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97년 여름일겁니다 <div>막내 삼촌이 사는 부산으로 놀러갔습니다 <div>뭐 부모님이 홀로사는(그땐..) 삼촌에게 여러 밑반찬을 들려줄겸이었죠..</div> <div><br></div> <div>이래 저래 시간을 보내다가 삼촌 친구인 한 외국인과 부산 해운대(?)를 거닐게 되었죠(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안남)</div> <div>아무튼 '예뻐요' '아름답습니다' 또는 '같이 술한잔 할래요" 등의 한국어를 속성으로 가르쳐주기도 하고...</div> <div>시큼시큼한 남자 둘이 밤바다를 거닐다...</div> <div>외국인 친구가 자기네 친구들이 근처 호프에서 놀고 있으니 같이 가잡니다..</div> <div>으음..(영어 수준이 딱 유느님 수준.. 일어라면 회화는 가능했는데..)</div> <div><br></div> <div>가보니 왠걸 다 한국인? 동양인들이더군요</div> <div>헐.. 괜히 걱정했...</div> <div><br></div> <div>알고보니 어렸을때 해외 입양된 사람들로 유학이나 개중엔 부모님 찾아온 사람도 있더군요</div> <div><br></div> <div>아.... 뭐라 할말이 없어지더군요</div> <div><br></div> <div>이래저래 짧은 영어로 대화하고 못먹는 술도 먹어가며 재밌게 노는데..</div> <div>그 일행중 젊은 여성이.. 술이 좀 취했는지..</div> <div>어눌한 한국말로..</div> <div><br></div> <div>'나는 나쁜년이에요' (정말 이렇게 말했어요)</div> <div>그러는 겁니다..</div> <div>왜그러냐.. 그렇게 안보이는데...</div> <div>막 영어와 한국어가 섞인 말을 하는데...</div> <div>간추려 보면</div> <div><br></div> <div>자기가 나빠서 엄마가 버렸다 그래서 해외 입양됐다</div> <div>그래도 자기는 친부모가 그리워서 한국에 와 찾고 있다.. 그런 내용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참.. 안타깝고 뭐라 설명을 해줄려해도 영어가 안되니...</div> <div>한국어를 좀더 아는 그 무리들의 친구덕에...</div> <div><br></div> <div>너는 나쁜애가 아니다 그렇다고 너를 입양보낸 부모도 나쁜 사람은 아닐거다</div> <div>지금 한국이 이렇게 살기 좋아 보이지만 아마 너를 입양보내야 할땐 무척 힘든 시기였을거다</div> <div><br></div> <div>이정도였나?</div> <div>아무튼 이런 말을 해줘도 자기는 나쁜년이라고 자책하는데 참 마음이 아프더군요</div> <div><br></div> <div>그래도 성격을 쾌활한지 술 좀 더먹고 흘러나오는 노래에 좀 춤추고.. 위로도 계속해주니 괜찮아지긴 하더군요</div> <div><br></div> <div>날이 점점 밝아오자 다들 돌아가는 분위기에...</div> <div><br></div> <div>넌 나쁜 사람이 아니다 한국의 어려운 시기에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꼭 부모님을 찾길 바란다..</div> <div>하고 포옹하고 그 외 다른 사람들도 잘되길 빈다고 </div> <div>내가 이러는게 좀 이상할지 모르지만 미안하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었습니다 </div></div> <div>괜찮다고 그래도 밝게 웃으며 손흔들며 돌아가는 그들에게 정말 미안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오늘도 아부지랑 같이 멀리 할머니댁 밭에 가서 뙤약볕이지만 열심히 깨털고 </div> <div>오후에 일하고 오신 어무니와 함께 다시 깨털고 밥먹고 하하호호..하는 일상이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