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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62300
    작성자 : 글곰
    추천 : 22
    조회수 : 1231
    IP : 203.142.***.241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3/12/30 09:08:14
    http://todayhumor.com/?panic_62300 모바일
    [연재] 奇談 - 네번째 기이한 이야기 (7)
    <div>  해원이 말하는 내내 현경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어느덧 거리가 어두워진 가운데 가로등이 소리 없이 켜졌다. 그녀는 천천히 얼굴에서 손을 떼어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녀가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물었다. <br /><br />  “은정이 어머니께 들었어요. 아저씨 덕분에 은정이가 좋은 곳으로 갔다고. 그게 사실이에요?”<br /><br />  해원은 주의 깊게 말을 골랐다. <br /><br />  “저승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저는 모릅니다. 하지만 은정 씨가 웃는 얼굴로 떠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br /><br />  “그런 게 아저씨가 하는 일이에요?”<br /><br />  “대체로 그렇습니다.”<br /><br />  현경은 허리에 힘을 빼고 등을 의자에 기댔다. <br /><br />  “나...... 난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귀신이니 영혼이니 하는 게 뭐가 뭔지도 전혀 모르겠고요. 하지만 아는 대로 말할게요. 우리는, 아 그러니까 저하고 수희요. 우리가 거기 집을 구할 때는 귀신이라거나 하는 이야기는 못 들었어요. 그리고 살면서도 이상하다는 걸 느끼거나 한 적도 전혀 없고요. 다만......”<br /><br />  “다만?”<br /><br />  해원은 대답을 재촉했다. 현경은 입술을 깨물더니 신중하게 말했다.<br /><br />  “종강하자마자 수희가 배낭여행을 갔어요. 아마도 그때부터였을 거예요. 그 귀신인지 뭔지가 나오는 악몽을 꾸기 시작한 게요.”<br /><br />  해원은 말없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 룸메이트가 집을 떠나자마자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면 룸메이트에게 무언가 원인이 있을 거라는 추측이 타당했다. 해원의 머릿속에 몇 가지 가능성이 두서없이 떠올랐지만 그는 잠시 접어 두기로 하고 다른 질문을 던졌다. <br /><br />  “처음 집을 얻었을 때 뭔가 이상한 느낌 같은 건 없었나요?”<br /><br />  “전혀요. 귀신이니 뭐니 그런 게 느껴졌더라면 절대 그런 집을 얻지 않았을 거예요. 전 그런 거 싫어하거든요. 하지만 이상한 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냥 냄새가 좀 났을 뿐이죠.”<br /><br />  “냄새라뇨?”<br /><br />해원을 만난 이후 처음으로 현경이 살포시 웃었다.<br /><br />  “별 거 아니에요. 노총각 냄새라고 해야 하나...... 그 남자들만 사는 집에서는 꼬질꼬질한 냄새가 난다고 하잖아요. 정말 고약했어요. 청소하고 환기하는 데만 꼬박 이틀이 걸렸으니까요.” <br /><br />  남자들이 살던 집이었다? 해원은 머리 한쪽 구석에 그 사실을 기록해 두었다. <br /><br />  “전 세입자가 남자였던 말씀이지요?”<br /><br />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br /><br />  “네. 여성 전용은 아니었으니까요. 남학생 둘이 살고 있었다고 들었어요.”<br /><br />  “그 전에도 계속 남자들만 살고 있었나요?<br /><br />  현경은 이마를 찌푸렸다. <br /><br />  “모르겠어요. 본 적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퀴퀴한 냄새가 정말 지독했던 걸로 봐서 몇 년 동안 남자들만 살았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네요.”<br /><br />  “제 방에서는 그런 냄새가 안 납니다.”<br /><br />  누가 물어본 것도 아닌데 해원은 마뜩찮은 듯 중얼거렸다. 품속에서 현경은 듣지 못할 정도로 아주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br /><br />  “조금 나요.”<br /><br />  해원은 말없이 품속의 펜을 툭툭 두드린 후 다른 쪽으로 질문을 던져 보았다.<br /><br />  “수희 씨와는 언제 만나셨나요?”<br /><br />  “작년에 방을 구할 때 만났어요. 학기 초면 학교 게시판에 룸메 구하는 글이 많이 올라오거든요. 