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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63958
    작성자 : 윈스턴
    추천 : 19
    조회수 : 3480
    IP : 121.131.***.239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4/02/10 15:05:57
    http://todayhumor.com/?panic_63958 모바일
    흡혈귀의 저택 (스압주의)
    죽은 나무나 해초 무더기 따위가 동동 떠 다니는 검푸른 바다위에 하얀 포말을 수 놓으며 모터보트 한 대가 거친 엔진소리와 함께 지나가고 있었다.
    그 뒤에 타고 있는 이는 정시영, 근래들어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환상문학' 소설의 여류작가였다.
    항상 그녀의 소설을 기다리는 팬들은 조금의 기다림조차 참지 못하고 재촉하는 목소리를 높여갔다. 처음에는 팬 들이 많아지자, 자신의 작품을 좋아해주기 때문에 재촉하는 것이다 싶어 오히려 행복해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작품이 잘 써질 때의 경우였고 현재는 아이디어가 있는대로 고갈되어 한 파트의 글 조차도 쓰기가 벅찼다. 어떻게든 신작을 출간한 뒤,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출판사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도망나오듯 집을 나선 것이었다.
    물이 깨끗한 편은 아닌지라 탁하고 부유물도 많았다.
    하지만 정말 간만에 맡아보는 바다 냄새가 머리를 맑게 한다, 오감을 자극한다.
     
    "거의 다 왔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되니 조금만 참으세요."
     
    "아, 네. 감사합니다."
     
    "멀미 하실 것 같으시면 말씀 하시구요, 도움은 안되겠지만 봉투 정도는 있으니."
     
    보트 위에는 시영 말고도 한 명의 사람이 더 있었는데, 이는 보트를 운전하는 노인이었다.
    시영이 향하고 있는 별장의 관리인이자 주인이었는데, 펜션 식으로 운영하는 이 별장은 육지에서 조금 먼 곳에 위치한 작은 섬에 지어진 곳이었다. 그곳에 객실을 몇 가지고 있는 별장을 운영하며 예약제로 사람을 받고 있었다. 주로 조용히 쉬고싶거나 잠시 일탈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종종 찾는 곳인 듯 했다.
     
     
    "이렇게 멀리 있는 곳이라면 장사가 되나요? 아무도 안 올 것 같은데요?"
     
     
    시영은 정말 궁금해 물어보았다.
     
     
    "아, 저는 돈이 많아요. 장사가 안되도 상관없지요. 젊은 시절에 땅 부자가 됐거든요, 이 별장 운영은 단지 취미입니다. 그러니 상관이 없지요 허허. 거기다 이렇게 외진 곳이다보니 오히려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전화까지 해서 찾아와요."
     
     
    아무래도 시영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었다.
    한참을 달렸음에도 섬은 아직도 조그맣게 보인다.
     
    "어떤 때에는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손님이 하나도 없을 때도 있는데, 이번에는 왠일인지 단체 손님들이 계셔서 조금 북적한 편이예요."
     
     
     
     
     
     
     
     
     
     
     
     
     
    정오가 다 되어서야 섬에 도착하게 되었다. 모래사장 특유의 퀴퀴하면서도 짠 내가 물씬 코를 찔러왔다. 싫지 않은 느낌이다.
    시영은 자신의 느낌을 적기 위해 수첩을 꺼내어 들었다. 그러다 다시 집어넣었다. 여행지에서까지 일 생각을 하고싶지 않았고, 모든 것을 잊고 마음을 놓은 채 쉬고 싶었던 까닭이다.
    막 보트를 타고 출발할 즈음에는 날이 맑았는데, 왠일인지 섬에 도착할 때 즈음부터는 연신 구름이 끼어 어둑어둑했다.
    주인이 보트를 묶어 놓고 와 말을 건넨다.
     
     
    "저 섬의 가운데에, 언덕 위에 있는 것이 제 저택입니다. 소개가 늦었어요, 저는 고만석 이라고 합니다."
     
    "정… 시영이예요."
     
     
    만석은 자신을 따라오라고 손짓한 뒤, 먼저 앞서 나아갔다.
    잠시 주변을 둘러 본 시영은 만석의 뒤를 이었는데, 모래사장 저 한쪽 귀퉁이 바위더미 위에서 누군가 낚시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 시영씨의 객실은 102호 입니다. 객실은 104호까지 있는데 101호는 큰 객실이라 지금 단체손님이 들어와 계시고 103호는 왠 부부가 묵고 있지요. 그리고 104호는 비어있는데, 그쪽 객실이 더 마음에 드시면 말씀 하세요. 바꿔 드릴 수는 있으니까. 그럼 푹 쉬시고,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객실 번호가 적혀있지 않은 식당 옆 방으로 와요. 거기가 내 방이니까. 그럼 편히 쉬어요."
     
    만석은 방을 나서려다 문고리를 잡은 채, 뒤를 돌아서 한마디를 덧붙였다.
     
    "아, 식사는 식당으로 오시면 어느때나 식사가 가능합니다. 왠만한건 우리 요리사가 다 만들 수 있으니까, 드시고 싶은 것이 있으시면 미리 말씀 하시구요."
     
    만석이 방을 나간 뒤, 둘러본 방의 모습은 화사하고 정갈했다.
    푹신하고 보송보송할 것 같은 침대 위의 시트와 따스한 느낌의 앤틱가구들이 눈길을 끌었고, 다소 낡았지만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어있는 반들반들한 나무바닥은 외국에라도 나온 것 같은 이색적인 느낌을 주었다. 단지 햇볕이 환하게 들어온다면 더욱 예쁘고 로맨틱한 분위기까지 느껴질 법 했지만 날은 굉장히 흐렸다.
    시영은 방에 짐을 풀기 시작했다.
    옷들은 전부 나무로 된(비싸보이는 앤틱의) 옷장 안에 잘 걸어두고 정리했으며, 히아신스 꽃이 예쁘게 꽂혀있는 꽃병이 인상깊었던 창가의 작은 테이블 위엔 몇 가지의 생필품을 놓았다.
     
    시영이 식사를 하러 나온 것은 이른 저녁 무렵이었다.
    점심은 보트 위에서 꽤나 멀미를 했기 때문에 속이 가라앉기 전 까지는 뭔가를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거르게 되었고, 저녁이 되어서야 허기가 지기 시작한 것이다.
    식당에는 그녀보다도 먼저 온 선객들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숫자가 많은 것을 보니 101호의 단체 손님들인 듯 했다. 시영은 조용히 식당의 한켠에 가서 앉는다.
     
     
    "이히히히! 그러게 밤에 바비큐 파티 하려면 저녁은 늦게 먹으면 안된다니까? 늦게 먹으면 고기를 많이 못먹게 돼, 배불러서."
     
    "야, 그렇다고 점심부터 있는대로 처 먹어놓고 저녁을 이렇게 일찍 먹으면 들어갈 자리나 있냐?"
     
     
    세 명의 남자들이 테이블 한켠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두 사람은 무척이나 시끄러웠다.
    시끄러운 두 사람은 예의마저 없는 것이 껄렁껄렁해 보였고, 남은 한 남자는 말 없이 조용히 밥만 먹었다. 조용히 쉬러 온 여행지에서 이렇게 시끄러운 사람들을 만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장기 투숙이 예정된 시영 본인보다 길게 투숙하면 어쩌나 싶어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이 빨리 떠나고 홀로 조용히 쉬고 싶은 간절한 바램이 생겼다.
    그리고 시영의 앞에 하얀 와이셔츠에 하얀 밀가루를 얼굴에 묻힌 한 건장한 남자가 다가와 섰다.
     
     
    "안녕하십니까, 주방장인 김기택 이라고 합니다. 뭐, 주방은 저 혼자라 주방장이라고 하기엔 뭣 하지요? 허허, 지금 준비되어 있는 음식은 우럭 매운탕이 메인인 한정식하고 간단하게 드실 수 있는 캘리포니아 롤, 그리고 서양식으로 바게트 빵과 버섯수프를 곁들인 설로인 스테이크가 있습니다. 원하시는게 있나요?"
     
