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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으앙쥬금ㅜ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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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64519
    작성자 : 으앙쥬금ㅜ
    추천 : 23
    조회수 : 7548
    IP : 211.168.***.3
    댓글 : 46개
    등록시간 : 2014/02/19 10:58:44
    http://todayhumor.com/?panic_64519 모바일
    [혐/BGM] 우렁각시 (비위 약하신 분들은 읽지 말아주세요)
    <div><embed style="width: 289px; height: 118px" height="118"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289" src="http://player.bgmstore.net/5XpXA" allowaccess="null" allowfullscreen="null"></embed><br /><a target="_blank" href="http://bgmstore.net/view/5XpXA" target="_blank">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5XpXA</a></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형준의 이야기<br /><br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안에 들어서자 맛있은 음식냄새가 진동을 했다.<br />음식냄새를 맡자 뱃속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음식물을 넣어달라 아우성을 쳤다.<br />후훗.. 오늘은 탕수육을 해놨군.<br />심하게 밀려오는 허기에 옷도 갈아입지 않은채 푸짐하게 차려놓은 상으로 달려갔다.<br /><br />나에게는 '우렁각시'가 있다.<br />굳이 다른 표현을 쓰자면 스토커라고도 할 수 있다.<br />언제나 내가 퇴근하기전에 나의 집에 무단침입을 해서 청소와 빨래를 해 놓고 이렇게 근사한 <br />식사 준비까지 해 놓고 돌아간다.<br /><br />우렁각시의 등장은 두달전쯤 시작되었다.<br />일이 많아 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파김치처럼 녹초가 되어 집으로 들어왔는데 갑자기 맛있는 냄새가<br />내 코를 자극했다. <br />몇년전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그렇다고 이렇듯 불쑥 찾아와서 날 위해 식사 준비를 해줄만한 애인조차 <br />없었기에 순간 다른 집에 들어 온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밖으로 나가 호수를 확인까지 <br />해 보았다. <br />분명히 내집이 맞는데 이상하다 싶어 다시 들어와 불을 켠 순간 지저분하던 원룸이 너무나 깔끔하게<br />변해 있어 다시 한번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br /><br />방 한가운데는 먹음직스러운 갈비찜과 맛깔 스럽게 보이는 반찬들로 가득한 밥상이 펼펴져 있었다.<br />누군가 이집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공포감이 밀려와 한순간 몸을 움직 일 수 조차 없었다.<br />경찰에 신고를 할까 생각을 해봤지만 뭐라고 신고를 한단 말인가.<br />돼지우리 같던 집이 깨끗해 졌다고? <br />아니면 먹음직 스러운 음식이 잔뜩 있다고?<br />난 꾸역꾸역 밀려오는 공포심을 억누른채 내 손으로 꼭 잡아야 겠다는 생각만으로 숨소리를 죽인채<br />무기가될만한 것들을 찾았다. <br /><br />공포심으로 충혈된 내 눈에 커터나이프가 들어왔다.<br />안돼. 저 짧고 약해빠진 걸로는 침입자를 잡을 수가 없어.