나이 같은 사람 찾기가 꽤 어려웠어요.”<br /><br />  “음? 동기들과 다들 동갑 아닌가요?”<br /><br />  그녀는 잠시 주저하다 약간 민망한 듯 말했다.<br /><br />  “실은 저 삼수했거든요. 그래서 저랑 동갑인 애들은 다들 졸업했어요.”<br /><br />  “아. 그럼 수희 씨도......”<br /><br />  “예. 삼수끼리 뭉친 거죠.”<br /><br />  “룸메끼리 다투는 경우가 많다는데 일 년이 넘도록 같이 지낸 걸 보니 두 분이 사이가 괜찮은 모양입니다.”<br /><br />  “적어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남들은 애인을 집에 데려온다거나 해서 많이들 싸운다고 들었는데 저희는 그런 건 없거든요.”<br /><br />  해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질문을 계속했다.<br /><br />  “수희 씨는 인도로 여행을 갔다고 들었는데요.”<br /><br />  뜻밖에도 현경은 한숨을 내쉬더니 마치 투덜거리듯 대답했다.<br /><br />  “그러게 말이에요. 불교가 태어난 나라에서 깨달음을 얻어 오겠다던가...... 뭐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신이 나서 갔어요.”<br /><br />  “깨달음이요?”<br /><br />  수희의 방에 걸려 있던 염주가 해원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br /><br />  “수희 씨가 독실한 불교 신자였나요?”<br /><br />  “독실하다고 해야 하나? 저는 좀 오버하는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무슨 스님도 아닌데 불상이니 염주니 하는 것들을 집에다 수십 개씩 가져다 놓고 말이에요. 게다가 아침마다 중얼중얼 염불을 외지 않나, 불상에다 삼백배를 하지 않나. 하여튼 새로운 경험이었어요.”<br /><br />  “잠깐, 불상이라니요? 그런 건 그 집에서 보지 못했는데요.”<br /><br />  해원이 황급히 묻자 현경이 고개를 끄덕였다.<br /><br />  “당연하죠. 걔가 인도 가면서 엄청 큰 배낭에다 죄다 쓸어 넣어서 가져갔으니까요.”<br /><br />  그렇게 된 건가. 해원은 내심 무릎을 쳤다. 영기가 없는 염주 정도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그저 무심히 지나쳤지만, 그런 종교적인 물건들이 집안에 잔뜩 쌓여 있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어째서인지 죽은 자들은 십자가나 목탁 따위에 선천적인 거부감을 지니고 있었다. 제아무리 대단한 영이라 해도 그런 것들이 잔뜩 쌓여 있는 공간에 갇혀 있다면 십중팔구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옴짝달싹하지도 못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 하루아침에 그런 물건들이 죄다 없어졌다면 다시 그 영이 활동하기 시작했을 테니 그때부터 현경의 악몽이 시작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br /><br />  해원은 머릿속으로 재빨리 정리를 해 보았다. 그 영은 새로운 세입자로 남자들이 들어올 때마다 그들을 놀라게 하여 내쫓았다. 강간 살해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죽음을 맞이하였기 때문에 남자들에 대한 극심한 증오심을 가지고 있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다 이번에는 여자인 현경과 수희가 들어왔는데, 마침 수희가 가지고 온 수많은 종교적 물건들 때문에 그 영은 일 년 가까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수희가 그 물건들을 가지고 배낭여행을 떠나자 다시 본색을 드러내 이번에는 현경이 악몽을 꾸게 만들었고 급기야 현경의 친구 은정을 죽게 만들었다. <br /><br />  아니다. 해원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허점이 많은 가설이었다. 그때까지 남자들을 놀라게 했을지언정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히지는 않았는데 어째서 갑자기 여자인 은정의 목숨을 빼앗은 것일까? 또 은정을 해쳤는데 어째서 현경은 며칠간 악몽을 꾸는 정도로 끝났던 것일까? 처음에는 은정에게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추측해보기도 했었지만, 전날 은정과 한참 이야기를 해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유를 찾을 수는 없었다. <br /><br />  게다가 해원이 느낀 감정. 그 집에서 영에게 공격받았을 때 해원은 자신에 대한 증오와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다. 해원의 추측대로라면 남자인 해원을 증오하는 것은 당연했지만, 어째서 해원을 무서워했을까? 