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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으앙쥬금ㅜ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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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65505
    작성자 : 으앙쥬금ㅜ
    추천 : 4
    조회수 : 1769
    IP : 211.168.***.3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3/11 15:29:00
    http://todayhumor.com/?panic_65505 모바일
    [브금] 세 가지 선택
    <div><embed height="180"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422" src="http://player.bgmstore.net/YHJdU" allowaccess="null" allowfullscreen="null"></embed><br />일어났을 때, 나는 아무 것도 없는 하얀 방에 있었다.</div> <div>왜 그곳에 있는지, 어떻게 거기까지 왔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div> <div>그냥 눈을 떴을 때 나는 그곳에 있었다.</div> <div>잠시 멍하니 상황파악을 하지 못한 채 있었더니, 갑자기 천장 근처에서 목소리가 울렸다.</div> <div> </div> <div><br />오래된 스피커였을까, 잡음이 섞인 이상한 목소리였다.</div> <div>목소리는 이렇게 말했다.</div> <div> </div> <div><br />"여기서부터 나아갈 길은 인생의 길이며, 인간의 업보를 걷는 길.</div> <div>선택과 고민과 결단을 요구한다.</div> <div>걷는 길은 많은 길 중 하나, 결코 모순 위를 걷지 않도록."</div> <div> </div> <div><br />열리는 소리에 그제서야 눈치챘지만, 내 등 뒤에는 문이 있었다.</div> <div>옆에는 붉고 눅눅한 문자로 "전진"이라고 적혀있었다.</div> <div> </div> <div><br />문 뒤는 역시 흰 방이었다.</div> <div>정면의 벽에 다음 방으로 통하는 듯한 닫힌 문이 있었다.</div> <div>오른쪽에는 TV가 있었고, 그 화면에 많은 사람들이 비쳤다.</div> <div>왼쪽에는 침낭이 있었는데, 무엇인가가 안에 들어 있는 것 같았다.</div> <div>그리고 이런 내용의 종이가 방의 중앙에 놓여있었다.</div> <div> </div> <div><br />"3가지의 선택지가 있습니다.</div> <div>첫째, 오른쪽의 TV를 부수는 것.</div> <div>둘째, 왼쪽의 사람을 죽이는 것.</div> <div>셋째, 당신이 죽는 것.</div> <div> </div> <div><br />첫 번째를 선택하면 출구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div> <div>당신과 왼쪽의 사람은 살지만, 대신 TV에 보이는 사람들은 죽습니다.</div> <div>두 번째를 선택하면 출구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div> <div>대신 왼쪽 사람의 길은 여기서 끝입니다.</div> <div>세 번째를 선택하면 사람들은 살아남습니다. 축하해요.</div> <div>단, 당신의 길은 여기서 끝입니다."</div> <div> </div> <div><br />엉망이다. 어떤 것도 절망적이잖아. 말도 안 돼.</div> <div>그러나 나는 그 상황을 바보같다고 생각할 수가 없었다.</div> <div>오히려 공포로 덜덜 떨었다.</div> <div>그 정도로 그 곳의 분위기는 묘했고, 판단하기 어려운 뭔가가 있었다.</div> <div> </div> <div><br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div> <div>어딘가의 낯선 수많은 생명인가, 바로 옆에 보이는 하나의 생명인가, 또는 가장 가깝고 잘 알고 있는 이 생명인가?</div> <div>나아가지 않으면 분명 죽을 것이다.</div> <div>그것은 "세 번째"의 선택이 될까, 싫다.</div> <div>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로 죽고 싶지는 않다.</div> <div>하나의 생명인가, 여러 생명인가? 이미 답은 나와 있다.</div> <div> </div> <div><br />침낭 옆에는 큼지막한 도끼가 있었다.</div> <div>나는 조용히 도끼를 손에 들고, 천천히 치켜올려 움직이지 않는 고구마 같은 침낭을 향해 도끼를 내리쳤다.</div> <div>콰직.</div> <div>둔탁한 소리가, 손의 감각이, 전해진다.</div> <div>문이 열리는 기색은 없다.</div> <div>다시 한 번 도끼를 휘둘렀다.</div> <div>콰직.</div> <div>얼굴이 보이지 않는 익명성이, 죄책감을 마비시킨다.</div> <div>다시 도끼를 치켜들었을 때, 찰칵하는 소리가 들리며 문이 열렸다.</div> <div>오른편의 TV 화면에선 빛이 없는 눈을 한 아귀가 이쪽을 힐끔대며 보고 있었다.</div> <div> </div> <div><br />다음 방에 들어서니 오른쪽에는 여객선 모형이, 왼편에는 마찬가지로 침낭이 있었다.</div> <div>바닥에는 역시 종이가 놓여져 있고,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div> <div> </div> <div><br />"3가지의 선택지가 있습니다.</div> <div>첫째, 오른쪽의 여객선을 부수는 것.</div> <div>둘째, 왼쪽의 침낭에 불을 붙이는 것.</div> <div>셋째, 당신이 죽는 것.</div> <div> </div> <div><br />첫 번째를 선택하면 출구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div> <div>당신과 왼쪽의 사람은 살지만, 대신 여객선의 승객은 죽습니다.</div> <div>두 번째를 선택하면 출구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div> <div>대신 왼쪽 사람의 길은 여기서 끝입니다.