<br />남들집에 흔히들 있다는 골프채나 야구방망이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을 하며 주방쪽으로<br />눈을 돌렸다. <br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다가가 부엌칼을 집어 들었다.<br />하지만 막상 침입자와 맞닥드렸을때 이것으로 그 사람을 찌를 수 있을까?<br />나의 유약함이 고개를 삐죽 내밀자 고개를 흔들며 옆에 있는 후라이팬을 집어 들며 칼을 조용하게<br />내려 놓았다. <br />묵직한것이 잘만하면 한방에 기절도 시킬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br /><br />낯선자가 숨어 있다면 그 공간은 뻔했다. <br />이 작은 원룸에 숨을 곳이 어디있겠는가.<br />세탁실과 화장실 뿐이다. <br />화장실의 불을 켰다.<br />어둠속에서 오래 있었다면 눈이 부셔 잠시 앞이 안 보일것이라고 생각하며 용감하게 문을 열고<br />후라이팬을 휘저으며 들어갔다.<br />수도꼭지에서 조금씩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만 들릴뿐이었고 간덩이가 붓게도 욕실에서 샤워를<br />한건지 거울이 뿌옇게 수증기가 남아 있었다. <br />왠지 세탁실에도 침입자가 있을것 같지는 않았다.<br />그래도 혹시 몰라 세탁실의 문을 빼꼼히 열어보고는 맥이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br />그리고는 잘 차려진 밥상을 한참을 노려보았다. <br />그제서야 밥상위에 메모지가 놓여 있는것을 발견 했다. <br /><br />-솜씨는 없지만 형준씨를 위해 정성껏 만들었어요. <br />맛있게 드시고 하루의 피로를 날려 버리셨으면 좋겠어요. <br />독을 타지는 않았으니 걱정하지 마세요^^<br /><br />깔끔한 글씨체와 이모티콘이 한순간 나의 긴장을 풀어주며 웃음을 자아냈다.<br />저녁을 먹었지만 늦게까지 일하다보니 허기가 밀려왔다.<br />메모지를 보니 악의라곤 손톱만큼도 느껴지지 않는데 우선 먹고 보자 싶은 생각이 들었다.<br />전기 밥솥안에 불이 들어와 있는 것을 보니 밥도 새로 해 놓은 듯 했다.<br />밥을 조금 퍼담고는 밥상 앞에 앉았다. <br />그리고는 아직도 온기가 남아있는 갈비찜을 조심스레 입으로 가져갔다. <br />세상에.. 그렇게 맛있는 갈비찜은 처음이었다.<br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말을 심감하는 순간 이었다.<br />그 후에는 정신없이 밥과 여러 반찬 들을 맛보았고 밥그릇에 밥이 비자 수북하게 담아 또다시<br />식도락에 빠져 버렸다.<br /><br />아침에 옷을 입으려고 보니 행거에 걸려있는 와이셔츠들이 손가락을 대면 손가락이 베이지 않을까<br />할 정도로 잘 다려져 있었다. <br />그것을 보는 순간 경찰에 신고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깨끗하게 날려 버렸다. <br />남들에게는 이상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왔을때 깨끗하게 청소 되어 있는 <br />집과 맛깔스러운 음식이 기다리고 있다는건 아직까지 애인을 만들지 못한 나에겐 조그마한 기쁨이 <br />되었고 어느샌가 집에 가는 시간만을 기다리게 되었다.<br />그리고 한번도 보지 못한 침입자에게 어느샌가 '우렁각시'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br />스토커라는 섬뜩한 표현보다는 훨씬 좋지 않은가.<br /><br />잠자리에 들때면 우렁각시에 대한 상상을 한다.<br />얼굴은 어떻게 생겼을까, 나이는 몇살일까,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등등..<br />요즘은 하루하루가 즐겁다. <br />아침에 출근하기전 '맛있게 잘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쪽지를 냉장고에 붙이고 출근을 한다. <br />우렁각시를 위해 선물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br />같은 회사를 다니는 장혜원씨가 데이트 신청을 했지만 애인이 있다고 거절을 했다.