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둥기당 둥닥 -</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가야금 소리에 맞춰 사내들의 껄껄대는 웃음소리와 교태어린 여자들의 조근조근한 말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이곳은 평양의 한 기루. 전국의 아름답다는 기생들만 모인 유명한 곳이었다. </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후우."</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매향은 시끄러운 연회장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가 계곡으로 갔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8월의 무더운 날씨. 겹겹이 여민 옷고름을 풀고 바위쪽에 옷을 던지고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이렇게 밤에라도 몸을 씻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았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한참을 시원한 물에서 버둥거리다 수면을 바라본다. 오늘따라 달이 훤하여 수면에 비친 얼굴이 잘 보였다. 밋밋한 눈썹, 푸석한 머리, 점 같이 작은 눈에 붉게 일어난 여드름까지. 그밖에도 점이며 사마귀며 주근깨, 그리고 고르지 못한 치아에 거뭇한 인중의 수염까지. 세상에 못생긴 것은 다 매향의 얼굴에 있었다. 자기 스스로 보아도 천하에 이런 박색이 없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툭 툭 하고 수면에 눈물이 떨어지며 파동을 이룬다. 그 부분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있으면 안될 것이 있음을 발견했다. 재빨리 뒤를 돌아보았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누구냐!"</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몸을 가렸다. 한 사내가 목욕하는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곧 뒤돌아 도망가버렸다. 목소리에 놀라 도망간 것이 아니겠지. 못생긴 얼굴에 도망간 것이겠지. 라고 중얼거리며 매향은 목욕을 그만두고 다시 기방으로 갔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늦은 밤. 손님맞이를 하는 기녀들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한 방에서 몸단장을 하며 재잘거리고 있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글쎄 평양 감사 나으리의 딸이 박색이라서 시집도 못간다던데?"</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래? 까르르. 아무리 돈과 권력이 있어도 미모는 어쩔 수 없이 타고나야 하나 보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나저나 요즘 기루에서 야반도주 하는 기녀들이 늘었대."</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엄청 잘생긴 사내하고 하룻밤 자고 나면 사라진다던데? 패물 몇개만 가지고."</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바보들같으니. 어차피 금방 버려질것을. 그나저나 오늘따라 내 피부 너무 좋지 않니?"</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다같이 웃고 떠드는 와중에 매향이 조용히 앉아 말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언니들 있잖아요, 제가 계곡에서 목욕을 하는데."</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오늘 겪은 일을 말하면 조금은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까 하여 해본 말이었다. 한 사내가 몰래 목욕하는 모습을 지켜보더라. 하는 말을 하면 잠시라도 신기해 하지 않을까 하여 어렵싸리 말을 꺼낸 것이었다. 하지만 한 방의 모든 기녀들은 쓴 웃음을 지으며 "그..그래…" 하고 넘어갈 뿐이었다. 그리고 방에는 다시 정적이 흘렀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매향을 대놓고 따돌리는 것은 아니었다. 괴롭히거나 모욕을 주는 일도 없었다. 따돌림과는 달랐다. 따돌릴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이 기루의 행수이며 모든 다른 기생들의 스승이었다. 오히려 그녀는 다른 기녀들보다 존중받았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다만 다른 기녀들은</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녀와 어울리지 않았을 뿐이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매향 스스로가 보기에도 다른 언니들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백옥같은 피부에 칠흙같은 머리. 진주같이 빛나는 큰 눈에 오똑한 코. 분홍빛 입술. </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하지만 매향은 그런 것을 가지지 못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물론 기녀이기 때문에 잠자리는 몇번 했다. 다만 인기가 많은 다른 언니들이 달거리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할 경우 대신해서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날에는 서러움에 눈물을 흘렸다. 대신 몸매는 그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다. 가끔 손님들이 칭찬을 해주었기 때문이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불을 끌 때는 좋았다고.</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리고 그녀를 다시 찾지는 않았다. 점점 매향은 주눅들고 자신감이 없어졌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어느날은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매향은 갓과 장옷으로 화려하게 꾸미고 저자를 나갔다. 얼굴은 검은 망으로 감싸서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게 가렸다. 저자를 지나다가 복숭아를 파는 사내를 발견했다. 그런데 괴이했다. 