    "아, 저는 양식으로 주세요."
     
    "네, 그리고 드시고 싶은 음식이 있으시다면 식사 전에 미리 말씀해주세요. 재료가 있는 선에서 왠만해선 다 만들어 드리니까. 그럼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요리사 기택이 주방으로 들어가자, 시영은 음식을 기다릴 동안 뭐라도 할 심산으로 가져온 소설책 한 권을 꺼내어 들었다.
    하지만 그 책을 펼치진 못했다.
     
    "실례합니다, 혹시 혼자 여행 오셨나요?"
     
    시끄러웠던 남자들 중 한 명이다. 머리를 온통 노랗게 물들이고, 촌스러운 갈색의 가죽 재킷을 입은 남자.
    별로 인상이 좋아보이진 않았는데, 그들의 테이블에서 아까 전까지 같이 시끄러웠던 나머지 한 남자가 연신 주먹을 쥐고 신이나서 싸인을 보내는 것이 서로 짜고 시영에게 흑심을 품은 듯 싶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혼자 왔고 혼자 보내다 혼자 가고 싶으니 말 걸지 말아주세요."
     
    곧바로 뒤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오고, 그 웃음소리에 눈 앞의 가죽 재킷의 남자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해갔다. 손을 바르르 떨며 곧바로 시영의 앞에서 물러나 본인의 테이블로 돌아가는데, 아까부터 조용히 밥만 먹던 남자의 뒷통수를 사정없이 후려치고 지나가 본인의 의자에 앉는다.
    얻어맞은 남자는 밥 그릇에 얼굴을 박았고, 웃던 남자는 계속 웃음을 그치지 못했다.
     
    "크크크크크, 왜 애꿎은 성태한테 해코지냐 너는. 크흐흐크크크크."
     
    "아, 좀 닥쳐!! 야 성태 씨발 너는 밥이 잘도 넘어가나보다? 물이나 떠와."
     
    성태라는 사내는 얼굴에 붙은 밥풀을 떼어내며 조용히 식당 한켠에 비치된 물 병을 들고 왔다. 콧잔등이 시뻘겋게 변한것으로 보아 밥그릇에 잘못 부딪친 듯 싶었다. 절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모습에 시영은 고개를 돌려버렸다.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추잡하기 그지없는 추태중의 추태였다. 지켜보는 시영의 기분까지 불편해지고 있었다.
    성태라는 사내는 이런 대우를 받는것이 한 두번이 아닌 모양인지 조용히 물을 따라주고는 다시 자신의 자리에 앉아 마저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또 다시 왁자지껄 해지기 시작했지만, 시영은 더이상 신경쓰고 싶지도 않았다.
     
    성태라는 사내는 식사를 하며 손목시계를 들여다 볼 만큼 여유로운 기색을 보였다. 정말 평소에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이 익숙한 것 같았다.
     
    요리는 제법 맛이 훌륭한 편이었다. 이런 외진곳의 별장에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될 줄은 몰랐다. 숙박비가 비싼 편이었는데, 그 값을 충분히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될 정도였다. 스프의 재료는 각각 그 본연의 맛을 잃지 않은 채 잘 살려져 있었고 바게트 빵은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곁들여 나온 올리브유 또한 신선했고 메인 요리인 설로인 스테이크는 육질이 매우 부드러웠으며 육즙이 진하게 베어나왔다. 후식으로 나온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어디선가 사온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든 모양인지 지금까지 흔히 맛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맛이었다. 바닐라 향이 짙게 잘 살아있었고, 초콜릿 조각들로 잘 꾸며 토끼 모양으로 귀엽게 만든 아이스크림이었다.
    손님이 일정치 않은 이 별장에서 아예 주방장을 정식 고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손님이 있는지 없는지는 상관 없이, 집 주인 하나를 위해 고용되어 있는 주방장인 듯 했다. 땅을 이용해 부자가 되었다고 하더니, 돈이 얼마나 많을 것인지는 가늠이 잡히지 않았다.
     
     
     
     
    시영은 식당에서 나오는 길에 한 남자하고 마주쳤다.
    밀짚모자에 때 묻은 흰 색 티셔츠를 입은 호리호리한 남자였다. 등에 낚싯대를 짊어지고 있는 것을 보니, 아까 모래사장의 바위더미 위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남자가 떠올랐다.
    멀찌감치에서 본지라 정확히는 못봤지만, 이 남자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아, 아까 낚시… 하고 계셨죠?"
     
    "하하, 보셨나요? 저도 그쪽이 보트타고 들어오시는거 보긴 했습니다. 햐, 오늘은 고기가 한마리도 안잡히네요, 날도 흐린것이 비가 오려나봐요?"
     
    "모래사장이면 수위가 낮을텐데 고기가 잡히나요?"
     
    "모르시는 말씀이예요. 나가보시면 금방 아실테지만 수위가 금방 깊어지는 지형이고, 제가 있던 바위는 돌출되어있는 부분이라 바로 아래부터 수위가 꽤 깊거든요. 아, 저는 임정호 라고 합니다. 변호사 일을 하고 있지요."
     
    "정시영 이예요. 글을 쓰고 있죠."
     
    정호라는 이름의 낚시꾼은 잠시 머리를 갸웃거리다 간단한 인사를 건네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라고 고민하는 기색이었는데, 자신을 알아봐도 피곤하기만 할 것 같아서 시영은 지체없이 자신의 방으로 들어섰다.
     
     
     
     
     
    침대에 누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을 읽는다. 사실은 시영도 아름답고 애절한 로맨틱 연애 소설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글이 독특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내는 것이 연애 소설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비현실적인 환상 문학을 써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리고 간단하게 한번 써본다고 쓴 글이 말 그대로 대박이 나 버려서 '환상문학 작가 정시영' 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 것이다.
    자신도 알고 있었다, 자신의 재능은 달달한 연애 소설보다는 독특하고 흥미로우며 때로는 무시무시한 것들이 나오는 판타지 장르에 있다는 것을. 상상속의 짐승이나 도시전설, 혹은 비과학적인 요소가 섞인 추리물 등을 쓰고있을 때 시영은 자신의 진가를 십분 발휘했다.
    쓰고싶은 것을 쓸 수 없고 애정도 없는 장르에서 인정받는다.
    이것은 스트레스로 다가왔고, 팬들의 무한한 관심도 애정보다는 다그침으로 받아들여졌다.
    부담감이 생겼고 구속감을 느꼈으며 더 나아가 그런 자신이 더 없이 초라해 보였다.
    휴가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발표하고 떠난 작품은 사실 시영 본인이 볼 때에는 더 없는 졸작이었다. 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자극적인 소재와 묘사만을 치중하고 독창적이긴 하나 별 다른 의미없는 캐릭터를 썼다. 그런데도 팬들은 좋아했다. 혹평이 쏟아지더라도 슬펐겠지만 호평이 쏟아진다고 해서 좋을 기분은 아니었다.
     
    일정하게 계속해서 들려오는 파도소리에 마음이 편해지니, 그것에만 귀를 기울인다.
     
     
     
     
     
     
     
     
     
     
     
     
     
     
     
     
     
    시영이 잠에서 깬 것은 밤 이슬이 내려앉는 이른 새벽이었다.
    밖에서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린 까닭에 화들짝 놀라, 무슨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신발을 신고 일어섰다.
     
