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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74457
    작성자 : 미모파파
    추천 : 14
    조회수 : 1717
    IP : 14.36.***.185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4/11/13 22:29:26
    http://todayhumor.com/?panic_74457 모바일
    [븅신사바] 공포소설 - 경합(競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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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우 찌뿌둥해! 손발은 또 왜이리 차갑지 이제 정말 늙는가? "
     
    주먹쥔 오른손으로 어깨를 두드리며 고개를 좌우로 젖혀대고는 손을 연신 주무르는 명호였다.
     
    그의 손 마디마디, 그의 몸 여기저기에는 그의 삶을 증명하는 칼자국과 문신들이 있다. 젊을때는 훈장이고 명함이었지만
     
    지금 오십을 넘긴 그에게 그것들은 이제 사우나조차 맘놓고 가지못하게 하는 족쇄였고 낙인이었다.
     
    " 뜨끈한 탕에 들어가서 푹 지지고 싶네... "
     
    똑.똑
     
    문이 울리고 늘씬한 묘령의 여인이 쟁반에 흰 그릇을 올린채 사무실로 들어왔다.
     
    " 사장님 약 들여왔습니다 "
     
    약을 내려놓는 여자의 얇고 하얀 손목을 지긋히 보던 명호가 입을 열었다.
     
    " 한 비서 고마워 그런데 이 약은 냄새가 너무 고약해서... "
     
    미간을 찡그리며 약을 마시고는 엄지손가락으로 입가를 문지르는 명호를 보며 비서라고 불른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
     
    " 사모님께서 직접 보내신거니 꼭 드셔야 하세요. 매일 사모님이 전화하셔서 약부터 드셨는지 물어보시거든요 "
     
    그가 비운그릇을 쟁반에 얹고서 고개를 숙이고 뒤돌아 나가는 여인의 허리와 발목을 아련한듯 보는 도중 그의 전화가 울렸다.
     
    " 여보세요. 어 그래 당신이야? 어 방금 먹었지 그런데 재료가 뭔데 냄새가 이리 지독해? 응? 투구꽃? 그런꽃도 있어? 아니 냄새가
     
      너무 역해서 그렇지! 아이고 내정신좀 봐 오늘 준석이 병원에서 진료받는날이지! 그래그래! 응? 소영씨 연구실에 들르라고?
     
      그래 내 그렇게 하지 그래 알겠어 "
     
    명호는 곧 웃옷을 챙겨 친구 준석의 부인인 소영의 연구실로 출발했다. 한낱 건달에 망나니였던 명호가 그나마 조그마한 회사라도
     
    차리게 된것은 죽마고우 준석 덕분이었다. 명호와 달리 공부도 잘했던 준석은 후에 의사가되었고. 흥청망청 돈을쓰던 명호를 타일러
     
    용역회사를 만들게 했다. 그 덕에 늙어 필드에서 물러난 지금도 명호는 돈 걱정은 안하며 살게 되었다.
     
    소영의 연구실에 도착한 명호는 저멀리 보이는 소영을향해 조심스레 다가갔다.
     
    그리곤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는 소영의 허리를 낚아챘다.
     
    " 어머! 아이참 놀랬잖아!! 난 또 누구라고 " 들고있던 펜과 종이를 놓치며 놀랐던 소영은 이내 깔깔 웃으며 명호의 손을 잡았다.
     
    " 왜? 설랬어? 하하 " 능글맞게 웃으며 명호가 말했다.
     
    " 우.리.들.끼.리 있을때는 괜찮은데 여긴 보는사람이 많으니 내 방으로 들어가자 "
     
    사무실로 들어간 명호와 소영은 마주앉아 있었다.
     
    " 수영이한테 전화받고온거지? 하여간 이 남자들은 하나같이 덜렁이라니까 아침에 준석씨가 컨포지움에 낼 서류를 놓고갔는데.
     
