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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49568
    작성자 : 그림자망토
    추천 : 13
    조회수 : 8097
    IP : 210.57.***.253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3/06/06 21:20:20
    http://todayhumor.com/?panic_49568 모바일
    [펌/사진주의] 간간다라(姦姦蛇螺)-上
    <p><br></p><p>초등학교 시절은, 촌놈인데다 아는것 없이, 그냥 친했던 <b>A</b>와 <b>B</b>, 셋이서 매일 정신 없이 뛰어 놀았다. </p><p><br></p><p>나와 A는 부모님이 바빠서이 거의 신경을 써주지 않았지만, 그나마 <b>B</b>는 <b>어머니</b>가 항상 신경을 써 주었다.</p><p>B의 어머니는 약간 엄한편이기는 했으나, 항상 B를 위해주는 그런 어머니였다. </p><p><br></p><p>우리가 <b>중학교 3학년</b>이 되었을 때,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 B와 B의 어머니가 크게 싸웠던 적이 있었다. </p><p>그때는 그냥 <b>이유도 없이 배은망덕해지는 나이가 아닌가.</b></p><p><br></p><p>한창 반항기에 있었던 B가 어머니에게 반항하여 심한말을 내 뱉었고, 그러다 보니 아들로써 가장 해서는 안될 <b><span style="color: rgb(255, 0, 0);">손찌검</span></b>까지 </p><p>해 버렸다고 했다.</p><p>엄하기는 했지만 항상 B를 생각했던 B의 어머니는 정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p><p><br></p><p>B의 아버지가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보니 <b>찢긴옷</b>에 <b>헝클어진 머리</b>와 <b>멍든 얼굴</b>로 거실에서 앓아 누워있는 </p><p>어머니의 모습이 있었다.</p><p><br></p><p>B의 아버지는 그것을 보고 B에게 말했다.</p><p><br></p><p><b>"지 어미한테 이렇게 까지 하는걸 보니, 네놈은 짐승새끼냐!! </b></p><p><b>너는 네 엄마가 널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기나 하고 이러는것이냐!!!"</b></p><p><b><br></b></p><p><b>"몰라!! 계속잔소리 해 댈거면 아버지도 저모양으로 만들어줄테니까 닥쳐!!"</b></p><p><br></p><p>B는 맹목적으로 반항했다.</p><p>그러자 B의 아버지는 변해버린 아들의 모습에 당황했는지 잠깐 멍한 표정을 짓고는 </p><p>화난 표정을 싹 거두더니,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p><p><br></p><p><b>"오냐, 너는 지금 무서운게 아무것도 없나보구나."</b></p><p><b><br></b></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응, 없어. 있으면 보여줘봐."</b></span></p><p><b><br></b></p><p><b>"너는 내 아들이고, 네 엄마가 니놈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알고 있지만, </b></p><p><b>지금 니가 니 어미한테 한 짓을 보면, 이제 나에게도 따로 생각이 있다."</b></p><p><br></p><p>B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p><p><br></p><p><b>"이것은 애비로서가 아니라, 한명의 인간, <span style="color: rgb(255, 0, 0);">타인</span>으로서 말하는 것이니까 잘 들어라."</b></p><p><b><br></b></p><p><b>"아, 참고로 내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건 <span style="color: rgb(255, 0, 0);">네가 죽어도 상관없다는 뜻이다</span>."</b></p><p><br></p><p>이때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하던 B는 아버지의 이 한마디에 눌려서 말문이 막혔다.</p><p>엄했던 어머니와 달리, 무심한듯 해도 자상했던 아버지였다.</p><p><br></p><p><b>"마을 뒷산에 보면 아무도 못 들어가게 되어있는 숲이 있는것은 너도 잘 알것이다. </b></p><p><b>거기에 들어가서 안쪽으로 들어가 봐라. 가보면 알게다. </b></p><p><b>거기서도 지금처럼 망나니짓을 해 봐라. 할 수 있으면 말이다."</b></p><p><br></p><p>B의 아버지가 말한 숲은 마을 뒷산의 산기슭에 있는 곳인데, 산도 그냥 들어갈 수 있고, 그 숲 자체도 그냥 보통 숲이다. </p><p>하지만, 짐승도 별로 없고, 나무가 마음데로 자라있어서 길이 거의 없다. </p><p>그 길 하나 제대로 없는 숲의 안쪽으로 가면 도중에 <b><span style="color: rgb(255, 0, 0);">출입금지</span></b> 구역이 있다.