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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3216
    작성자 : 최평화
    추천 : 2
    조회수 : 3837
    IP : 104.158.***.144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3/11/02 08:54:09
    http://todayhumor.com/?panic_103216 모바일
    [창작소설] 아버지는 사이비 교주 (1)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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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공포 게시판에 올리긴 하지만, </p> <p>1도 안 무서운 창작 소설입니다. </p> <p>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미스테리 정도 되지 않을까 하네요.</p> <p>그럼 시작합니다.</p> <p><br></p> <p><br></p> <p>.</p> <p>.</p> <p>.</p> <p> </p> <p><br></p> <p> </p> <p>아버지는 사이비 교주 (1)<br><br><br><br>“뭐라고?!”<br><br>박 부장의 이마에 핏대가 솟았다. <br><br>순간 움찔 했지만 나도 물러설 생각은 없다. <br><br>나는 박 부장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방금 한 말을 또박또박 반복했다.<br><br>“열흘짜리 연차 낸다고 했습니다.”<br><br>“김영식! 너 제정신이야? 다음주에 태선실업 계약 갱신 조율 들어가는 거 몰라?”<br><br>“뭐, 저보다 훌륭한 최 대리가 있지 않습니까?”<br><br>그래, 이건 내가 속이 좁은 게 맞다. <br><br>어제 퇴근 길에 생산팀 종수를 만났다. <br><br>사장실 비서와 사귀고 있는 종수는 우리들 사이에서 회사 소식통으로 통한다. <br><br>그리고 종수에게 들은 이야기. <br><br>이번 3분기 실적 발표 때 내년 진급자 공고도 함께 나오는데, 영업팀 과장 진급자는 내가 아닌 최두석 대리가 될 거라고. <br><br>내 입에서 최 대리라는 말이 나오자 박 부장 표정이 굳어졌다. <br><br>젠장…… 종수 말이 사실이구나. <br><br>박 부장이 인사총무팀에 보낸 진급 심사자 명단에, 내가 아닌 두석이 형 이름이 올라간 게 맞다는 뜻이다. <br><br>두석이 형은 나보다 나이만 두 살 많다 뿐이지, 회사 짬밥은 내가 무려 3년 반이 더 많다. <br><br>그리고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영업팀에서 나보다 실적 좋은 사람은 없다. <br><br>당연히 내가 진급 심사에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는데… 쳇, 김칫국을 거하게 마신 셈이다. <br><br>특히 과장급부터는 영업 인센티브 계산이 바뀌기 때문에, 연말에 들어오는 성과금이 정말 쏠쏠한데… 하아—! <br><br>아무튼 종수에게 이야기를 듣고, 오늘 출근하자마자 남은 연차를 몽땅 신청한 것이었다. <br><br>내가 다 알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챘는지, 박 부장은 짧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br><br>“그래, 한 2주 푹 쉬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그런데 한가지 조건이 있어.”<br><br>박 부장은 가늘게 뜬 두 눈으로 나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br><br>“휴가 끝나면 회사로 돌아 와. 딴 생각하지 말고.”<br><br>“그건 쉬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br><br>목례를 하고 박 부장의 파티션을 나가려는 순간이었다.<br><br>“영식아.”<br><br>고개를 돌려 박 부장을 바라보자 그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을 이었다.<br><br>“휴게실로 가자. 같이 커피 한잔 하게.”<br><br><br><br>휴게실.<br>나에게 미리 알려주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박 부장이었다. <br><br>박 부장은 종이컵에 남은 커피를 입안에 털어 넣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br><br>“……두석이 와이프… 둘째 임신했다더라……. 그런데 쌍둥이래.”<br><br>“…!”<br><br>“나도 알아, 네가 먼저 과장 달아야 하는 거. 영업부 에이스잖아. 그래서 두석이 이름 올릴 때 나도 고민 많이 했다. 정말 미안한데, 이번만 네가 이해해 줘라. 대신 내년에 시작하는 중국 수출 건, 그거 너에게 맡길 게.”<br><br>나는 박 부장의 시선을 피했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을 이었다.<br><br>“너 휴가 끝나고 출근 안하면, 내가 추노하러 갈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br><br>박 부장이 휴게실에서 나가자, 나도 모르게 긴 한숨이 나오고 말았다.