    절그럭
     
    시영의 목에서 난 처음듣는 쇳소리와 이어서 느껴지는 이질감이 시영의 관심을 끌었다.
    무엇인가가 시영의 목을 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지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변조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친애하는 손님 여러분.
    반갑습니다.
    나는 이 게임의 주인, 드라큐라 입니다.
    여러분은 이제부터 여러분들 사이에 숨어있는 나를 찾기 위해 서로를 심판대에 올려놓아야 합니다.
    지금 여러분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는, 여러분들 중 하나가 다수결의 원칙에 의거하여 심판대에 오르거나 탈출을 시도하려고 할 때 작동할 것입니다.
    목에 두 개의 송곳을 박을 것이고, 목걸이의 작동은 죽음을 의미할 것입니다.
    하루에 한 사람만 심판대에 올릴 수 있으며, 드라큐라를 심판대에 올리지 못하면 게임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재판은 항상 식당에서만 이루어지고, 재판에 참여하지 않는 분들은 죽습니다.
    그리고 게임이 끝나는 순간까지 매일 밤, 드라큐라는 한 명씩 여러분들을 무작위로 사냥할 것입니다.
    심판에 상관없이 서로 의심가는 사람을 찾아 죽이셔도 무방합니다.
     
    여러분들의 침대 아래에는 여러분들의 역할이 적힌 쪽지와 그에 따른 도구가 놓여있을 것입니다.
     
    그 도구들과 자신의 역할을 가지고 나를 찾아보십시오.
    그럼 행운을 빕니다.
    증오스러운 태양의 시간이 지나 안락한 밤이 올 때까지.
     
     
     
     
     
     
     
     
     
     
     
     
     
     
     
     
     
     
    시영은 어깨를 가늘게 떨었다.
    자신이 자고 있는 동안, 누군가 들어와 자신의 목에 쇠 목걸이를 채웠다는 사실에 소름끼친다.
    여러분이라는 말이 자신 뿐만이 아니라 이런 사람들이 더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까지 생각하고 시영은 지체없이 밖으로 나설 준비를 했다.
     
     
    시영의 침대 아래에는 '미나' 라고 적혀있는 쪽지와 금속 재질의 말뚝이 하나 놓여져 있었다.
     
     
     
     
     
     
     
     
     
     
     
     
     
     
     
     
     
     
     
     
    "이게 무슨일이냐고 이새끼야!!!!"
     
    "아니, 이봐요 젊은양반. 글쎄 내 목을 보면 알겠지만 나도 당했다니까."
     
    "집 주인이 모르면 대체 누가 아냐고!! 당신이 꾸민거 아냐!?"
     
     
    시영이 방 밖으로 나서자, 식당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단체 손님들과 만석이 한창 실랑이 중이었던 까닭이다.
    모여있는 사람들은 그들 뿐만이 아니라 더 있었지만.
     
    "아, 오셨군요 소설가님."
     
    "네, 이게 대체 무슨일이죠?"
     
    변호사 정호가 가장 먼저 시영에게 말을 건넸다.
    그러자 정호의 옆에 서 있던 한 여자가 말을 이었다.
    아마도 정호의 아내인 모양이다.
     
    "시영씨도 들으셨을 그 방송은 저희도 똑같이 들었어요. 목걸이가 채워져 있는 것도 놀랐지만, 전날까지만 해도 없었던 스피커들이 건물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요.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이런 큰 공사가 진행됐다면 우리가 잠에서 안 깰리가 없었을텐데."
     
    모인 사람은 전부 여덟 명이었고, 전원 모두 목에 똑같은 목걸이를 차고 있었다.
    넓게 목을 감싸는 금속 재질의 목걸이는, 제법 묵직하고 단단해 풀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고 풀 생각도 없었다. 탈출을 시도하려고 할 때 목걸이가 작동한다는 말은, 아마 목걸이를 풀려고 시도할 때에도 유효할 것이 틀림없었다.
     
    "여기 있는 여덟 명이 전부인가요?"
     
    "네, 이 섬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모인 셈이지요."
     
    시영의 질문에 만석은 바로 대답했다.
    계속해서 추궁당하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시영의 질문은 달가운 것이었고, 시영 또한 말싸움을 중단시키고 빨리 대책을 마련하고자 분위기를 전환시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저는 미나 라고 적혀있는 쪽지와 쇠말뚝을 받았어요. 여러분들은 뭘 받았죠?"
     
     
     
    시영은 자신의 정보부터 이야기 해 주었다.
    '나 자신에 대해 먼저 이야기할테니 당신들도 순순히 밝혀라' 라는 식의 의미였다.
     
     
    "아닌데? 이거 색깔도 이상하게 반짝거리고 드문드문 꺼멓게 산화된것이, 쇠가 아니라 은인데?"
     
     
    주방장 기택이 눈여겨보며 말뚝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이 사람은 논점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인가 싶어 재차 주의를 주려하는데, 정호가 시영의 이야기에 자신의 아내와 함께 대답해 주었다.
     
    "저는 임정호 라고 합니다. 쪽지에는 조너선이라고 쓰여있었고, '재판결과 1회 거부권' 이라고 그 아래 쓰여있었습니다."
     
    "이하나 라고 합니다. 루시라고 적혀있었고, 열쇠가 하나 있었습니다."
     
     
     
     
     
     
     
    불현듯 시영의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그래서, 랜필드가 누구죠?"
     
     
     
    모두가 뜬금없다는 표정으로 시영을 바라보았다. 개중에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시영을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는데, 101호의 단체손님들 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랜필드라는 이름은 어디서도 거론되지 않은 새로운 것이었고, 이것은 시영만 아는 무언가가 있다는 의미이니 의심을 살 일이기도 했다. 시영은 그들의 의문을 풀어주기 위해 말을 이었다.
     
    그 와중에 주방장 기택의 얼굴에 당혹감이 어리는 것 또한 놓치지 않았다.
     
     
     
     
     
    "지금까지 거론된 이름들은 모두 '브람 스토커의 드라큐라' 라는 소설의 주인공들입니다. 스피커에서 나온 그 수상한 인간이 자신을 드라큐라라고 칭한것도 그렇고, 분명 소설 드라큐라를 모티브로 이런 일을 꾸민 걸 겁니다. 그럼 나머지 분들도 다른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받았을테죠? 그럼 여기서 우리가 잘 짚고 넘어가야 하는것은 '랜필드' 라는 인물입니다. 랜필드는 인간이면서 드라큐라의 하수인이기도 합니다. 드라큐라가 랜필드에게 우리가 모르는 것을 알려줬을 수도 있고, 우리에게 꼭 필요한 중요한것을 쥐어줬을 수도 있죠."
     
     
     
     
     
    시영의 말에 사람들의 표정은 시시각각 변해갔다.
    놀라는 사람.
    의심의 눈초리로 주변을 살피는 사람.
    자신의 품에 손을 넣고 무언가를 움켜쥐는 사람.
    이마를 짚고 고개를 떨구는 사람.
     
     
     
    "내 말이 맞죠? 기택씨."
     
     
     
    기택은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별 다른 변명의 말 없이, 기택은 주춤하며 사람들을 경계했다.
    기택의 눈빛이 흐려지며, 연신 우왕좌왕 눈동자가 굴러간다.
     
    "자, 자네…."
     
    "가, 가까이 오지 마!!"
     
    기택은 품 안에서 식칼을 꺼내어 사람들에게 겨눴다.
    말을 건네며 다가오던 만석에게도 칼을 겨눈 까닭에, 만석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놀라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정호는 자신의 아내 하나를 감싸안고 식당 구석으로 물러났다. 그때, 누군가가 기택에게 선뜻 다가가며 말했다.
     
     
     
    "야, 움직이지마. 이거 보이지?"
     
     
     
    긴 장총을 겨누고 있는 남자는, 전날 저녁 시영에게 작업을 걸던 가죽 재킷의 남자였다.
     
     
    "퀸시라는 쪽지를 받은 장태환이요. 받은건 이 총이지."
     
    "아, 윈체스터 카빈이네요. 구하기 쉽지 않은 물건일텐데 대체 누가…."
     
     
    정호가 총기에 대해 잘 아는지 태환에게로 몇 걸음 다가서며 총기에 대한 평을 늘어놓는다. 별로 중요한 말은 아니다.
     