예뻐지는 복숭아라 하여 하나에 가격이 100냥이나 하는 것이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무슨 복숭아가 이리 비싸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사내는 삿갓으로 얼굴을 푹 가린 채 음침한 목소리로 말하였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예뻐지는 복숭아라 적지 않았습니까? 하나 사보시렵니까?"</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예뻐진다니, 얼마나 예뻐지기에 100냥이나 하오. 이유를 들어보고 싶구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이 안에는 벌레가 살고 있는데 그 벌레를 먹으면 순식간에 사람이 달라보일정도로 아름다워집니다. 이 복숭아는 섬섬옥수가 되는 복숭아. 이건 초승달처럼 예쁜 눈썹이 되는 복숭아. 이것은…"</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걸 어떻게 믿소?"</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한번 시험해 보시지요. 그럼 이 작은것은 어떻습니까? 50냥밖에 하지 않는 것인데 그쪽 인중에 시커멓게 난 흉한 솜털도 뽀송한 흰 솜털로 바뀔겁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뭬요?"</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매향은 황급히 얼굴을 가렸다. 사내가 도발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같은 계급의 기생인데도, 시서화 하나 부족함이 없는데도 다른 기녀들의 달거리 때에 대신 불려가서 손님맞이 하는거 지겹지 않습니까? 전에 목욕할 때 보아하니 젖가슴도 그만하면 되었고 잘록한 허리며 엉덩이도 살집있는것이 얼굴만 예쁘면 평양 최고의 기생이 될텐데, 그 50냥, 100냥이 아깝습니까?"</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뭐라? 그렇다면 그때 훔쳐본 것이 네놈이냐?"</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어쩌다 보게 됬습죠."</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매향은 참을 수 없어서 기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하인 서너명을 데리고 와서 그 복숭아 장사치를 때려눕히고 판을 엎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이게 무슨 짓이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사내의 삿갓이 벗겨지고 옷이 헝클어졌다. 철푸덕 하고 넘어져서 매향을 보고 말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매향은 순간 그의 얼굴에 반할 뻔 하였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무슨 사내가 이리 곱단 말인가.'</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사내다운 굵은 목선에 약간 그을린 피부였지만 웬만한 여인같은 피부를 가지고 있었고 속눈썹이며 솜털이 가지런해 보였다. 말투는 나이가 들어 보였으나 얼굴은 앳되 보였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하지만 매향은 정신을 차리고 행수의 딸 답게 위엄있는 말투로 말했다. </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상인 주제에 여인의 목욕을 훔쳐보고 말로 능욕했으니 죗값은 치러야지. 이정도로만 하고 가겠다. 다음부터는 네 분수에 맞는 것만 보고 네 분수에 맞는 말만 하거라."</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매향은 뒤돌아 가다가 복숭아 하나를 집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이것도 하나 가져가지. 잘 먹겠다. 탐스럽긴 하구나. 분수에 맞는 가격으로 팔면 잘 팔릴 것이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 사내는 피를 닦으며 일어나 매향을 향해 소리쳤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복숭아는 불을 끄고 자시오. 벌레를 보면 먹지 못할것이니."</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매향은 웃으며 기방으로 갔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한바탕 난리를 피니 기분이 좀 나아지는 듯 했다. 서안 위에 둔 복숭아가 괜히 신경쓰였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이것은 섬섬옥수가 되는 복숭아라 하였던가…"</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매향은 밤이 되길 기다렸다가 어둠속에서 복숭아를 베어물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물컹- 하는것이 씹혔다. 이것이 벌레인가보구나. 하면서 뱉지 않고 계속 복숭아를 먹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복숭아 벌레가 예뻐지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100냥이라는 금액은 너무 어이가 없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하지만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는 그 돈이 아깝지 않게 되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투박했던 손이 너무나도 고와진 것이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 </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매향은 그 저자를 다시 갔다. 그 사내는 오늘도 삿갓을 쓰고 복숭아를 팔고 있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내 그 복숭아들 다 사리다. 얼마요?"</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200냥이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어찌 그새 가격이 바뀌었소?"</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효험을 눈치 챈 모양이군요. 그보다 어제 했던 그 난리법석을 벌써 잊으신겝니까? 300냥으로 하겠소."</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하아-"</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매향은 그의 앞에 쭈그려 앉아 물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대도 이 복숭아를 먹고 그런 얼굴이 되었소?"</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런 얼굴이라뇨. 