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유머 - 잿빛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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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75423

작성자 : Avalanche★

추천 : 1

IP : 216.16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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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 2014/12/17 16:2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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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길을 걷다 - 17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 크로우바는 힘없이 들려있는 놈의 팔 한가운데를 지나 놈의 머리를 강타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콰직하는 소리가 들리며, 크로우바의 노루발 한쪽이 놈의 머리 안쪽으로 깊게 쑤셔박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캔을 따올리듯, 그대로 크로우바를 잡고 들어 올려버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크로우바로 뚫린 놈의 머리 구멍 뒤쪽으로, 허연색 뼛조각과 뇌수가 튕겨 올랐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뇌의 한축이 헤집어진 놈은, 나를 잡으려던 손을 천천히 내리며 바닥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나쁘진 않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어짜피 인간도 아닌, 이미 죽어버린 시체들에게 휘두르는 거니, 죄책감도 들지 않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어짜피 이미 죽어버려,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난 사람들이었기에, 차라리 우리가 그 생을 끝내주는게 더 그들에게 마음이 편할지도 몰랐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놈의 머리를 가르고, 놈이 쓰러지는걸 보며, 점점 심장이 터질뜻 뛰어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머리속에선 무엇인가 모를 폭죽이 터져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입가에서 점점 웃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 크로우바가 놈들 머리속을 헤집고 빠져나올때, 또 그 후에 놈들의 몸이 바닥으로 무너져 내리며 검은 피의 호수를 만들때마다, 난 점점 주변에 있는것들이 일렁거리는게 느껴졌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온 몸의 세포가 곤두서는 듯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팔과 다리에 털들이 소름이 돋듣 일어서는 느낌이 났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한쪽 입꼬리가 점점 올라가는걸 느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한놈의 머리 뒤쪽에 구멍이 나 뜯겨지며 쓰러지곤, 그 뒤를 따라 또다른 놈이 나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크로우바를 잡고는, 놈의 머리 오른쪽에서 강하게 후려갈겼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노루발은 놈의 눈을 파고들어가 반정도가 깊게 박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크로우바를 옆쪽으로 밀어쳐서는 반쯤 놈의 얼굴을 뽑아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리곤 크로우바가 박힌채로 놈을 힘껏 앞쪽으로 밀어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놈은 아주 힘없이 뒤로 밀려나며, 자신의 뒤에 있던 놈마저 쓰러트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놈의 눈은 텅하니 비어 검은색 액체를 뿜어내고 있었고, 몸을 몇번 움찔대더니, 그대로 차가운 시체로 돌아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다음놈에게 크로우바를 휘두르려 다시 크로우바를 들려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하지만, 놈은 너무나 가까이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십중팔구 내 팔이 물릴게 뻔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놈의 배쪽을 향해 발을 뻗어서는, 힘껏 밀어내며 발로 차버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놈은, 그대로 뒤로 밀려나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다시 일어서려 몸을 뒤로 돌려선 바닥을 짚고 일어서려 했지만, 내 크로우바는 놈의 머리 속으로 박혀 들어가 뇌를 한껏 휘저어 놓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바닥에 쓰러진채로 내 크로우바를 그대로 들어 올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빠각 하는 소리가 나며 놈의 정수리 한가운데에 구멍이 크게 뚫려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마치 통조림캔이 따지듯, 놈의 머리쪽에서는 검은색 액체와 회백색 뇌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 앞쪽에선, 또다른 한놈이 나를 보고 손을 들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놈을 향해 씨익 웃어주고는, 크로우바를 양손으로 잡아 놈의 얼굴쪽으로 찍어 넣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반쯤 썩어 무너져내렸던 놈의 눈 사이로, 크로우바는 깊게 들어 박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대로 놈을 힘껏 밀어넘겼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눈을 넘어 뇌쪽까지 찔린 놈은 아주 힘없이 나에게 밀려 뒤쪽으로 밀려 넘어졌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따라 넘어지지 않으려 크로우바에서 손을 놓고는 놈을 발로 살짝 밀어 넘겼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놈은 빨간색 크로우바가 눈에 꽂힌채로, 그대로 천천히 뒤를 향해 무너져 내려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심장이 터질것만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너무 격하게 몸을 움직여 댔는지, 숨이 끊어질것만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옆쪽 주차장 바리케이트쪽에 몸을 기대곤,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보통 