</p><p>이유는 모르지만 그곳에 들어가면 안된다는 곳이 있었고, 마을사람 아무도 그곳에는 들어가지 않았다.</p><p><br></p><p>실제로 가보면 위에 <b>철조망을 조잡하게 얽어놓은 2미터정도 되는 녹슨 철책</b>이 가로막고 있고, </p><p>그 얽혀있는 철조망에는 <b>시데紙垂</b>(사진 참고)를 끊임없이 붙여 놓았고, 그 시데 옆에 크고작은 <b>방울</b>들이 매달려 있어, </p><p>아무튼 <span style="color: rgb(255, 0, 0);"><b>기분나쁜 분위기</b></span>를 풍기는 곳이라고 한다.</p><p><br></p><p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06/29a0dd76ae7c7edd46ae443d4772f1e9.gif" class="txc-image" style="clear:none;float:none;" /></p><p><span style="font-family: Dotum, 돋움;"></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 font-family: Dotum, 돋움;"><b>시데 : 주술적 의미를 지닌 종이</b></span></p><p> </p><p>가끔 무당이 몇몇 사람과 함께 그곳에 간다는 말은 있었으나 무엇을 하는지는 모르겠다.</p><p>그곳에관한 소문은 많았지만, 어떤 <b>사이비 종교의 세뇌 수용소</b>가 있다는 소문이 가장 많았다. </p><p>하지만, 제대로 된 길도 없는 숲속인데다 거리도 꽤 멀어서 그곳까지 가는것이 쉽지 않았기때문에 </p><p>호기심 많은 남자 아이들 마저도 거의 가지 않는곳이었다.</p><p>그래서인지 <b>그곳에 들어가 보았다는 소문은 거의 들어본적이 없다.</b></p><p><b><br></b></p><p>그래서 우리는 그곳에 가면 사이비 종교에 세뇌당한다는 소문으로 대충 납득해 버리는 정도의, 별로 관심도 없는 그런 곳이었다.</p><p><br></p><p>B의 아버지는 그곳에 가보라는 말만 남기고, B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은채, 어머니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가 버렸다.</p><p>B는 그길로 집을 나와, 나와 A를 불러서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p><p><br></p><p><b>"야, 거기 무슨 사이비 종교 세뇌 하는곳이라든데... 갈꺼냐?" </b></p><p><br></p><p>이야기를 다 듣고 내가 B에게 물었다.</p><p><br></p><p><b>"당연히 가야지. 안가면 아버지한테 지는것 같잖냐. 난 갈꺼다. 그리고 아버지도 화나서 그냥 겁준것일 뿐이야."</b></p><p><br></p><p>실실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B때문에 나와 A도 별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때마침 심심했던 차에 B와 함께 가기로 했다.</p><p><br></p><p>우리는 손전등을 하나씩 들고 숲의 입구까지 걸었다. 뒷산으로 가는길은 어릴적때부터 뛰어 놀았던 곳이라서 눈을 감고도 갈 수 있었고, </p><p>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친한 친구끼리 하는 모험이 즐겁다고 까지 느껴졌다. </p><p>시덥잖은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한참을 걸었고, 이윽고 숲의 입구에 도착했다.</p><p><br></p><p><b>여기서부터가 <span style="color: rgb(255, 0, 0);">문제</span>였다. </b></p><p><b><br></b></p><p>짐승길조차 없는 숲이라서 직접 풀과 나무를 헤치고 가야 했다. </p><p>심지어 칠흑같은 어둠을 손전등 빛 하나에만 의지해야 했다.</p><p>이런 조건이라면 어른들이라도 그 문제의 장소까지 가는데에 얼마나 걸릴지 가늠할 수가 없을것이다.</p><p>하지만, B의 말대로 무서울게 없는 나이였던 우리는 달리 못할것도 없겠다는 기분에 숲에 발을 들였다.</p><p> </p><p>하지만, 우리가 숲에 들어간지 <b>5분도 되지 않아서 <span style="color: rgb(255, 0, 0);">이상한 일이 일어났다.</span></b></p><p><br></p><p>우리가 숲에 들어갔을 때 쯤 부터인가? </p><p>멀리서 부터 어떤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p><p>평소라면 들리지도 않았을 정도의 작은 소리였지만, 밤의 정적에 익숙해진 우리의 귀에는 여과없이 들려왔고, </p><p>그것을 가장먼저 눈치 챈 것은 B 였다.</p><p><br></p><p><b>"야, 무슨 소리 안들려?"</b></p><p><br></p><p>B의 말에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자 <span style="color: rgb(255, 0, 0);"><b>낙옆위로 무언가가 끌리는 소리</b></span>와 함께 <span style="color: rgb(255, 0, 0);"><b>마른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b></span>가 </p><p>멀리서부터 들려왔다.