<br><br>“후우우우—!”<br><br>차라리 두석이 형과 사이라도 나빴으면, 그냥 이대로 회사를 때쳐 치워도 마음이 불편하지는 않을 텐데… 젠장…. <br><br>빈 종이컵을 우그러뜨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이었다.<br><br>-띠리리리리—!<br><br>주머니 속 휴대폰을 꺼내 발신인을 확인하고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br><br>-영식아, 너 지금 통화 가능하니?<br><br>휴대폰 너머 누나의 목소리는 꽤 상기되어 있었다.<br><br>“왜, 무슨 일인데?”<br><br>나의 퉁명스러운 대답에 누나의 목소리가 확 낮아졌다.<br><br>-아… 바쁘면… 이따 이야기하고….<br><br>“아니야, 안 바뻐. 말해.”<br><br>흡—! 하는 심호흡 소리와 함께 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br><br>-아버지…… 어디서 계신지 알아냈어….<br><br>순간 머릿속이 멍해지고 말았다. <br><br>그리고 한참이 지나 누나의 목소리가 이어졌다.<br><br>-영식아…… 너 듣고 있니?<br><br>“듣고 있어. 그런데 그건…….”<br><br>그건 알아내서 뭐하려고? 라고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br><br>나야 아버지에게 별다른 감정이 없지만 누나는 아니다. <br><br>누나는 아버지에게 많이 서운해 하고 있거든. <br><br>아니다, 서운함이라는 단어로는 충분치 않구나. <br><br>원망이라는 단어가 더 적절할 것이다. <br><br>나는 닫았던 입을 열었다.<br><br>“……그래서… 아버지는 어디에 있는데?”<br><br>-석륜도에 있는 사랑기도원이라고…….<br><br>기도원? <br><br>아버지와 기도원… 전혀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다. <br><br>우리를 키우는 동안 아버지가 성당이나 교회에 나간 적이 있었나? <br><br>아니, 아버지가 종교라는 걸 믿기나 했었나? <br><br>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는 사이, 전화기에서 누나의 목소리가 이어졌다.<br><br>-석륜도가 인천항에서 배타고 3시간 반 정도 들어가야—<br><br>누나의 말을 잘랐다.<br><br>“아니 됐고, 기도원에서 아버지가 뭘 하고 있는데?”<br><br>-아, 그게… 그러니까……. 그게 말이야…….<br><br>“뭔데?”<br><br>나의 짜증 섞인 재촉에 누나가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br><br>-사이비 종교… 교주를 하고 계신가 봐…. 지난주 목요일…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고…….<br><br>뇌정지가 왔다고 해야 하나… <br><br>입력된 정보를 뇌가 거부한다고 해야 하나… <br><br>아무튼 나의 뇌는 누나가 한 말 중에 ‘지난주 목요일’이라는 정보만 받아들인 모양이다. <br><br>나도 모르게 낮은 목소리로 내뱉듯 말했다.<br><br>“지난주 목요일이면… 억수같이 비가 쏟아진 날인데…….”<br><br>-……맞아… 비 많이 왔어…… 그날 밤에….<br><br>머리가 다시 서서히 돌아가는 느낌과 함께 나는 입을 열었다.<br><br>“검찰이면… 매형이 알려준 거야?”<br><br>-응….<br><br>“아버지는? 그럼 지금 구치소에 있고?”<br><br>-아니, 그건 아니야. 그날 조사 받고 바로 불기소인지… 무혐의인지… 나왔대.<br><br>누나의 대답에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br><br>“무슨 일로 조사를 받은 건데?”<br><br>-……사이비… 교주라서…?<br><br>누나의 말에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br><br>“종교의 자유가 헌법에 박혀 있는데, 사이비 교주라는 죄가 있을리 없잖아.”<br><br>-아… 그러니? 그건 안 물어봐서…. 그런데…… 영식아… 나 부탁 하나만 하자….<br><br>누나가 무슨 부탁을 하려고 하는지 알 것 같다.<br><br>“왜? 나 보고 아버지 만나라고?”<br><br>-응… 나는 지금도 손이 다 떨려서… 네가 먼저 만나보는 게 어떨가 해서….<br><br>나는 아버지에게 별다른 감정이 없다. <br><br>정말이다. 정말로 별다른 감정이 없다. <br><br>보고 싶다거나 애틋한 감정도 없고. <br><br>그래도 아버지에게 몇가지 묻고 싶은 건 있다. <br><br>뭐… 대답을 안 들어도 상관없는 뻔한 질문들인데…… 정말이다. <br><br>예컨데 왜 그렇게 갑자기 사라졌느냐와 같은 질문들 말이다. <br><br>8년 전… 아버지는 나의 군 입대와 동시에 사라졌었다. <br><br>나야 군생활 하느라 아버지의 빈자리를 느끼지 못했지만, 대학 졸업과 함께 취업을 앞두고 있던 누나는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br><br>나는 짧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br><br>“알았어. 아버지 연락처는?”<br><br>-그게… 아버지 전화번호가 없어…. 