     
    "엎드려, 이 새끼야!!"
     
    "잠깐만요! 랜필드가 아직 드라큐라쪽 사람이라고 판정된건 아니예요. 경계를 풀어주세요."
     
    "시끄러워!! 이게 뭐야, 무슨 마피아 게임도 아니고 누굴 죽이긴 누굴 죽여!! 범인 당장 찾아내서 경찰에 넘겨버리자고!!"
     
     
    태환은 흥분한 채, 총부리를 기택에게 들이댄 채 소리질렀다. 총이라는 폭력적 장치가 이성의 끈을 놓게 한 것 같았다. 총이라면 누구든지 쉽게 제압할 수 있을테니 어떻게 하든 자신은 안전한 상태라는 것을 이용해 범인을 빨리 색출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반감을 사는 것은 생각하지 못한 듯 싶었다.
    태환은 눈을 부리부리하게 뜨고 기택을 노려보았지만,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었다.
     
    잠시 뒤, 기택은 포박당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의 몸을 수색했는데, 역시나 랜필드라고 적혀있는 쪽지가 나왔고 어떤 투명한 액체가 든 유리병 하나가 같이 나왔다.
     
     
    "야, 너 이거 뭐야. 뭐 받았어 이새끼야!!"
     
     
    태환은 총구를 기택의 머리에 들이댄 채 윽박질렀다.
    기택의 입술은 바르르 떨렸고,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총구가 그의 관자놀이를 찌를 때마다 공포감에 젖은 신음소리를 흘리며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서 피하기 바빴다.
     
     
    "그거 독이야…."
     
    "무… 뭐…?"
     
    "독약하고 해독약을 받았는데… 이 주방의 음식들에 독을… 뿌렸어…. 이제 해독제를 가진 나만 먹을 수 있어."
     
    "이, 이 미친새끼!!!"
     
     
    태환이 개머리판으로 기택의 머리를 내리찍었다. 피가 탁 터지며 기택은 뒤로 쓰러져 몸을 이리저리 뒤틀었다.
    만석이 설명하기를 이 섬은 애시당초 만석이 데리고 오고가지 않으면 아무도 오지 않는 곳 이라고 했다. 식재료나 생필품도 만석이나 기택이 보트를 이용해 나르지 않으면 보급이 안된다.
    기택의 행동은 그것에 기인했다. 탈출은 꿈도 꿀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식재료는 한정적이 될 수 밖에 없었고 기택은 혼자서 살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방송이 끝나기가 무섭게 주방으로 달려가 식재료들에 독을 뿌렸다.
    독을 다 뿌리진 않았지만, 어느 곳에 뿌렸고 어느 곳에 안 뿌렸는지는 본인만 아는데다 본인은 해독제가 있으니 걱정이 없는 일이었다. 그의 이기적인 행태에 치가 떨렸고, 개중에는 연신 분노를 참지 못해 발을 구르는 이도 있었다.
     
     
    "사장님, 보트가 온전한지 가서 살펴봐 주세요."
     
    "어, 으, 음. 그, 그러지요."
     
     
    만석은 시영의 말에 따라 보트를 살피러 밖으로 나섰다.
     
     
    "잠깐!! 저 아저씨가 범인이면 어떻게 하라고 혼자보내!"
     
    "그것도 그렇네요, 그럼 당신이 정호씨하고 같이 사장님을 따라가 주세요.
     
     
    총을 든 태환과 정호가 함께 만석을 뒤따라 나갔다.
    생각지도 않게 긴장감이 찾아왔다.
    태환이 총을 들고 있었을 때에는 범인이 나타나도 태환이 저지를 하기가 용이했고, 만약 태환이 범인일지라도 일제히 달려들면 어떻게든 될 거라는 생각들이 있었지만 현재 태환이 자리를 비운 지금은 정말 모를일이었다. 범인이 나타난다고 해도 쉽게 붙잡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이때 하나가 시영에게 물어왔다.
     
    "정말 우리중에 범인이 있을까요? 혹시 우리 사이를 이간질 시켜놓고 그걸 즐기고 있는게 아닐까요, 범인은 따로 있고?"
     
    그것도 일리있는 말이었다. 자신이 심판대에 오르거나 살해당할 수 있는 리스크를 감당하고 무리 안에 섞여들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그도 그렇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지금은 그 말에 따르는 수 밖에 없죠. 룰에 따르지 않는다면 아마 목걸이를 작동시켜 위협할 거예요."
     
    "그 목걸이가 기계장치같은건 달려있지도 않은 가짜일수도 있잖아요."
     
    "그럼 좋은거구요, 어차피 심판대에 올리는 것은 우리라 하더라도 심판은 드라큐라가 하잖아요? 하지만 목걸이가 가짜라면 심판조차 하지 못하죠. 우선 말에 따르고 봐야해요. 하나씨 핸드폰은 갖고 있나요?"
     
     
    하나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침음까지 흘러나왔다. 잠에서 깨었을 때, 전원의 연락수단이 모조리 사라졌던 것이다.
     
     
    "네, 저도 핸드폰이 사라졌어요. 범인을 자극하는 행동은 피하고, 이럴때는 가만히 따라주는게 좋아요."
     
    "… 저는 박… 성태라고 하고……. 아서 라고 적혀있는 쪽지와 식량상자를 받았어요. 식량은 제가 직접 나눠주는 것이 룰 이래요."
     
     
    계속해서 조용하던 남자가 자신을 소개했다. 전날의 사건으로 아직도 콧잔등에 시뻘건 자국이 남아있는 그 남자는, 예상했던대로 소심하게 자기소개를 했다. 하지만 그 남자에게 주어진 권한은 현재 기택의 독으로 인해 식량이 사라진 이 순간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었다.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해 소개를 끝낸 뒤 손목시계를 바라보며, 벽에 걸린 시계와 번갈아보고 시간을 맞추기 시작했다.
    참으로 태평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유일하게 자신을 소개하지 않은 사람에게로 모두의 시선이 돌아갔다.
    101호실의 세 남자중 한 사람으로, 전날 저녁 시영에게 퇴짜맞은 태환을 연신 비웃던 남자였다.
     
     
    "왜, 왜 나를 봐? 서로 누군지도 모르는데 선뜻 이야기 하는게 이상한거 아냐? … 야, 뭘 꼬나봐 이새끼야! 야! 비켜!"
     
     
    남자는 성태를 밀친 뒤, 도망가려고 했다. 그때 성태와 시영이 도리어 그를 붙잡고 늘어졌다.
     
     
    "놔!! 놔아아아!!!"
     
     
    그 순간 식당으로 태환과 정호가 뛰쳐들어왔다. 남자의 고함에 놀라 무슨 변고라도 생긴건가 싶어 달려온 것이다.
    그리고 남자는 제압당했다.
     
     
     
     
     
     
     
     
     
     
     
     
     
     
     
     
    남자의 이름은 '최창영' 이었다.
    그는 잭 이라는 이름과 방독면을 받았다.
    전혀 쓸모있어 보이지 않는 방독면이라는 도구가 대체 어디 쓰이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우선 저지른 범행이 있기 때문에 창영은 기택과 함께 포박되었고 방독면은 공공재가 되었다.
    그날의 식사는 성태가 나눠준 비상식량으로 해결되었고, 기택의 식사만큼은 기택에게 물어봐 그가 독을 뿌리지 않은 식재료로 식사를 주었다. 자업자득이라는 의미는 이런 것을 두고 뜻한 말이 아닌가 싶었다. 만약 잘못 골라서 독이 뿌려진 식재료를 기택이 고른다면 그대로 독살당하는 것이었고, 괘씸한 죄를 저지른 기택에게 소중한 비상식량을 주고 싶지는 않은 탓이기도 했다. 비상식량은 군 물품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투식량을 바탕으로 만두나 너겟같은 냉동식품과 라면도 함께 들어있었다.
     