</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멀리서부터 들려온 소리라서 그랬는지, 우리는 대충 산짐승이려니 하고 무섭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고,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우리는 가던길을 계속 나아갔다.</span></p><p>나는 소리는 더이상 신경쓰이지 않았지만, 20분정도 지나고 나서 B가 다시한번 발을 멈추고는 A에게 말했다.</p><p><br></p><p><b>"야, 너 혼자만 한번 걸어봐." </b></p><p><b><br></b></p><p><b>"응? 왜?"</b></p><p><b><br></b></p><p><b>"얼른!!"</b></p><p><br></p><p>단호한 B의 태도에 A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도 앞으로 걸었다가 다시 우리쪽으로 돌아왔다.</p><p>그것을 보고 B는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p><p>나와 A는 빨리 설명을 하라고 B를 다그쳤고, B는 우리에게 잘 들어보라고 말하고는 <b>혼자서 앞으로 몇발짝 걸어갔다가 </b></p><p><b>다시 우리쪽으로 돌아왔다. </b></p><p>나와 A는 B가 무엇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B가 그것을 두어번 반복하자 결국 우리도 깨달았다.</p><p><br></p><p><b>아까 그 소리는 우리의 움직임에 맞춰서 들려왔다.</b></p><p><b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우리가 걷기 시작하면, 낙엽위에 질질 끌리는 소리와 나뭇가지를 부러뜨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b></p><p><b>우리가 멈추면 몇초 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b></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span style="color: rgb(255, 0, 0);">마치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것 처럼.</span></b></span></p><p><br></p><p>뒷통수가 싸늘해 지는것을 느꼈다.</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주위에 우리의 손전등 불빛 말고 빛은 보이지 않았다.</span></p><p>달이 떠 있긴 하지만, 마음대로 자란 나무에 가려 숲속은 암흑 그 자체였다.</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우리 손전등 불빛이 보여서 우리 위치를 아는것은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손전등을 비추고 걷고있는 우리도 집중해서 걷지 않으면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한치앞도 안보이는 어둠이었다.</span></p><p><br></p><p><b>저것은 빛도 없이 이 어둠속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것일까.</b></p><p><b>왜 우리를 따라오는 것일까.</b></p><p><br></p><p><b>"뭐야!! 누가 우릴 쫒아오고 있는거야??"</b></p><p><br></p><p>B가 말했다.</p><p><br></p><p><b>"근데 아까랑 비교해서 소리가 가까워진 것 같지는 않은데.. 아까도 이만큼 멀리서 들렸잖아."</b></p><p><br></p><p>A가 대답했다. </p><p><br></p><p>A의 말대로 숲에 들어온지 20분정도가 흘렀지만, 처음에 들린 소리와 비교해 보면, 그때와 지금의 거리가 조금이라도 </p><p>가까워 진 것 같지는 않았다.</p><p><br></p><p><b>"가까이 오는게 아니라면... 뭐지? 감시하는건가?"</b></p><p><br></p><p>내가 말하자 A도 곧 맞장구를 쳤다.</p><p><br></p><p><b>"큰일났다 사이비 종교 사람들이 우릴 감시하나보다..."</b></p><p><br></p><p>하지만 우리를 따라오는 소리는, 여러명이 내는 소리가 아니었다. </p><p><b><span style="font-size: 12pt;">한 명</span></b>이 계속 우리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쫒아오고 있는 것 뿐.</p><p>우리는 어설프게 그것의 정체를 파헤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계속 일정한 거리를 두고 오는거라면 </p><p>그냥 내버려 두기로 하고, 다시 철책을 향해 걸었다.