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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0173
    작성자 : song
    추천 : 19
    조회수 : 2663
    IP : 211.221.***.89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9/05/07 21:24:21
    http://todayhumor.com/?panic_100173 모바일
    결벽증
    옵션
    • 펌글
    <div><br></div> <div>몇 년 전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직장 동료의 이야기다.</div> <div><br></div> <div>그 녀석은 비정상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결벽증이 심했다.</div> <div><br></div> <div>만약 카운터라도 보게 되면 잔돈이나 손님의 손이 닿기만 해도 필사적으로 계속 손을 씻어대는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사이에 카운터에는 손님들이 밀려들고, 결국 다른 사람이 대신 카운터를 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결벽증이 심했다.</div> <div><br></div> <div>화장실 청소는 물론이고,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 하나 못 주울 정도였다.</div> <div><br></div> <div>하지만 평상시의 성격은 귀여운 남동생 같은 느낌이라, 미워할 수는 없는 친구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게다가 손님맞이에는 대단히 능숙했기 때문에, 결국 그가 꺼리는 일은 주변 사람들이 대신 채워주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어느날, 그 녀석이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 여자친구를 데리고 왔다.</div> <div><br></div> <div>여자친구는 대단히 예뻤는데, 그 녀석은 [아파트 빌려서 동거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며 대단히 행복해보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들 [여자친구 엄청 예쁘잖아! 잘됐다!] 라면서 기뻐해줬고, 점장도 서비스로 파르페를 가져다주며 축하해줬다.</div> <div><br></div> <div>그리고 한동안은 [여자친구가 해주는 밥이 너무 맛있어서 살이 쪄 버렸어.] 라며 행복한 이야기만 했었는데, 동거를 시작하고 반 년 정도 지난 후부터 갑자기 그 녀석은 기운이 없어지더니 아르바이트마저 빠지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여자친구 이야기 역시 하나도 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요즘 기운이 없네. 여자친구랑 무슨 일 있었어?] 하고 묻자, 그 녀석은 [...사실은...] 이라며 이야기를 꺼냈다.</div> <div><br></div> <div>그 녀석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자아이한테 고백을 받은 것이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누군지 잘은 모르지만 엄청 귀엽고 예쁜 아이였기에 기쁜 마음으로 사귀기 시작했던 것 같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녀와 동거를 시작할 무렵부터 이미 자신의 결벽증 때문에 싸우게 되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특히 그 녀석이 거슬리던 것은 여자친구가 생리를 할 때였다고 한다.</div> <div><br></div> <div>냄새가 너무 싫어서 화장실 휴지통에 휴지를 버린 것만으로 난리를 쳤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거기에 욕조가 더러워진다며 생리 도중 목욕을 했다고 화를 냈고, 냄새랑 피가 이불과 침대에 밴다며 같은 침대에서 자는 것마저 거부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여자친구는 복도에 수건 한 장 깔고 자게 했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결국 그 때문에 여자친구와 큰 싸움을 했고, 여자친구에게 대단히 심한 말을 해 버렸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여자친구의 몸에 대해서라던가, 일상생활에서의 사소한 단점을 하나하나 꼬치꼬치 지적하고, [너같이 더러운 여자랑은 이제 못 살겠어!] 라고 말한 다음 집을 뛰쳐나와 친구 집으로 도망쳤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이제 어느덧 가출한지도 2주가 지났다고 했다.</div> <div><br></div> <div>[지금 시간이라면 여자친구는 일하러 나가서 없을테니까 지금 짐을 가지러 가고 싶습니다!] 라고 말해서, 결국 아르바이트가 끝난 뒤 내가 같이 아파트에 가게 되어버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래서 나는 [나도 그 여자한테 원한을 사면 어쩌지. 끌려들어가고 싶지 않은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아파트 문 앞까지는 의리상 같이 있어주기로 했다.</div> <div><br></div> <div>아파트에 도착해, 여자친구의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조심조심 방문을 열자...</div> <div><br></div> <div>거기에는 처참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벽과 바닥 전부, 어마어마한 수의 휴지가 붙어 있었다.</div> <div><br></div> <div>군데군데 압정이나 테이프로 고정되어 있었다.</div> <div><br></div> <div>게다가 집 안의 모든 불이 다 켜져 있고, 창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여기저기에 엄청난 수의 벌레, 벌레, 벌레...</div> <div><br></div> <div>붙어 있는 다 쓴 휴지에는 젤리 같은 것이 붙어 있어, 그 휴지마다 벌레가 빽빽히 붙어 있었다.</div> <div><br></div> <div>그것을 다 본 그 녀석은 정신이 나갈듯 소리를 지르며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를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번호를 바꾼 모양이었다.</div> <div><br></div> <div>게다가 당황한 그 녀석이 손을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가자, 비누 속에 면도날이 한가득 박혀 있었다.</div> <div><br></div> <div>충격과 공포에 젖어 완전히 아비규환이었기에, 나조차도 그 후에 어떻게 집으로 돌아왔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녀석은 결국 그 후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 이후로 나도 그 녀석을 만나지 않았기에 점장에게 들은 것 뿐이지만, 그 녀석의 어머니가 가게로 전화를 걸어 그만두겠다고 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아마 여자친구는 생리 도중 휴지를 버린 것만으로 그 녀석이 화를 냈기에 버릴 수도 없어 휴지를 어딘가에 모아뒀던 게 아닌가 싶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게 비참할 정도로 모욕을 당하는 상황까지 이르자 이성을 잃고 벽과 마루에 마구 붙여버린 게 아닐까.</div> <div><br></div> <div>그로부터 얼마 시간이 흐르고, 딱 한 번 그 여자가 가게에 왔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 사람한테, 이걸 좀 전해주세요.] 라며 갈색 봉투를 두고 갔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봉투는 지금까지 아무도 열지 않은채 가게에 버려져 있다.</div> <div><br></div> <div>다만 안에 있는 게 흐늘흐늘해서, 나는 뭐가 들어있을지 대충 상상이 간다.</div> <div><br></div> <div><br></div> <div>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684?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684?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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