</div> <div>세 번째를 선택하면 사람들은 살아남습니다. 축하해요.</div> <div>단, 당신의 길은 여기서 끝입니다."</div> <div> </div> <div><br />여객선은 단순한 모형이었다.</div> <div>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걸 부순다고 사람이 죽는 일은 있을 수 없다.</div> <div>그렇지만 그때 그 종이에 적힌 것은 분명 진실이라고 생각했다.</div> <div>이유 같은 건 없이, 그냥 그렇게 생각했다.</div> <div>나는 침낭 옆의 등유를 빌 때까지 뿌리고, 준비되어 있던 성냥을 켜 침낭에 던졌다.</div> <div>팟, 하는 소리와 함께 침낭은 금새 불길에 휩싸였다.</div> <div>나는 여객선의 앞에 서서 모형을 멍하니 바라보며 자물쇠가 열리는 것을 기다렸다.</div> <div> </div> <div><br />2분 정도 지났을까.</div> <div>시간 감각 따위는 없었지만, 사람이 죽는 시간이니까 아마 2분 정도일 것이다.</div> <div>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다음 문이 열렸다.</div> <div>왼쪽이 어떤 상태인지는 확인하지 않았고, 그러고 싶지 않았다.</div> <div> </div> <div><br />다음 방에 들어서자 이번에는 오른쪽에 지구본이 있었고, 왼편에는 또 침낭이 있었다.</div> <div>나는 빠르게 다가가 종이를 들고 읽었다.</div> <div> </div> <div><br />"3가지의 선택지가 있습니다.</div> <div>첫째, 오른쪽의 지구본을 부수는 것.</div> <div>둘째, 왼쪽의 침낭을 쏘는 것.</div> <div>셋째, 당신이 죽는 것.</div> <div> </div> <div><br />첫 번째를 선택하면 출구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div> <div>당신과 왼쪽의 사람은 살지만, 대신 세계 어딘가에 핵이 떨어집니다.</div> <div>두 번째를 선택하면 출구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div> <div>대신 왼쪽 사람의 길은 여기서 끝입니다.</div> <div>세 번째를 선택하면 사람들은 살아남습니다. 축하해요.</div> <div>단, 당신의 길은 여기서 끝입니다."</div> <div> </div> <div><br />생각이나 감정은 이미 완전히 마비되어 있었다.</div> <div>나는 거의 기계적으로 침낭 옆의 권총을 쥐고 공이치기를 당긴 뒤 곧바로 검지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div> <div>탕, 하고 메마른 소리가 났다. 탕, 탕, 탕, 탕, 탕.</div> <div>리볼버는 6번의 격발로 전부 비었다.</div> <div>처음 다뤄본 권총은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 것보다 간단했다.</div> <div> </div> <div><br />문은 이미 열려 있었다.</div> <div>몇 발째에 침낭 안의 사람이 죽었는지는 알고 싶지도 않았다.</div> <div> </div> <div><br />마지막 방은 아무것도 없는 방이었다.</div> <div>무심코 나는 "엇"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여기가 출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조금 안도했다.</div> <div>겨우 도달했다. 그렇게 생각하고.</div> <div> </div> <div><br />그러자, 다시 머리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div> <div> </div> <div><br />"마지막 질문.</div> <div>3명의 인간과 그들을 제외한 전 세계의 인간. 그리고, 너.</div> <div>죽인다면, 무엇을 고르는가."</div> <div> </div> <div><br />나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조용히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가리켰다.</div> <div>그렇게 하자 또, 머리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div> <div> </div> <div><br />"축하한다.</div> <div>너는 일관성있게 길을 선택했다.</div> <div>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며, 누군가의 행복 뒤에는 누군가의 불행이 있고, 누군가의 삶을 위해 누군가의 죽음이 있다.</div> <div>하나의 생명은 지구보다 중하지 않다.</div> <div> </div> <div><br />너는 그것을 증명했다.</div> <div>그러나 그것은 결코 생명의 무게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div> <div>마지막으로, 하나 하나의 생명이 얼마나 무거운가를 체감해 주기 바란다.</div> <div>출구는 열렸다.</div> <div>축하한다.</div> <div> </div> <div><br />축하한다."</div> <div> </div> <div><br />나는 멍하니 그 소리를 듣고 안심한 듯한, 허탈한 듯한 감정을 느꼈다.</div> <div>어찌 됐든 전신에서 단번에 힘이 빠지고, 비틀비틀거리며 마지막 문을 열었다.</div> <div> </div> <div><br />빛이 쏟아지는 눈부신 장소, 눈을 가리고 앞으로 걸어가면, 다리에 퍽 하고 무엇인가가 부딪혔다.</div> <div>세 개의 영정이 있었다.</div> <div>아버지와, 어머니와, 동생의 영정이.<br /><a target="_blank" href="http://bgmstore.net/view/YHJdU" target="_blank"></a></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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