<br />그리고는 하고 다니는 스카프가 멋지던데 어디서 산거냐고 물어보았다.<br />훗..사람의 마음이란 이상하기도 하지. <br />예전에는 혜원씨가 말한번만 걸어줘도 그날 하루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분이 들었는데 그녀의 데이트 <br />신청을 거절하다니 내가 미친건 아닐까?<br />다른 여자와 데이트를 한다는게 얼굴도 못 본 우렁각시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br />그나저나 갑자기 나에게 관심을 갖다니 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내가 매력적일 지도 모르겠다<br /><br /><br />- 우렁각시의 이야기<br /><br />난 두달전 김형준이라는 남자를 보고 첫 눈에 반해 버렸다.<br />훤칠한 키에 날카로운 눈매. 웃을때가 참 매력적인 남자다.<br />이 남자다 싶은 마음에 그를 스토킹하기 시작했다.<br /><br />열쇠를 잃어버렸다며 문을 따달라고 열쇠하는 아저씨에게 부탁을 했을때는 너무 가슴이 떨려<br />얼굴까지 빨개졌었다. <br />하지만 아무 의심도 없이 문을 열어주고 앞으로는 잃어버리지 말라며 새로운 열쇠를 만들어 주고 <br />돈을 받아가는 아저씨를 바라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br /><br />작은 원룸이기에 청소는 쉬웠다.<br />그가 내가 해준 해준 음식을 먹는것을 보고 싶었기에 카메라도 설치하고 첫날은 정말 정신이 없었다. <br />하지만 그의 모든 모습을 볼수 있다는 생각에 힘은 들지 않았다.<br />욕실에 카메라를 설치할때는 그의 나체를 상상하며 살짝 얼굴이 붉어지긴 했다.<br />그의 체취를 느끼며 빨래를 할때는 행복하기까지 했고 그를 위해 음식을 준비할때면 그의 아내가 <br />되어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마냥 즐겁기만 했다.<br />게다가 오늘은 그이로 부터 스카프 선물을 받았다.<br />말은 하지 않지만 그이가 날 아껴준다는 생각이 든다. <br />이런게 바로 여자들의 행복이겠지.<br /><br />지하실에 내려가보니 고기들이 싱싱하지가 않았다. <br />냉장고가 고장이 난 것인지 조금 안좋은 냄새가 나는 것도 같았다. <br />그래서 안에 있는 고기들의 살을 발라 모두 갈고 뼈들은 잘게 잘라 정원에 있는 나무들의 거름으로 썼다. 그리고 냉장고를 새로 주문했다.<br /><br />형준씨를 위한 요리를 하려면 새로운 고기가 필요해 사냥을 하러 서울역으로 나갔다.<br />가발을 쓰고 커다란 썬클라스를 쓰고 나갔다. <br />내 목표물은 상관없지만 나중일을 생각해서 다른 노숙자들이 나를 알아보면 곤란해질지도 모를 일이었기<br />때문이다.<br />꾸벅꾸벅 졸고있는 노숙자들과 술에 취해 늘어져있는 많은 노숙자들이 보였다.<br />늙은이들은 목표물이 아니다. <br />고기가 너무 질기기 때문이다.<br />드디어 살도 적당히 붙고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목표물을 발견했다.<br />짐을 옮겨주면 2만원을 주겠다고 했더니 반색을 하며 일어났다.<br />그 옆에 있던 두명도 자신이 하면 안되겠냐며 일어났지만 내가 말하기도 전에 자신의 일을 빼앗길 까봐 <br />걱정이 된 내 목표물이 그들을 향해 욕설을 내뱉으며 전쟁에 승리해 돌아오는 장군마냥 으시대며 <br />내 뒤를 따라왔다. <br />10분 거리에 세워둔 내 차에 도착을 하자 어떤 물건이냐고 물었다.<br />그래서 내가 3만원을 더 채워 5만원을 줄테니 나와 차를 타고 조금만 이동하자고 하니 흔쾌히 응했다. <br /><br />이래서 고기 사냥을 쉽다. <br />너무 많은 액수를 내세우면 의심을 하지만 적당한 액수를 내세우면 그들은 따라온다. <br />늘 그렇듯 이들을 태우고 나면 악취가 너무 심하다.<br />하지만 그이를 생각하면 얼마든지 참을 수 있었고 차량 내부 세차와 더불어 하루를 꼬박 창문을<br />열어두면 별 문제가 될것이 없었다. <br /><br />신호에 걸려 차가 정차하자 미리 준비해둔 마취제가 담긴 주사기를 사냥감의 목덜미에 꽂았다.<br />살집이 있는 놈이라 그런지 잠시 발악을 하는 가 싶더니 이내 곧 축 늘어졌다.