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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ystery_9246
    작성자 : 마포김사장 (가입일자:2019-12-21 방문횟수:13)
    추천 : 6
    조회수 : 5287
    IP : 124.49.***.23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20/03/30 18:36:48
    http://todayhumor.com/?mystery_9246 모바일
    내 사촌누나 이야기
    옵션
    • 창작글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우리 엄마가 스물다섯, 이모가 스무 살이었을 때,</font></div> <div><font size="3">이모는 엄마의 약혼자를 빼앗아갔다.</font></div> <div><font size="3">그것도 결혼식 당일에 약혼자랑 도망쳐서,</font></div> <div><font size="3">신부 의상을 입은 엄마는 식장에서 바람을 맞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게다가 이모는 이미 임신 3개월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여기까지도 충분히 문제였는데 또 다른 문제는,</font></div> <div><font size="3">태어날 아이에게는 죄가 없다면서</font></div> <div><font size="3">엄마의 부모님이 이모 편을 들었다는 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래서 엄마는 가족과의 모든 인연을 끊고</font></div> <div><font size="3">지금껏 일체의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font></div> <div><font size="3">내가 이러한 엄마의 과거를 알게 된 건</font></div> <div><font size="3">지극히 우연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언젠가 </font><span style="font-size:medium;">일 관계로 만난 선배가,</span></div> <div><font size="3">"너 아직 애인 없지?</font></div> <div><font size="3">너랑 닮은 좋은 사람이 있는데 만나볼래?"</font></div> <div><font size="3">하고 권하기에 고개를 끄덕였더니</font></div> <div><font size="3">대뜸 상대방 번호를 알려주었다.</font></div> <div><font size="3">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나보다 나이가 많다고.</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얼마나 많은데요?”</font></div> <div><font size="3">“세 살 많아.”</font></div> <div><font size="3">“에?”</font></div> <div><font size="3">“여자 쪽이 더 많아도 상관없잖아, 둘이 마음만 맞으면.”</font></div> <div><font size="3">“그야 그렇지만.”</font></div> <div><font size="3">“왜, 싫어?”</font></div> <div><font size="3">“아뇨, 싫다기보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싫다기보다 애초에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font></div> <div><font size="3">그래서 생각해 봤다.</font></div> <div><font size="3">어떨까.</font></div> <div><font size="3">뭐, 상관없을 것 같았다. 마음만 맞으면.</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래서 약속을 잡고 만났는데</font></div> <div><font size="3">닮았다는 선배의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니어서</font></div> <div><font size="3">깜짝 놀라고 말았다.</font></div> <div><font size="3">상대방의 얼굴이 나와 너무도 흡사했던 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우리는 약간의 호구조사 끝에 어머니와 이모의</font></div> <div><font size="3">이름에 이르러서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집으로 돌아와서는 저간의 사정에 대해</font></div> <div><font size="3">아버지에게 몰래 물어 보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리고 어렵게 입을 뗀 아버지로부터</font></div> <div><font size="3">그동안 엄마의 마음을 존중해</font></div> <div><font size="3">엄마의 친정과는 교류를 끊고 지냈다는</font></div> <div><font size="3">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하지만 나는 그날의 소개팅 이후</font></div> <div><font size="3">새로 생긴 사촌누나와 쭉 연락하며 지냈다.</font></div> <div><font size="3">나와 닮은 외가 쪽 사촌이 생긴 게 신기한데다가</font></div> <div><font size="3">이것도 나름 인연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뭐 연락이라고 해도</font></div> <div><font size="3">서로의 생일날 조그만 선물을 보낸다거나</font></div> <div><font size="3">일 년에 한두 번 만나서 밥을 먹은 것뿐이었지만</font></div> <div><font size="3">부모님에게는 비밀로 해두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두 번 다시 가족들과 만나고 싶지 않다는 엄마에게</font></div> <div><font size="3">굳이 알리고 싶지 않았으니까.</font></div> <div><font size="3">그런데 결국 사달이 날 만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font></div> <div><font size="3">사촌누나의 결혼식 청첩장이 우리 집으로 날아왔던 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나와 사촌누나가 소식을 주고받는다는 걸 알게 된 이모는</font></div> <div><font size="3">사촌누나의 결혼식에 우리 부모님을 정식으로 초대하며</font></div> <div><font size="3">초대장 안에 다음처럼 적힌 메모를 동봉하여 보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언니는 현재 행복하고,</font></div> <div><font size="3">벌써 30년 가까이 지난 일이니까 슬슬 흘려보내자.</font></div> <div><font size="3">지금 와서 보면 언니가 여자의 일생으로는 승리자야.</font></div> <div><font size="3">이제 옛날 일은 용서해 줘도 되잖아”라고.</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초대장을 본 엄마는 그야말로 대폭발하고 말았다.</font></div> <div><font size="3">‘흘려보내자’니, 그게 가해자 쪽에서 할 말이냐고.</font></div> <div><font size="3">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건 피해자뿐이라면서.