말이 심하십니다. 도움을 좀 받기는 했지요."</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럼 내 얼굴을 보면 무엇이 제일 문제인거 같소?"</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하아 모든 것이 문제지만 눈이 먼저 문제인거 같군요. 사람의 시선을 잡아끌지 못하고 흐리멍텅 하니 어제 얻어 맞고 그리 위엄있게 야단치는데도 무섭지가 않았습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럼 눈이 예뻐지는 것으로 하나 주시오. 200냥에 사리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날 밤 매향은 그 복숭아를 먹었다. 다음날 그녀는 시각이 트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가림막처럼 위아래로 방해하던 눈꺼풀이 들린 것이다. 거울을 보았더니 이처럼 크고 아름다운 눈은 기방에서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기방의 언니들도</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매향아. 너 눈을 잡아당기고 잠을 자기라도 한 것이냐? 어찌 하룻밤사이에…"</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창호지에 물을 묻히고 눈꺼풀에 붙인 다음에 말려서 눈을 감지 않고 잤더니 이리 되었사와요."</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리하여 그날 밤 모두들 창호지에 물을 적셔 눈꺼풀에 붙이고 자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 모습을 보자니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는 매향이었다. 다음날 언니들은 눈이 충혈된 채 도저히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포기선언을 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매향은 다음날도 찾아갔다. 그날은 300냥에 살 수 밖에 없었다. 고운 피부를 주는 복숭아였기 때문에 값이 비싸다는 것이었다. 울며 겨자먹기로 복숭아를 사 먹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피부를 만져보고는 그 돈이 전혀 아깝지 않게 느껴졌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어머. 그 이마의 점은 어디갔니? 피부가 갑자기…"</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꿀과 쌀가루를 섞어 얼굴에 붙이고 잤더니 이리 되었습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 다음날은 기녀들이 모두 꿀과 쌀가루를 섞어 얼굴에 붙이고 잤다. 다음날 여름철의 벌레들이 기녀들의 얼굴에 몰려와 기방은 난리가 났다. 매향은 끅끅대고 숨죽여 웃었다. 기녀들은 그 다음부터는 매향에게 묻지 않기로 했다. </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렇게 300냥, 400냥씩 갖다 바치고 복숭아를 하나씩 먹을 때마다 매향의 얼굴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그러면서 손님도 매향을 찾기 시작했다. 어느순간부터 매향은 그 기루의 간판 기생이 되었다. 손님이 주는 패물이며 귀한 화장품도 늘어갔다. 하지만 매향은 그런것을 다시 팔아 복숭아를 사는데 썼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매향은 기루의 제일가는 미녀가 되었지만 도저히 자신의 얼굴에서 만족을 느낄 수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복숭아 하나만 먹으면 더 예뻐질 수 있는데 만족에 끝이 있겠는가. 매일 춘화도와 미인도의 여인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얼굴에서 부족한 점이 무엇일까 생각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지금 부족한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시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완벽에 가까운 얼굴을 가진 복숭아장수가 말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눈코입귀, 머릿결, 흰 치아까지 다 부족함이 없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얼굴형이 조금 부족합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얼굴형?"</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생각치도 못했던 것이었다. 작은 거울을 통해 보이는 모습은 눈, 코, 귀, 입과 같은 부분적인 부분. 그러나 목욕을 할 때 수면에 비치는 모습에서는 무언가가 부족했다. 그랬다. 얼굴형이 펑퍼짐하고 턱이 길어 전체 얼굴의 조화가 어색했던 것이다. </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런데 지금도 이미 평양 최고의 기생이신데 더 아름다워지고 싶으신겁니까?"</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물론이지. 평양은 물론이고 이 조선땅에서 제일가는 미모를 가지고 싶은 것이오. 나는. 마치 서시나 왕소군처럼."</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하지만 얼굴 형은 타고나는 것인데다가 피부가 아닌 뼈의 영향이기 때문에 어려운데…"</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러면서 평소보다 큰 복숭아를 어루만졌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이것은 3000냥은 합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뭐요? 그만큼의 돈은 구하기 어렵소."</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러게 이제 슬슬 포기하시죠. 지금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게다가 기녀는 얼굴만으로 장사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렇지… 기녀이지 나는."</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얼굴은 그만하면 손님받기에 충분하고…"</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나와의 하룻밤 어떻소?"</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평양 최고가는 기녀와의 하룻밤 말이오. 물론 내가 그동안 준 돈으로 술이든 여자든 충분히 살 수 있었겠지만 나는 좀 특별하지 않겠소?"