌]
    <이 이야기는 네이버 닉네임 혜류(tlstkdcjs1) 님이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저는 작년 11월에 제대를 했습니다. 

    그리고 장교로 군대 생활을 했습죠. 제 얼굴이나 사진 본 분들은 장교같이 생기지 않았다고들 하죠...하지만 나온거 맞습니다.-_-z 당당히 중위로 전역했지요.

    부대명은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비밀!



    이야기의 시작은 제가 처음 임관해서 자대로 배치 받은 4년전 04년으로 돌아 갑니다.

    원래 처음 자대 배치를 받아가면 장교든 병사든 적응하기 힘듭니다. 어리버리하고 맨날 하는 것마다 실수하고 규정도 잘 모르고... 뭐 저도 그렇게 뛰어나게 똘망똘망한 놈은 아니었기에 그런 전처를 아주 정확하게 밟고 있었지요.

    게다가 그 당시 부대가 좀 어수선 했습니다. 이유는 저희 부대 수송부 건물에서 병사 1명이 목을 메고 자살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유는 정확하지 않았지만 대략 단체생활의 부적응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저도 그때는 짬이 안되는 이유로 시체는 못보고 옆에 끼어서 이야기만 듣고 사후조치하는 것들만 구경했지요.

    사실 그때는 그냥 한명이 죽었구나 라는 생각만 했지 별로 그 사건에 대해서 큰 비중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그 수송부 건물에 딸려있는 농구장에서 계속 밤마다 어떤 애가 농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이 된다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전 사실 처음에는 믿지 않고 애들의 장난으로 치부하고 넘겼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넘길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날은 유난히도 밤안개가 짙은 날이었습니다.

    그때 전 당직사관으로 근무 중이었고, 하루에 한번은 순찰을 갔다와야 했습니다.

    밖을 나와서 후레쉬를 비추고 걸어가는데 앞이 완전히 안보이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평소보다 시야가 엄청 제한되었지요.

    사실 이런날은 순찰 돌기가 싫습니다. 기분도 음침하고 습한 날 새벽 순찰은 굉장히 기분나쁘거든요.

    그날 전 2시에서 3시 사이 순찰이었습니다.

    조그만 후레쉬는 밤안개 사이로 난 길을 비춰주기에는 약간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중간중간에 켜져 있는 가로등 불이 있었기에 그나마 나았지요.

    다른 곳의 순찰을 끝내고 마지막 수송부만 남았습니다. 수송부가 저희 건물에서 제일 멀리 떨어져 있었고 거기엔 가로등도 없습니다.

    제가 제일 순찰 가기 싫어하는 곳이 수송부랑 무기고였습니다. 그 두곳은 왠지 음습해서 가기가 싫더군요.. 기계도 많고.

    하지만 마지막에 확인싸인하고 와야 하는 곳까지 갈려면 수송부를 거쳐야 되기에 어쩔수 없었습니다.

    수송부를 지나가는 순간.... 

    그때 전 보았습니다.

    농구장에서 주황색 츄리닝을 입고 농구를 하는 병사한명을....

    그때 시간은 새벽 2시 30분쯤 됬던걸로 기억합니다. 확인싸인할때 35분쯤 됬으니까요

    남자분들 아시겠지만 군대에서는 밤 10시만 되면 근무자들을 빼놓곤 기타 유동병력은 없습니다. 그때 돌아다닌다는 건 규제를 받을 뿐더러 정신 나간 짓이죠. 게다가 농구를 하고 있다니.....

    순간 소름이 확 돋으면서 머리끝이 쭈뼜 섰습니다.

    그리고 아무 소리도 큰 행동 뛰어가는 것 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몸이 굳는다는게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사실 저번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알지만 정말 이런 상황 만나면 어떤 큰 행동도 소리도 비명도 지를 수가 없습니다. 이런 사건들을 겪고 나서 영화에서 나오는 비명들은 모두 현실과는 동떨어진 표현이란걸 알게 되었죠.

    소리 지를 힘도 없었고 그냥 천천히 걸어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나가면서 고개도 못돌리고 눈동자만 돌려 흘끗 보니 지나가는 저와는 상관없이 계속 농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병사들에게 들어보니 그 죽은 병사가 대인관계는 별로 안 좋았지만 농구는 굉장히 좋아했다고 하더군요.

    아마 죽어서도 계속 그 자리에 남아 농구를 하고 싶었나 봅니다.


    그때 귀신이란걸 처음 봤네요. 영화에서 처럼 소복입은 그런 모습도 아니었고 살아있을때 모습 그대로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자기가 죽은 그자리에서만 보이네요. 그 자릴 못 떠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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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23 13:29:08  112.144.***.110  마지막노래
    [2] 2010/09/25 06:08:05  116.1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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