</p><p>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라 그런지, 별로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p><p><br></p><p>그 후로도 계속 그 기분나쁜 소리와 함께 걸었지만, 소문에 듣던 철책이 점점 보이기 시작하고 부터는 </p><p>그런 소리따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p><p>우리는 셋 다 철책을 보는것은 처음이었고, 철책은 <b>우리가 상상했던것을 훨씬 뛰어 넘었다.</b></p><p>동시에 그때까지는 없었던 어떤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잡기 시작했다.</p><p><br></p><p>귀신같은 것은 애초에 믿지도 않았던 우리였지만, <b>눈앞에 서있는 자신의 키의 두배만한 <span style="color: rgb(255, 0, 0);">녹슨 철책</span>과 <span style="color: rgb(255, 0, 0);">철조망</span>, </b></p><p><b>거기에 매여있는<span style="color: rgb(255, 0, 0);"> 변색된 시데</span>, 시데옆에 매달린 철조망만큼 <span style="color: rgb(255, 0, 0);">녹슨 방울</span>이 바람에 흔들리며 내는 기분나쁜 소리</b>까지 더해지자, </p><p>우리의 머리속에서 '<b>현실감</b>'을 모조리 앗아갔다.</p><p><br></p><p>이 안에 들어있는 것이 사이비종교의 건물 따위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p><p><b>그보다 훨씬 더 위험한것이 있다는 것</b>을 <b>본능</b>이 말해주고 있었다.</p><p><br></p><p>우리는 숲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있어서는 안될 곳에 와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p><p><br></p><p><b>"야... 정말 이 안으로 들어간다고...??"</b></p><p><br></p><p>겁에질린 A가 B에게 물었다.</p><p><br></p><p><b>"시끄러.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꺼냐!? 여기까지 와서 그럴거면 애초에 왜 왔냐!?"</b></p><p><br></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철책을 보고 겁을먹은 나와 A에게 B는 화를 내면서 가져온 도구를 가지고 철책을 끊어내기 시작했다.</span></p><p>우리도 머뭇거리기는 했지만 곧 B를 도왔다.</p><p><br></p><p>우리가 철책에 손을 대자, 철책이 흔들리면서 밤의 정적을 산산히 부숴버리는 방울소리가 우리의 귀를 후벼팠다.</p><p><br></p><p>우리는 막상 철책을 끊을 생각은 그다지 심각하게 하질 못해서, 준비해 온 도구가 너무 형편없었다.</p><p>라기보다는<b> 철책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단단했다.</b></p><p>녹슨 철사가 이렇게 단단할리가 없었다.</p><p>한참을 끙끙대다가, A가 우연히 철책 위의 철조망이 끊겨있는곳을 발견했고, 우리는 철책을 끊기보다는 기어 올라서 넘어가기로 했다.</p><p>왜 이생각을 더 먼저 못했을까 라고 투덜거리면서 쉽사리 기어올라서 반대쪽으로 뛰어 넘었다.</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하지만 철책을 넘자마자 <b>나는 격한</b><span style="color: rgb(255, 0, 0);"> </span><b><span style="color: rgb(255, 0, 0);">위화감</span>에 휩싸였다.</b></span></p><p><br></p><p>갇힌 듯한 기분과, 매우 좁고 폐쇄된 공간에 들어온 듯이<b> 숨이 턱턱 막히면서 등줄기가 싸 해졌다.</b></p><p>옆을 보니 A와 B의 창백한 얼굴이 앞을 바라보고 있었고, 저런 기분이 든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음이 분명하다.</p><p>하지만 이미 철책을 넘어버린 <b>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b></p><p><br></p><p>걷기시작하고 얼마되지 않아서 우리는 깨달았다.</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우리를 따라오던 소리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b></span></p><p><br></p><p><b>"혹시... 처음부터 이 안에 있었던거 아닐까? 우리 뒤를 따른다고 생각했던 소리가... </b></p><p><b>실은 앞에서 들렸던거 아니야? 이 안에 갇혀 있어서 우리쪽으로 더 가까이 못 와서 거리가 똑같았던거고..."</b></p><p><br></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A의 한마디에 우리 사이에는 더욱더 기분나쁜 공기가 흘렀다.