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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5060
    작성자 : 오유女
    추천 : 4
    조회수 : 1409
    IP : 59.22.***.21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4/12/04 02:07:40
    http://todayhumor.com/?panic_75060 모바일
    화장실 거울
    <div><br></div> <div><br></div> <div> 유독 날이 추웠다. 집 안에 있는 데에도 몸이 으슬거리며 한기가 느껴질 정도였다.</div> <div> 점심 쯤에 잠에서 깨, 어제 뭘 했는지 뻑적지근한 몸을 이끌고 화장실로 향했다.</div> <div> 평소에도 추위를 잘 타는 편이라 유독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곤 했는데</div> <div> 오늘따라 더 추운 날씨에 견딜 수 있는 최대한의 뜨거운 온도로 물을 틀었다.</div> <div><br></div> <div> 샤워를 마치고 거울을 보니 김이 잔뜩 서려있었다.</div> <div> 내 얼굴은 커녕 거울에는 김 때문에 내 형체도 잘 비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 그때였다. 거울에서 흐릿하니 뭔가 검은 형상이 보이는 것 같았다.</div> <div><br></div> <div> 뭐 묻었나 싶어 샤워기로 거울에 물을 뿌렸다. 깨끗해진 거울에 비치는 것은</div> <div> 검은 형상은 커녕 그냥 발가벗은 내 상체 뿐이었다.</div> <div><br></div> <div> 잘못봤나 싶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물기를 닦고 로션을 바르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 그러다 문득 거울을 쳐다보니<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어느새 다시 뿌옇게 김이 서려있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그리고 조금 전에 봤던 검은 형체가 또다시 흐리게 비쳤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 눈을 찌푸리며(안경을 벗고있을 때 자주 하는 버릇이다)다시 거울에 물을 뿌렸으나</div> <div> 비치는 것은 여전히 별 문제 없는 내 상체 뿐이었다.</div> <div> 혹시하여 뒤를 돌아보았지만,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div> <div><br></div> <div> 뭐야. 진짜 잘못봤나? 갸웃하며 마저 로션을 발라나갔다.</div> <div> 얼굴과 목에 꼼꼼히 바르고 마무리를 하는데</div> <div> 그 잠깐 사이에 거울에 다시금 뿌연 김이 끼어있었다.</div> <div><br></div> <div> 내가 너무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한 건가? 이상하게 김이 빨리 서리는 기분이었다.</div> <div> 그리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검은 형체가 어른거렸다.</div> <div> 이쯤되자 황당하고 기가차서 마지막으로 확인해보자 싶어 샤워기를 들었다.</div> <div> 그리고 물을 뿌리려던 순간이었다.</div> <div><br></div> <div> 뭔가 기분이 싸해서</div> <div> 물을 뿌리기 직전, 시늉만 하고 멈췄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아래를 내려다보았다.</div> <div><br></div> <div> 길고 검은 머리카락을 사방으로 늘어뜨린 사람같은 괴기한 형체가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로 발치에서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 눈이 마주쳤다고 느낀 순간, 난 기절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헉.</div> <div> 눈을 떴다. 정신을 차리자마자 주변을 둘러보았다. 난 누워있었고, 장소는 내 침대였다.</div> <div> 뭐야...꿈이었잖아.</div> <div><br></div> <div> 그럼 그렇지. 안심이 밀려왔다. 아무래도 요즘 피곤했던 모양인지 평소에 안 꾸던 악몽을 꾼 듯했다.</div> <div><br></div> <div> 어휴, 놀래라. 최근엔 공포영화도 안 봤는데.</div> <div><br></div> <div> 얼마나 잔 건지 입 안이 텁텁했다. 괜히 놀랐던 가슴을 진정시키며 가글이라도 해야겠다 싶어 화장실로 향했다.</div> <div> 그리고 화장실 문을 열자마자 난 그대로 멈췄다.</div> <div><br></div> <div> 검은 머리카락들이 잔뜩 화장실 바닥에 뭉쳐있었다.</div> <div><br></div> <div> 참고로 난 최근에 밝은 갈색으로 염색했으며 단발이었다. 내 머리카락은 절대 아니었다. 오싹하니 등줄기에 소름이 올라오는 순간 나는 어제 저녁 기숙사 생활을 하던 여동생이 집에 돌아왔다는 사실을 떠올렸다.</div> <div><br></div> <div> 동생의 머리카락은 엉덩이께에 닿을 정도로 몹시 길었고, 한움큼 빠지거나 한다면</div> <div> 지금 안경을 안 쓴채라 잘 보이진 않지만<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저 정도 머리카락 뭉치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span></div> <div><br></div> <div> 아, 진짜. 샤워하고 나면 빠진 머리카락들 좀 치우라고 그렇게 일렀었는데.</div> <div><br></div> <div> 잔소리를 좀 할 요량으로 여동생을 불렀다. 방문이 닫혀있긴 하지만 충분히 들릴 법한 큰소리였다.</div> <div> 여러번 외쳤으나 대답이 없어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 방에 없나? 밖에 나갔나?</div> <div> ㅇㅇ아? 다시 한번 외치며 동생의 방문을 열었다.</div> <div><br></div> <div> 그리고 동시에 거짓말처럼 사실 하나가 떠올랐다.</div> <div><br></div> <div><br></div> <div> 아, 맞다.</div> <div> 여동생.</div> <div> 어제 내가 죽였지, 참.</div> <div><br></div> <div><br></div> <div> 그리고 다시 돌아본 화장실 바닥의 검은 뭉치는</div> <div> 내 쪽을 향한 동생의 잘린 머리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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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04 09:10:09  14.56.***.137  코알리  195446
    [2] 2014/12/04 09:42:40  59.86.***.191  우루트  169228
    [3] 2014/12/04 11:38:31  223.32.***.235  여환  228308
    [4] 2014/12/04 20:49:34  123.228.***.84  알바개하기싫  562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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