    만석이 알아본 결과, 보트의 열쇠가 사라져서 보트를 운용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보트의 모터가 움직이지 않더라도, 보트를 물 위에 띄워 흘러가게 내버려두고 육지에 닿을 때까지 보트 위에서 지낸다는 선택사항도 있었지만 역시나 목걸이가 문제였다. 탈출을 시도하면 목걸이가 작동한다는 사실이 고립된 이 순간을 타계할 수 없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하고 있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헬싱' 의 존재였다.
    별장의 주인 고만석은 '아브라함 반 헬싱' 이라고 적힌 쪽지를 받았는데, 그 이름 아래 조사권한 이라는 단어가 같이 적혀있었다고 했다.
    아직은 조사권한이 무엇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시영은 예상했다.
     
     
     
    오랜시간 고민을 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서로 의심가는 점은 보이지 않았고, 혼자 온 사람은 시영 뿐이라서 오히려 시영에게 상황은 불리했다.
     
    성태와 태환, 창영은 친구로써 여행을 왔기에 서로간에 신원보증이 확실했고 부부였던 정호와 하나는 말할것도 없었다. 만석과 기택은 한 저택에서 오랜기간동안 살며 서로의 많은 부분들을 알고 있었기에 서로간의 신원보증이 가능하였다. 물론, 음식에 독을 뿌린 전과가 있는 랜필드 김기택과 이 말도 안되는 사건이 일어난 별장의 주인인 고만석은 다른 사람들에게 의심을 사고 있긴 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이 곧장 범인으로 지목되지 않은 까닭은, 신원이 불분명한 시영 때문이었다. 시영이 범인일수도 있다는 의견 때문에서였는데, 그 의견이 너무도 딱 들어맞아 시영 본인조차 별다른 변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투숙객들은 이 곳에 온지 며칠이 된 상황이었지만, 시영은 어제 처음으로 방문한 것이었다.
    그리고 시영이 묵은지 하룻밤만에 이런 사건이 터진 것이었다.
     
    당연히 의심의 화살은 시영에게 꽂혔다.
     
    단지 만석과 기택에게도 의심가는 점이 있으니 딱히 누구 하나를 지목하지 못할 뿐이었고, 솔직히 말하면 101호의 사람들과 정호 부부 또한 서로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잘 모르는 사이이니 더욱 미궁에 빠지는 것이었다. 서로간에는 신원확인이 되지만 제 3자는 그걸 믿지 못하는 까닭이다.
     
     
    어느 새, 저녁이 되었다.
     
     
    모두는 약속이라도 한 것 처럼, 식당에 모였다.
    그리고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자, 지금부터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순서대로 지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있는데,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이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범인이 이 중에 있다면 저 목소리는 지금 누가 말하고 있는 것이란 말인가.
     
    "여보, 진짜 범인이 따로 있는거 아냐? 우리 중에 있는게 아니라?"
     
    "… 녹음된 것일 수도 있잖아."
     
    하나가 불안한 목소리로 정호에게 물었다.
     
     
     
     
     
     
     
    "… 창영."
     
     
     
     
     
     
    모두가 놀라는 가운데, 떨리는 손가락으로 힘겹게 창영을 가리킨것은 그와 같이 투숙하고 있는 친구 성태였다.
    소심한 성태가 누군가를 가장 먼저 지목했다는 사실에 가장 놀란 것은 태환이었다.
     
     
    "야! 너 미쳤어!? 창영이는 우리 친구야 이 새끼야!!!"
     
    "창영."
     
    "창영."
     
     
    기택과 만석이 뒤를 이어 재빨리 말했다.
    확실히 의심선상에 가장 먼저 오를수도 있는 두 사람인 까닭에 다른 이가 지목되자 쐐기를 박으려고 한 것이다.
    창영은 미친듯이 당황해 소리쳤다.
     
     
     
    "정시영!!! 정시여어엉!!!! 아, 아 왜!! 저 여자가 오고부터 사건 터진거잖아 씨이발!!! 왜 나야 왜!!! 저 여자라고 이 새끼들아!! 정시영!!!!"
     
     
    "… 창영."
     
    "창영."
     
    "창영."
     
     
    시영과 정호 부부도 성태와 뜻을 함께 했다.
    대세를 거스르는 발언을 하면 눈에 띄게 된다.
    그럼 의심을 받을 확률 또한 높아진다.
     
     
    "맨 처음, 남들은 다 순순히 자신에 대해 밝혔는데. 당신 혼자만 숨겼죠? 그게 우선 의심스럽네요, 방독면이란게 어디 쓰이는 건지도 모르겠는데. 여기에 만약 독가스라도 살포되면 혼자만 살 수 있는거 아녜요?"
     
     
    하나가 조목조목 창영이 의심스러운 점에 대해 발언했다.
    창영의 얼굴에는 짙은 원망감과 당혹감이 함께 서렸다.
    그 자리의 모든 이들에게 죄책감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방송이 나온다.
     
     
     
     
     
     
     
     
     
     
     
     
    "재판이 끝났습니다. '잭 수어드' 는 심판대에 오릅니다. 좋은 여행 되시길."
     
     
     
     
     
     
     
     
     
     
     
    창영은 비명을 지르며 사방을 뛰어다녔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씨발!!! 나, 나, 나아 아니라고오!!!! 제, 제발!! 아 제발 진짜!!! 살려줘!!! 아니라고!!! 나 아니라고!!!! 으아아악!!!!!"
     
     
     
    목에 달린 목걸이를 부여잡고 발광했다.
    식당에 있는 식기 따위를 밀쳐 떨어뜨리고 의자를 걷어찼다.
    순간 목걸이에서 누구도 들을 수 있을 만큼 큰 진동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창영은 눈이 돌아갔다.
    누구 하나를 붙들고 어떻게든 하고 싶은데, 손이 묶여있어 그러지도 못한다.
     
    어느순간 움직임이 멎었다.
     
     
     
     
    푸슉
     
     
     
     
    눈동자는 사라지고 흰자위만 희번뜩하게 올라왔다.
    목구멍에서부터 타고 올라오는 피가 앞을 향해 간헐적으로 뿜어지고, 목부터 가슴께를 타고 선혈이 사정없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창영이 쓰러지기까지는 채 십 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 순간 어디선가 '쉬이익' 하는 바람 새는 소리와 함께 시영은 정신을 잃었다.
     
     
     
     
     
     
     
     
     
     
     
     
     
     
     
     
     
     
     
     
     
     
     
     
     
     
     
     
    친애하는 손님 여러분, 날이 밝았습니다.
    어제는 '잭 수어드' 가 심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잭은 드라큐라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어젯 밤, 드라큐라의 습격에 '조너선 하커' 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증오스러운 태양의 시간이 지나 안락한 밤이 올 때까지.
     
     
     
     
     
     
     
     
     
     
     
     
     
     
     
     
     
     
     
     
     
     
    "하… 뭐냐고……. 마피아 게임 하자는거야…?"
     
    식당에서 정신을 잃어버린 시영은 어느 새, 자신의 방 침대에 누워 있었고 방송을 들으며 잠에서 깨어난 시영은 곧바로 울음을 터뜨렸다.
     
     
     
     
     
     
     
     
     
     
     
     
     
     
     
     
     
    식당에 나가자 하나는 오열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만석이 끝 없이 다독여주며 위로하고 있었으며, 성태는 식량의 배급을 하고 있었다.
    조너선 하커 임정호, 이하나의 남편이자 변호사.
    시영이 이 섬에 와 처음 본 사람이며, 아직도 그가 낚시를 하고 있던 모습은 잊혀지지 않는다.
    시신은 못 봤지만, 창영이 죽은 것 처럼 목걸이가 작동하여 피투성이로 죽었다고 한다.
    두 사람의 시신은 썩을 것이 걱정되어 냉동고에 넣어두었고, 사람들은 냉동고 신세가 되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아내인 하나만이 정호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내가 말야, 말하지 않은 것이 있어요."
     
