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을린 사랑
가장 전형적이고 가장 이상적인 반전 요소를 갖고 있는 영화.
반전을 통해 영화의 강렬한 주제 의식은 더욱 강렬해진다.
2. 내가 잠들기 전에
잠들 때마다 기억을 잃는 여자가 있다.
그래서 여자는 남몰래 기록들을 저장해 둔다. 내 남편이 누구고 내 집이 어떻고 내 직장이 어떻고.
하지만 이 기록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을 때, 상황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을만치 변해 있었다.
3. 더 게임
반전에 이르러 모든 의문이 해소돼 속이 시원해지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반면 혼란이 더욱 가중되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후자다. 반전에 이르러서도 '설마, 아니겠지, 거짓말이겠지'하면서 엔딩 크레딧이 오를 때까지 눈조차 깜빡일 수 없었다.
감독은 관객과 게임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오늘, 혼란, 성공적.
4. 데이비드 게일
몇 번의 반전들을 거치고 또 거치고 또 또 거치고 나서야 드러나는 참혹한 진실.
내가 알고 있는 최고의 반전反轉 영화이자 반전反戰 영화. 그러나 동시에 각계 각층에서 수 많은 전쟁적 논란을 불러 일으킨 영화이기도 하다.
5. 돼지의 왕
소년이 성장해 어른이 된다.
신문을 자신들의 이름으로 도배하는 나쁜 놈들도 언젠가는 소년이었을 것이다.
소년이 성장해 어른이 된다.
얼마나 슬픈 반전인가.
6. 사이드 이펙트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반전 요소에는 이 사회의 모순이 담겨 있다.
이러한 모순에 대한 비판 의식 위에 쌓은 영화는 루즈할지언정 절대 물렁하지는 않다.
7. 언노운 우먼
곳곳에 산재해 있는 반전들이 영화의 호흡을 가빠지게 만들지만,
마지막에 우리가 발견하게 되는 건 너무나 조용하고 너무나 고요하고 너무나 거룩한
사랑의 메세지다.
8. 엑스 마키나
마치 고전극처럼 이 영화는 극도로 한정된 공간에서 극도로 한정된 수의 인물들이 상황들을 통해 갈등을 쌓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만큼의 스토리와 이만큼의 반전을 담았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마지막 장면, 사람들 사이에 길게 드리운 그림자,
반전과 누군가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비극은 이제야 비로소 시작이다.
9. 타임 패러독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수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지만 그 안에 녹아있는 것은 불교의 윤회 사상과 운명론이다.
반전과 반전의 요소들을 마주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과거와 단절되지도 미래를 거부할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아름다운 여인의 운명처럼 얼마나 가련한 인간들의 삶인가.
10. 트라이앵글
영화적 전개가 매끄럽지는 않다. 화산 구멍마냥 곳곳에 산재해 있는 빈 공간들을 보며 속으로 비웃음을 흘렸지만,
자못 인상적인 반전에 이르러서는 치켜 올라간 입꼬리를 다시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그 구멍들을 모조리 메우고도 남는 반전과 그 안에 담긴 메세지.
만약 당신이 악행을 저질렀고, 그 악행을 잊었더라도 당신은 마치 트라이앵글 속에 갇힌 것마냥 벗어날 수 없다.
당신은 과거를 잊더라도 과거는 당신을 잊지 않기 때문에.
