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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햐리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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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46684
    작성자 : 햐리
    추천 : 12
    조회수 : 1914
    IP : 121.156.***.31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04/30 15:52:55
    http://todayhumor.com/?panic_46684 모바일
    우리 할머니 이야기..
    <P>어릴쩍 언젠가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P> <P>그땐 몰랐어요 </P> <P> </P> <P>집에 가면 늘 그곳에 있는... 날 귀찬케하는 냄새나는 사람....</P> <P>그게 다였나..모르겠어요...</P> <P>어찌 그리 철이 없고 못되 먹었었는지..</P> <P> </P> <P>그땐 내세상이 다 였어요..내가 주인공 이였어요..</P> <P>학교 숙제 안해서 선생님께 혼날 걱정 하는거..</P> <P>어제 잡아놓은 개구리 도망갔을까봐 계속 생각나는거..</P> <P>아무도 몰래 비밀기지에 심어놓은  내 네잎크로버...</P> <P>친구랑 만든 나무젓가락 고무줄 총으로 참새 잡을 생각....</P> <P>집에가서 어떻게 해야 엄마한테 안걸리고 늦게 까지 놀수 있을까..</P> <P>뭐-그런 생각들이 다였어요..</P> <P>어쩌다가 한번씩 엄청 인심 쓰는척 할머니앞에 앉고는</P> <P>공주머리 해줘.라고하면 </P> <P>할머니는 언제나</P> <P>치아가 하나도 남지 않아 입술이 안으로 다 접힌 입모양을 동그랗게 벌리며 웃어 보였죠..</P> <P> </P> <P>봄이라고 하는데 강원도 산골은 아직도 추웠어요</P> <P>왜 하필 이런 쓸쓸 기분이 드는 계절에 할머니 집을 정리 해야하는지</P> <P>조금 화가 나기도 했어요..</P> <P>할머니 방 구석구석 옛날옛날 할머니 젊었을쩍 사진들..증명사진들...일기 처럼 보이는 작은 수첩들...</P> <P>너무 낡아서 누렇게 뜬 종이냄새가 자꾸자꾸 죄책감이 들게 했어요..</P> <P>왠지 할머니 냄새가 나는듯 했어요...</P> <P> </P> <P>할머니 집에서 필요한것만 싹 빼오면 그집은 무너질꺼예요.</P> <P>골프장을 짓는다고 했나..어릴쩍엔 두서채 정도 다른집이 있었는데 </P> <P>20년만에 찾아가서 보니 우리 할머니 집만 덩그러니 있는거예요...</P> <P>옛날엔 우리 할머니집 마당도 아주 넓고 뒷마당도 뛰놀기 너무 좋은 곳이였는데..</P> <P>구석마다 고양이가 나른한노래를 부르고 부엌에선 항상 따뜻한 냄새가 나는 </P> <P>아름다운 곳 이였는데...</P> <P>폐가가 되버린 우리 할머니집이 슬펏어요.</P> <P>덩그러니 외롭게 천천히 쓰러져 가는 초가집 기둥이 너무 슬펏어요.</P> <P> </P> <P>할머니 냄새가 나는 듯한 작은 메모지들 하나하나 상자에 담고</P> <P>얼마나 됫을지도 모를 낡은 검은봉지에 똘똘 싸여 있는 금으로된 실반지도 상자에 담고</P> <P>(할머니가 건강하실때는 혼자 사시다가 아프시는 바람에 저희집으로 급하게 오시느라 </P> <P>거의 몸만 오셨기에 할머니 생전 쓰시던 물건들이 그대로 있었어요...)</P> <P>언젠가 날 빗겨주었던...그리고 시간을 더 거슬러가면 우리할머니 고운 머릿결을 쓸었을 참빗...</P> <P>꽁꽁 숨겨 둔 오래된 장농 구석엔</P> <P>우리 할머니의 젊음이 있는것 같았네요... </P> <P> </P> <P>-시간을 되돌릴수 있다면 </P> <P>아니</P> <P>내 지금의 모습으로 할머니를 맞이 할수만 있다면....</P> <P> </P> <P>엄마 아빠는 한번씩 할머니 얘기가 나오면 저보고 그러셨어요</P> <P>할머니한테 냄새난다 저리가라 저리가라 한거 기억나냐고</P> <P>매일 둘이 그렇게 싸웠다고..</P> <P> </P> <P>네 기억나요..엄마한테 혼나고 할머니 한테 짜증 부린것도 다 기억나요..</P> <P>스케치북에 그림 그리다가 마음에 안들면 검은색 크레파스로 쭉쭉 선을 그어 쓰레기통에 버리면</P> <P>손으로 기어가 재활용해야 한다며 차곡차곡 펴서  정리하는 할머니에게</P> <P>보지말라며 갈귀갈귀 찢어서 던져버렸던 기억....</P> <P>다기억나요...-</P> <P> </P> <P> </P> <P>그리고......</P> <P>할머니 사진들 밑에 </P> <P>누렇게 뜬 테이프로 붙여진 낮익은 그림들............</P> <P> </P> <P>저 태어나서 언제 그렇게 한번 펑펑 울어봤을까요..</P> <P>혼자 애기 낳았을때도 그렇게 울어보진 못했는데....</P> <P>엄마부둥켜 안고 둘이서 정말 하늘이 떠나가라 펑펑 울었어요...</P> <P> </P> <P>우리할머니는</P> <P>철없는 못된 손녀를 너무너무 사랑하셨어요.</P> <P>마지막까지 아무것도 몰랐던 철없는 아이는 이제서야..</P> <P>이제서야</P> <P>그 사랑을 느끼네요..</P> <P> </P> <P>할머니 감사해요....</P> <P>정말 진심으로 사랑합니다..</P> <P> </P> <P> </P> <P> </P> <P>본의아니게 할머니 이야기를 공게에 썼어요..</P> <P>이유는</P> <P>요번 할머니 집 정리하러 가서 봤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서 였는데</P> <P> </P> <P>내일 다시 해야할듯 ㅠ _ㅠ</P> <P>나는 우리 할매가 너무 보고싶어서</P> <P>펑펑 울어버렸으니까</P> <P>사장님이 오기전에</P> <P>화장을 고쳐야해요.</P> <P> </P> <P> </P> <P> </P> <P>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P> <P> </P>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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