</span></p><p><br></p><p><b>"말도안되는 소리 하지마라. 여기서 숲 입구가 보이냐? 그것도 이밤에!? </b></p><p><b>소리는 우리가 숲에 들어오자마자부터 났잖아 임마!!"</b></p><p><br></p><p>B가 대답했고, 나는 B가 타당하다고 생각했다. 숲 입구와 여기는 꽤 떨어져 있었고 우리도 꽤 오래 걸은데다, </p><p>여기선 어떤 술수를 부려도 수풀에 가려서 숲 입구는 볼 방법이 없으니 그 말이 맞았다.</p><p><br></p><p>하지만, 철책의 모습을 처음 보았을때부터 생긴 위화감은 나에게서 '현실성' 이라는 것을 완전히 빼앗아 가 버렸고 </p><p>두려움만 마음속에서 스멀스멀 커지고 있었다.</p><p>A도 나와 비슷한 표정으로 있었는데, B만 유독 세게 나왔다.</p><p><br></p><p><b>"귀신이든 뭐든 모르겠는데, 니들 말대로 하면 그놈은 이 안에서 나가지도 못하는 놈이잖아? </b></p><p><b>그 정도 귀신이면 별것도 아닐거다!!"</b></p><p><br></p><p>라고 하고는 휘적휘적 안으로 걸어가 버렸다.</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한지 2~30분정도 지났을까, 멀리에 반대쪽 철책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했을때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우리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span></p><p>여섯그루의 나무가 둥글게 서 있었고, 나무끼리 <b>시메나와</b><b style="color: rgb(28, 23, 23); font-family: 돋움, Dotum, AppleGothic, sans-serif; line-height: 19px; background-color: rgb(251, 244, 49);">注連縄</b><span style="color: rgb(28, 23, 23); font-family: 돋움, Dotum, AppleGothic, sans-serif; line-height: 19px;">(</span>(사진참조)로 둘러 매여 있었다.</p><p><br></p><p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06/db4db6904d2f6cb43a6f573ae573079a.jpg" class="txc-image" style="clear:none;float:none;" /></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span style="font-family: Dotum, 돋움;">시메나와 : 주술적의미를 지닌 밧줄로 주로 시데를 매달아 함께 사용</span></b></span></p><p><br></p><p>그 밧줄에는 철책에 붙어있던 시데보다 더 크고 깨끗해 보이는 <b>시데가 셀수없이 매여 있었고, </b></p><p>그 여섯그루의 나무 한가운데에 <b><span style="color: rgb(255, 0, 0);">나무상자 </span></b>하나가 놓여있었다.</p><p><br></p><p>그 상자를 본 순간<b> 나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b></p><p><br></p><p>철없는 우리도 시메나와가 언제 어떤곳에 쓰이는지는 알고 있었다.</p><p>이곳이 <b>출입금지</b>가 된것도, <b>높고 단단한 철책이 세워진것도</b>, <b>철조망이 둘려있는것</b>도, 틀림없이 우리 눈앞에 있는 </p><p>이 시메나와로 묶여있는 상자 때문이라는것을 부들부들 떨리는 몸이 가르쳐 주고 있었다.</p><p><br></p><p><b>"니 아버지가 말한거... 이거 같은데?"</b></p><p><br></p><p>내가 B에게 말했다.</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너, 니네 아버지가 말한 '망나니짓' 절대 하지마라... 이건 잘못 건드리면 큰일날거 같다..."</b></span></p><p><br></p><p>하지만 B는 끝까지 반항적인 태도를 풀지 않았다.</p><p><br></p><p><b>"꼭 나쁜게 아닐수도 있잖아. 일단 상자 열어보자. 보물이라도 들었을줄 누가 아냐?"</b></p><p><br></p><p>B는 허리를 굽혀 밧줄밑을 지나서 상자에 다가갔다.</p><p>나와 A는 B가 무슨짓을 할지 매우 불안했지만, 일단 B의 뒤를 따랐다.</p><p><br></p><p>상자는 곰팡이 투성이였다. </p><p>산속에서 보낸 오랜 세월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p><p><br></p><p>상자는 윗부분이 뚜껑이고, 그 뚜껑의 가운데가 뚫려있어서 안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p><p>하지만 그 뚜껑 바로 밑에 다른 판자가 깔려있어서 실제로 안을 볼 수는 없었다.</p><p><br></p><p>그것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상자의 전후좌우 세로 4면에 흰색으로 이상한 모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p><p>옛날 <b>가문家紋</b>과 같은 것 같았다.