<br />그냥 뒤통수를 쳐서 트렁크에 실을것을 잘못했나 싶기도 했다.<br /><br />지하실은 내가 특별 요리를 할때 쓰는 주방으로 개조해 놨다.<br />큰대자(大) 모양의 형틀을 만들어 놓은 것은 내가 생각해도 참 잘한 일이다.<br />팔다리를 단단히 묶어 놓으면 어떤 천하장사라 해도 결코 벗어날 수 없고 요리를 할때 그들이 <br />발악을 하면 할 수록 요리를 하는 재미도 있다.<br />그리고 고랑이 파여져 있어 피가 바닥에 흐르지 않고 모여 등쪽에 있는 구멍으로 빠지게 설계되어<br />있다. <br />그곳에만 양동이를 받쳐 놓으면 괜한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된다.<br /><br />그 노숙자 역시 마취에서 깨어나 눈을 뜨자마자 큰소리로 욕설을 해대지만 지하실은 정말 방음이<br />철저한 곳이기에 걱정을 하지 않는다.<br />하긴.. 이렇게 외딴곳에 누가 올리도 없지만 말이다.<br />그놈을 씻기는데만 거의 두시간이 걸렸다. <br />그에게서 나던 시큼하고 역한 냄새는 사라지고 향긋한 비누냄새가 나고있다. <br />그놈이 계속 소리를 지르자 나는 그놈의 손목을 잘랐다.<br />그놈의 눈이 까 뒤집어지는 것을 보며 재빨리 손이 있던 자리에 지혈제를 뿌렸다.<br />과다출혈로 그냥 죽어버리면 음식재료를 채취할때의 재미가 반감되기 때문이다.<br /><br />채취라는 단어가 맞는 것은 아니지만 난 음식을 채취한다는 표현이 좋다.<br />사냥과 채취 두단어가 무척이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br />내일은 고기가 듬뿍들어간 잡채와 샤브샤브를 해줄 생각이다.<br />무슨 대단한 날은 아니지만 스카프 선물도 받았고 간만의 사냥으로 싱싱한 고기를 얻을 수가 있었기 <br />때문에 힘이 좀 들어도 잡채와 샤브샤브로 내일 메뉴를 정한 것이다.<br /><br />샤브샤브는 고기를 얇게 발라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br />물론 다리를 뚝 잘라 냉동실에 넣어놨다가 고기 써는 기계로 얇게 발라도 되지만 난 정성을 <br />다하고 싶은 마음에 직접 얇게 발라낼 생각이다.<br />얇고 기다란 칼을 들자 그놈이 정신을 차렸는지 또다시 비명을 질러댔다.<br />아름다운 선율, 아름다운 노래소리 등등 귀를 즐겁게 해주는 소리들이 있지만 난, 내 사냥감들의<br />비명소리가 너무 즐겁다.<br /><br />우선 허벅지에 길다란 상처를 냈다. <br />묶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놈이 경련을 일으키는 건지 몸전체가 떨려온다. <br />그냥 귀찮은데 죽여버릴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지만 지금은 냉장고도 고장난 판에 주문한 냉장고는 <br />내일이 되야 도착한다. <br />어렵사리 잡은 사냥감을 쉽게 상한 고기로 만들 수는 없다.<br /><br />또다시 칼을 들어 내가 미리 낸 상처에 이어 이번에는 길게 세로로 찢었다.<br />그리고 벗겨져 늘어진 표피를 한손으로 잡고 칼로 톱질을 하듯 살껍질을 벗겨냈다.<br />꺽꺽대며 숨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구린내가 난다. <br />썩을놈 깨끗하게 씻겨놨더니 똥을 싸 버렸다.<br />그이에게 깔끔한 음식을 해주고 싶었는데 똥이라니. <br />이 더러운 새끼.<br />결국 열이 받은 나는 전기톱으로 무릎 아래를 잘라버리고 또다시 골반 밑을 잘랐다.<br />나에게 필요한건 허벅지 살이야. <br />잘라진 다리에서 피가 꾸역꾸역 밀고 나온다.<br />그리고 내 얼굴에는 땀과 함께 그놈의 피가 튀어 눈까지 따끔 거려왔다.<br />그놈은 죽었는지 꺽꺽대는 이상한 신음소리를 더는 내지 않았다.<br />난 기분이 상했다. <br />정말 신선한 생고기로 샤브샤브를 해주고 싶었는데 다 이 거지새끼 때문이었다.<br />난 그놈의 몸통에 침을 한번 뱉어주고는 허벅지만을 들고 집안으로 올라갔다.<br />냉동실에 있던 냉동음식들을 모조리 밖으로 끌어내고 그놈의 허벅지를 집어 넣었다.<br />젠장. 