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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0279
    작성자 : heyman
    추천 : 4
    조회수 : 552
    IP : 210.205.***.203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9/06/04 13:25:03
    http://todayhumor.com/?panic_100279 모바일
    추리소설 연재(11) "월곡(月哭) 저수지 살인사건"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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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이대로 둘 수는 없었다. 박형사는 서둘러 관리실을 찾았다. 비상수단을 강구하기 위해서였다.
    저수지 중간 가장자리에 위치한 관리실은 TV 소음으로 가득했다. 아나운서 목소리로 보아 스포츠 중계가 한창인 듯싶었다. 하이 킥 운운 하는 것 보아하니 UFC 재방송을 보는 듯했다. 박형사는 문을 두드렸다. 그래도 반응이 없었다. 두 주먹으로 쾅쾅 두드렸지만 여전했다.
    - 계십니까! 계십니까!
    몇 번이고 목청을 돋았지만 소식이 없었다. 별 수 없었다. 박형사가 발을 굴러 힘껏 문짝을 찼다. 순간 문짝이 떨어져 나가며 반동으로 박형사는 관리실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때서야 관리인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는 오전에 봤던 근무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
    뭐하는 거야?!
    박형사는 애써 숨을 고르며 신분증을 내 보이고 말했다. 저기 저수지 가운데에서 사람 살려!” 라는 비명소리가 들려요! 빨리 가봅시다.
    그래요.”
    그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관리실 유리창으로 저수지를 힐끔 쳐다보더니 TV옆에 위치한 작은 붙박이 박스를 열었다. 그곳에는 여섯 개의 스위치가 배치되었었다. 그는 그 중 세 번째 스위치를 올렸다. 순간 엔진소리가 세차게 들리더니 이어서 쇠줄감기는 소리가 들렸다. 박형사는 도무지 영문을 몰라 관리인을 보며 소리쳤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사람이 죽어가는 데?”
    하지만 그는 태평하게 말했다.
    그래요. 나갑시다!”
    그리고 그는 앞장섰다. 박형사는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으며 그의 뒤를 따랐다.
    밖으로 나서자 물결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서 묵직한 뭔가 끌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건 고립무원이라 여겨졌던 좌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좌대 위에서 우왕좌왕하는 남자의 그림자가 보였다. 그는 이곳저곳을 살피며 어쩔 줄 몰랐다.
    유심히 좌대를 바라보던 관리인이 말했다.
    오늘도 양아치 쓰레기구먼. 네미 도대체 말을 듣는 거야 마는 거야! 그렇게 들여보내마라고 일렀는데 언제 들어 보낸 거야!”
    그건 무슨 말이에요?”
    박형사는 현재 상황이 도무지 이해 안 돼 다가서며 물었다. 관리인은 지긋지긋하다는 듯이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무슨 말이긴 무슨 말이에요. 저것들 때문에 이 장사도 못해 먹겠어요.”
    말썽이 많은가 보죠?”
    많다마다요. 내가 오죽하면 거액을 들여 이 장비를 만들었겠어요.”
    그럼 평소에도?”
    그래요? 고기가 잘 안 잡힌다고 소주병을 깨들고 설치는 인간하며 라이터를 켜들고 집나간 마누라 안 찾아오면 불을 지르겠다는 인간....... 이루 셀 수가 없어서 이 쇠줄 도르래를 설치 한 거요. 지랄 염병을 하면 경찰 입회하에 원상 복귀시키는 이 장치를 요.”
    아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이러는 사이에 좌대가 계류장에 닿았다. 박형사는 날렵하게 권총을 빼들고 막사에 뛰어 오르며 소리쳤다.
    꼼짝 마! 반항하면 쏜다!”
    그러나 그는 반항하기는커녕 미소까지 띠며 말했다.
    아이고 박형사님이 여기까지 웬일이에요? 고년 찾았어요?!”
    박형사는 기가 차서 그를 쳐다봤다. 그러는 사이에 관리인이 여자를 데리고 나왔다. 여자 역시 멀쩡했다. 오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는 머리를 쓸어 올리며 말했다.
    무슨 일에요. 불이 나거나 비상상태가 아니면 안 태워주는 수상스키를 다 태워주고.......”
    박형사는 너무도 기가차서 물었다.
    비명은 왜 지른 거요?!
    왜는 왜요? 저 인간이 물개 거시기를 먹었는지 밥도 안 처먹고 시도 때도 껄떡대서 나도 몰래 환장해서 소리친 거지!”
    뭐요?!”
    좌우지간 누님은 사랑소리가 날카로워서 지랄이야.”
    내가 그러긴 하지?” 하며 여자가 황동팔의 가슴에 머리를 기댔다.
    박형사와 관리인은 할 말을 잃고 밤하늘을 쳐다봤다. 칠흑 같은 하늘에 눈썹달이 보였다. 그건 마치 이 상황을 비웃듯이 찡긋하는 듯 보였다.
    갑시다!”
    박형사는 애써 표정을 감추며 황동팔에게 말했다. 황동팔은 여전히 여자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어디를 요?”
    시신이 발견 됐어요?!”
    순간, 황동팔과 여자가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곧바로 뭔가를 의식한 듯 애써 표정을 감추며 말했다.
    그래요.”
    남자예요? 여자예요?”
    여자가 갑자기 뭔가 석연치 않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여자니까. 황동팔 씨더러 가자는 거죠.”
    아네. 그럼 난 이만 가 봐야겠네. 교대 시간이 다 돼서.”
    하며 여자가 뒤돌아섰다. 박형사도 뭔가 수상하다는 감을 잡고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교대 시간이라뇨?”
    아네. 저기 펜션 식당 주방에서 아르바이트해요.”
    여자는 황동팔이에게 오른 손을 흔들어 보이고 어둠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황동팔은 그녀를 향해 몇 마디하려다 말고 박형사를 보며 말했다.
    그만 가시죠?”
    박형사는 알았다는 듯이 손을 들어 보이고 관리인에게 고개를 조아린 다음 앞장섰다.
    순간 관리인이 크르릉! 크르릉! 가래를 모은 다음 저수지를 향해 뱉었다. 그건 아무래도 끌어온 막사를 원상 복귀해야하는 부담감 때문인 듯싶었다.
    잠시 후 두 줄기의 기다란 빛이 저수지 옆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어둠을 헤치며 줄기차게 치달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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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6/04 14:43:52  211.253.***.18  미스공  6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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