사람을 처음 죽일때는, 다들 죄책감에 쩔어 제대로된 사고를 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내가 죽인게 인간이 아니어서 그런가, 그냥 짐승을 향해 무기를 휘둘렀다는 생각만 났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가 살기위해서 무기를 휘둘렀다는 생각만이 내 머리속을 가득채웠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가 바리케이트에 기대어 앉아 숨을 고르고 있을때, 누군가가 내게 다가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옆쪽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려보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도끼를 어깨에 걸친채로 나에게 걸어오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의 도끼는 검은색 피에 절어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의 뒤로는, 머리가 반쯤 쪼개진채, 머리가 없어진채로 바닥에서 뒹굴고있는 놈들의 시체가 보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내 주변을 둘러보곤, 놀란듯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무슨 참치캔 따냐. 다들 머리를 따놨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상훈이 너머를 슬쩍 보고는, 머리가 반쯤 쪼개진 놈들을 보곤 답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넌 무슨 장작패냐.. 다들 머리가 반으로 쪼개져있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피식 웃으며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의 손을 잡고는 다시 몸을 일으켰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가 주변을 둘러봤을땐, 내심 놀랄수 밖에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열댓마리 정도의 놈들이 우리 주변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주변은 흥건해질정도로 피가 흐르고 있었고, 우리는 그 참상의 한가운데에 멀쩡히 살아남은채로 서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앞쪽에 쓰러져있는 놈의 얼굴을 밟고는, 크로우바를 뽑아들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회백색의 뇌수와, 검은색 피가 한쪽 노루발을 거멓게 물들여놨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찝찝한 느낌에 크로우바를 살짝 털곤, 내 앞에 쓰러진 놈 옷에 대충 문질러 닦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에이씨.. 찝찝하게 시리...."</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잘 닦이지 않는 피를 대강 문질러 닦으며 투덜대며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바라보다, 내가 투덜거리는 소리를 듣고 뒤돌아서는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곧 다시 쓸지도 모르는거 뭐할라고 닦아대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가방 옆주머니쪽에서 랜턴을 꺼내며 대피소 안쪽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검은색 피가 어느정도 닦이자, 바리케이트를 넘어 지하주차장으로 걸어들어가는 입구에 섰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침매터널 입구에 서있던 그 순간이 잠시 내 머리속을 스쳐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이번에는 그런 어둠의 공포에 떨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가방 옆주머니쪽으로 손을 뻗어서는, 랜턴을 꺼내들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길게 지하로 이어지는 초록색 길을 향해서 랜턴을 비춰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길의 한 가운데, 알수 없는 시체 하나가 쓰러져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혹시나 또 크로우바를 쓸지도 몰라, 한쪽 손에 굳게 쥐고는 안쪽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점점 그 정체모를 시체의 윤곽이 잡혀나가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파란색 옷과, 허리춤에 찬 진압봉에 무전기, 그리고 총집을 보니 경찰인 것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 시체에게 가까이 다가가서는 조심스레 발로 툭 건드려 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 경찰의 시체는 아주 힘없이, 배를 보이며 밀려났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입에서는 잔뜩 피를 흘리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하지만, 검은색 피는 아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마도 감염되기 직전에 무언가에 의해 밟혔던지, 혹은 밀려났던지 해서 이 도로를 굴러가다 머리를 찧은것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의 허리쪽으로 불빛을 비춰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총집에는, 검은색빛이 비춰지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쪽으로 손을 뻗어, 권총집을 열어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직 쓰지 않은 것 같은 리볼버가 그의 허리춤에 꽂혀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권총집에서 총을 빼내어, 무슨 총인지를 살펴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스미스앤웨슨, 모델 텐, HB구나..."</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내 등뒤쪽에서 시체쪽을 향해 랜턴을 비추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이야, 딱 보고 뭔지 아네, 김경현. 역시 밀덕이다 밀덕"</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내가 총을 집어들고 이리저리 살피고 있는 것을 보곤 한마디를 던졌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뭐... 부정하지는 않을 생각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나도 상당히 밀리터리적인거에 관심이 컸기 때문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가 미스터리한것에 관심을 가진것 만큼, 나도 밀리터리적인 요소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스윙아웃형식으로 된 이 총은, 대한민국 경찰의 제식 권총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들리는 바에 의하면 모델 60으로 점점 바꿔나가고 있다는데, 아직 여기가 시골이라서 그런지 여기까진 바뀌지 않은것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님 고집에 예전걸 차고 있었다던지...