나도 모르게 욕설이 나왔다. <br /><br /><br />- 형준의 이야기<br /><br />우렁각시의 얼굴이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었다.<br />처음 얼마간은 우렁각시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회사에서 핑계를 대고 일찍나와 잠복근무를 <br />하는 형사처럼 집근처 골목에 숨어 나의 집을 감시하기도 했었다.<br />하지만 허사였다. <br />지쳐서 집에 들어가보면 어느샌가 여느때처럼 청소와 음식을 해놓고 사라진 뒤 였다. <br />결국 그녀 스스로 나타나길 기다렸지만 이제는 그것도 지쳐버렸다.<br /><br />결국 나는 잔소리만 해대는 부장에게 갖은 욕을 먹어가면서 월차를 내고 우렁각시의 정체를 밝혀낼<br />생각으로 엘리베이터가 마주보이는 비상계단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br />혹시나 날 보면 도망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문을 살짝 닫고 있다가 '띵'하는 엘리베이터 열리는 <br />소리가 나고 발자국 소리만 나면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살피기를 네시간째.<br />금연구역이라 담배도 못피고 초조한 마음을 우렁각시에 대한 상상을 하며 달랬다.<br /><br />어떻게 생겼을까, 나이는 몇살일까.. <br />그렇게 상상을 하다가 만약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라 내 앞에 나타나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br />들었지만 내가 욕심이 많은건지 우렁각시는 무조건 예쁠거라고 단정을 지어 버렸다. <br />사실 그녀가 추녀라면 정말 나의집에 출입하지 못하게 해야하는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쯤 <br />또다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복도를 걷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br /><br />왠지 이번에는 정말 우렁각시일거라는 생각이 들며 가슴이 두근 거리기 시작했다.<br />네시간째 헛탕질이었지만 정말 이번에는 진짜일거라는..<br />아니나 다를까 방향이 나의집쪽이었다.<br />키는 165쯤? 날씬한 허리와 잘빠진 다리. <br />발목까지 내려오는 원피스를 입었지만 그녀의 몸매는 충분히 알 수가 있었다. <br />몸을 돌려 자연스럽게 내집문을 연다.<br /><br />옆모습은 커다란 선글라스 때문에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오똑하게 선 콧날로 보아 얼굴도 틀림없이 <br />미인인것이다. <br />그녀가 들고 들어간 장바구니 안에는 날 위한 요리재료들인 것이다.<br />나는 '심봤다'라는 소리를 마음속으로 크게 외치고는 고민을 했다.<br />지금 문을 열고 들어가 아는 척을 해야할까? <br />그러다가 그녀가 달아나면 어떻게 해야 하지?<br />왜 저런 훌륭한 외모에 내 앞에 나서지도 않고 몰래 날 지켜보는걸까.<br />다시 비상계단에 앉아 한참을 생각해봤지만 역시 지금 아는척을 하는 것은 그녀를 위한 행동이<br />아닐거라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br />내가 아는척을 하면 얼마나 민망하고 창피하겠는가.<br />아마도 놀래서 달아나버릴것이다. <br />그녀를 위한 작은 선물을 메모와 함께 남겨서 나의 마음을 조금씩 보여준후에 정식으로 프로포즈를 <br />하는게 자연스러울것만 같았다.<br />그녀를 실제로 본것만 해도 난 행복했다.<br />그날 나는 PC방에서 저녁까지 시간을 때웠다. <br />그렇지만 난 정말 행복했다.<br /><br /><br />-우렁각시 이야기<br /><br />오늘도 그이에게 작고 예쁜 머리핀을 선물로 받았다.<br />그이가 정말 날 아껴주는 마음이 느껴져 행복한 기분이다.<br />하지만 이 행복한 기분을 계속 간직할 수가 없는 것이 그이에게 꼬리치는 이년 때문이다.<br />그년의 뒤를 미행해서 집을 알아내고 남자들과 어울려 술을 퍼먹느라 집에 늦게 귀가하는 바람에<br />이년을 기다리느라 다섯시간이나 차안에 있어야 했다.