</p><p><br></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문양은 네가지 모두 다른 종류로, </span><b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같은 모양은 하나도 없었다.</b><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 </span></p><p>나와 A는 될수있으면 상자를 만지지 않으려 애쓰면서, 아무렇게나 만지고 있는 B에게 망가트리거나 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면서 </p><p>상자를 둘러 보았다.</p><p>우리의 충고를 무시하고 B가 상자를 툭툭 건드렸다.</p><p>하지만 B가 난폭하게 만져대는데도 꿈쩍도 안하는게<b> 바닥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것 같았다.</b></p><p>안에 있는것을 어떻게 볼까... 하면서 구석구석 살펴보니, 상자의 뒷면이 떼어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는것을 발견했다.</p><p><b><br></b></p><p><b>"어!! 여긴 떨어지네!!"</b></p><p><br></p><p>B가 그쪽을 떼어냈고, 우리는 상자 뒤로 가서 쭈그리고 앉아 안쪽을 들여다 보았다.</p><p><br></p><p><b>상자의 네 구석에는 페트병같이 생긴 <span style="color: rgb(255, 0, 0);">도자기 병 네개</span>가 놓여 있었고, 그 안에는 무슨 <span style="color: rgb(255, 0, 0);">액체</span>가 들어 있었다.</b></p><p><b>상자의 중앙에<span style="color: rgb(255, 0, 0);"> 끝을 빨갛게 칠한</span>, 5센티 정도의 <span style="color: rgb(255, 0, 0);">이쑤시개 같은 것</span>이 이상한 형태로 놓여 있었다.</b></p><p><br></p><p><b> /\/\<span style="font-size: 12pt;">></span></b></p><p><b><span style="font-size: 12pt;"><br></span></b></p><p>이런식으로 놓여 있는데, 이쑤시개 끼리 맞물리는 부분이 빨갛게 칠해져 있었다.</p><p><b><br></b></p><p><b>"이게 뭐냐? 이쑤시개??"</b></p><p><br></p><p>내가 어이없다는듯이 물었다.</p><p><br></p><p><b>"야, 페트병같은거 안에 뭐 들어있어. 더러워..."</b></p><p><br></p><p>도자기 병의 안을 보고 A도 말했다.</p><p><br></p><p><b>"여기까지 와서 페트병에 이쑤시개.. 말했잖아. 아버지가 겁준거 뿐이라고."</b></p><p><br></p><p>B도 맥빠진듯이 말했다.</p><p>나와 A는 그것들을 만질 엄두도 나지 않았지만, B가 도자기 병을 들더니 냄새를 맡아 보았다.</p><p>별 냄새는 나지 않았는지, 다시 돌려놓고는, 이쑤시개에 손을 뻗으려 했다.</p><p><br></p><p>그때 쭈그리고 앉아있었던 B가 약간 중심을 잃고 앞으로 쓰러지려 하다가 손이 미끌어 졌고, </p><p>그 손에 이쑤시개 같은것들에 닿아서 모양이 흐트러져 버렸다. </p><p><br></p><p><b>그순간.</b></p><p><br></p><p><b><span style="color: rgb(255, 0, 0); font-family: Dotum, 돋움; font-size: 14pt;">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span></b></p><p><b><span style="color: rgb(255, 0, 0); font-family: Dotum, 돋움; font-size: 14pt;">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span></b></p><p><b><span style="color: rgb(255, 0, 0); font-family: Dotum, 돋움; font-size: 14pt;">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span></b></p><p><br></p><p>우리가 온 방향과 반대쪽에 있는, 희미하게 보이던 철책 쪽에서 <b>방울소리</b>가 미친듯이 울려댔다.</p><p>정적에 익숙해져 있던 청각을 찢는듯이 후벼파는 소리에,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고함을 치며 놀랐다.</p><p><br></p><p><b>"누구야!!!!" </b></p><p><br></p><p>잔뜩 흥분한 B는 소리가 나는쪽으로 달렸다.</p><p><br></p><p><b>"가지마!!!!"</b></p><p><b>"야, 안돼!!!!"</b></p><p><br></p><p>나와 A는 당황해서 B를 쫒으려 일어났는데, 기세좋게 달려가던 B가 우뚝 멈춰섰다.</p><p>그리고 앞쪽에 손전등을 비춘채로 그대로 굳었다.</p><p><br></p><p>'멈출거면 왜 뛴거야..' 