</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렇군요,"</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사내가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지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하아.하아. 역시 당신은 달라."</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두 남녀가 한 방에서 한몸이 되어 움직이고 있었다. 사내가 말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몸매는 목욕할 때 얼핏 훔쳐보았지만 이렇게 확인하니, 역시 완벽하군."</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이제야 아셨소? 내가 이 얼굴로도 기방에서 버틸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소. 그러는 당신의 얼굴도 아름답긴 마찬가지요. 이런 사내 품에 안기고 싶었지."</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역시 걸작이야. 내 손에서 태어난."</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대 덕분이오. 그런데 이젠 말해주면 안되오? 대체 복숭아에 무슨 요술을 부린 건지."</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절정에 이른 사내가 한껏 달아오른 매향의 몸을 안고 말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나는 요술쟁이니까. 나와 하룻밤 잔 여자들에게 수작을 부릴 수 있지."</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하하핫. 무슨 수작?"</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사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의 얼굴에 매향은 넋이 나간 상태였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이렇게."</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사내가 정수리부터 코, 입술까지 손가락으로 매향을 훑는다. 매향은 꿈에 빠져드는 것 같다. 끈적하고 비릿한 느낌이 아래서부터 파고든다. 숨이 막히고 몸이 옥죄는 것 같다. 몸을 꿈틀댔다. 손발이 마치 결박된 것처럼 움직일수가 없다. 진득하고 축축한 것 속으로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다. 아랫부분이 허하다. </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이렇게 말이지."</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사내는 반으로 갈라진 복숭아 안에 벌레를 넣고 다시 합쳤다. 복숭아는 감쪽같이 하나로 변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다음날 기루에서는 매향이 사라졌다는 소문이 퍼졌다. </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저자에서 만난 잘생긴 복숭아 장수에게 온갖 패물 갖다 바치더니 결국 갔구나 갔어."</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잘됐지 뭐야. 우리 골탕먹였던거 기억 안나우 언니? 내 그 꿀 얼굴에 바른것만 떠올리면…"</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아서라. 기녀 신세에 곧 버림받을 것을…"</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이게 그 복숭아란 말인가?"</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관을 정제하고 점잖게 앉은 선비가 발 건너편의 사내에게 말했다. </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러합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가격은?"</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네 감사나으리. 50000냥입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하긴, 전국의 제일가는 기녀들을 모은 정수이니, 자네 실력만 믿겠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갑자기 환해진다. 밝아지며 천지가 요동치는 것을 느낀다. 몸이 이동하고 있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무슨 일일까? 고민하는것 조차 힘들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지 않았느냐."</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지만 -그러워요."</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무슨 소리지? 알아듣기 힘들다. </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이걸 어떻게 먹죠? 하얀 구더기잖아요."</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이건 구더기가 아니야. 복숭아 벌레야. 이것만 먹으면 예뻐질 수 있단다. 평양의 어느 기생들보다도 아름다워질 수 있어."</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렇다면…"</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다시 어두워진다. 아아 그렇구나. 매향은 울수 없지만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그리고</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왈칵 -</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눈물 대신 온몸에서 진물이 터졌다.</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불을 끄고 먹으란 말을 깜빡 했네. 잠에서 깨진 않았으면 좋겠는데."</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사내는 구시렁대며 삿갓을 쓰고 길을 나섰다.</div></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br></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작가의 말</div> <div style="color:#1f1f1f;font-family:Helvetica;font-size:16px;line-height:23px;">평양기생이 표준어 쓰는게 유머</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