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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0109
    작성자 : song
    추천 : 30
    조회수 : 4608
    IP : 211.221.***.89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9/04/16 23:00:54
    http://todayhumor.com/?panic_100109 모바일
    경찰관의 눈물
    옵션
    • 펌글
    <div>옛날 목격했던 투신자살에 관한 이야기다.</div> <div><br></div> <div>이제는 세월도 한참 흘렀지만, 직접 내 눈으로 보았고 아직도 선명히 남아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연말, 어느 현의 연락선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추운 겨울 바람 속에서 벤치에 앉아 바다를 멍하니 보고 있는데, 문득 주차장에서 이상하게 움직이는 경차가 보였다.</div> <div><br></div> <div>주차 구역에 차를 댔다가 바로 빠져나오기도 하고, 주차장 안을 계속 빙빙 돌기도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뭐하는 건가 싶어 계속 지켜보고 있자, 내 옆까지 차가 오더니 멈춰 선다.</div> <div><br></div> <div>안에서 깡마른 중년 여자가 나왔다.</div> <div><br></div> <div>곧이어 딸인 듯한 초등학교 저학년쯤 되는 여자아이와, 그보다는 약간 나이가 있어보이는 여자아이가 따라내린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중년 여자는 딸들에게 자판기에서 쥬스를 뽑아 준다.</div> <div><br></div> <div>자판기를 찾고 있었나 싶어, 나는 곧 흥미를 잃고 바다나 바라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잠시 뒤, 경찰차가 주차장에 들어섰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선착장 건물 옆에 차가 멈추더니, 안에서 늙은 경찰관과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경찰관이 내린다.</div> <div><br></div> <div>꽤 한가로워 보이는 것이 아무래도 사건 같은 게 생겨서 온 것은 아닌 듯, 천천히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div> <div><br></div> <div>아마 연말이니까 순찰이라도 한 바퀴 돌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리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슬슬 배가 올 시간도 가까운 것 같아 나도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던 참이었다.</div> <div><br></div> <div>끼익!</div> <div><br></div> <div>주차장에서 타이어 마찰음이 들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뒤를 돌아보니, 아까 봤던 그 경차가 갑자기 속도를 내서 달려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바다를 향해서.</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치 슬로우 비디오를 보는 것 같이, 경차가 천천히 절벽에서 떨어진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차의 앞부분부터 바다 속으로 사라져 간다.</div> <div><br></div> <div>나는 한동안 멍하니 그것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누군가가 외친 [차가 바다에 떨어졌다!]는 외침에, 순간 정신을 차렸다.</div> <div><br></div> <div>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차가 떨어진 절벽으로 달려온다.</div> <div><br></div> <div>경차는 뒷부분만 수면에 내민 채, 아슬아슬하게 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지만,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파도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흰 경차를 바라보는 것 뿐이었다.</div> <div><br></div> <div>그러는 사이 선착장 건물 안에서 직원과 아까 그 경찰관 두 명이 달려왔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사람들이라고해서 뭘 특별히 할 수 있는 것도 아닌터라, 그저 절벽에 서서 어쩔 줄 모르고 발만 구를 뿐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사람들 사이에서는 답답함과 무력감이 가득 찬 긴장만이 흘렀다.</div> <div><br></div> <div>그러나 곧 젊은 경찰관이 웃옷을 벗고, 권총이 달린 벨트를 풀러 나이 많은 경찰관에게 건넸다.</div> <div><br></div> <div>그리고 크게 숨을 한 번 쉬더니, 그대로 바다로 다이빙을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수면에 닿아 바다 속으로 잠시 사라졌던 경찰관은, 수면에 떠오르자마자 천천히 가라앉고 있는 경차를 향해 헤엄쳐 갔다.</div> <div><br></div> <div>[힘내요!]</div> <div><br></div> <div>주변 사람들이 경찰관을 향해 응원을 보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느새 나도 모르는 사이 나도 소리를 지르며 응원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경찰관은 그리 수영을 잘 하지 못하는지, 가끔씩 물에 잠기기도 하는 것이 무척 위험해 보였다.</div> <div><br></div> <div>그러나 강한 의지력 덕인지, 그는 겨우 경차까지 도착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차체에 손을 대고 뒷유리 위로 뛰어 올랐다.</div> <div><br></div> <div>다행히 경차는 경찰관이 올라 탔는데도 수면 위에 떠 있었다.</div> <div><br></div> <div>절벽 위에서는 큰 환호성이 울려퍼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경찰관은 창문 안을 향해 무엇인가 소리를 치며, 차 뒤쪽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잡아 당겼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는다.</div> <div><br></div> <div>차가 물 위에 떠 있다면, 안에는 아직 공기가 있을텐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관이 창문을 주먹으로 내리치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몇번이고, 몇번이고.</div> <div><br></div> <div>[...말... 들어요! ...이러다... 앉아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멀리서나마 조금씩 경찰관이 소리치는 것이 들린다.</div> <div><br></div> <div>멀리서 보아도 유리를 내려치는 경찰관의 주먹에서 피가 나 새빨갛게 물든 것이 보인다.</div> <div><br></div> <div>그럼에도 유리를 내려치는 손은 멈추지 않았지만, 창문은 좀처럼 깨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때, 그제야 차가 물에 빠졌다는 것을 알았는지 근처 바다에서 조업을 하고 있던 어선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어선이 경차 근처로 오면 모두 구조할 수 있다!</div> <div><br></div> <div>다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속도 조절을 잘못한 탓이었을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선은 그대로 경차에 충돌하고 말았다.</div> <div><br></div> <div>경찰관은 크게 튀어올라 바다로 날아갔다.</div> <div><br></div> <div>게다가 어선에 부딪힌 탓에 균형이 무너진 것인지, 경차가 급속하게 바다로 빠져 들어가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결국 절벽에서 지켜보던 수많은 사람들을 뒤로 하고, 눈 깜짝할 사이 경차는 파도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div> <div><br></div> <div>차에서 밖으로 나온 사람은 없었다.</div> <div><br></div> <div>잠시 뒤, 어선에 의해 구조된 경찰관이 선착장으로 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혼자 걷기도 힘들 정도로 지친 젊은 경찰관에게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div> <div><br></div> <div>나도 손이 아플 정도로 박수를 쳤다.</div> <div><br></div> <div>비록 구조할 수는 없었지만, 당신은 충분히 노력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경찰관은 땅에 엎드리더니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말했다.</div> <div><br></div> <div>[차 안에서 어머니가 아이들을 절대 놓아주지 않았어요. 아이가 울면서 손을 내밀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어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경찰관의 눈물 앞에서, 누구도 뭐라 말 한 마디 할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여자는 남편이 바람을 피우자, 인생을 비관한 나머지 딸들과 함께 투신 자살을 택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지금도 그 때 잠깐 보았던 아이들의 모습과, 너무나도 슬프게 울던 경찰관을 잊을 수가 없다.</div> <div><br></div> <div><br></div> <div>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701?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701?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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