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2008년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초상 치루고 한번도 성묘를 가지 않아 싸가지가 없으므로 음슴체.</div> <div>성묘가지 않은 이유는 할머니 산에 누워있는거 보기 싫어서....</div> <div> </div> <div> </div> <div>외할머니는 3.1 만세운동 2년후인 1912년 태어나셔서 2008년 돌아가셨으니 무려 96세... </div> <div>6.25때 외할아버지부터 아들 넷을 내리 잃고 남은 딸 넷을 키우면서 담배만 50여년 피우지 않으셨으면 아마 100살까지 너끈히 사셨을듯...</div> <div> </div> <div>모태신앙으로 독실한 천주교 신자셨는데 93세에 지독한 독감과 폐렴으로 하마터면 돌아가실 뻔한 이후로</div> <div>하느님이랑 약속했다고 50년 피우던 담배를 하루아침에 끊으심. </div> <div> </div> <div>그 연세에도 늘 건강하게 지내셨는데 맨날 기도하시길, 딱 삼일만 아프고 죽었으면 좋겠다고 하심.</div> <div>그러다 감기로 병원 입원했다 갑자기 폐기능상실로 의식잃고 진짜 딱 삼일 중환자실 계시다 돌아가심.</div> <div> </div> <div>돌아가실때도 식구들이 다들 중환자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div> <div>마침 큰이모가 잠깐 집에 다녀오신다고 안계셨는데 오후 면회시간에 큰이모 도착하자마자 </div> <div>갑자기 심박수 떨어지더니 식구들 다 보고 있는데서 돌아가심. 나도 있었는데 진짜 놀랐음. </div> <div> </div> <div> </div> <div>아들은 없었지만 딸 넷에서 자손들이 많이 번창해서 외가쪽으로는 대가족이었음. </div> <div>모 천주교 공원묘지에 상치르고 식구들 다 모여서 둥그렇게 둘러앉아 밥을 먹고 있었는데</div> <div>갑자기 흰나비 한마리가 날아와서 가운데서 가만히 떠있음.</div> <div>잠시후 또다른 흰나비 한마리가 날아오더니 둘이서 식구들 둘러앉은 가운데에서 </div> <div>서로 빙글빙글 돌면서 조금씩 높이 올라가더니 어느새 눈에 보이지 않을때까지 높이 날아 사라짐.</div> <div>그거 보고 식구들 다 6.25때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마중나왔다고 신기해함. </div> <div>뭐 자연생물의 에피소드까지 연결시키는건 좀 억지같고.....</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주절주절 길어졌는데,</div> <div> </div> <div>아무튼 우리 어머니가 귀신(내지 영혼)은 있다고 굳게 믿게된 사건은 이런거임.</div> <div> </div> <div>외할머니는 억척스레 (순전히 농사로)돈도 벌고, 논이 신도시로 바뀌면서 보상도 받고 해서 </div> <div>자식들 꽤 나눠주고도 은행에 넣어둔 돈 이자로 용돈 쓸정도 돈은 갖고 계셨음. </div> <div>아들이 없어서 사위네집(우리집) 사셨고, 마지막 병원에 가시기 전 방에 남겨두고 간 지갑에 돈이 6만원이 있었는데 </div> <div>(돈 쓸일도 없는 96세 할머니 지갑치곤 현금 빵빵한거 아님? 중견 회사원인 내 지갑에도 이만원도 없구만... 카드는 있지만)</div> <div> </div> <div>할머니 손때가 묻은 지갑이랑 돈이라 어머니가 그대로 보자기에 싸서 본인이 갖고 계셨음. 아무한테도 말 안했고.</div> <div> </div> <div>근데 돌아가시고 첫번째 제사날다가올때쯤 이모중에 한분이 생신이셨는데 꿈에 할머니가 나타나심. </div> <div>할머니 묫자리가 좋은지, 착하게 살다 가셔서 그런지 친척들이나 내 꿈에 나타날때마다 옷도 항상 깨끗하고 </div> <div>생전과 다름없는 모습이셨음.</div> <div>(반면 우리 처 할머니는 꿈에만 나타나면 맨날 어디 아프다, 배고프다 하신다고 함....헐....처 할머니 시골에서 일수 하셨다고....)</div> <div> </div> <div> </div> <div>아무튼 할머니가 이모 꿈에 나타나서</div> <div>"얘, 내가 생일선물 하나 사줘야 하는데 지갑에 돈 육만원밖에 없으니 어떡하니" 이러고 가셨다고 함. </div> <div> </div> <div>이모는 이 꿈얘길 혼자 기억하고 있다가 제사때 성묘가서 친척들 다 모여있는데 지나가는 이야기로 하심.</div> <div>그 순간 우리 어머니 다리 풀려 쓰러질뻔 했다고함. 아무한테도 얘기 안하고 할머니 유품이라 혼자 간직하고 있었는데...</div> <div>그런 얘기 들었으면 나같으면 지갑털어서 이모 선물이나 하나 사드리면 훈훈하게 마무리 될텐데,</div> <div>무서워서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지갑은 아직도 가지고 계시다고 함. </div> <div> </div> <div> </div> <div>써놓고 보니 재미없음....</div> <div> </div> <div>외할머니 추억있으면 춧현....</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