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대학에 들어와서 처음 맞았던 겨울.</div> <div>나름 서울에 있는 명문대에 입학한 저는</div> <div>여름 방학 때도 했던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려고</div> <div>다시 집에 내려와 있었습니다.</div> <div> </div> <div>벌써 십년도 넘게 전이라 </div> <div>그 때는 벼룩시장에 과외 광고를 내고는 했답니다.</div> <div>물론 인터넷으로 과외 광고도 많이 냈지만</div> <div>아직 전단지와 벼룩시장도 활성화가 됐던</div> <div>2000년대 초 였답니다.</div> <div> </div> <div>그러다 전화가 왔습니다.</div> <div>전과목 종합반 과외를 시키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div> <div>아이가 장애가 있어서 출입이 어려우니까</div> <div>부모가 나와서 바깥에서 먼저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div> <div>(여자학생 과외였고, 종합반이라 금액도 100만원 넘게 제시했습니다. 솔깃한 조건이었죠)</div> <div> </div> <div>그 때 저희 본가는 창원이었구요 해당 부모는 부산에서 과외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div> <div>집앞에 부산으로 가는 직행 시외버스가 있었기 때문에 가까웠고</div> <div>저도 많이 놀러다녔던 지라 (당시 남자친구도 부산대 다님.)</div> <div>시외버스터미널 근처 커피숍에서 보기로 했습니다.</div> <div> </div> <div>남자친구랑 갔다가 학생 부모가 싫어 할까봐 남자친구는 피해있으라 하고 </div> <div>저 혼자 부모를 기다렸습니다.</div> <div>기억은 잘 안나는데 50대초반이나 40대 후반의 뚱뚱한 남자 하나가 왔습니다.</div> <div>인사를 하고 이런 저러 얘기를 하는데,</div> <div>자꾸 누구랑 같이 왔냐고 물어보더군요. </div> <div>자기 애가 남자를 극도로 싫어하니까 혹시 남친이라 같이 왔으면 말하라고 </div> <div>지속적으로 물었습니다.</div> <div>순진했던 저는 남친이랑 왔다고 말했습니다. 얼굴을 보겠다고 부르라하여 남친을 불렀습니다.</div> <div> </div> <div>그 사람 얼굴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지금도 그 말투와 화술은 기억납니다.</div> <div>남친을 설득하여 저랑 떼어놨습니다. 심지어는 휴대폰도 남친을 주라고 했습니다.</div> <div>(지금와서 돌아보면 그렇게 제가 허술했나 싶지만 ..)</div> <div>그러면서 그 장애학생을 만나러 자기차를 타고 가자고 했습니다. 근처라 했습니다..</div> <div>차에 타서는 또 말을 거는데, 자기가 의약품 도소매 하는 사람이라고 </div> <div>살빠지는 약 뭐 이런 거도 있다면서 먹어보다로 강요하더군요...</div> <div>.... 압니다 먹지 말았어야 합니다. 저는 괜찮다고 계속 하니까 이번에는 눈 좋아지는 약이라면서</div> <div>자기가 고마워서 주는 거니까 먹으라고 했습니다.</div> <div>딱 두 알 먹었습니다.</div> <div> </div> <div>그 뒤로 기억 나는 것은.. 무거워진 눈꺼풀을 어찌 해보려는 저 자신..그리고 끝.</div> <div> </div> <div>눈을 떴을 때는 제가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div> <div>여기가 어딘가 했어요 아직도 몸을 못가누는데 시계를 보니 10시간 넘게 지나있었습니다.</div> <div>상황파악도 제대로 안되는데 부모님이 걱정하기 전에 집에 가야한다고만 생각하여</div> <div>여관에 있는 전화까지 기어가서는 프론트에 전화를 했습니다. 집에 전화해야 된다고.. </div> <div>전화까지 기어가는 것도 참 힘들었습니다.</div> <div> </div> <div>여관 프론트에서는 전화를 받고 난리 났죠.. 그 분들은 상황을 모르니 내려오라고 했던 걸로 기억납니다.</div> <div>저는 몸도 못가누고 있는데 말이죠 ㅜㅜ 그래도 기어서 가긴 갔습니다. 주인방에 들어가자마자 쓰러졌습니다.</div> <div>남친한테 전화하니까 이미 남친은 부모님과 같이 있었습니다.</div> <div>저 실종됐다고 아는 분들 총동원하여 그 당시 부산경찰청장님이 저희 이모부 친구분이셔서 경찰까지 찾고 난리 난 상황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결국 부모님이 오셨고 저는 집으로 갔습니다.</div> <div>여관주인이 그러는데 남자가 저를 엎고 왔대요. 자기 딸인데 술이 넘 취해서 마누라가 화낼 것 같으니까</div> <div>여기 좀만 재우고 가겠다고 했답니다. 그러고 저를 방안에 넣고는 10분도 안되서 그 남자는 나갔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한달이 지났나.. 범인이 잡혔습니다.</div> <div>저 말고도 23명인가 과외구하는 여대생을 대상으로 같은 수법으로 금품을 갈취했다고 합니다.</div> <div>약먹여서 길에 버리고 간 경우도 있다고 하고 여대생들 신용카드나 현금을 노리고 저질렀다네요</div> <div>당시 9시 뉴스에도 나왔고 인터넷이랑 신문에도 작게 나마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div> <div> </div> <div>돌이켜 보면 10시간동안 무슨 짓이든 당할 수 있었습니다.</div> <div>성폭행도, 토막 살인도요.. 정말 무서웠습니다.</div> <div>그나마 그 범인은 성폭행하면 특수범으로 분류되서 형량이 늘어난다는 것을 알고 여대생들은 건들이지 않았습니다.</div> <div>저 뿐 아니라 23명 모두.. 그냥 지갑만 뺏고 사람은 버렸습니다...</div> <div> </div> <div>얘기가 너무 길어졌는데 </div> <div>택시나 모르는 사람이 주는 것은 절대 먹지 마시구요! 절대 혼자 따라가지 말아야합니다.</div> <div>지금도 너무 공포스러운 기억입니다.</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