    만석은 모두가 모인 아침식사 자리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모두가 그를 주목했는데, 특히나 그는 드라큐라라는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조차도 알 만큼 유명한 역할인 '아브라함 반 헬싱' 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조사 권한이라는거. 알고 있었는데, 누구하나 신용이 안가서 이야기 하지 않다가 이제 이야기 해 보는거예요. 내가 침대 밑에 의심가는 사람을 적어서 놓아두고 잠을 자면. 다음날 그 사람이 드라큐라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거예요. 솔직히 믿음가는 정보는 아니지, 어떤 바보가 미치지 않고서야 자기를 드라큐라라고 순순히 적어주겠어? 하지만 일단은 이야기 하자면, 정시영씨는 드라큐라가 아니라고 적혀있었어요. 오늘 아침엔."
     
     
    또 다시 술렁댄다.
    하지만 그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그의 조사 권한이 실제로 믿을만한 정보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건 그렇고 놀랍네요. 수면가스라니… 맞죠? 수면가스."
     
    "네, 맞는 것 같아요. 그러지 않고서야 모두가 일제히 잠들수는 없죠. 어제 기절하기 전에 뭔가 바람새는 소리를 모두가 듣기도 했고."
     
     
     
    식사가 끝난 뒤, 모두는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만석의 발언에서 힌트를 얻은 태환은 각자의 각자의 침대 밑을 더 샅샅히 살피자는 제안을 건넸고, 하나의 침대 아래에서 지하로 통하는 문을 발견했다.
    이는 별장의 주인인 만석도 모르는 장소였다.
    그 문은 하나가 부여받은 도구인 '열쇠' 로 여는것이 가능했고, 그 안에는 문이 하나 더 있었는데 굉장히 튼튼한 철문으로 안에서 잠글 수 있게 되어있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이를 '벙커' 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리고 벙커 안에는 쪽지가 하나 놓여 있었는데, 벙커 안에 있으면 드라큐라의 습격에서 무사할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문제는 그 순간 터졌다.
     
     
     
    "… 다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마."
     
     
     
    태환이 느닷없이 총을 꺼내어 겨누고는 나지막히 얘기했다.
    모두가 놀라 그에게서 물러났고, 태환은 성태에게 비상식량을 들고 오라고 명령했다.
     
     
    "난 누구도 못 믿겠고, 난 범인 아니니까. 여기 벙커에 숨어있을거야. 아무도 못들어오고, 식량 받고 싶으면 매일 나한테 찾아와서 일일 보고해. 누가 죽었고, 누구한테 표 던졌고 이런거 다 매일 보고하라고. 그리고 난 무조건 성태 이 새끼 찍을거니까 투표도 니들 알아서 해. … 성태 너 이 개새끼, 디져버려라."
     
     
    그렇게 태환은 총과 비상식량을 들고 벙커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모두는 망연자실해져서 넋을 잃었고, 특히 친구에게 투표하고 다른 친구에게 외면당한 성태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주저앉았다.
     
     
     
     
     
     
     
    창영이 갖고 있던 방독면이 재조명을 받았다.
    전혀 쓸모 없다고 생각했던 방독면은, 수면가스로부터 한 사람 정도는 보호해 줄 수 있을 것이었다.
    수면 가스가 닿지 않을 외부로 나간다면 잠들지는 않을 테지만, 첫 날에 분명히 재판에 참여하지 않는 이는 죽는다고 명시를 했으니 식당에서만 가능한 재판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어제의 끔찍한 일로 인해, 목걸이는 확실히 작동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름끼칠만큼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이다.
    목걸이는 작동한다.
     
    랜필드는 여전히 해독약의 장소를 말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계속 묶어두기로 했는데, 사람이 미친 것인지 연신 히죽히죽 웃는것이 기분나빠 만석이 나서서 두들겨 패려는 것을 성태와 시영이 간신히 뜯어 말렸다.
     
    화제가 되는 것은 역시나 만석의 조사권한 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만석의 조사권한에 의해 무죄를 증명받길 원했고, 오늘은 누구를 적어 놓을지를 계속 고민해야했다.
    조사권한에 의한 신분확인이 절대로 신용가능한 정보인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은 아니라고 이야기할 명분이 생기는 것은 틀림없었다.
     
    재판결과 1회 거부권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오래 살아남을 것 같았던 정호는 간밤에 드라큐라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정호조차도 그런데 적어도 재판에서 만큼은 확실히 살아남아야 생존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것은 누가봐도 뻔한 일이었기에 만석의 권한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었다.
    만석은 결국 '나 혼자 고민해서 적어놓을 터이니 왈가왈부 할 것 없어요.' 라고 딱 잘라 이야기 한 후, 방에 틀어박혀 고민하기 시작했다.
     
    시영은 자신이 받은 은말뚝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대체 이것을 왜 준 것일까.
    드라큐라에게 은말뚝을 박아 죽이라는 의미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나 얼토당토 않은 소리였다.
    범인이 진짜 드라큐라일 턱이 없었고, 무기로 쓸만한 것은 말뚝은 초라해 보일 정도로 많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봐 온 범인의 행동거지로 볼 때, 전혀 쓸모없는 것을 줄 것 같지는 않아 시영은 계속해서 고민해 보았다.
     
    성태가 손목 시계를 보더니 저녁시간이 다 되었음을 알리고, 음식들을 가지러 태환에게로 향했다.
     
     
     
    "방독면은 제가 써볼게요."
     
     
     
    하나가 저녁식사 도중, 이를 꼬옥 깨물고는 조용히 이야기했다.
    누가봐도 맹목적인 분노가 그녀를 사로잡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지만, 위험한 일인 만큼 자원자를 말리고 싶은 생각은 없는 까닭에 모두는 순순히 수긍했다. 귀여운 강아지 같이 맑은 눈망울을 갖고 있던 하나는 더이상 그 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변모해 있었다. 생기를 잃었고, 눈에서는 진한 독기마저 느껴졌다. 하루종일 울어 화장은 온통 번졌고, 씻지도 않아 머리가 이리저리 헝클어져 있었다.
     
     
     
     
     
     
     
     
     
     
     
     
     
     
     
    "자, 지금부터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아쉽게도 '퀸시 P. 모리스' 는 '아서 홀름우드' 가 가진 식량 배급에 대한 룰을 어겼으므로 처단되었습니다. '퀸시 P. 모리스' 를 제외한 사람들 중,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순서대로 지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식당 밖 어디선가 총성이 들려왔다.
    아무래도 태환은 정말로 죽은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도 개의치 않았고, 재판이 시작되었다.
     
    한동안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먼저 말을 꺼내는 사람은 주목을 받게 된다.
    그만큼의 댓가를 치루고서라도 먼저 말해야 할 정확한 이유가 어느 누구에게도 없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분명 첫 마디를 던져야 했다.
     
     
     
    "기택."
     
     
     
    포박당한 주방장, 김기택을 고른 것은 다름아닌 별장의 주인 고만석이었다.
    만석은 침음을 흘리며 투표를 한 뒤, 의자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사, 사장님!! 왜, 왜그러세요!! 저 아시잖아요! 기택이!! 기택이요!! 저 여기서 오 년이나 일했어요!!!"
     
     
    "기택."
     
    "기택."
     
    "… 기택."
     
     
    나머지 사람들도 이때다 싶어 기택에게 투표를 몰아주었다.
    한번 걸린 사람을 모두가 몰아붙여 물어뜯는다.
    참으로 잔인한 모습이었다.
     
     
     
     
     
     
     
     
     
     
     
     
     
    "재판이 끝났습니다. 랜필드는 심판대에 오릅니다. 좋은 여행 되시길."
     
