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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0533
    작성자 : △ㅣ대유감
    추천 : 4
    조회수 : 618
    IP : 211.216.***.41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9/07/22 10:55:05
    http://todayhumor.com/?panic_100533 모바일
    안수여행-초대받은 사람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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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아를 따라 들어간 곳은 강당이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하나같이 내 표정과 똑같았다.
    주아야, 이게 뭐야? 여기서 뭐하는데?”
    공부하는 곳이야. 나랑 같이 공부 잠깐하고 밥 먹으러 가자.”
    그 말을 전적으로 믿기엔 연단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나 군데군데 버티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이나 행동이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무엇보다 보안을 이유로 휴대폰까지 입구에서 제출하고 들어온 게 가장 꺼림칙했다.
    , 그러니까 옆에 계신 친구나 지인 분들께 무조건 감사해야 합니다. 오늘로서 인생역전이 되는 거예요. 앞으로 평생....”
    말로만 듣던 다단계였다.
    주아야, 이거 다단계야. 너 알고..”
    ! 공부 중엔 조용히!”
    검지를 입술에 갖다 대며 연단의 시선은 거두질 않았다.
    주아가 잡고 있는 내 손과 주아가 앉겠다며 옆으로 미뤄버린 내 가방까지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너 날 왜 부른 거야?”
    화도 나고 서운한 마음도 컸다. 어떻게 나가야할지 생각하느라 머릿속도 복잡했다.
    아까 들었잖아. 이게 다단계는 맞는데, 나쁜 게 아니야. 잘 생각해봐. 이건 기회라니까.”
    주아를 설득해 같이 나가야겠다는 생각은 접어야 할 것 같았다.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하지 않았나. 지금은 잘 들어주는 척하면서 빈틈을 찾아야 한다.
    점심도 건너뛰고 저녁시간이 지나도 밥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침 먹은 뒤로 먹은 거라고는 강당에서 나눠준 생수 500ml뿐이었다.
    밥은 언제 먹어? 배고파서 아무 생각이 안나. 공부하려면 밥부터 먹어야겠어.”
    짐짓 장난스런 표정까지 지어보이는 내게 주아가 난처한 얼굴을 보였다.
    미안해, 배고프지? 첫날은 좀 힘들어. 나도 첫 날이 제일 힘들었거든. 곧 도시락 나눠줄 거야. 첫날엔 오해하고 도망가는 사람들이 좀 있어서 감시가 심해. 공부해서 잘 알면 그런 일 없을 텐데.... 꼭 공부 못하는 것들이 사고를 친다니까. 학교나 사회나 똑같아. 강아, 넌 괜찮은 거지?”
    그럼~ 하하하 내 친구가 권해주는 건데. 공부 열심히 해서 우리 함께 인생역전 해보자.”
    역시 강이는 똑똑해. 그러니 대학도 좋은데 척척 붙고.”
    근데 나 휴대폰은 주면 안 될까? 도착하면 전화한다고 엄마랑 약속했는데... 걱정하고 계실까봐.”
    그건 안돼.”
    주아의 표정이 다시 엄격해지려 했다.
    그래, 내일하지 뭐. 다 큰딸 얼마나 걱정하시겠어. 알아서 하려니 하시겠지. 너한테 온다고 했으니 걱정 안하실 거야.”
    주아의 표정을 살피며 머리를 재빨리 돌렸다.
    근데, 물좀 더 주면 안 되나? 아까부터 목이 너무 말라서.”
    그래, 잠깐만 기다려.”
    내 가방을 아예 지가 둘러메고 연단의 무리들에게로 다가갔다.
    난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나 입구 쪽으로 다가가니 낯선 남자가 다가왔다.
    자리로 돌아가세요.”
    화장실 가려고 그래요. 휴대폰이랑 가방까지 죄다 저기 있잖아요. 얼른 다녀와서 공부하게 좀 비켜주세요.”
    남자는 고개를 갸웃거리다 슬쩍 길을 터줬다.
    화장실문 손잡이를 잡고 활짝 열며 곁눈으로 보니 남자가 돌아서 있었다.
    발소리를 죽이고 계단을 내려와 죽을힘을 다해 뛰었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겠지만 무조건 멀리 멀리 달아나도록 뛰어 어느 큰 건물의 4층 화장실로 황급히 들어가니 안에 있던 고등학생이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사정을 설명하고 전화 좀 빌려 달라 부탁하니 선뜻 내어줬다.
    여보세요.”
    엄마 목소리를 들으니 긴장이 풀리고 눈물이 쏟아져 서 있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엄마, 어흐으으흑....엄마.....흐흐흑.......”
    유강이니? 너 어디야? 왜 그래? 아니 어디야. 엄마가 당장 갈게.”
    아무 설명도 못하고 전화를 끊었다.
    엄만 그랬다. 고등학교 시절 왕따를 당하는 내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는데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날 책망하지도 캐 묻지도 않고 그냥 한없이 내 마음을 다 알아주었다. 그리고 항상 내가 필요한 자리에 있어 주었다.
    어떻게 하고 싶어?”
    엄마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며 엄마가 묻는다.
    주아에 대한 얘기였다. 신고할까? 하고 묻는 것이다.
    1시간 반 거리를 1시간도 안되어 도착한 엄마가 어떤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는지 감히 짐작을 해본다.
    그냥....나쁜 맘으로 그랬을 거라고는 생각 안해. 우린 친구니까. 나중에.....주아한테 왜 그랬는지 꼭 듣고 싶어. 그 뿐이야.”
    그래. 너만 괜찮으면 엄마도 괜찮아.”
    놀랐던 맘이 금세 진정이 되고 스르르 눈이 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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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9/07/22 20:33:33  175.214.***.220  문화류씨  765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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