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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0816
    작성자 : 바젤넘버원
    추천 : 3
    조회수 : 1080
    IP : 14.32.***.121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9/09/30 20:14:03
    http://todayhumor.com/?panic_100816 모바일
    [잔혹동화] 국경의 저편
    옵션
    • 창작글



     창백한 보름달이 뜬 밤

    건초더미를 실은 마차를 끌고 어두운 숲을 지나던 마부는

    음산한 나무들 사이의 어둠 속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시선을 느꼈습니다.

     

     

    마차를 끄는 말도 그 시선을 느낀 듯

    발걸음은 무척이나 조심스러웠고

    뒷다리는 언제라도 도망칠 수 있도록

    긴장한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그 정체 모를 시선은

    마부가 숲을 지나는 내내 따라왔고

    숲이 끝나는 지점이 다가올수록

    더욱 집요하게 쫓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조심스레 뒤를 돌아본 마부는

    마차를 향해 간격을 좁혀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남루한 옷차림에

    굶주림 가득한 얼굴들

     

     

    하지만

    번득이는 그들의 눈에서는

    삶에 대한 의지가 확고해 보였습니다.

     

     

    난민들이었습니다.

     

     

    자국에서 일어난 전쟁을 피해

    경비가 삼엄한 국경을 넘어온 것이었습니다.

     

     

    마차를 따라잡은 난민들은

    마차에 실린 건초더미 안으로 몸을 숨겼고

    마부는 그것을 보고도 모른 척

    목적지인 성으로 향해 마차를 끌었습니다.

     

     

    얼마 후

    난민들의 우려와는 달리

    마차는 성의 입구를 지키는 보초들을 지나

    무사히 성 안으로 진입했습니다.

     

     

    건초더미 사이로 성 안의 모습을 지켜본 난민들은

    성 안의 풍족한 모습을 보며

    그들의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차가 멈춰 섰고

    난민들은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마차에서 빠져나갈 기회를 엿보았습니다.

     

     

    때마침

    건초더미가 마차에서 치워졌고

    그 틈을 타

    난민들은 재빨리 마차에서 뛰어내렸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본 난민들은

    가슴을 파고드는 깊은 절망에 그만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주저앉은 난민들 앞에

    마부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나타나 말했습니다.

     

     

    이야많이도 낚았구나

     

     

    난민들이 도착한 곳

     

     

    그곳은

    노예 경매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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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0/01 09:28:40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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