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교 가기 전 즈음이었으니 10년도 넘은 일이에요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트라우마까지 생겨서 밤에 잠을 못 자, 아침이 와야 겨우 잠들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다시 생각해내는 것만으로도 무서웠는데 세월이 오래 지나니 이제야 이렇게 글도 쓸 수 있게 되네요...</span></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1~2월에 대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한참 노는 시간이 있잖아요?</div> <div><br /></div> <div>남자들이 늘 그렇듯이 예전에 바보짓 한 이야기들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음</div> <div><br /></div> <div>초등학교 때 딱지치기 한 이야기, 팽이 가지고 놀았던 이야기같은 옛날 이야기를 하다가</div> <div><br /></div> <div>빨간마스크나 홍콩할매귀신같은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나왔고</div> <div><br /></div> <div>평상시부터 귀신에 대한 겁이 굉장히 많았던 저는 그런 이야기 하지 말라고 했죠.</div> <div><br /></div> <div><br /></div> <div>그 중 한 친구가 자신의 어렸을 적 동네에서는 홍콩'팔'매귀신 이라고 해서</div> <div><br /></div> <div>불을 끄고 누워서 잠들기 전까지 '홍콩할매귀신'이라는 단어를 여덟번 머릿속에 떠올리면</div> <div><br /></div> <div>홍콩할매귀신이 나타나게 된다. 라는 시덥지도 않은 초등학생들도 안 무서워 할 법한 이야기를 했고</div> <div><br /></div> <div>우리들은 "팔맼ㅋㅋㅋㅋㅋ 그럼 할머니가 막 돌 던지면서 나타나겠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웃었는데</div> <div><br /></div> <div><br /></div> <div>네, 그 날 집에와서 이야기는 시작입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취한거는 아닌데 취기가 '어? 조금 오르네?' 싶을 시기에 집에 들어왔고</div> <div><br /></div> <div>오래 된 일이라 기억은 안 나는데 11시 이전이었어요. 아마 그랬을 거에요.</div> <div><br /></div> <div>다른거는 잘 모르겠는데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집에와서 영화를 한편 보고서 </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잠들려고 누웠던 시간은 기억나거든요.</span></div> <div><br /></div> <div>1시.........</div> <div><br /></div> <div><br /></div> <div>자려고 누워서 하루를 돌아보니 아까 친구놈이 한 이야기가 떠오르더라구요.</div> <div><br /></div> <div>영화 인셉션에서 그랬죠? 코끼리를 떠올리지 말라고 하면 뭐가 떠오르냐고, 코끼리...</div> <div><br /></div> <div>홍콩할매귀신 이라는 단어가 8번이 뭐에요ㅋㅋㅋ 15번은 떠올린거 같네요</div> <div><br /></div> <div>"올ㅋ 이거 막 진짜 나오는거 아냐?" 라고 그냥 웃어넘기고 잠들었어요.</div> <div><br /></div> <div>그리고 얼마 못 잔 느낌인데 잠이 깨더라구요</div> <div><br /></div> <div><br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가끔 가위를 눌리는 편인데 1년에 3~4번정도?</span></div> <div><div><br /></div> <div>잠에서 깨면서 귀에서 윙윙윙 거리는 소리가 울리고 몸이 딱 굳지는 않는데</div> <div><br /></div> <div>윙윙윙 소리가 점점커지면서 몸이 굳어가고 꼼짝달싹 할 수 없게 돼요</div> <div><br /></div> <div>그렇다고 귀신같은게 모습을 보이거나 하지는 않고 그냥 움직이지 못하는게 전부지만</div> <div><br /></div> <div>겁이 많았던 저는 그것만으로 충분히 무섭고... 겪고나면 유쾌한 일은 아니죠...</div> <div><br /></div></div> <div><br /></div> <div>그 날 잠에서 깼는데 귀가 윙윙 거리더군요. 무서웠죠. 하필이면 오늘 이 타이밍에 가위 눌리다니.</div> <div><br /></div> <div>아직 몸이 움직일 때, 이불을 뒤집어 쓰려고 뒤척거리는 순간</div> <div><br /></div> <div>거실 쇼파 위에 무슨 희뿌연 물체가 보이는거에요.</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3/1393732819WEWAlwYdF76dimkz166.jpg" width="800" height="500" alt="room.jpg" id="image_04213909902609885"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none" /></div></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딱 그 물체와 눈이 마주친 순간. 네 그냥 물체였어요 희뿌연 연기같은?</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냥 희뿌연 연기일 뿐인데 분명 저랑 눈이 마주쳤죠... 그리고 딱 그 순간 몸이 굳어버렸어요 그대로..</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렇게 움직이지도 못하고 눈도 못 감고 천근만근한 무게에 눌린 듯함을 느끼는데</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희뿌옇게 보이던 물체가 점점 똑똑히 보이더라구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 물체가 변한게 아니라...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면서 점점 모습이 제대로 보이는 그런 느낌???</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할머니였어요. 흰색 한복을 입은 할머니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머리까지 완전 흰 백발에... 쪽진머리 라고 해야하나?</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올백으로 단정하게 뒤로 모아 묶으셨고 비녀를 꼽고 있었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쇼파위에 올라가 앉으셔서 한쪽 무릎을 올리고 그 위에 한 팔을 걸치고 앉아있었죠.</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리고........ 눈동자........ 그 눈동자...까지 흰색이었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냥 흰... 눈동자.. 어디를 바라보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히 나와 눈을 마주치고 있고</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흐트러짐 하나 없이 나만 노려보고 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르더라구요. 아니다 온 몸에서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귀신이라는 느낌이 아니라 저승과 마주하고 있다는 느낌....</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귀신이라는 느낌이 아니라 죽음과 마주하고 있다는 느낌....</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분명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 하는데 이가 덜덜덜 떨려서 딱딱딱 부딪치는 소리가 나는 느낌</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내 생에 그렇게 무서웠던 기억은 전체를 돌이켜봐도 없었고 다신 없을거라고도 확신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리고 분명히 느껴졌어요. '이 존재는 단순히 가위에 눌리는게 아니라 날 해치러 온 존재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엉겹의 시간만큼이나 무섭고 긴 시간동안 심장이 쉬지않고 쿵쾅대서 이러다 갑자기 터져버리나 싶을 시간후에</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할머니가 스윽 일어났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한복 옷자락의 움직임만이라도 그보다는 기척이 느껴질 법 한데, 그 움직임에 아무런 기척도 못 느꼈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차라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가 이동을 해도 그보다는 더 기척이 느껴지겠다 싶을만큼</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분명히 내 눈에는 보이지만 다른 공간에서 이동하는게 투영해 보이는건가? 