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공게로 오유에 입문하여 눈팅족으로만 살다가 글올려 봅니다.</div> <div>지금 저는 피부가 생기 없이 바싹 말라버린 30대 중반 남징어이고 이 일은 약 10년 전 제가 반건조 남징어일 때의 일이네요.</div> <div> </div> <div>전 당시 20대 초반에 올인하여 준비했던 국가고시에서 떨어지고 낙담을 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div> <div>현실에서의 삶이 너무 힘들다 보니 종교에서 위로를 찾고 있던 시기였죠.</div> <div>(참고로 종교는 천주교 입니다.)</div> <div> </div> <div>거의 매일 새벽 미사를 다니고, 청년회 활동도 하면서 마음에 위안을 얻던 시기에</div> <div>하루는 동네 동생들과 시름을 잊고자 술을 진탕 마시고 있는데</div> <div>한 아주머니가 장미꽃을 팔러 저희 테이블에 오시더라고요.</div> <div>왜 그런거 있잖아요 여자들과 남자들이 섞인 테이블에 와서 꽃을 팔면</div> <div>술김에 멋지게(?) 보이고자 왠지 사서 돌리게 되는..(하지만 절대 ASKY)</div> <div> </div> <div>암튼 그렇게 꽃을 사서 테이블 여자인 동생들에게 돌리고 한송이를 더 샀습니다.</div> <div>이 한송이는 성당 입구에 있는 성모 마리아상 앞에 봉헌 하기 위함이었죠.</div> <div>(참고로 천주교에서 장미꽃은 성모 마리아의 상징이고 성모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꽃입니다.)</div> <div>앞서 말씀드린대로 전 당시에 성당 활동에 열심이였기에</div> <div>술마시다가도 '장미꽃을 가져다 드리면 기뻐하시겠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었어요.</div> <div> </div> <div>새벽 2시쯤 술자리가 파하고 그 새벽에 꽃을 들고 골목골목을 지나 성당으로 향했어요.</div> <div>이미 술은 만취가 되었지만 꽃을 빨리 가서 드려야 겠다는 생각만 머릿 속에 가득했거든요.</div> <div> </div> <div>이윽고 어두컴컴한 성당 앞에 도착했죠.</div> <div>당시 성당의 위치는 단독주택들 사이에 대로변도 아닌 좁은 골목길 앞에 위치해 있었어요.</div> <div>새벽인지라 인적도 없고 심지어 계절도 늦겨울과 초봄 사이라 많이 쌀쌀했죠.</div> <div>성당이라고 해도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확 드는거에요.</div> <div>그래도 '성당인데 무서울게 뭐 있어!!'라는 생각으로 성당외부입구를 지나</div> <div>성당 외벽에 마련된 성모상이 있는 곳으로 갔고, 거기서 장미 꽃을 제대에 얹고 기도를 하다가</div> <div>술김에 또 실패한 시험 생각이 들어 '꺼이꺼이' 소리내서 울어버렸어요..(못난놈)</div> <div> </div> <div>그렇게 감정 잡고 울고 앉았는데 갑자기 날카롭게 비웃는 듯한 여자웃음소리!!</div> <div>"끼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div> <div>전설의 고향 여자 귀신 웃음소리같은 웃음소리가 골목을 가득 메웠어요..;;;</div> <div>순간 소름이 확 돋아서 눈물 스탑, 콧물 스탑...</div> <div>주변을 둘러봤는데 아무도 없었어요.</div> <div>컴컴한 어둠만이 제 시선에 잡히고 움직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div> <div> </div> <div>급 무서워져서 그 곳을 벗어나려던 순간 귓가에 속삭이는 소리가</div> <div>"왜~ 너네 엄마한테(성모님을 지칭한 듯) 일러야지~"</div> <div> </div> <div>전 술이 확깨서 도망치듯 집으로 달렸습니다.</div> <div>진짜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왕창 돋네요..ㅠ_ㅠ</div> <div> </div> <div>제가 글솜씨가 부족해서 재미없으셨을지도 모르겠지만</div> <div>이건 제가 겪은 100% 실화에요. 비슷한 경험이 또 있긴하지만 이게 제일 무서웠네요.</div> <div> </div> <div>그 목소리는 환청이었는지.. 아님 진짜 나약해진 절 비웃던 미지의 존재인지 모르겠습니다.</div> <div> </div> <div>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