     
     
     
     
     
     
     
     
     
     
     
     
     
     
     
     
     
     
     
    포박당하고 태환에게 머리를 얻어맞아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택은 마지막 발악을 다 했다. 발을 허공에 허우적대다 쓰러지고, 애걸복걸 매달리며 목숨을 구걸했다. 그러다 욕을 했다. 미친듯이 욕을 하다가 흐느꼈다. 눈물이 와락 쏟아지고 목에서 쇳소리가 나는 지경까지 소리질렀다. 포박한 손목에서 줄을 타고 피가 흘렀고, 벽으로 돌진해 부딪쳐 고꾸라졌다.
    그리고 목에서 선혈이 뿜어지며 바닥에 흥건히 쏟아졌다.
     
    쉬익 하는 바람 새는 소리가 또 들려왔고, 시영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방독면을 쓴 하나의 모습이었다.
    하나가 시영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친애하는 손님 여러분, 날이 밝았습니다.
    어제는 '랜필드' 가 심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랜필드는 드라큐라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어젯 밤, 드라큐라의 습격에 '루시 웨스텐라' 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드라큐라와 용감히, 그러나 어리석게 싸운 루시를 애도합시다.
    증오스러운 태양의 시간이 지나 안락한 밤이 올 때까지.
     
     
     
     
     
     
     
     
     
     
     
     
     
     
     
     
     
     
     
     
    시영은 방 밖으로 쉽사리 나오지 못했다.
    이제 살아있는 사람은 셋 밖에 없다.
    시영이 밖으로 나갔을 때, 적어도 둘 중 하나는 드라큐라 라는 소리다.
    눈물이 쏟아지고 가슴이 메어져 미칠것만 같았다.
    어제 방독면 너머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애잔하게 바라보던 하나의 모습이 아직도 눈 앞에서 아른거렸다.
     
    하나는 분명 미소를 짓고 있었다.
     
    걱정하지 말라는 듯, 정신을 차리려 애쓰는 시영을 안심시켰다.
    어떤 이유였을지, 시영을 믿고 있었던 까닭일지.
    분명한 것은 시영이 하나의 그러한 행동에 위안을 받았다는 것이다.
    정신을 잃기 전에.
     
     
     
     
     
     
     
     
     
     
     
    챙그랑!!!!!
     
     
     
     
     
     
     
     
     
     
     
     
    갑자기 시영의 방 창문이 깨지며 성태가 들어왔다.
     
     
     
    "도망가요!!! 만석씨가 미쳤어요!!! 총을 들고 우릴 죽이려고 해요!!!!"
     
     
     
    성태는 그 길로 시영의 손을 붙들고 창문을 다시 넘어 건물 밖으로 나섰다.
    시영은 엉겁결에 따라 성태를 따라 나섰지만, 총을 들고 설치는 사람보다는 비무장 상태의 사람이 덜 무서운 까닭에 일단 자리를 같이 하기로 했다.
     
     
    "우리, 보트에 들어가서 문을 걸어잠그고 있기로 해요."
     
    "하, 하지만…!!"
     
     
     
     
    "거기 서!!!"
     
     
     
     
     
    눈 앞에 나타난 것은 태환의 윈체스터 카빈을 들고 나타난 만석이었다.
    그의 눈은 격정적인 감정이 들어 차 부릅떠졌고 입술은 부들부들 떨려왔다.
     
     
     
    "이 고얀놈!!! 네가… 네가아아…!!!"
     
    "시영씨!! 피해야되요!!"
     
     
     
    시영은 그 자리에 멈춰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성태는 더욱 안달하며 시영을 잡아 끌기 시작했다.
     
     
     
    "아가씨. 내가 어제 생각해보고 이름을 적는댔지?"
     
     
     
    성태의 움직임이 그 자리에서 멈췄다.
    시영은 만석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 것인지 대충 알 수 있었다.
     
     
     
    "박성태를 적었어. 그리고 뭐라고 적혀있었는줄 알아? '찾았네?' 라고 적혀있었어!! 드라큐라는 그놈이야!!!"
     
     
     
    성태는 당황해서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신 도리질하며 시영을 붙들고 늘어졌다.
     
     
    "아니야!! 시영씨! 생각해봐, 어떤 놈이 자기가 범인이라고 적겠냐고 이야기한건 저 아저씨야!! 이 별장 주인인데다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태환이 갖고 있던 총을 들고 나타났어!! 벙커 안에 문 걸어잠그고 죽은 사람 총을 무슨수로 꺼내겠냐고!!!"
     
    "닥쳐!! 니가 내 침대 옆에 가져다 놨잖아!!!"
     
    "조사 권한이라는 것도 웃겨! 그냥 어디든 갖다붙이면 다 되는 셈이잖아! 그냥 우릴 농락하고 이간질 하려고 저 살인마가 자기 자신한테 그런걸 부여한거라고!!"
     
    "그 입 다물지 못해!!"
     
     
     
     
    시영이 성태의 손을 뿌리쳤다.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박성태에게… 아니 드라큐라에게 투표합니다."
     
     
     
     
     
     
     
     
     
     
     
     
     
     
     
     
     
     
     
     
     
     
    뒤늦게 만석도 말을 이었다.
     
     
     
    "나도 박성태에게 투표한다."
     
     
     
    그 순간 섬 전체에 지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방송이 시작되었다.
     
     
     
     
     
     
     
     
     
     
     
     
     
     
     
     
    "재판이 끝났습니다. '아서 홀름우드' 는 심판대에 오릅니다. 좋은 여행 되시길."
     
     
     
     
     
     
     
     
     
     
     
     
     
     
     
     
     
     
     
    "으아아아악!!! 안돼!! 싫어!!! 나, 나 아니라고!!! 난 아니라고!!!"
     
     
    박성태가 발악을 시작하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소리를 지르며 이리저리 부딪치다가 또 쓰러졌다.
    그러면서도 계속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쥐어 뜯었다.
     
    성태의 비명이 고막을 찢을 듯 사방을 찔러왔다.
     
     
     
     
     
     
     
     
     
     
    푸슉
     
     
     
     
     
     
     
     
     
     
     
    솟구치는 피가 땅에 떨어져 흙에 스며든다.
    피거품을 일으키며 끓는 소리만이 흘러나올 뿐, 사람의 목소리는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
    온 몸이 피에 붉게 물들고, 혈액 특유의 역한 쇠 냄새가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그리고 고만석이 쓰러졌다.
     
     
     
     
     
     
     
     
     
     
     
     
     
     
     
     
     
    "아, 왜 그랬어. 고만석 사장님을 보내버렸으면 우리 둘이 탈출하려고 했단 말이야. 범인은 고만석이었다, 하고 탈출하려고 했는데 왜 그랬어. 그 말뚝 가지고 나갈 수 있었단말야."
     
     
     
     
     
    성태가 실실 웃으며 일어선다.
    시영은 그런 성태를 똑바로 바라보며 냉정하게 이야기 한다.
     
     
     
    "내가 범인이라면 마지막에 총 들고 설치는 그런 병신같은 짓 안해. 게임 속에 들어와서 즐기려고 마음 먹었으면 끝까지 의심 안 살 짓만 조심스레 골라서 하겠지. 어차피 범인은 총보다도 더 강력한 무기가 있잖아?"
     
     
     
    시영은 목걸이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그리고 내가 소설 작가라 그런지 몰라도, 캐릭터 하나는 파악을 꽤 잘하거든. 근데 너는 마지막에 와서 갑자기 캐릭터가 변했어. 용감하고 똑똑하게 변했지. 다급함을 연출해서 내 시야를 흐리게 할 생각이었어? 그런데 오히려 그게 더 위화감이 들었거든. 넌 그렇게 헌신적이고 적극적인 캐릭터가 아니었으니까, 친구에게 처 맞아가면서도 묵묵히 물 떠다주는 스타일이었지."
     