싶을만큼이나 기척이 없게 일어났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 때의 느낌을 도저히 말로 설명할 수 없네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리고 저를 향해 걸어왔죠.</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마음속으로 '죽는다... 분명 죽는다..... 정말... 이건 죽는다.. 난 이대로 끝이다. 반항조차 할 수 없을거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라는 것만 계속 반복되고 할머니는 점점 다가오고</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살아야한다는 생각에 내가 낼 수 있는 모든 힘을 다 끌어냈고 겨우 움직여지더라구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리고 몇km를 전력질주로 뛴 듯한 무기력함과 숨막힘, 헐떡임이 함께 찾아왔죠.</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한참을 침대에 앉아서 숨을 고르고는 시계를 보니 '새벽 3시'였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너무 무서워서 30분정도를 그렇게 더 앉아있다가 화장실에 갔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오른손으로 화장실 손잡이를 잡고 왼손으로 불을 켜려고 하는 순간에</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화장실 문 사이의 어둠속에서 그 시선이 다시 느껴졌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3/1393734781WqPgunTJnHXJNZCv9ugMT.jpg" width="800" height="500" alt="door.jpg" id="image_018596542137674987"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none" /></div><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네.... 그 어둠 속에 분명히 그 존재가 다시 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리고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그 존재는 지금도 나랑 눈을 마주치고 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분명 날 바라보고 있다....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대로 굳었죠.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무서워서...</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이전까지는 움직일 수 없어서 가만히 있었던게 그 때는 다리가 후덜거리고 이가 탁탁탁 부딪쳤죠..</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대로 또 다시 기나긴 시간이 지났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리고 아무것도 안 보이는 어둠속이지만 아까와 같은 감정이 똑같이 느껴졌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일어났다... 그리고 문을 향해 걸어오고 있다... 이번에는 정말로 죽는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때 제 방에서 알람이 울렸고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그제서야 정신이 퍼뜩 들어서</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왼손에 힘을 줘서 화장실 불을 켰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화장실 안에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놀란 가슴 쓸어내리고 방에 들어가서 알람을 끄고 생각해보니</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화장실 문 앞에서 몇 시간을 서 있었나 싶더라구요... 알람은 '6시'에 울리거든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리고 방금 있었던 일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다리가 덜덜덜 떨리는 순간...........</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침대 위였습니다. 네, 그냥 전부 꿈이었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너무 무서운 꿈, 근데 꿈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그런 꿈에 천장만 멍하니 바라봤죠.</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와.............. 진짜 무서웠다.... 세상에... 가위를 눌린 것도 아니고 가위 눌린 꿈을 꿨구나.</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아니다.. 꿈이니까 그런 존재와 마주치지 현실이었다고 생각하면 진짜 끔찍하구나....</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아.. 오늘은 진짜 잠 못자겠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이 생각을 하고 옆에 핸드폰을 집어서 시계를 봤더니 다시 '3시'였습니다. 여전히 '3시'..............</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리고 그 핸드폰 뒤로 다시 희뿌연 물체가 보였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시선의 촛점을 핸드폰 뒤쪽으로 옮겼죠.....</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 할머니가.......... 이제 제 침대 옆에 아까 쇼파에서와 같은 자세로 앉아서 저를 바라보고 있었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여전히 하얗게 아무것도 없는 눈동자로.... 그러면서도 나와 눈을 마주치고 있다고 느껴지도록....</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코와 입, 목부분이 제가 누워서 들고있는 핸드폰에 가려진채로....</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 눈동자만 보이고 저를 노려보고 있었어요... 눈동자만... 아무것도 없는 흰 눈동자...</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억! 하는 소리는 커녕 내 숨조차 쉽게 내뱉을 수가 없었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머릿속에서는 '죽는다.. 죽는다..' 이런 생각을 넘어서서 '죽었다... 확실히 난 오늘 죽었다... 이대로 끝난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라는 생각... 그리고 할머니는 아까와 같이 공기조차 안 느껴질 인기척으로 천천히 일어났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끝났구나...'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 핸드폰에서 알람이 울렸습니다... 네.... '6시'</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리고 알람과 함께 확 밝아진 핸드폰 불빛이 제 얼굴을 비춤과 동시에 막혔던 숨이 턱하고 뿜어져 나오면서</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 존재는 사라졌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이제는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두려움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8시가 다 되어서야 아버지께서 출근하시려고 거실 불을 켜시고 화장실에서 씻으시고 움직이시고 하실 때까지...</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촛점없는 눈을 뜬채로 아무런 생각도 없는 공허한 머릿속은 아까의 일들을 다시 떠올리지 않으려고 발악하고 있었죠.</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여기까지가 제가 가위 눌린 이야기 였어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