<br /><br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내 옆을 지나가자 내가 크락션을 울렸고 이년이 돌아봤다.<br />거래처 '뷰'의 김부장을 아냐고 물어보니 안다고 했다.<br />내가 김부장의 아내인데 둘의 관계에 대해 따질 것이 있다고 하니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자신은 <br />김부장과 아무사이가 아니라며 말할 가치도 없다고 말하곤 나를 스쳐 지나갔다.<br />그래서 그녀의 뒤통수에 대고 회사에 당신이 내남편과 바람이나서 아이까지 가졌다고 전화라도 하면 <br />어떻게 하겠느냐고 했더니 내 예상대로 나에게 다가와 화를 냈다.<br />그래서 차안에서 얘기좀 하자고 했더니 마지못해 조수석에 올라탔다.<br /><br />이년은 김부장이라는 사람과 아무 상관이 없다. <br />단지 이년의 화를 돋구어 내 차에 타게 만들려는 나의 계획일 뿐이었다. <br />미리 준비해둔 주사기를 꺼내 들었다.<br />물론 튀어나가지 못하도록 문을 잠군것은 당연한 순서였다.<br />내가 몸을 틀며 주사기를 들자 반사신경이 좋은건지 이상한 낌새를 느낀건지 가방으로 내 머리를<br />후려치면서 잠시 몸싸움이 벌어졌다.<br />이년의 손톱에 얼굴이 긁혀 피가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br />망치로 한대 후려갈길까 했지만 잘못해서 한방에 죽어버리면 이 망할년에게는 너무큰 축복이 될터 였다. <br />서로의 머리채를 잡고 한참을 씨름하던 끝에 드디어 바늘을 꽂았고 이년은 쭉 뻗어 버렸다.<br />앞으로는 그냥 약을 탄 음료수를 써야 할까. <br />얼굴의 따끔거림과 아려오는 느낌에 짜증이 밀려왔다.<br /><br />지하실에다 묶을때도 마취에서 일찍깨어나는 발람에 또한차례 전쟁을 치뤄야했다.<br />요즘 잦은 야근으로 힘들어 하니 사골을 고아줄까?<br />다리를 쳐다보며 나도 모르게 군침이 돌았다. <br />하지만 지금은 안된다.<br />내 남자에게 눈독을 들이고 꼬리를 친 댓가를 톡톡히 치뤄줘야 한다.<br />년의 잘다듬어진 손톱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br />저렇게 기다란 손톱으로 회사일은 어떻게 했겠어?<br />나는 공구함을 뒤져 펜치를 꺼내 다가갔다.<br />내가 자신의 손가락을 유심히 보며 펜치를 들고 다가가자 년은 내가 무엇을 할지 알고있는듯 길게<br />비명을 질러댔다. <br />비명소리 하나는 마음에 들었다.<br /><br />난 년의 손가락을 잡고 펜치로 꽉 눌러 잡은 다음 쭉 잡아 당겼다.<br />그러나 내 생각처럼 손톱이 쑥 빠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통증이 있었는지 년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br />통증이 아니라 공포심 때문일까? 궁금하기는 했지만 굳이 물어보지는 않았다.<br />어차피 곧 공포심과 통증을 같이 느끼게 될테니까.<br /><br />난 내가 아끼는 수술용 메스를 들었다. <br />이년으로 요리를 해야하기는 하지만 천천히 가르쳐 주어야만 했다. <br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를.. <br />자신의 잘못을 알때 그제서야 나의 요리가 될 자격이 있는 것이다. <br /><br />난 메스로 그년의 손톱밑을 찌른다음 시계방향으로 살짝 돌렸다.<br />그제서야 고통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br />년의 얼굴을 보니 눈물과 함께 콧물까지 흘리고 있었다.<br />깨끗하게 씻겨 놓으면 요리재료들은 꼭 다시 더러워지니 정말 이상한 일이다.<br />그다음 살이 조금붙어 너덜거리는 손톱을 펜치로 잡아당겼다.<br />물론 손으로 잡아 당겨도 괜찮겠지만 그래도 이왕 꺼내온 공구니까 활용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였다. 그렇게 손톱을 네개쯤 뽑고 나니 재미가 없어졌다.