      내가 거기까지 갈시간이 어딨어? 그래서 불렀지 줄것도 있고 "
     
    서류를 받아들던 명호가 소영에게 물었다 " 줄것? 뭔데? "
     
    " 아이고 애기처럼 보채기는 자 이거 받아 " 소영이 약봉지 하나를 건내며 말했다. 명호는 그것을 받아들고 자세히 봤지만 하얀 가루약같은 그것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 이게 뭔데? 약이야?  "
     
    " 돌이야 몸에 좋은 돌~"
     
    " 나보고 지금 돌을 먹으라고? 나 안먹어 하나는 뭔 꽃 달인물을 먹이더니 다른 하나는 돌을 먹이네 자매끼리 이러기냐? "
     
    수영과 소영은 자매였다 명호와는 같은 고향출신이었고 그것은 준석도 마찬가지였다.
     
    " 너 몸차갑다고 한다며 그거 먹으면 좋을거야 비석만드는 돌 갈은건데 그거 먹으면 몸에 열이 좀 돌아서 좋아질꺼야.
     
      걱정해서 몸에 좋은걸 먹여도 아주 복에 겨워서 난리네 정말 그만 툴툴대고 이거랑 먹어 얼른 "
     
    소영의 등쌀에 명호는 같은걸 달인거라는 물과함께 돌가루를 삼켰다. 혀가 까끌거리긴 했지만. 먹고 난뒤 준석의 병원으로 가는길에
     
    그의 차안에서 그는 정말 몸이 뜨끈해지는걸 느꼈다.
     
    " 그래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이 맞는것 같군... 벌써 30년이 다 되어가니 말이지 "
     
    명호는 준석에게 소영이 전해준 서류봉투를 건네고는 말했다.
     
    " 야 몸에 좋은것좀 놔줘봐라 요즘엔 잘 서지도 않는다 오줌발도 예전같지 않고 "
     
    준석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 나이들면 다 그렇지 임마. 그리고 세워서 뭐하려고? 으이구 이 웬수야 ~~ "
     
    준석이 명호를 베드에 눕히고는 혈관을 찾아 바늘을 찔러 넣고 영양제를 연결하며 명호에게 물었다.
     
    " 우리는 참 인연이 깊은것 같다. 너랑나는 절친한 사이고 와이프들은 자매고 그치? "
     
    명호가 준석을 보며 웃으며 대답했다 " 인연은 무슨 그나저나 돌팔아 이건 무슨약이냐? "
     
    링거를 보며 명호가 물었다.
     
    " 너 잘 안선다며 임마. 단단하게 잘서라고 리포아란에다가 아미노산 섞은거야. 마늘주사 들어봤지? 그거랑 비슷한거야 "
     
    준석이 웃으며 말하는것을 들으며 명호는 눈을 감았다.
     
    준석이 커텐을 치는 소리가 귀에 들렸다. 명호는 몸이 뜨끈한걸 느끼며 커텐을 사이에두고 준석에게 말했다.
     
    " 고맙다 준석아 "
     
    잠깐동안 아무말 없던 준석이 담담한 목소리로 명호에게 말했다.
     
    " 고맙긴.. 그나저나 내가 오늘 고맙다는 말을 세번이나 듣네 하하 히터 틀어줄테니까 푹자 임마 "
     
     
     
     
     
     
    이내 준석이 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명호는 심한 어지러움과 함께 한장면이 떠올랐다.
     
    저녁골목길에서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수영과 소영을
     
    그리고 그녀들을 뒤쫒는 자신을.
     
    "흡!!"
     
    갑자기 눈을 부릅떴던 명호의 입가에 경련이 일었다.
     
    " ㅈ...주....준ㅅ....석아 "
     
    그둘을 평생 자신의 노리개로 삼기위해 자신의 친구라기보다는 졸개에 가까웠던 준석에게
     
    소영을 소개시키고. 그들이 결혼한 뒤에도 ....
     
    다시한번 힘겹게 숨을 뱉으며 명호는 준석을 찾았다.
     
    " 준서....석아.....컥.... "
     
    밖으로 나간줄만 알았던 준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 명호야.. 우린 참 깊은 인연이야 그치?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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