그 영의 힘은 정말 대단한 수준이었고, 그 때 해원에게 그 영을 겁먹게 할 수단 따윈 없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해원은 여전히 자신이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br /><br />  결국 삼십 분 이상 대화를 더 나누었는데도 불구하고 해원은 더 이상 답을 찾지 못한 채 작별을 고할 수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해원은 마지막으로 현경에게 그녀가 꾼 악몽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줄 것을 부탁했다. 현경은 몸서리를 치면서도 그녀의 악몽을 해원에게 묘사해 주었다. 그 무시무시한 귀신의 얼굴. 조금씩 현경에게 다가오는 귀신의 손. 헤어지기 전에 현경은 해원에게 부탁을 했다.<br /><br />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알게 된다면 저한테도 좀 알려줄 수 있어요?”<br /><br />  해원은 승낙하고 집으로 가는 택시를 탔다. 몸이 천근만근이었고 마음도 그만큼이나 무거웠다. 운 좋게 서울로 돌아가는 장거리 손님을 태운 택시 기사가 두세 마디 말을 걸어보다, 축 늘어진 해원에게서 별다른 반응이 없자 입을 다물었다. <br /><br />  집에 도착한 해원은 사력을 다해 주머니의 펜을 꺼내 책상에 올려놓은 후, 샤워 따윈 무시한 채 곧장 침대 위로 쓰러졌다. 온종일 주인을 기다리고 있던 침대는 편안하게 해원을 맞이해 주었다. 냄새가 나나? 해원은 킁킁거리며 방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는지 맡아보려 했다. 그러나 잠이 그를 덮치는 것이 먼저였다. <br /><br /><br /><br />  다음날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해원은 눈을 떴다. 어제의 피로가 덜 풀려서인지, 아니면 열 몇 시간이나 줄곧 자다 보니 몸이 굳어버린 것인지 온 몸의 근육과 관절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입은 채로 잠들었던 양복은 쭈글쭈글해져서 세탁소에 맡겨야 할 듯했다. 해원은 간신히 몸을 일으켜 옷을 벗어던진 후 화장실로 들어갔다. 머리부터 찬 물을 뒤집어쓰자 정신이 조금씩 돌아오는 것 같았다. 면도를 하려다 보니 거울 속에서는 며칠 사이에 족히 너덧 살은 더 먹은 듯한 아저씨가 퀭한 눈으로 해원을 마주보고 있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br /><br />  씻고 나온 해원은 주섬주섬 속옷과 트레이닝복을 걸치고 부엌으로 갔다. 마트에서 1+1 행사를 할 때 잔뜩 사 놓은 바람에 이미 질려버린 시리얼을 그릇에 붓고, 유통기한이 아슬아슬한 우유를 끼얹은 후 식탁에 앉았다. 그리고 맛을 불평할 겨를도 없이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배를 채우고 나자 해원은 늘어지게 기지개를 펴고 나서 다시 거실로 갔다. 책상으로 다가가 의자에 앉은 후 어제 놓아둔 펜을 오른손 검지로 가볍게 두드렸다. 톡톡.<br /><br />  “바리야.”<br /><br />  반 박자쯤 늦게 졸린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br /><br />  “으응. 자는데 왜 깨워요?”<br /><br />  “아. 미안. 그래도 이번 일에 대해서 좀 의논해 보고 싶어서.”<br /><br />  “흐응.”<br /><br />  바리는 가볍게 대답했다. 당연하게도 죽은 사람에게 잠이 필요할 리 없었지만, 바리가 자는 이유는 잠이 와서라기보다는 계속 깨어있으면 지루하고 피곤하기 때문이었다. 특히 낮에는 몸을 드러낼 수가 없어서 워낙 행동이 제한되는지라 바리는 별다른 일이 없으면 잠을 자곤 했다. 해원은 의자에 등을 기대고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나는 대로 천천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br /><br />  “이번 사건에서 가장 의문스러운 건 그 영이 어째서 은정 씨를 해쳤는가 하는 거야. 왜냐면 그 전까지는 아무도 해치지 않았거든. 기껏해야 겁을 주는 정도였는데...... 갑자기 사람이 죽었단 말이지. 그것도 그날 처음 거기에 온 사람이.”<br /><br />  “갑자기 난폭해졌다는 건 어때요? 오래도록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면 그런 경우도 간혹 있잖아요.”<br /><br />  “그렇진 않아. 왜냐면 나를 해치지 않았거든.”<br /><br />  “그날 고생 엄청 하지 않았어요?”<br /><br />  “고생이야 했지. 하지만 나를 해치려 했으면 쓸데없는 바람 같은 건 일으키지 않았을 거야. 바로 빙의를 시도하거나, 하다못해 수건 따위로 목이라도 조르려고 했겠지. 그 정도의 능력이 있는 영이기도 하고. 그런데 그러지 않았단 말이야.”