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초등학교 저학년때,</div> <div> </div> <div>외갓집 있던 동네가 전반적으로 터가 좋지 않았다.</div> <div> </div> <div>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참 많지만</div> <div> </div> <div>우선 움직이는 그림자 얘기를 해볼까한다.</div> <div> </div> <div> </div> <div>터가 안좋아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div> <div> </div> <div>당시 외가에는 싸움이 끊이질 않았다.</div> <div> </div> <div>외할아버지와 외삼촌간에 고성과 집기 투척 같은 시끄러운 일들이 일주일에 두세번은 있었다.</div> <div> </div> <div>외갓집에 놀러와서 어른들의 싸움을 보고 있자니</div> <div> </div> <div>어린 나는 무서울수 밖에...</div> <div> </div> <div>사촌 누나와 얼른 손을 잡고</div> <div> </div> <div>외삼촌의 쪽방으로 들어가 이불덮고 숨어 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한두번 싸움이 오고간뒤</div> <div> </div> <div>며칠이 지나 또 싸움이 났다.</div> <div> </div> <div>여전히 무서웠지만</div> <div> </div> <div>그래도 처음만큼은 아니었다.</div> <div> </div> <div>그 날도 외삼촌의 작은 방에서 이불을 덮고 숨어있다가</div> <div> </div> <div>답답해서 고개를 이불밖으로 내밀었다.</div> <div> </div> <div>외삼촌방 천장에는 검은색 전선이 두어가닥 내려와 주황색 전구를 잡아주고 있었다.</div> <div> </div> <div>주황색전구는 나무로된 집의 구조때문인지,</div> <div> </div> <div>사람이 오고가거나 방문이 닫힐때면</div> <div> </div> <div>미세하게 흔들리곤 했다.</div> <div> </div> <div>지금이라면 전구를 덮는 어떤 갓같은 것도 있을텐데</div> <div> </div> <div>당시엔 전구 소켓부분의 스위치를 누르면 켰다 끌수 있는 구조로</div> <div> </div> <div>디자인과는 거리가 멀었다.</div> <div> </div> <div>어쨌든,</div> <div> </div> <div>그날 이불을 내린뒤에</div> <div> </div> <div>누나와 나는 학교에서 자주 봐온 그림자 놀이를 했다.</div> <div> </div> <div>간단한 비둘기, 강아지, 그리고 알수 없는 이것저것 모양들.</div> <div> </div> <div>얼마나 지났을까</div> <div> </div> <div>밖에서 싸우던 소리가 잠잠해지고</div> <div> </div> <div>우리는 지겨웠다.</div> <div> </div> <div>누나와 나는 그림자놀이하던 손을 내리고</div> <div> </div> <div>바깥동태를 살피려고 일어서려했다.</div> <div> </div> <div>그런데 그때,</div> <div> </div> <div>방 바닥에서부터</div> <div> </div> <div>천장으로 그림자나비가 날아갔다.</div> <div> </div> <div>무섭지도 놀라지도 않고</div> <div> </div> <div>어 저게 뭐야? 하고 무덤덤할때쯤</div> <div> </div> <div>그 나비가 다시 내려갔다.</div> <div> </div> <div>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내가 누나에게 그림자나비를 가리키며</div> <div> </div> <div>보라고 하자</div> <div> </div> <div>비웃기라도 하듯 </div> <div> </div> <div>그림자나비 두마리가 천장으로 날아올랐다.</div> <div> </div> <div> </div> <div>문밖은 조용했고,</div> <div> </div> <div>너무무서운 나머지</div> <div> </div> <div>발도 떨어지지 않았고</div> <div> </div> <div>이불을 반쯤 걷어낸 자세에서 그대로</div> <div> </div> <div>얼마인지 모를 시간을 얼어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 잠시뒤, 외삼촌이 방에 들어왔고</div> <div> </div> <div>그림자나비는 사라졌다.</div> <div> </div> <div> </div> <div>그 이후엔 밖에서 싸움이 나도</div> <div> </div> <div>절대 외삼촌방에 들어가지 않았다.</div> <div> </div>
행복이란 하늘이 파랗다고 느끼는 것 만큼이나 단순하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4/03/29 04:55:16 116.126.***.156 마키아발리
286396[2] 2014/03/29 10:30:11 59.24.***.33 일연스님
524649[3] 2014/03/29 13:52:49 203.226.***.100 데비루치
510498[4] 2014/03/29 16:47:23 110.11.***.145 gotmd
100915[5] 2014/03/30 22:28:00 122.37.***.76 젤루죠아
271046[6] 2014/09/01 23:09:54 61.75.***.249 자기장
113134[7] 2014/09/02 09:58:29 112.173.***.211 터펜스
550207[8] 2014/09/02 13:20:21 180.67.***.180 유니클로
355052[9] 2014/09/02 14:26:21 39.7.***.195 Radiant
164737[10] 2014/09/02 15:16:13 182.224.***.36 짱돌짱
188107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