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ame="3282453_1"></a>한 남자 고등학생이 있었다.<br />그는 매일 밤 야자[야간 자율학습]가 끝난 뒤에도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서 자습을 하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성적은 잘 오르지 않았다.<br /><br />그의 성적은 반에서 약 10등 내외로 제법 하는 편이었지만 전교에서 50등 안에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br />한계선이 있는 걸까라고 소년은 여러 번 고민하고 포기하려했지만...<br />집안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던 것이다.<br />수위아저씨도 소년을 기특하게 여겨 교문에서 제일 가까운 3학년 1반 교실을 사용하도록 해주었다.<br /><br />오늘도 역시 밤 11시가 넘도록 교실에서 홀로 공부하고 있었다.<br />하지만 오늘은 왠지 일찍 돌아가고 싶어졌다.<br />왜냐하면 오늘 학교 내에서 괴담이 다시 떠돌았기 때문이었다.<br /><br />괴담의 내용은 그도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br />이 학교에 다니던 전교 일등을 계속하던 한 소녀가 5년 전 학교 옥상에서 자살한 일이 있었다.<br /><br />신문이나 TV, 인터넷에서 퍼진 내용이라 5년 전의 그도 알고 있었다.<br />그리고 이 학교에서 밤늦게 홀로 있으면 콩콩콩하는 소리가 뒤에서 쫓아온다는 괴담도 입학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듣게 되었지만 그때 그는 보통 학교에 한두 개쯤 있는 학교괴담으로 취급하였다.<br /><br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br />학교 내에 경비아저씨와 함께 당직을 선 교사가 있었는데 경비아저씨와 따로 순찰을 나서다 뭔가를 보고 충격을 받아서 병원에서 진정중이라고 하는 얘기가 돌았었다.<br /><br />그래서 오늘은 경비아저씨가 분위기가 숭숭하니 일찍 돌아가라고 소년에게 말했다.<br /><br />-열한시 반까지만 하고 가자...<br />소년은 일찍 가기로 생각하고는 공부에 집념했다.<br /><br />띠리리~ 리리리리. 띠리리리 띠리리리<br /><br />학교 내엔 시간을 알리는 엘리제를 위하여가 낮게 울렸다.<br /><br />벌써 열한시 이십분이 되었네―라고 생각하며 그는 시계를 바라보았다.<br />하지만 시계는 열두시 이십분을 가리키고 있었다.<br />그가 평소 때처럼 돌아가는 시간이었다.<br /><br />오늘은 왠지 모르게 깊게 공부를 했네. 하며 소년은 집에 갈 준비를 하였다.<br />교실 문을 나선 뒤 운동장쪽으로 나가는 현관문을 열려하자 잠겨 있었다.<br /><br />경비아저씨가 깜빡 잊고 문을 잠군것이라 생각한 소년은 언제나 개방되어있는 중앙현관으로 향했다.<br /><br />얼마쯤 걷자 나와야할 중앙현관이 보이지 않았다.<br />어떻게 된 건지 소년은 주위를 둘러보았다.<br /><br />끝없이 펼쳐진 복도...복도..복도...<br />운동장쪽 창문 밖으로 보이는 것은 칠흑의 암흑...<br /><br />소년은 두려워져 달리기 시작했다.<br />달리다보면 이 괴이한 곳을 빠져나올 수 있을 거라고 믿고 또 믿었다.<br /><br />한 오 분쯤 달렸을까...<br />숨이 가빠진 소년은 잠시 쉬기로 했다.<br />아직 출구는 보이지 않았지만 달리기에 집중한터라 두려움은 조금 가셨다.<br />하지만 그는 음산한 기운을 느꼈다.<br />그리고 콩.콩.콩...<br />뭔가가 복도 시멘트바닥에 떨어져 내는 소리가 들렸다.<br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br /><br />두려워진 소년은 근처의 교실로 들어가 숨기로 했다.<br />그가 들어간곳은 자신이 나왔던 바로 그 3학년 1반 교실...<br />소년은 휴대폰의 불빛으로 어두운 교실을 어렴풋이나마 밝혀 조용히 조용히 책상 밑으로 숨었다.<br /><br />콩!<br />콩!<br />콩!<br /><br />드르륵 쿵!<br /><br />"여기엔 없네."<br /><br />저 멀리 어둠속에서 들리는 소녀의 음침한 목소리...<br />그 소리는 다가오고 있었다.<br /><br />콩!<br />콩!<br />콩!<br /><br />드르륵 쿵!<br /><br />"여기도 없네..."<br /><br />점점...콩콩하는 소리가 가까워졌다.<br />그리고...<br />드디어 3학년1반의 문이 열렸다.<br /><br />드르륵 쿵!<br /><br />콩.<br />콩.<br /><br />"여기도... 없네..."<br /><br />콩.<br />콩.<br /><br />드르륵 쿵!<br /><br />문이 닫히자...<br />소년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책상을 나오려 했었다.<br />그런데...<br /><br />"여기에 있네..."<br /><br />소년의 앞엔 핏기가 없는 새하얀 얼굴의 소녀가 보였다.<br />마치 머리만으로 물구나무를 선듯 거꾸로 서있는 소녀...<br />증오와 원망으로 가득찬 소녀의 눈.<br />아래로 내려와 흐트려저 있어 더더욱 괴기스러운 소녀의 긴 머리카락...<br /><br />"으아아아아아악!!!"<br /><br />소년은 공포에 질렸다.<br />귀신...<br />소년은 난생 처음으로 귀신을 보았다.<br /><br />넘어졌다.<br />아픈 건 문제되지 않았다.<br />익숙하지 않은 공포가 그를 사로잡았다.<br /><br />도망가야 된다.<br />이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br />소년은 생각했다.<br />그는 복도로 도망쳤다.<br /><br />"어딜 가? 같이 있자."<br />"싫어! 저리가!!!"<br /><br />소녀귀신은 그를 쫓아 나왔다.<br />죽을힘을 다해 뛰는 소년.<br />그 소년을 천천히 쫓고 있는 귀신.<br />그와 귀신의 거리는 좁아지지도 멀어지지도 않고 잡힐 듯 잡힐 듯...<br /><br />"앗!!?"<br /><br />...<br /><br />소년은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br />지금은 공포보단 아파서 정신이 없었다.<br />넘어진 소년의 눈에 보이는 거꾸로 서있는 여자애의 뒷모습.<br />치마의 앞은 소녀의 손으로 올려져있었지만 뒤의 치마는 내려와 엉덩이 쪽을 훤히 노출해 귀여운 고양이가 그려진 팬티가 보였다...<br /><br />"...."<br /><br />순간 소년은 그 애가 귀신이라는 것을 잊고 귀여운 고양이팬티때문에 웃어버렸다.<br />거기다 아까 전에 쫓아오던 그녀는 내려오는 교복치마를 양손으로 올리고 있었지만 뒤는 내려와있었던것을 생각해버렸다.<br />소년은 웃음이 나와 버렸다...<br /><br />"풉..."<br />"봐....봤지!!!!"<br />"으..으으응..."<br />"벼...변태!! 주...죽여버릴거야아아아앗!!!!!"<br /><br />...핏기가 없던 소녀의 얼굴은 부끄러움과 감정이 격양되어 빨갛게 물들었다.<br />...<br /><br />그리고 다음날 양볼에 손자국이 벌겋게 난 소년이 기절한 채로 발견되었다.<br /><br /><br /><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