네 매형도 겨우 기도원 주소만 알아낸 거래.<br><br>* * *<br><br>그날 나는 퇴근하자마자 매형이 근무하고 있는 인천지검으로 향했다. <br><br>신기시장 내 삼겹살 집. <br><br>나는 지글거리는 두툼한 삼겹살을 뒤집으며 물었다.<br><br>“류 검사 담당 사건도 아닌데, 아버지는 어떻게 알아 본 거예요?”<br><br>매형은 인천지검 수사관이고, 류 검사는 매형이 함께 일하는 검사다. <br><br>그리고 매형은 아버지 얼굴을 본 적이 없다. <br><br>아… 사진으로 봤으려나…? <br><br>나의 물음에 매형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입을 열었다.<br><br>“어휴—! 지난주 형사과에 소문이 자자했어.”<br><br>“소문이요?”<br><br>“응.”<br><br>매형은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피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br><br>“우리 형사 2과에 강철혁 검사라고 있어. 조사실 들어가면 아주 피도 눈물도 없는 걸로 유명하거든.”<br><br>나는 삼겹살을 자르기 위해 가위를 집으며 말했다.<br><br>“강철혁, 이름부터 강력하네요.”<br><br>“그 양반은 눈빛부터가 달라. 뭐랄까… 살기 같은 게 느껴진달까? 복도에서 지나가다 눈 마주치면 자동으로 시선을 피한다니까.”<br><br>“그럼… 그 강철혁이라는 검사가 담당했던 사건이 바로 그 성추행 사건인가요?”<br><br>아버지가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이유는 성추행 혐의 때문이었다. <br><br>아버지가 운영하는 기도원에서 여성 신도 한 명이 아버지가 자신을 추행했다는 신고를 했다고 한다. <br><br>다행히 혐의 없음으로 결론났지만 말이다. <br><br>매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삼겹살과 마늘 조각을 올린 상추쌈을 입에 넣었고, 나는 가위로 익은 고기를 자르며 말했다.<br><br>“그래서 아까 말한 소문은 뭐에요?”<br><br>입 안의 내용물을 삼킨 매형은 고개를 들어 주변을 다시 확인하며 말했다.<br><br>“강 검사가 아버님을 심문하다가… 갑자기 울면서 조사실에서 뛰쳐 나갔대. 그때 기록 담당한 직원 말로는… 조사실 안에서 통곡 소리가 나서, 강 검사가 또 피의자를 잡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강 검사 울음 소리였다고 그러더라구.”<br><br>매형의 말에 내 손에 들린 가위의 움직임을 멈추었다.<br><br>“그럼… 아버지가… 그 강 검사라는 사람을 울렸다고요?”<br><br>“아마… 그랬겠지? 조사실에 아버님이랑 강 검사, 두 사람만 있었다고 하니까.”<br><br>“헐…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br><br>“그건 강 검사 말고는 모르지, 뭐.”<br><br>매형은 소주병을 들어 자신의 잔을 채우며 말을 이었다.<br><br>“그리고 강 검사 있잖아… 지난주에 그 일 있고 사람이 좀 변했어.”<br><br>매형은 소주 잔을 집어 나를 향해 내밀었고, 나 역시 잔을 들어 매형 잔에 살짝 부딪치며 말했다.<br><br>“사람이 변하다니요?”<br><br>매형은 자신의 잔을 비우고는 입을 열었다.<br><br>“강 검사가 창원지검에서 여기로 올라온 게… 코로나 터지기 한참 전이니까… 벌써 4년 전이야. 그런데 강 검사 웃는 거, 나 이번주에 처음 봤어. 그것도 두 번씩이나.”<br><br>솔직히 강 검사라는 사람이 변했고 말고는 내 관심사가 아니다. <br><br>나는 소주병을 들어 매형의 빈 잔을 채우며 말했다.<br><br>“그런데 누나가 말한 기도원 주소는요?”<br><br>“아, 맞다. 그게 있었지.”<br><br>매형은 자켓 안 주머니에서 반으로 접은 종이 쪽지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br><br>쪽지를 받아 펼치자…… <br><br>응? 기도원 주소가 아니다. <br><br>‘하은경’, 이렇게 이름 석 자와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br><br>고개를 들어 매형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br><br>“기도원 주소가 아니네요?”<br><br>“주소를 알아도 못 들어간대. 출석요구서가 반송되어서, 거기 파출소 통해서 직접 전달하느라 애 먹었다고 하더라.”<br><br>“아… 그럼 여기… 하은경? 이 사람은 누구예요?”<br><br>“그 기도원에 다니는 사람. 경찰 쪽 수사관 말로는 사랑기도원에 가고 싶으면, 그 사람 통하는 게 빠를 거래. 그리고… 아버님 무혐의 결과 나오는데, 그 사람 증언이 꽤 중요했던 모양이야.”<br><br>“아… 네….”<br><br>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사이, 매형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br><br>“그리고 나한테 연락처 받은 거… 조심해야 하는 거 알지?”<br><br>이 여성에게 연락할 때, 검찰 직원을 통해 받은 연락처라는 사실을 말하지 말라는 뜻이다. <br><br>나는 왼손을 들어 입에 지퍼를 채우는 제스처를 하며 말했다.<br><br>“그럼요. 걱정마세요. 