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행을 좋아했죠... <div>세계의 오지라는 곳은 꼭 가봐야 했죠...</div> <div>그러다 칸첸충가라는 산에 오르게 되었죠...</div> <div>칸첸충가라는 산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에서 고도 8000미터가 넘는 산 중에 하나에요...</div> <div>설악산이 2000미터??? 정도인데 8000미터 고도는 대단한 거죠...</div> <div><br /></div> <div>저는 산꾼이 아니에요... 여행꾼이지...</div> <div>어찌어찌해서리 칸첸중가에는 가게 되었는데... 길을 잃어버렸네요...</div> <div>우리 아마추어들은 베이스켐프를 넘어가질 않아요... </div> <div>프로등산가의 시작점이지만, 고도가 5000에 가까워서리 프로등산가들의 필수장비인 산소호흡기가 필요해요...</div> <div>제가 길을 잃은 고도는 4000정도였죠...</div> <div>산소량이 해수면에 비해서 20%밖에 없다나 뭐라나...</div> <div><br /></div> <div>아무튼 산길을 혼자 걷고 있는데...</div> <div>경치가 쥑이더군요...</div> <div>산길 아래는 안개가 넘실대고... 길 위로는 눈꽃이 자욱하고... 머리 위로는 구름이 잔뜩 끼었죠...</div> <div>그냥 간단하게 말하면 눈앞이 하옛죠...</div> <div><br /></div> <div>셰파사람들의 마을이 나타나야 하는데 안나왔죠...</div> <div>텐트는 가지고 있었지만 10여년 여행에서 사용한 경우는 이곳이 처음이었죠...</div> <div>항상 주위에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잠을 잤죠...</div> <div>정말 처음으로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텐트치고 노숙했죠...</div> <div>먹을 것도 없어서리 영국신사 그림있던 인도산 비스켓 몇조각 먹었죠... </div> <div><br /></div> <div>다음날 아침일찍 길을 떠나는데... 어질하더라구요...</div> <div>제 정신 못차리고 힘들어질때, 호흡법이 중요하더군요...</div> <div>지금이야 의식하지 않아도 숨은 쉬어지지만, 그때는 억지로 숨을 조절해야 했어요...</div> <div>ㅋㅋㅋ... 남들은 숨이 막히면 '헉~헉~헉~'거리지만,</div> <div>저는 힘이들때면 '칸~첸~충~가~'라고 하는 버릇은 여기서 생겼죠...</div> <div><br /></div> <div>새벽에 길을 떠나서 오전 10시쯤이 되었나요???</div> <div>칸첸충가를 주문처럼 외우고 있었는데...</div> <div>시야에서 검은 꽃이 피더군요...</div> <div>눈에 보이는 풍경이 영화 스크린이라고 할때 그 스크린에 누가 검은 먹물을 한 방울씩 떨구더군요...</div> <div>이 검은 물방울 자욱들이 몇초만에 사라지다가 그 시간이 늘어나며 시야 전체가 새까매지데요...</div> <div>그러다 차차 눈이 보이는데... ㅋㅋㅋ... 내 뒷모습이 보이더군요...</div> <div>내 녹색 배낭과 밑에 매단 텐트... 옆에 매여진 생수통의 상표까지 모조리 보이더군요...</div> <div>ㅋㅋㅋ... 지금도 웃기는 것이...</div> <div>내가 걸어가는 내 뒤통수를 보면서 생각한 것이... </div> <div>'나는 여기 있는데 누가 내 몸통을 움직이고 있지??? 쓰러져 있어야 정상인데...'였죠...</div> <div><br /></div> <div>그렇다구요...</div> <div>설악산 정상보다 두배 높은 산등성이에서 길잃고 헤메다 내 뒤통수를 봤다구요...</div> <div>ㅅㅂ... 점심에 반주를 곁들인 것이 아니라... 술에 점심을 곁들인 관계로 바로 퇴근하고 오유에서 놀고 있음...ㅋㅋㅋ</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