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뭔가 해코지 당하거나 대단히 무섭거나 심각한 일을 겪은 건 아니었는데,</div> <div>그냥 나한테도 그런 일이 있긴 하는구나... 싶은 경험입니다ㅋ</div> <div><br></div> <div>당시 저는 훈련단에서 교관으로 근무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모든 부대가 그렇듯 당직근무를 서게 되는데,</div> <div>저는 당시 소위였고... 하사가 서는 당직사령부관이 너무 인원이 모자라 소위들도 사령부관을 서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사령과 부관 둘 중 한명은 사령실에 반드시 남아있어야해서 번갈아가면서 순찰을 다녀오곤 했는데,</div> <div>10여년 전, 공군병 출신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훈련병 구 생활관을 차례로 허물고, 신 생활관으로 옮기던 시기였습니다.</div> <div>아마 3대대였나... 몇대대건물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은데....</div> <div>원래 사령/부관 순찰코스가 아니었지만, 해당 대대건물을 쓰는 마지막 기수가 나가고 빈 건물이 되어버린지라</div> <div>신병교육대대 당직사관도 그 건물에 없었기 때문에</div> <div>임시로 사령이나 부관이 그 건물까지 순찰을 돌게 되었습니다.</div> <div>무기고 순찰을 가는데 사령에게 전화가 왔습니다.</div> <div>"나 아직 구 생활관 순찰 안돌았으니 니가 돌아"</div> <div>"('자기가 가기 싫으니깐 떠넘기는거 보소...') 알겠습니다."</div> <div><br></div> <div>건물 자체가 길쭉한 형태고 양쪽 끝에 문이 있는데,</div> <div>사령실에서 가까운쪽 끝 문에 묶어 둔 쇠사슬이 잘 있는지 확인하고,</div> <div>반대쪽 끝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려고 건물 앞을 지나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뭔가 환한 느낌이 들어 건물 안을 보니 화장실에 불이 켜져있었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쇠사슬로 출입문을 꽁꽁 싸매놓은 건물 화장실에 불이 켜져있으니 확인을 해봐야했죠.</span></div> <div>반대쪽 쇠사슬을 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복도 불을 켜고 뚜벅뚜벅 걸어가는데 분위기가 묘했습니다.</div> <div>그냥 뭔가 공기가 축축한 느낌? 훈련병 꼬순내에 섞여서 냄새도 퀘퀘하고..</div> <div><br></div> <div>화장실에 들어가 칸칸마다 사람 없는 걸 확인하고 불을 껐습니다.</div> <div>복도로 나왔는데... 복도 불이 꺼져있었습니다.</div> <div>"뭐야... 신병대 조교 남아있나? 부관있으니 복도 불 좀 켜주지?"</div> <div>답은 없고. 그냥 나갔나.. 문이나 안잠궜음 좋겠네 생각하면서 들어왔던 복도 끝 문으로 다시 나가려는데,</div> <div>누군가 남아서 화장실이나 복도불 스위치를 만지는 상황이면 2층도 한 번 가야겠다 싶었습니다.</div> <div><br></div> <div>손전등을 켜고 1층 불은 꺼둔 상태로 2층으로 올라가 복도불을 켰습니다.</div> <div>반대편에서 끌 요량으로 각 생활실들 비춰보면서 2층 복도를 걷는데</div> <div>뭔가 살짝 이상한 느낌이 들어 <span style="font-size:9pt;">건물바깥을 보니 1층 복도 불이 켜져있어 앞건물 창에 비치고 있었습니다.</span></div> <div>"어떤 ㅅㄲ가..."</div> <div>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div> <div>"하... 놔..."</div> <div>2층 복도 반대편 끝에 가서 불을 끄고 얼른 뛰어 내려갔는데...</div> <div>이번에는 1층 불이 꺼져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현재 위치는 아까 밖에서 잠긴걸 확인했던 쪽 출입문이라</div> <div>미친듯이 달려서 문이 열려있는 복도 끝으로 가서 소리쳤습니다.</div> <div>"안에 누구 있으면 지금 나와라. 혼내지 않고 숙소로 돌려보내줄게."</div> <div>제가 물어보긴 했지만 답이 없으면 좋겠다... 근데 답이 없으면 뭐가 이런거지...</div> <div>잠시 기다렸는데 답이 없길래 문 밖으로 얼른 나가려는데,</div> <div>2층 불이 켜져있는 게 보였습니다.</div> <div>잠시 서서 저걸 꺼..말어.. 고민하다가 얼른 뛰어올라가서 불만 끄고 나가자 싶어 냅다 올라갔는데,</div> <div>뭐 이정도오면 당연한 패턴이지만ㅋ 불은 꺼져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이제 뭐 귀신이고 훈련병이고 조교고 갑자기 짜증이 대폭발해서</div> <div>"야!!!!!이 ㄱㅅㄲ야!!!!!!! 으아!!!!!!!"</div> <div>버럭 질렀는데..</div> <div>지르고 나니 갑자기 침착해져서 그런지 얼른 도망가야겠다 싶었습니다.</div> <div>냅다 내려와서 덜덜 떨리는 손으로 쇠사슬을 둘러서 문을 잠그고,</div> <div>무기고 순찰까지 어찌어찌 마치고 사령실에 들어갔습니다.</div> <div><br></div> <div>그래도 당직사령이 같이 있으니 덜 무섭더군요.</div> <div>한번씩 총사령실 전화넣고 사관들 전화돌리고 하면서 어찌어찌 시간 보내고,</div> <div>아침 하번 전에야 사령에게 말을 했습니다.</div> <div>"어제 구생활관 돌다가 무서워 혼났습니다."</div> <div>"니가 거길 왜가?"</div> <div>"?? 어제 거기 들르라고...."</div> <div>"뭔 소리야 내가 이미 한 번 돌아서 굳이 안돌아도 된다고 너 첫순찰 나갈때 말했잖아."</div> <div>"어제 전화하신거 아닙니까? 다른 사관실에서 온건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야기는 급 종료지만 대충 뭐 별거아닌 야간 신병구생활관 "복도끝찍고와"로 끝난 얘깁니다.</div> <div>사실 걸려온 전화번호는 분명히 사령실 전화번호였던지라...</div> <div>당직사령이 졸다가 잠결에 전화를 했다고 믿고 있습니다.</div> <div>아니면 그냥 교관이 싫었던 훈련병 귀신의 장난 정도?ㅋ</div> <div><br></div> <div>공교사에서 제일 무서운건 귀신이 아니라 고라니다보니 그 이후에도 별 감흥없이 잘 지냈던 것 같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요즘엔 사격장도 새로 지었다 하던데 한 번 쯤? 놀러가보고 싶긴 하네요.</span></div> <div><br></div> <div>암튼...뭐... 그렇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