아버지 찾는 거 도와줘서 고마워요.”<br><br>나의 말에 매형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br><br>“마눌님 지시사항인데, 당연히 해야지. 그런데 처남… 아버님 이야기 나온 김에 뭐 하나만 물어보자.”<br><br>“네, 말씀하세요.”<br><br>“영미 있잖아…….”<br><br>누나를 말하는 거다. <br><br>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매형은 조심스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br><br>“결혼식에서 그렇게 울었던 거… 혹시 아버님 때문이야?”<br><br>“아… 그건 누나한테 직접 물어보시죠.”<br><br>“영미 앞에서 아버님은 거의 금기어나 다름 없어서, 차마 묻지를 못하겠어서.”<br><br>금기어… 매형 말이 맞다. <br><br>나 역시 누나에게 아버지 이야기를 함부로 꺼내지 못하니까.<br><br>“글쎄요…. 결혼식에서 신부가 많이들 울지 않나요?”<br><br>“그래도 영미는 그때 좀 심했잖아.”<br><br>이것도 매형 말이 맞다. <br><br>본식이 시작하자마자 흐느끼기 시작한 누나는 피로연과 폐백이 다 끝날 때까지… 마치 두 눈에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듯 쉬지 않고 눈물을 흘렸었다. <br><br>오죽했으면 예식 업체에서 특수 세탁을 해야 한다면 드레스 세탁비를 따로 청구했을까. <br><br>나는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br><br>“그때 누나가 그렇게 서럽게 울은 게… 아버지 때문은 아닌 거 같아요.”<br><br>“그래? 왜?”<br><br>“누나가 아버지 이야기하는 거 싫어하는 거, 결혼하기 전부터 그랬어요. 10년 전 아버지 사라지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쭉이요. 그런 사람이 갑자기 결혼식에서 아버지 생각이 난다고 울 리가 없잖아요.”<br><br>* * *<br><br>다음날. <br><br>매형에게 받은 쪽지의 여성에게 전화를 했고, 사랑기도원에 가고 싶다는 나의 말에 그녀는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다며 약속을 잡았다. <br><br>그리고 그날 저녁. <br><br>약속 장소에 2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br><br>평일 저녁 서울에 나오면 늘 이런 식이다. <br><br>20분 일찍 도착하거나, <br><br>아니면 20분 늦게 도착하거나. <br><br>나는 카페 안으로 들어가 음료수를 주문하고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br><br>창밖에는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플라타너스 낙엽이 하나 둘 떨어지고 있었다. <br><br>고개를 들자 하늘을 덮고 있는 가로수에 가을색이 완연하다. <br><br>이제 가을이 끝나면, 곧 어머니 기일이다. <br><br>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내가 중학교 2학년, 누나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고… 내가 아버지를 처음 만난 곳이 바로 어머니의 장례식장이었다. <br><br>아버지가 처음 집을 나갔던 건… 누나의 첫돌 즈음이라고 했으니 내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이다. <br><br>그래서 장례식장에서 나뿐 만이 아니라 누나 역시 아버지를 알아 보지 못했었다. <br><br>우리에게 아버지는 피만 섞였다 뿐이지 남이나 다름 없는 존재였으니까. <br><br>그래서 가만히 그때를 돌이켜 보면…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별다른 거부감 없이 아버지와 한 집에서 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할 따름이다. <br><br>인간 관계에 비교적 무덤덤한 나는 그렇다고 해도… 예민함 끝판왕을 찍고 있던 여고생 누나가 아버지와 무난하게 지냈던 건, 아무리 생각해도 미스테리에 가깝다.<br><br>“김영식 씨?”<br><br>나는 창밖에서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았다.<br><br>“반가워요. 하은경이에요.”<br><br>상대는 나를 향해 손을 내밀었고, 나는 엉겁결에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손을 잡았다.<br><br>“아… 안녕하세요….”<br><br><br><br><br><br>(다음편에 이어집니다.)<br><br><br><br></p>
    최평화의 꼬릿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23/11/10 17:56:17  221.138.***.149  유맥스  790915
    [2] 2023/11/11 12:24:01  222.234.***.111  Oberon  526870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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