라고 생각하고 A와 함께 B에게 다가가 보았더니, B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p><p><br></p><p>나는 B의 손전등이 비추고 있는곳으로 시선을 돌렸고, 앞에 서 있는 나무 밑둥에서 그것을 보았다.</p><p><br></p><p><br></p><p><b><span style="font-size: 12pt; color: rgb(255, 0, 0); font-family: Dotum, 돋움; background-color: rgb(0, 0, 0);">입을 양쪽으로 쭉 벌려서 더러운 이빨을 내보이며</span></b></p><p><b><span style="font-size: 12pt; color: rgb(255, 0, 0); font-family: Dotum, 돋움; background-color: rgb(0, 0, 0);">우리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푸르스름한 여자얼굴</span></b></p><p><br></p><p><b><span style="color: rgb(255, 0, 0);">"우와아아아아아아아!!!!!!!"</span></b></p><p><br></p><p><br></p><p>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b>일제히 달리기 시작했다.</b></p><p>공포심이 몸을 지배해서 주위를 둘러볼 새도 없이 몸이 시키는대로 달렸다.</p><p><br></p><p>우리가 넘어왔던 철책을 부여잡고 B와 나는 정신없이 기어올라서 바깥으로 뛰어 내렸다.</p><p>하지만 A가 긴장 때문인지 혼란해서인지 철책을 붙잡기만하고 기어오르지를 못하고 있었다.</p><p><br></p><p><b>"뭐해!!! 빨리 넘어와!!!!!"</b></p><p><br></p><p>철책 너머에서 A를 보며 우리는 미친듯이 외쳤다.</p><p><br></p><p><b>"저게 뭐야!!!!!! 너도 봤지!!!!!!!"</b></p><p><b><br></b></p><p><b>"망할, 내가 어떻게 알아!!!! A뭐해!!! 빨리 넘어오란 말이야!!!!!!"</b></p><p><br></p><p>그때.. </p><p><br></p><p><b><span style="font-family: Dotum, 돋움; color: rgb(255, 0, 0); background-color: rgb(0, 0, 0);">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span></b></p><p><b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span style="font-family: Dotum, 돋움; color: rgb(255, 0, 0); background-color: rgb(0, 0, 0); font-size: 12pt;">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span></b></p><p><b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span style="font-family: Dotum, 돋움; color: rgb(255, 0, 0); background-color: rgb(0, 0, 0); font-size: 18pt;">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span></b></p><p><b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span style="font-family: Dotum, 돋움; color: rgb(255, 0, 0); background-color: rgb(0, 0, 0); font-size: 24pt;">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span></b></p><p><br></p><p>먼곳에서 시작된 방울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b>철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b>.</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우리가 있는곳까지 전해지는 흔들림이 점점 커지면서 우리가 있는쪽의 철책에 달린 방울도 울리기 시작해,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span style="color: rgb(255, 0, 0);">사방에서 울려대는 방울소리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span></b></span></p><p><br></p><p><b>"뭔가 온다!!!!"</b></p><p><br></p><p>내가 외치자 B도 A를 향해 외쳤다.</p><p><br></p><p><b>"빨리!!!!!!!!"</b></p><p><br></p><p>패닉상태에 빠졌던 A도 살아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무아무중이 되어 철책을 기어올랐다.<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 </span></p><p><br></p><p>A가 철책 꼭대기까지 다 기어 올랐고, 남은건 뛰어내리기만 하면 됐지만</p><p><b>우리의 시선은 더이상 A에게 있지 않았다.