     
     
    성태의 입가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살벌하게 변한 치켜 뜬 눈매에서는 살기마저 느껴진다.
    차분히 자신의 목걸이에 손을 가져가, 여유롭게 목걸이를 벗어낸다.
    그리고 목걸이를 바닥에 떨궜다.
     
     
     
    "왜 이런 짓을 벌였어? 니 친구들이 사실은 너 학교 다닐 때부터 괴롭혀왔던 양아치들이었지? 그래서 복수 좀 해보려고 준비한거야? 집 주인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은 알리바이용 희생 제물로 삼아가면서? 수면가스까지 쓰는거 보면 집주인 몰래 이것저것 다 만들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
     
     
     
    성태가 다시 미소를 머금었다.
    차가운 느낌이다.
     
     
     
    "재미있잖아. 좋아하거든, 게임하는거."
     
     
     
    이번에는 시영이 웃기 시작했다.
    꽤 소리내서 웃는것이 여유로웠다.
    성태의 표정에는 의문감이 자리잡는다.
     
     
     
    "너도 진짜 멍청하다. 결국 니가 영리하다고 생각했겠지만, 결국 그 허술함 때문에 죽고마네."
     
    "무슨 소리야."
     
    "너 김기택… 아니. 니 식대로 말하면 랜필드. 그 사람한테 준 독을 니가 먹었다고."
     
     
     
    성태가 피식 웃는다.
     
     
     
    "개소리 집어치워, 그건 즉효성이야."
     
    "아, 내가 약 먹으면서 산다는거 이야기 안했나? 작가라는게 좀 예민한 직업이라서. 내가 가진 약 중에는 캡슐 알약도 있거든, 그건 먹으면 한 여덟 시간 뒤에나 효과가 나는 약인데 그거 까서 안에 독 넣고 니 식사에 넣었어. 너 만두 씹지도 않고 잘 삼키더라?"
     
    "닥쳐!! 그딴 캡슐 알약이 어디있어!!"
     
    "장에서만 효과가 나야 하는 알약이라서 말이지. 너 그러고 보니 여덟 시간 다 되지 않았냐? 배가 살살 아프지 않아?"
     
     
     
    성태는 눈을 희번뜩 뜨고는 시영에게 다가섰다.
    이를 빠득빠득 갈며 성큼성큼 걸어오는데 시영은 그만큼 빨리 뒷걸음질 하며 간격을 유지했다.
     
     
     
    "가까히 오지 마! 이거 해독제 안먹으면 너 큰일나지? 나 해독제 가지고 있어! 기택씨 신발 밑 창에 들어있더라? 깨뜨려버린다!! 오지마!!!"
     
     
     
    순간 성태는 이성을 잃고 달려들었다.
    해독제를 먹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시영에게 달려들어 손목을 비틀고는 병을 빼앗았다.
    시영은 병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성태에게 있는대로 발길질을 해 댔지만, 성태의 사정없는 주먹질 두어번에 금방 조용해졌다.
    그러면서도 병을 움켜쥔 손에는 힘을 풀지 않았는데, 급히 손을 벌리게 하기 위해 손가락을 놀리는 성태의 손길에서 시영의 손은 금세 상처투성이로 변모해갔다. 병 안에 든 액체는 격하게 움직인다. 찰랑찰랑.
     
     
     
    꿀꺽꿀꺽꿀꺽
     
     
     
    성태는 급히 병을 열고는 안의 내용물을 연신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리고 빈 병을 바닥에 내던져 깨뜨리고는 손등으로 입술을 훔치고 실실 웃기 시작했다.
     
     
     
    "와, 씨발. 시도는 좋았다? 진짜 디질뻔했네."
     
     
     
    시영은 입 안에 고인 피를 뱉어내고는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주먹질 두어번에 얼굴에는 피멍이 들었고, 눈물도 찔끔 나온 것 같았다.
    하지만 웃고 있었다.
    시영이 조소를 띈 채 나지막히 말했다.
     
     
     
    "세상에 여덟 시간 후에나 녹는 캡슐이 어디있냐, 멍청아. 나 그런거 안먹였어."
     
     
     
    성태의 눈에 알 수 없는 불안감과 함께 의문감이 자리잡았다.
    그리고 눈이 뜨악 하고 부릅떠졌다.
    목을 부여잡고 연신 게륵거리는 이상한 소리를 흘렸다.
    눈에 온통 핏줄이 서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니가 방금 스스로 먹은거지."
     
     
     
    성태는 소리를 지르고 싶은 듯 보였으나, 온 통 피거품이 식도를 타고 올라오는 까닭에 그러지 못하고 구토만을 반복했다.
    그러다 시영을 붉게 물든 눈을 통해 노려본 뒤, 목을 부여잡고 있던 손을 아래로 내렸다.
    그때 시영이 성태에게 달려들었다.
    시영은 성태의 손목을 부여잡고 끌어안았다.
    정확히 말하면 성태의 손목시계를 노린 것이었다.
    모두가 모여있는 자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목걸이를 작동시키고 녹음시켜놓은 여러 패턴의 음성들을 자유롭게 골라서 재생시키려면 원격 조종기가 있어야 한다고 예상했고, 시영의 생각은 적중했다. 손목시계처럼 보였던 성태의 손목에 채워진 기계는 시계와는 전혀 다른 계기판과 버튼들을 갖고 있었다. 조종기를 누르려고 발버둥치는 성태를 시영은 온 힘을 다해 저지했고, 잠시 뒤 성태의 움직임은 전부 멎었다.
    그 뒤 시영은 원격 조종기를 풀어내어 집어들고,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에서 가방을 싸고 물건들을 챙겼다.
     
    말뚝의 평평한 면을 감싸쥐고 비틀자 뚜껑열리듯 나뉘어 열렸고, 그 안에는 보트의 열쇠가 들어 있었다.
    보트에 비틀거리고 탄 시영은 떨리는 손으로 열쇠를 꽂는데, 세 번만에 성공해낸다.
     
    보트의 시동을 걸고 섬을 빠져나오는 시영은 한동안 흐느낌을 멈추지 못했다.
     
     
     
     
     
     
     
     
     
     
     
     
     
     
     
     
     
     
     
     
     
     
     
     
     
     
     
     
     
     
     
    "이야, 이번 작품 정말로 끝내줍니다. 작가님이 이런 범죄 스릴러에도 관심이 있으신줄은 몰랐어요, 벌써 인쇄해놓은 물량이 다 나가서 새로 찍어내고 있지 뭡니까!"
     
    시영은 출판사에 찾아갔다가 담당자에게 극찬을 받았다.
    잔잔한 미소만 띌 뿐, 별다른 말이 없는 시영을 보고 담당자는 재차 말을 이었다.
     
    "드라큐라라는 고전 소설을 이용해서 살인을 계획하는 살인마! 정말 매력적인데, 흔할수도 있는 소재지만 작가님의 손을 타니까 정말 독창적으로 변하네요! 앞으로도 종종 스릴러도 쓰실건가요?"
     
     
     
     
     
    신이나서 이야기하는 담당자에게 시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영의 핸드백 안에는 '박성태' 라는 이름이 적혀있는 무제노트 하나가 담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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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로 무섭지는 않네요 ㅎㅎ;;
     
    근데 그냥 이런 종류의 뭔가를 쓰고 싶어서 막 끄적인것이 그만 ㅠㅠ
     
    음, 좀 더 길더라도 추리물같이 더 세세하게 쓰는게 좋았을까요 ㅜㅜ
     
    ㅎㅎ 지난번에 덧글을 보니까 Alive 기다려주시는 정말정말 고마운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깜짝 놀랐어요 ㄷㄷ;;
     
    그래서 다음에는 그걸 쓸거 같구요 ㅠㅠ
     
     
    역시나 항상 이야기하는 거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시는 분들 모두 매우매우 애정합니다ㅠㅠ 네네 ㅠㅠ 정말요 ㅠㅠ
     
     
     
     
     
     
     
     
     
    윈스턴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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