<br /><br />  “즉, 그 영은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다만 한 번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그런 이야기죠?”<br /><br />  “응.”<br /><br />  해원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좌우로 흔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날 그 방에는 현경과 은정이 함께 있었지만 해를 입은 건 은정뿐이었다. 그렇다면 아무리 생각해도 현경은 놓아두고 은정만을 해친 이유가 있어야 했다. <br /><br />  “하지만 그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단 말이야. 게다가 나를 무서워하는 이유도 알 수가 없어.”<br /><br />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바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br /><br />  “저어, 한번 생각해 봤는데요.”<br /><br />  “응?”<br /><br />  “그 죽은 분...... 그러니까 안 좋은 일을 당했다고 했잖아요.”<br /><br />  “응? 아아. 맞아.”<br /><br />  차마 강간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바리였다. <br /><br />  “그럼 남자들이 밉겠지만, 그러면서도 또 무섭지 않을까요?”<br /><br />  “미우면서도 무섭다?”<br /><br />  해원은 바리의 말을 되풀이했다. 지금까지 원한에 따른 증오라는 관점에서만 보았지만 어쩌면 바리의 말이 맞을지도 몰랐다. 해원도 성범죄의 피해자가 오히려 가해자를 두려워하여 신고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또 피해자들이 아예 남자들이 무서워 길거리에조차 나가지 못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본 기억도 났다. 하물며 영이라고 해서 다를 바가 있겠는가. 아니, 어쩌면 오히려 살해당하기까지 했기에 큰 트라우마로 남아 남자들을 두려워하게 된 것일지도 몰랐다. 어째서 거기에 생각이 미치지 못했는지 해원은 자책했다. <br /><br />  그렇다면 관점을 바꿔야 했다. 그동안 102호에 세 들어 살던 남자들을 해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무서워서 해칠 수 ‘없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해원에게 했던 것처럼 그저 겁을 줘서 쫓아내기만을 원했던 것이라면? <br /><br />  해원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이 번뜩였다. 아직 풀리지 않는 마지막 질문이 남아 있었다. 어째서 현경을 해치지 않았으면서 은정을 해친 것일까. 그러나 해원은 그 대답마저 알 것 같았다. 흥분한 탓인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해원은 중얼거리듯 빠르게 말하고 있었다. <br /><br />  “증오와 두려움. 남자들을 증오한 것이 아니라 무서워했기에 그들을 내쫓았어. 그리고 은정 씨를 죽인 것은 그녀가 미웠기 때문일 거야. 하지만 현경 씨는 증오의 대상이 아니었지. 왜 처음 보는 은정 씨를 죽일 정도로 증오했을까? 왜 현경 씨는 해치지 않은 걸까? 터무니없는 이야기지만 어쩌면......”<br /><br />  해원은 황급히 휴대전화를 찾아 버튼을 눌렀다. 신호가 가는 동안 그는 심호흡을 하면서 간신히 마음을 가라앉혔다. 곧 전화가 연결되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br /><br />  “아. 현경 씨. 이해원입니다. 갑작스럽지만 하나 여쭤보고 싶은 게 생각나서요. 제가 그쪽으로 가도 괜찮을까요? 예. 알겠습니다. 그럼 이따 그 커피숍에서 뵙겠습니다.”  <br /><br />  해원은 전화를 끊고 급히 방으로 뛰어갔다. 트레이닝복 상의와 하의가 연달아 침대로 날아갔다. 옷장을 열고 양복을 꺼내 입는 와중에 뒤에서 바리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br /><br />  “이야기하다 말고 혼자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뭐하는 거예요!”<br /><br />  해원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와이셔츠에 팔을 꿰며 마주 고함을 쳤다. <br /><br />  “어쩌면 답을 찾은 것 같아! 현경 씨를 만나서 확인해 봐야겠어!”<br /></div> <div> </div> <div> </div> <div>(계속)<br /></div>
    글곰의 꼬릿말입니다
    不榮通不醜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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