<br />물론 지혈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br /><br />년의 탐스러운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br />가발을 벗고 내 머리를 만져보니 울통불퉁 수술자국이 잔뜩있는 민둥머리가 만져졌다.<br />나쁜년. 저런년에게 어떻게 저런 탐스러운 머리를 줄 수가 있어.<br />나는 괜스레 신이 원망스러워졌다.<br />년의 머리쪽으로 다가가며 메스를 들었다. <br />그리고 천천히 이마부터 칼을 질러넣고는 천천히 선을 그었다. <br /><br />년은 그륵그륵 거리는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실핏줄이 모두 터진 눈으로 날 노려봤다.<br />머릿가죽을 그대로 벗기는 것은 실패로 돌아갔다. <br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냥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br />자기 잘못을 알지도 못한채 그냥 죽어버린 년이 얄밉기만 했다.<br />어차피 이렇게 된것 그이를 위해 빨리 재료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빠른 손을 놀렸다.<br /><br />우선 허벅지를 잘라냈다. <br />전기톱을 갖다 대자 피가 튀기 시작했다.<br />다 잘라낸 후 따로 놔두었다. <br />살을 발라내어 육회를 만들것이고 뼈는 푹 고아서 곰국을 끓여줄 생각이었다. <br />벌써 새벽3시가 넘었다. <br />잠을 자기는 글렀으니 갈비도 잘라야겠다.<br />나를 위해 갈비찜을 한것이 얼마만인지 생각만해도 입안에 군침이 돌았다.<br /><br /><br />- 형준의 이야기<br /><br />오늘 장혜원씨가 출근을 하지 않았다. <br />어디가 아픈걸까?<br />신경끄자. 내가 애인도 아니고. <br />김부장은 오늘도 날 멸치볶듯이 달달달 볶아댄다.<br />나에게 무슨 억하심정이라도 있는지 갖은 트집을 다 잡는다.<br />귀신은 뭐하나. 저런놈 안 잡아가고. <br />퇴근시간이 다가오자 슬슬 배가 고파온다.<br />친구놈이 저녁이나 먹으며 술을 한잔 하자고 했지만 우렁각시가 해주는 맛있는 식사가 기다리고<br />있었기에 거절을 하고 말았다. <br />예전같으면 술자리 건수를 찾아 다녔을 나였는데..<br />문을 열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구수한 냄새가 풍긴다.<br />오늘의 메뉴는 곰국이었다. <br />뽀얗게 우러나 국물에 부드러운 고기가 일품이었다.<br />갑자기 그녀의 뒷모습이 떠오른다. 조만간 만나서 얘기를 할 수 있을거야.<br /><br /><br />- 우렁각시의 이야기<br /><br />오늘은 하루종일 지하실 청소를 하느라 별다른 반찬을 해주지 못했다.<br />요리 재료들이 있는 곳이 청결해야 하는데 자꾸 냄새가 나서 청소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br />그를 힘들게 하는 김부장이 언제나 새벽에 조깅을 하는걸 알아 냈기에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 한다<br />그래도 난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다.<br />그같이 멋진 남자가 내 남자라니. 얼굴이 다시 화끈 달아 오른다.<br />갑자기 어깨가 뻐근해 오고 온몸이 쑤셔온다. 몸살이 오는걸까?<br />하지만 그를 위해 이정도의 피곤함쯤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br /><br /><br />- 형준의 이야기<br /><br />오늘은 기분좋은 하루였다.<br />웬수같은 김부장이 결근을 하다니.. 그놈을 안보니 살 것 같다.<br />요즘에 이상하게 회사에 결근하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실종이네 뭬네 하면서 경찰들도 자주 온다.<br />어쩜 내가 싫어 하는 사람들만 골라서 사라지는 건지.<br />외근을 다녀왔더니 사무실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br />좀전에도 경찰이 왔다갔단다.<br />사람들 말로는 장혜원씨 때문이라는데 무슨 일이 생긴걸까?