</font></div> <div><font size="3">나에게도 불호령이 떨어졌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내가 어떻게 사촌누나와 알게 되었는지 추궁한 엄마는,</font></div> <div><font size="3">절대로 결혼식장에 가면 안 된다,</font></div> <div><font size="3">당신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저쪽 집안의 누구와도</font></div> <div><font size="3">말을 섞으면 안 된다며 엄포를 놓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래서 엄마 몰래 결혼식장에 갈 수밖에 없었다.</font></div> <div><font size="3">한데 내가 결혼식장에 도착한 순간부터</font></div> <div><font size="3">놀라운 일이 연속으로 벌어지기 시작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우선 손님이 너무 많아서 발 디딜 틈이 없었다.</font></div> <div><font size="3">모여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불안한 기색으로</font></div> <div><font size="3">소곤소곤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식장의 진행 담당자인 듯한 사람에게 물어보니</font></div> <div><font size="3">결혼식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지연되는 바람에</font></div> <div><font size="3">빚어진 일이라고 한다.</font></div> <div><font size="3">신랑 신부는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도 않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사촌누나에게 전화를 해봐야 지금 받을 수도 없을 듯했다.</font></div> <div><font size="3">나는 사람을 비집고 겨우 통로로 나왔다.</font></div> <div><font size="3">복도를 따라 꺾어 들어가니 신랑 신부 대기실이 보였다.</font></div> <div><font size="3">대기실은 문은 살짝 열린 상태였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런데 곧 누군가의 격노한 음성이 들려왔다.</font></div> <div><font size="3">발소리를 죽이며 다가가자</font></div> <div><font size="3">숨 막히는 분위기가 전해져 왔다.</font></div> <div><font size="3">싸움이 벌어진 것은 분명해 보였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파혼이야. 당장 꺼져.”</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남자의 고함소리가 들려서</font></div> <div><font size="3">나는 나도 모르게 목을 움츠렸다.</font></div> <div><font size="3">아무래도 신부 측 사람인 듯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이런 마당에 신부 측을 철천지원수처럼 미워하는</font></div> <div><font size="3">친척(우리 엄마) 쪽 사람인 내가 나타내봐야</font></div> <div><font size="3">좋을 게 없지 않으려나.</font></div> <div><font size="3">나는 복도를 되짚어 천천히 돌아나왔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잠시 밖으로 나가서 담배라도 태우며</font></div> <div><font size="3">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기다려 볼 요량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하지만 엘리베이터마다 사람이 꽉꽉 들어차서</font></div> <div><font size="3">도저히 이용할 수가 없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하는 수 없이 계단을 이용하기로 했다.</font></div> <div><font size="3">그런데 이번에는 비상구로 나왔다가 기겁할 뻔했다.</font></div> <div><font size="3">거기, 그러니까 8층 계단실 구석에</font></div> <div><font size="3">신부가 쪼그려 앉아 있는 게 아닌가.</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나는 처음에 사촌누나인 줄 알았다.</font></div> <div><font size="3">아니었다.</font></div> <div><font size="3">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으니 신부가 틀림없긴 하지만</font></div> <div><font size="3">사촌누나는 아니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조금 전까지 울고 있었는지</font></div> <div><font size="3">뺨에 눈물 자국과 함께</font></div> <div><font size="3">눈화장이 번진 모습은</font></div> <div><font size="3">단순히 이상함을 넘어서 기괴하기까지 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나와 눈이 마주치자 신부는</font></div> <div><font size="3">한층 더 몸을 굳히고 구석에 달라붙었다.</font></div> <div><font size="3">그 목에서 딸꾹, 하고 딸꾹질이 튀어나왔다.</font></div> <div><font size="3">그러고는 모깃소리만 한 목소리로 이렇게 호소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도와주세요.”</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아아 대관절 이 사람은 누구인가.</font></div> <div><font size="3">사촌누나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font></div> <div><font size="3">장차 이 결혼식은 어떻게 귀결될 것인가,</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하는 것이 궁금한 형제자매님들은</font></div> <div><font size="3">미야베 미유키의 신간</font></div> <div><font size="3"><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를 읽어봐 주시길.</font></div> <div><font size="3">이 책이 당신의 내일을 책임져 줄 것입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책 읽기 딱 좋은 계절에,</font></div> <div><font size="3">마포 김 사장 드림.</font></div>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20/03/30 19:16:59  172.68.***.137  사이아  148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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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20/03/30 23:32:13  141.101.***.66  삼종격투기  33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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