</b></p><p><br></p><p><b>몸이 벌벌 떨리면서 온몸에서 <span style="color: rgb(255, 0, 0);">차가운 땀이 줄줄 흘렀고</span>, 목 안에 주먹이라도 들어간것처럼<span style="color: rgb(255, 0, 0);"> 숨이 턱턱 막혔다</span>.</b></p><p><br></p><p>그런 우리의 모습을 본 A는 철책 위에서 우리의 시선을 쫒았다.</p><p>어둠속까지 쭉 이어져 있는 철책... </p><p><br></p><p>그것도 <b>우리가 있는 쪽에 <span style="color: rgb(255, 0, 0);">그것이 붙어 있었다.</span></b></p><p><br></p><p><br></p><p><b><span style="font-family: Dotum, 돋움; font-size: 12pt;">얼굴밖에 없는줄 알았던 그것에는<span style="color: rgb(255, 0, 0);"> </span><span style="background-color: rgb(0, 0, 0); color: rgb(255, 0, 0);">나체의 상반신</span>이 붙어 있었다.</span></b></p><p><b><span style="font-family: Dotum, 돋움; font-size: 12pt;">그 상반신에 <span style="background-color: rgb(0, 0, 0); color: rgb(255, 0, 0);">오른팔과 왼팔이 세개씩</span> 나 있었다.</span></b></p><p><b><span style="font-family: Dotum, 돋움; font-size: 12pt;">여섯개의 팔로 철책을 휘어잡고 <span style="color: rgb(255, 0, 0); background-color: rgb(0, 0, 0);">아까와 똑같은 얼굴</span>로 하면서 </span></b></p><p><b><span style="font-family: Dotum, 돋움; font-size: 12pt;">그물을  왕래하는 거미처럼 <span style="color: rgb(255, 0, 0); background-color: rgb(0, 0, 0);">우리에게 기어오고 있었다</span>.</span></b></p><p><br></p><p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06/d56e36b68cf63f693273c7686b9f4a6f.jpg" class="txc-image" style="clear:none;float:none;" /></p><p></p><p><b><span style="color: rgb(0, 0, 0); font-family: Dotum, 돋움;">(해당사진은 웹에서 팬아트로 퍼왔습니다)</span></b></p><p><b><span style="color: rgb(255, 0, 0);"><br></span></b></p><p><b><span style="color: rgb(255, 0, 0);">공포.</span></b></p><p><br></p><p><b><span style="color: rgb(255, 0, 0);">"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span></b></p><p><br></p><p>A가 우리 위로 뛰어 내렸고, 우리 셋은 땅바닥에 쓰러졌다.</p><p>그러나, 무서운 속도로 A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숲의 입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p><p><br></p><p>뒤는 돌아볼 수 없었다.</p><p>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고 또 달렸지만, 신들렸는지, 길도 없는 산속을 어둠속에 달려도 누구하나 넘어지지 않았다.</p><p>실제로는 십분 남짓밖에 뛰지 않았겠지만, 몇시간을 달린 기분이었다.</p><p><br></p><p>이윽고 숲의 입구가 보이기 시작했고, 나무와 수풀 사이로<span style="color: rgb(255, 0, 0);"><b> 불빛</b></span>이 보였다.</p><p><br></p><p><br></p><p><br></p><p><br></p><p>다음화에 계속.</p><p><br></p><p></p><p><br></p><p><div style="background: url(editor/images/deco/contents/horizontalrule/line05.gif?v=2) repeat-x scroll left; width: 99%; height: 15px"><hr style="border: black 0 none; left: -9999px; position: relative; top: -9999px"></div></p><p><br></p><p><b>로즈말이</b></p><p><b>http://blog.naver.com/ljubimteeri</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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