<br />친구놈에게 전화가 왔기에 우렁각시 자랑을 좀 했다.<br />믿을 수가 없다며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하겠다고 해서 그러기로 했다.<br /><br /><br />-우렁각시 이야기<br /><br />김부장이라는 놈은 꼴에 남자라고 같이 달리며 말을 붙였더니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했다.<br />조깅은 그만두고 내 차로가서 잠깐 얘기좀 하자고 했더니 좋다고 따라왔다.<br />역시 마취제가 제일 쓸모있다. <br />거의 다 써가는데 조금더 구해 놓아야 겠다.<br />정말 몸살기가 있는건지 컨디션이 너무 안좋다. <br />그놈이 질러대는 비명소리만으로도 머리가 지끈지끈 울려올 지경이라 그냥 목에 칼을 꽂아버렸다.<br />게다가 왜이리 살이 질긴지 칼질을 하느라 어깨가 빠질것 처럼 아파왔다.<br />하지만 형준씨를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칼질을 했다.<br /><br />전기톱날이 시원치가 않아서 인지 제대로 뼈가 잘리지 않아 힘을 많이 써야 했다. <br />가슴을 가르고 창자와 내장들을 꺼냈다. <br />누런 지방덩어리들을 일일히 손으로 떼어내고 소주에 담가 두었다. <br />그래야 냄새도 빠지고 육질도 연해진다. <br />전골을 끓이면 맛이 좋을 것이다.<br />그이가 제일 좋아하는 샤브샤브를 할까 하다가 몸살기운은 있는데 손은 많이 가고 해서 간단히<br />육회와 야채와 감자를 잔뜩 넣은 고기찜을 하기로 했다. <br />그가 맛있게 먹어주었으면.. <br />몸살기운만 좀 나아지면 곧 샤브샤브 해줄게요.<br /><br /><br />-형준의 이야기<br /><br />친구놈이 놀라는 눈초리였다. 하긴 처음에는 나도 그랬으니..<br />말은 경찰에 신고하라는 둥 찝찝하다는 둥 안좋은 소리만 늘어놓았지만 음식은 잘도 쳐먹었다.<br />고기가 좀 질긴듯 해도 양념이 잘 되어서 인지 육회가 아주 맛있었다.<br />고기찜도 정말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br />우렁각시 덕에 고기 마니아가 된듯 한다.<br /><br /><br />- 우렁각시의 이야기<br /><br />내가 그동안 눈이 멀었던 거였다.<br />저렇게 멋있는 사람을 놔두고 별볼일 없는 형준이라는 놈을 위해 식모처럼 일해왔다니.<br />내가 미친거지. <br />형준의 친구라는 남자를 본 순간 난 바로 이남자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br />조각같은 얼굴..<br />하아~ 남자 피부가 저렇게 깨끗할 수가 있다니.<br />이름은 석훈이라 했다. <br />석훈..이름도 너무 멋지다.<br />형준의 집에서 나오는 그의 뒤를 따라가 집도 알아냈다.<br />내일은 무척이나 바쁠것 같다. 그를 위해 특별식을 만들어야 하니까.<br />벌써 가슴이 뛰어온다. <br />카메라도 설치해야 하고 형준을 사냥해야 한다.<br />핏물도 빼야하고 이틀은 양념에 잘 재어 놓아야 한다.<br />그래야 제대로 된 갈비찜이 된다. <br />훗.. 그래도 형준이라는 놈은 행운아다.<br />다른 놈들에 비해 한달이나 더 나에게 사랑을 받아왔던 놈이니까.<br />이놈도 다른 놈들처럼 잘 먹여 놓았으니 알게모르게 살이 통통하게 올랐을거다.<br /><br /><br />- 석훈의 이야기<br /><br />형준이라는 친구가 연락이 안된다.<br />회사에도 출근을 안한지가 며칠째라는데.. <br />그녀석 집에 갔을때는 정말 놀랐다.<br />현대판 우렁각시라.. <br />사실 아주 조금은 부럽기까지 했다.<br />미지의 누군가가 날 위해 그런 정성을 들인다면 기분은 어떨까?<br />솔직히 그리 싫은 기분은 아닐것 같다.<br />이상하다. 내가 문을 열어놓고 출근을 했던가?<br />집안에 들어서자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의 식욕을 자극했고 식탁위에는 먹음직스러운 갈비찜이 <br />놓여 있다.<br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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