</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실린더를 옆으로 빼서 안쪽 총알을 살펴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한발도 쏘지 않았는지, 여섯구멍은 금색 총알로 들어차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마 비상상황이라 여섯발이 모두 실탄으로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실린더를 다시 총 안쪽으로 밀어넣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총을 이리저리 살펴보는 나를 보곤, 뒤에서 말을 남겼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나는 그거 가지고 있어봤자 제대로 맞추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니까 니가 일단 가지고 있어라."</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고개를 살짝 끄덕이곤, 바람막이 안쪽주머니쪽에 권총을 집어 넣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크기가 좀 있었던지라, 권총 손잡이만 밖으로 삐져나온채로 쏙 들어가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총을 입수하곤, 우린 대피소의 더 깊은곳으로 이동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리가 긴 내리막을 따라 한걸음씩 안쪽으로 들어갈때마다, 안쪽의 모습은 점점 더 선명하게 보여지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리는 벽쪽에 몸을 숨기곤, 안쪽으로 들어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마치 들키지 않으려 몸을 숨긴 특수요원처럼, 벽에 딱 붙어 웅크려서는 안쪽으로 들어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리는 모퉁이에 도착해서는, 미끄러져 움직이던 발걸음을 멈췄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모퉁이쪽에 서서는, 노란색 기둥 너머로 고개를 살짝 빼 안쪽을 바라보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너무나 놀라 입을 막고 다시 고개를 집어넣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목을 넘어서 비명소리가 터져나오려고 하는걸 힘겹게 입을 막아 참아낼 수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두어번 숨을 몰아쉬곤, 다시 기둥 너머로 고개를 빼서 안쪽을 살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수십? 아니, 수백명의 사람들이 모두 놈들로 변하여, 안쪽에서 서성대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참사정도가 아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야말로 일방적인 살육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중간중간에 널부러져있는 인간들의 시체는, 배가 뜯겨진채, 머리가 뽑혀진채, 척추가 뽑혀진채로 나뒹굴고 있었고, 바닥은 시뻘건 피와 검은색 물질에 뒤섞여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놈들로 변해버린 사람들도, 주차장 안쪽을 서성이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중간중간에서는 피의 만찬이 벌어지고 있었고, 목에 내장을 감고있는 놈들도 여럿 보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아래쪽에서 무언가가 서늘한 느낌이 들어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눈을 아래쪽으로 돌렸을땐, 정말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기어나오던 그대로 죽어버렸는지, 양복을 입은 한 아저씨가 입에선 피를 줄줄 흘려대며 죽어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보급품은 너무나 깊은곳에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저 보급품을 가지러 가려면, 이 많은 좀비떼를 전부 뚫고 들어가야할것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설령 뚫고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다시 나올때는 놈들에게 갖혀 버릴것이 뻔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고개를 다시 들이밀곤, 상훈이를 보며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야, 안되겠다.. 너무 많아. 그냥 나가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내 말을 듣고는 기둥 너머로 머리를 빼곤 안쪽을 살펴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이런 미친.... 내가 이럴줄 알았지... 나가자. 빨리. 나가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리는 다시 벽 뒤쪽에 몸을 숙이곤, 살금살금 바깥쪽으로 발길을 돌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이곳에서 물자를 찾긴 이제 글른것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새로운 무언가를 찾아야만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편의점이든, 음식점이든, 어디든 들어가서 물건을 찾아 나와야한다는 의무감이 들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린 그렇게 대피소를 뒤로하고, 또다른 먹잇감을 찾아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Avalanche의 꼬릿말입니다

내 길을 걸어감에 있어
나의 지식은 나의 창이 되고
나의 경험은 나의 방패가 되고
나의 손을 잡아준 사람은 나의 버팀목이 되어
나의 창과 방패, 그리고 버팀목과 함께 끝까지 걸어가리라.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환하게 웃게 되리라.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되리라.

필명 Avalanche, 소설쓰고 있슴다.
관심있으신 분은 보러 오세요.
보기만 해주셔도 감사합니당.
'잿빛길을걷다'
http://novel.bookpal.co.kr/view?bid=4185
http://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21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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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4/12/20 16:41:39 182.215.***.78 안나프로이드 531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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